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말할수록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지, 내 코앞에 손가락질을 해대며 욕을 퍼부었다.“강채원, 너 왜 이렇게 속 좁게 굴어? 소희는 내 가장 소중한 친구야. 지금 당장 죽고 싶다는 애를 두고, 고작 옷 한 벌 때문에 이 난리를 피워야겠어?”이때 소파에 앉아 있던 한소희가 타이밍에 맞춰 어깨를 웅크리더니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그녀는 겁먹은 표정으로 윤현우의 옷자락을 붙잡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현우야, 언니 탓하지 마. 다 내 잘못이야... 난 살아갈 자격도 없는데 괜한 욕심을 부렸어...”“언니, 제가 지금 당장 벗을게요. 화내지 마세요. 저 이만 갈게요...”한소희는 당장이라도 드레스 뒤편의 끈을 풀 것처럼 손을 움직였지만, 사정없이 떨리는 손끝은 처량하기 짝이 없었다.그 눈물겨운 쇼에 가슴이 미어진 윤현우가 한소희의 손을 꽉 붙잡았다. 그러고는 나를 향해 맹수라도 된 양 사납게 눈을 부릅떴다.“벗긴 뭘 벗어! 그냥 입고 있어! 강채원, 너 네 꼴을 좀 봐. 어디 품격 있는 집안 딸내미 같은 구석이 눈곱만큼이라도 있어? 소희한테 한 번만 더 시비 걸면 이 결혼은 없는 줄 알아!”고작 다른 여자를 위해 나한테 핏대를 세우며 덤비는 남자를 바라보자니, 참을 수 없는 헛웃음이 새어 나왔다.이 자가 바로 내가 7년 동안 사랑했던 남자이자, 내 모든 것을 바쳐 뒷바라지했던 인간이었다.깊은숨을 들이쉬자, 속에서 거칠게 요동치던 분노와 억울함이 한순간에 차디차게 얼어붙었다.“그래, 알겠어.”나는 윤현우를 향해 냉소적인 미소를 지어 보였다.“두 사람 우정이 그토록 눈물겹다는데, 내가 굳이 훼방꾼이 될 필요는 없지.”내가 이렇게 쉽게 물러설 줄은 몰랐는지 윤현우의 얼굴에 잠시 당황한 기색이 스쳤다.하지만 이내 제 뜻대로 상황을 통제했다는 거만한 기색이 눈빛에 차올랐다. 그는 말투를 살짝 누그러뜨리며 마치 대단한 아량이라도 베푸는 듯한 투로 거들먹거렸다.“그래, 그렇게 넓은 마음을 가져야지. 걱정 마, 내일 결혼식은 예정대로 진행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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