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엄마가 집에 돌아왔을 때, 나는 일부러 그 향초 이야기를 꺼냈다.“그 향초 진짜 괜찮던데요? 혹시 몇 개 더 구해 줄 수 있어요? 결혼하고 나서도 가져가서 쓰고 싶어요. 요즘 잠을 잘 못 자서요.”엄마는 밥을 먹다 말고 젓가락을 멈칫하더니, 표정이 약간 부자연스럽게 굳어졌다.“그 향초는 내가 딱 하나만 사둔 거야. 그냥 집에서만 쓰고, 신혼집에까지 가져가진 마. 혹시라도 누가 무슨 향초냐고 물어보면 너도 설명하기 곤란하지 않겠니.”엄마는 그렇게 말하며 내 밥그릇에 생선 한 점을 집어 주었다.얼굴에는 한없이 자애로운 미소가 가득했다.“며칠 밤을 꼬박 새우더니 얼굴이 다 상했구나. 자, 밥 많이 먹고 영양 보충 좀 해.”식탁 위에는 죄다 내가 평소에 좋아하는 반찬들뿐이었다.평소 같았으면 당연히 기뻤을 테지만, 그 순간만큼은 도무지 입맛이 전혀 돌지 않았다.나는 마치 모래알을 씹는 기분으로, 그저 기계적으로 음식을 입안에 쑤셔 넣을 뿐이었다.엄마는 분명 저렇게 나를 사랑하는데, 조금도 변한 게 없는데, 도대체 왜...아니면 엄마도 그게 성인용 향초인 줄 모르고, 정말 숙면에 좋은 향초인 줄 알고 켜 준 걸까?머릿속은 뒤죽박죽 엉망이었고,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월요일이 되어 신혼집으로 돌아왔다.약혼자와 좀 가까워지려고 했지만, 약혼자의 얼굴빛이 심상치 않다는 걸 곧바로 알아챘다.“무슨 일이야?”“우리 결혼, 취소하자.”너무나도 갑작스러운 그 한마디에 나는 경악해서 비명부터 터져 나왔다.“왜?”약혼자는 내게 휴대폰을 내밀어 보였다.“네가 직접 봐. 이거 너 맞지?”나는 화면에 떠 있는 글의 제목을 확인한 순간, 눈이 커다랗게 뜨이고 말았다.그 사진은 내가 엄마의 성인용품점으로 들어가는 모습이었고, 곧이어 황 아저씨가 뒤따라 들어가는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게다가 우리 둘이 가게 뒤쪽 창고로 함께 들어가는 장면까지, 아주 친절하게 시간까지 정확히 표시되어 있었다.더 노골적인 사진은 없었지만, 이 몇 장의 사진만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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