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윤은 마음을 단단히 먹고 황급히 뒤로 물러섰다.바로 그때, 경호원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진 대표님 지시입니다. 저놈을 다시는 남자구실을 하지 못하게 처리하랍니다.”택시 기사는 그 말을 듣자, 공포와 고통으로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미처 살려 달라고 빌기도 전에 하반신에서 밀려온 극심한 통증에 비명을 지른 뒤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곧 경호원들이 기절한 택시 기사를 밖으로 끌고 나갔다. 다른 경호원들은 바닥에 흥건히 고인 피까지 말끔히 치웠다.한서윤은 경호원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저렇게 피를 많이 흘렸는데... 죽지는 않겠죠?”경호원이 무심한 목소리로 대답했다.“걱정하지 마십시오. 목숨에는 지장이 없도록 처리하겠습니다. 이제 편히 쉬십시오. 그리고 진 대표님께서 무서워하지 말라고 전하셨습니다.”말을 마친 경호원은 일행을 이끌고 아파트를 떠났다.모두가 사라지자, 한서윤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소파에 주저앉았다.한서윤은 문득 한정숙이 세상을 떠나기 직전 다 하지 못했던 말을 떠올렸다.한정숙은 한서윤의 출생에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 있다고 했지만 한서윤의 친부모가 대체 누구인지 끝내 알려 주지 못했다.‘진 대표라는 사람은 내 출생과 대체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간신히 하룻밤을 버티고 나니 다음 날은 평일이라 출근해야 했다.한서윤은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임세린과 마주쳤다.한서윤을 발견한 순간, 임세린의 눈에 짙은 놀라움이 번졌지만 빠르게 표정을 가다듬고 태연한 얼굴을 유지했다.마치 어젯밤 강재진의 휴대전화로 대신 전화를 받았을 때 한서윤이 경찰 신고를 부탁했던 일 따위는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태연하게 행동했다.임세린은 화려한 귀걸이에 흰색 튜브톱 드레스까지 걸쳐 누가 봐도 재벌가 영애다운 차림이었다.만찬이나 무도회에 참석하기에는 더없이 잘 어울리는 차림이었지만, 게임 회사 엔지니어라는 직업과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았다.옆에 있던 여자 엔지니어 박유미는 임세린이 강재진의 여자 친구라는 사실을 알고 쉴 새 없이 비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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