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주는 호위들에게 끌려갔다. 그녀의 웃음소리와 저주는 복도 안에 한동안 메아리쳤다.서정호는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몸이 휘청하더니 그대로 뒤로 쓰러졌고, 끝없는 어둠 속으로 가라앉았다.서정호는 고열에 시달리며 꼬박 사흘 동안 의식을 잃었다.어의가 왔다가 돌아가고, 다시 찾아오기를 반복했다. 얼마나 많은 약탕을 먹였는지 알 수 없었지만 들어간 만큼 토해냈다.이를 악물고 미간을 깊이 찌푸린 모습은, 도무지 벗어날 수 없는 악몽 속에 갇힌 듯했다.꿈속에는 온통 정시월뿐이었다.좋았던 모습, 나빴던 모습, 웃던 모습, 울던 모습, 생생하게 살아 있던 모습, 죽은 듯 고요했던 모습...그리고 마지막에는 차갑게 식은 재가 담긴 그 상자 앞에서 멈춰 섰다.사흘 뒤, 서정호는 가까스로 눈을 떴다.마치 혼을 빼앗긴 사람 같았고, 지옥의 불길 속에서 한 차례 태워진 듯했다.눈가는 깊게 패였고, 광대뼈는 도드라졌으며, 턱에는 푸른빛이 도는 수염이 가득했다. 한때 옥처럼 서늘했던 눈동자에는 이제 깊이를 알 수 없는 집착 어린 광기만이 남아 있었다.서정호는 더 이상 소리치지도, 분노하지도 않았다.그저 침묵한 채 손에 쥔 모든 힘을 아낌없이 끌어모았다.그리고 거대한 그물을 펼치듯 천하 곳곳으로 뻗어 나가, 정시월이라는 여인을 찾아 나섰다.단서가 하나둘 모여들었다.정시월은 경성을 떠나 북쪽으로 향했다.그곳은 정씨 가문의 본적이 있는 방향이었고, 또한... 정 노장군이 묻힌 방향이었다.그녀는 아버지 곁으로 돌아가려는 것이다.서정호는 즉시 명을 내려 행장을 준비하게 했다.서정호는 직접 정시월을 찾아 나설 생각이었다.출발하기 전, 서정호는 지하 감옥을 찾았다.박해주는 가장 깊은 곳에 갇혀 있었다.한때 여리고 온화했던 여인은 이제 머리는 헝클어지고 얼굴은 초췌했으며, 눈빛은 흐려져 예전의 모습을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박해주는 서정호를 보자 먼저 움찔했다.그러나 곧 신경질적인 웃음을 터뜨렸다.“어머, 왕야께서 오셨습니까? 왕야의 보물은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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