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윤은 대표이사 사무실 앞에 도착해 노크한 뒤, 안에서 강재진의 허락이 떨어지자 문을 열고 들어갔다.한서윤이 막 퇴사 의사를 밝히려던 순간,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강 대표님, 이 자료들이 한서윤 씨가 부정한 거래를 했다는 증거입니다. 한서윤 씨는 고의로 해커를 고용해 회사 프로젝트를 공격하게 한 뒤, 그 과정에서 부당한 이득을 챙겼습니다.”한서윤은 순간 멈칫했다.당황한 것도 잠시, 눈앞에서 사실을 날조하고 있는 비열한 인상의 중년 남자가 재성게임즈 해외사업본부장 최상훈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렸다.최상훈은 한서윤을 고발하고 있었고 강재진은 사무용 책상 뒤에 앉아 최상훈의 말을 듣고 있었다. 표정만 보고서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하기 어려웠다.하지만 강재진은 한서윤이 그런 일을 저지를 리 없다는 사실만큼은 잘 알고 있었다.한서윤이 직접 피땀 흘려 만든 결과물을 해커까지 고용해 공격할 이유가 없었으니까.그럼에도 최상훈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주장을 이어 갔다.최상훈은 다른 게임 회사에서 재성게임즈로 이직해 온 임원으로, 경영과 관리 업무만 맡아 왔기에 템페스트와 한서윤의 관계는 전혀 알지 못했다.당시 한서윤은 강재진에게 힘이 되어 주기 위해 템페스트의 게임 특허를 아무런 대가도 받지 않고 강재진에게 양도했다.그 때문에 외부에서는 템페스트를 강재진이 대학 시절 직접 개발한 게임으로 알고 있었다.최상훈이 한서윤에게 해커를 고용해 사익을 챙겼다는 혐의를 제기한 이상, 진위를 가리려면 당사자인 한서윤의 해명을 직접 들어 볼 필요가 있었다.강재진은 의도를 알 수 없는 눈빛으로 한서윤을 바라봤다.“한서윤 씨, 최 본부장이 주장한 일이 사실입니까?”한서윤은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며 대답했다.“아닙니다. 최 본부장님은 증거가 있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증거인지 듣고 싶습니다.”곁에 있던 최상훈이 즉시 입을 열었다.“한서윤 씨가 자리를 비우자마자 해커들이 곧바로 공격을 시작했고, 회사는 하룻밤 사이에 수억 원의 손해를 입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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