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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ผู้เขียน: 도레미
다음 날 메이크업 샵의 뷰티 거울 앞, 아티스트가 조심스레 눈치를 보며 말문을 열었다.

“채원 씨, 저... 정말로 웨딩드레스 안 입으시는 거예요?”

“안 입어요.”

그 여자가 몸을 비벼댄 드레스라니. 때가 탔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소름 끼치도록 불쾌했다.

“그냥 이 슈트를 입을게요.”

원래대로라면 윤현우와 샵에서 나란히 준비를 마치고 웨딩카에 함께 올라타 식장으로 향할 시간이었다.

하지만 샵 밖은 고요하기만 했고 윤현우는 그림자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그때, 신부 들러리인 민아가 잔뜩 붉어진 눈으로 방에 뛰어 들어왔다.

“채원 언니! 진짜 너무해! 윤현우 그 인간이 아직도 안 왔어! 내가 방금 그쪽한테 전화해 봤는데, 뭐라고 했는지 알아?”

나는 태연하게 귀걸이를 착용하며 차분하게 물었다.

“뭐라는데?”

“글쎄... 윤현우가 메인 웨딩카를 몰고 다른 데로 가버렸대!”

민아는 분에 겨워 발을 동동 굴렀다.

“한소희 그 계집애가 갑자기 우울증 발작이 와서 건물에서 뛰어내리겠다고 난동을 피웠대. 그러면서 그 한정판 롤스로이스 웨딩카를 타고 드라이브를 해야 진정이 되겠다고 떼를 썼다는 거야. 그 호구 같은 윤현우는 그걸 진짜로 끌고 가버렸고 언니보고는 알아서 택시 타고 식장으로 오래!”

“참 나.”

기가 막혀 헛웃음이 새어 나왔다.

정말이지 내 상식을 초월하는 인간들이었다.

그 롤스로이스 팬텀은 아빠의 차고에서 엄선해 가져온 세계에 몇 안 되는 리미티드 에디션이었다.

한소희도 참 영악하기 짝이 없지. 우울증 쇼를 하면서도 가장 비싼 차는 귀신같이 알아채고 타려고 한 것이다.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윤현우였다.

전화를 받자 수화기 너머로 세찬 바람 소리와 함께 다급한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채원, 네가 먼저 호텔로 가서 하객들 좀 맞이하고 있어. 소희 지금 상태가 너무 불안정해. 방금 옥상에서 뛰어내릴 뻔했다고! 사람이 죽고 사는 문제니까 제발 이럴 때 철없는 부잣집 아가씨티 좀 내지 마!”

“어머, 그래?”

거울을 보며 새빨간 립스틱을 덧바른 내가 무덤덤하게 물었다.

“그래서?”

“차는 내가 이따 바로 돌려줄 테니까! 넌 우선 택시를 타든가 너희 집 기사한테 태워달라고 해. 어차피 너희 집에 차도 많은데 이거 한 대 없다고 어떻게 되는 거 아니잖아.”

윤현우는 적반하장으로 오히려 나를 탓하기까지 했다.

“새신부답게 아량을 좀 베풀어 봐. 소희한테 일 터지면 우리 평생 마음 편히 살 수 있을 것 같아?”

“윤현우.”

나는 그의 말을 가차 없이 잘랐다.

“방금 네가 한 말 똑똑히 기억해 둬.”

말을 마침과 동시에 전화를 끊고 곧바로 차단해 버렸다.

“채원 언니, 이제 어떡해?”

민아는 울상이 되어 발을 굴렀다.

“식 시작할 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슈트의 깃을 가볍게 정리했다.

“우리 강씨 가문에 썩어나는 게 돈하고 차야, 걱정 마.”

나는 휴대폰을 꺼내 집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차고에 있는 차 전부 끌고 나오고 경호원들도 전원 출동시키세요. 신랑이 에스코트를 포기했으니, 나 혼자라도 당당하게 가야지요.”

차량 행렬이 호텔에 도착했을 때 하객들은 이미 절반 이상 와 있었다.

신부가 신랑도 없이 경호원들만 거느린 채 홀로 등장하자 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그 호기심 어린 시선들을 무시하고 신부 대기실로 곧장 향했다.

문 앞에 다다랐을 때 문틈 사이로 소파에 앉아 있는 윤현우가 보였다. 그의 품에는 평상복으로 갈아입었지만 여전히 초췌한 기색의 한소희가 안겨 있었다.

한소희는 윤현우의 팔을 꼭 붙잡고 온몸을 그에게 밀착한 채 두 손으로 따뜻한 물컵을 든 채 홀짝이고 있었다.

“현우야, 나 때문에 또 곤란해진 거지? 언니가 진짜 화났을 텐데...”

윤현우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가에 묻은 물기를 다정하게 닦아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소리 마. 아픈 애가 무슨 잘못이 있어. 고작 그만한 배려심도 없는 여자라면 내 아내가 될 자격도 없어.”

한편 휠체어에 앉아 있는 윤현우의 어머니 박옥자는 이 모습을 보고도 아들을 나무라기는커녕, 오히려 한소희의 손을 잡고 안타까운 얼굴로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불쌍한 것, 고생이 많구나. 현우가 정이 많은 건 좋은 일이지. 이게 바로 사내대장부다운 책임감이란다. 강채원 그 애는 평소에 얌전하고 철든 줄 알았더니 오늘따라 왜 이렇게 유난을 떨며 차 한 대 가지고 속 좁게 구는지 모르겠구나.”

거기까지 듣자 위장에서 쓰린 구역질이 밀려왔다.

이것이 바로 내가 지난 1년 동안 제아무리 바쁜 와중에도 짬을 내 병간호를 가고 거액의 돈을 들여 간병인을 붙여주고, 해외 명의까지 초빙해가며 목숨을 연명해 드린 그 대단하신 예비 시어머니의 본모습이었다.

이 집안 구석의 가치관은 정말이지 뿌리부터 썩어 문드러져 있었다.

내가 문을 거칠게 열어젖히자, 커다란 소리에 대기실 안의 사람들이 깜짝 놀라며 나를 돌아보았다.

윤현우는 무의식적으로 한소희를 제 뒤로 감싸 안더니, 나인 것을 확인하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왜 이제야 와? 다들 기다리고 있잖아. 그리고 너 옷차림이 그게 뭐야? 웨딩드레스는 어쩌고?”

나는 대기실 안의 세 사람을 싸늘하게 훑어본 뒤, 마지막으로 윤현우의 짜증스러운 얼굴에 시선을 멈췄다.

“웨딩드레스는 더러워져서 버렸어.”

내가 덤덤하게 대꾸했다.

“사람들이 다 모였으니 이제 그만 나가지. 하객분들 너무 오래 기다리시게 하지 말고.”

윤현우는 내가 결국 제 뜻대로 굴복했다고 생각했는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듯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정장을 매만지더니, 내 손을 잡으려 다가오기까지 했다.

“그래, 이제 그만 화 풀어. 식 끝나고 내가 제대로 설명해 줄게.”

나는 비껴서서 그의 손을 매몰차게 피했다. 내 눈빛에는 한 줌의 온기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해명할 필요 없어. 가지, 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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