두꺼운 돌문이 굳게 닫힌 산신당의 동굴 처소 내부. 구들장에서 올라오는 화류(火流)의 영기는 여전히 아늑하고 따스했으나, 방 안을 채운 공기는 지독하리만치 무겁고 질척였다. 산군은 아랫목에 누워 눈을 감고 있었지만, 등 뒤에서 느껴지는 두 시선 때문에 영 잠에 들지 못했다."주군, 땀을 많이 흘리셨습니다. 이 미천한 손으로 등허리라도 닦아드리게 허락해 주십시오."실비아가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산군의 두루마기 자락을 살며시 쥐어 왔다. 그녀의 푸른 눈동자에는 주군을 독점하고 싶다는 비틀린 집착이 서려 있었다. "물러서세요, 실비아 자매. 주군의 고결한 옥체를 더러운 이종족의 손으로 만지려 들다니 무엄합니다. 주군의 시중은 대지의 정화를 허락받은 제가 드는 것이 마땅합니다."어느새 동굴 안으로 기어들어 온 성녀 프레이야가 실비아의 손목을 부드럽게, 하지만 기사 수준의 마력으로 가로막았다. 찢어진 사제복 사이로 땀에 젖은 풍만한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지만, 그녀는 오직 산군의 안색만을 살피며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하, 성국의 년이 주군의 자비를 입더니 눈에 뵈는 게 없는 모양이구나. 그 위선적인 주둥이를 찢어발겨 주랴?"실비아의 손끝에서 푸른 영기의 화살촉이 날카롭게 돋아났다. 두 미녀 광신도가 산군의 침상 머리맡에서 서로를 집어삼킬 듯 살기를 뿜어내는 기괴한 광경이었다."시끄럽다."산군이 슬그머니 눈을 뜨며 나직하게 한마디 던졌다. 쿠우우웅—!사내의 전신에서 뿜어져 나온 묵직한 호기(虎氣)가 두 여자를 짓눌렀다. 방금 전까지 으르렁거리던 실비아와 프레이야는, 범의 살기를 정면으로 마주하자마자 전신에 짜릿한 전율을 느끼며 침상 아래로 납작 기어엎드렸다."주, 주군의 진노마저…… 이토록 고결하시다니…… 하아."프레이야가 뺨을 붉히며 거친 숨을 내쉬었고, 실비아 역시 아랫입술을 깨물며 산군의 발치를 탐욕스럽게 바라보았다. 산군은 이방인 여자들의 맛이 간 눈빛에 속으로 깊은 혀를 찼다. 조선 땅의 암호랑이들도 발정기가 되면 사나워지긴 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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