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실수로 잔 남자가 재벌이었다: Bab 21 - Bab 30

30 Bab

제21화

[강유나, 나 따뜻한 물 좀 따라줄래?]메시지를 확인한 강유나는 고개를 들어 차지안을 바라봤다. 차지안이 아랫배를 감싸고 있는 것이 보였다.[선배, 어디 아파요? 병원에 가야 하는 거 아니에요?]차지안은 부끄러운 듯한 이모티콘을 보냈다.[아이고, 묻지 마. 좀 쑥스럽네.][네?][그게... 문 대표님이 너무 강해서 내가 버티기 좀 힘들었어. 쉿, 비밀이야.]강유나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다.‘너무 강해서?’사무실에서 문도현과 차지안이 함께 있던 장면이 머릿속에 떠오르자 차지안이 말한 그 힘이 무엇인지도 바로 알아챘다.몇 초 동안 멍한 얼굴로 휴대폰을 응시했다.[강유나, 왜 그래? 무슨 생각해? 우리 좋은 친구 아니야? 할 말 있으면 해, 숨기지 말고.]차지안은 또다시 메시지를 보내 재촉하며 수시로 고개를 돌려 강유나를 쳐다보았다.강유나는 몇 번을 지웠다가 다시 쓰기를 반복한 끝에 겨우 메시지를 보냈다.[선배, 시간이... 너무 짧지 않아요?]선배가 숨기지 말라고 했으니까 그저 솔직하게 말했을 뿐이었다.강유나는 남자와의 경험이 딱 한 번 있었다. 바로 비행기 위에서였다.그 남자는 그야말로 끝이 없을 것 같았다. 강유나가 재빨리 도망치지 않았더라면 그 남자는 훨씬 더 오래 했을 것이다.그래서 이 세상 남자들은 다 그런 줄 알았다.그런데 문도현이 큰 덩치와 달리 그쪽으로는 좀... 별로인 것 같았다.눈이 휘둥그레진 차지안은 재빨리 답장을 보냈다.[아니야! 그냥 나를 배려해 준 거야!][아, 그래요... 따뜻한 물 좀 따라줄게요.]강유나는 순순히 차지안에게 따뜻한 물을 따라주었다.30분 후, 사무실의 사람들은 모두 회의를 하러 갔다.강유나는 심심해서 가방에서 책을 꺼내 읽었다.얼마나 지났을까, 목이 좀 말라서 일어나 물을 마시러 갔다.컵을 들고 탕비실로 가려는데 회의를 마치고 들어오는 문도현이 보였다. 이대로 가면 문도현과 부딪힐 게 뻔했다.검은 셔츠에 같은 색상의 정장 조끼를 입은 문도현은 넓은 어깨에 잘록한 허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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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목소리를 듣자마자 상대방이 누군지 바로 알아챈 강유나는 몸부림치며 말했다.“박 대리님, 이거 놓으세요! 안 그러면 소리 지를 거예요!”“어디 한번 소리 지르던가, 이 층은 문 대표님이 식사하시도록 아예 통제된 곳이야, 목청이 터져라 소리 질러도 아무도 못 들어. 설령 들린다고 해도 어쩔 건데? 너 원래 그런 일 하는 여자잖아?”박선용은 술을 마신 듯 입을 열자마자 진한 술 냄새를 풍겼다. 강유나는 순간 속이 울렁거렸다.하지만 몸부림칠수록 박선용의 손은 더욱 무례하게 함부로 움직였다.“아니에요! 저는... 으음음음!”박선용이 강유나의 입을 확 틀어막았다.“왜 순진한 척이야! 아까 회사에서 나한테 들이댈 때는 언제고 왜 이제 와서 모르는 척이야? 네 몸매, 첫눈에 보자마자 바로 마음에 들었어. 돈 줄 테니까 나랑 시원하게 한 번만 하자. 나를 만족시켜 줘.”뚱뚱한 박선용은 큰 체격으로 한 손은 강유나의 허리를 감싸고 다른 손은 버둥거리는 그녀의 손을 뿌리치며 옆에 있는 빈 룸으로 그녀를 끌고 갔다.“으음음!”강유나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며 문이 닫히는 것을 막으려 했다. 어떻게든 몸을 빼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전혀 소용없었다.박선용도 조바심이 났는지 위협하기 시작했다.“계속 반항하면 회사에서 너 꼼짝 못 하게 만들어 버릴 거야! 내가 회사에서 너한테 사과했다고 진짜로 너 무서워하는 줄 알았어?”말을 마친 뒤 다시 강유나를 세게 밀쳤다.강유나는 몸이 흔들렸지만 손은 아직도 문을 꽉 잡고 있었다.룸에 들어가면 정말 끝장이라는 생각이 들어 고개를 들어 뒤로 세게 들이받았다.“악!”박선용이 비명을 지르더니 허리를 굽히며 코를 감쌌다.강유나는 그 틈을 타 도망쳤다.하지만 처음 와본 레스토랑이라 복도가 어디로 이어지는지 전혀 몰랐다. 유일하게 아는 길이라면 웨이터가 알려준 화장실 방향뿐이었다.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그쪽으로 달려갔다.급한 마음에 잘못 들어간 화장실에서 밖으로 나오려던 사람과 마주쳤다.바로 문도현이었다.다행히 문도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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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문도현에게 더 가까이 밀착된 강유나는 익숙하면서도 뜨거운 남자의 체취에 당황했지만 도망칠 길이 없었다.한편 가슴이 부딪힌 문도현은 부드러운 감촉에 몸이 즉시 긴장되어 하마터면 긴장의 끈을 놓을 뻔했다.저도 모르게 고개를 숙여 강유나를 바라보았다. 볼이 새빨갛게 물든 강유나는 앞머리가 눈을 가리고 있어 똑바로 보이지 않았지만 한껏 당황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머리카락은 조금 전 난동에 조금 헝클어진 채 문도현의 손가락 사이에 엉켜 있었다.셔츠 자락의 절반은 치마 밖으로 빠져나왔고 단추도 하나 풀려 있었다.불쌍한 모습이었지만 왠지 사람을 끌어당겼다.눈빛이 점점 깊어진 문도현은 강유나의 목을 움켜쥔 손에도 힘이 들어갔다.강유나는 조금 아팠지만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입술을 깨물었다.눈을 가늘게 뜬 문도현은 눈 깊은 곳에 욕망이 거침없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간신히 유지하던 이성의 끈이 당장이라도 끊어질 듯 천천히 몸을 숙였다. 첫 번째로 자제력을 잃은 때가 바로 비행기 위에서였다. 그리고 두 번째가 바로 지금 이 순간이었다.그런데 바로 그때 누군가 옆 칸의 문을 발로 차자 칸막이 전체가 덜덜 떨렸다.깜짝 놀라 휘청한 강유나는 당황한 나머지 변기 위에 앉아 버렸다.고개를 들자 남자의 허리가 바로 코 앞에 있었다. 순간 정신이 혼미해졌다.‘문 대표님이 혹시...’얼른 두 손으로 눈을 가린 강유나는 목까지 새빨개졌다.“왜 그래?”“박 대리가 여기 있는 거 아닌가 해서. 강 비서 찾으러 나간다고 했잖아? 여기서 신나게 놀고 있는 건 아니겠지?”문밖에서 문도현과 강유나가 있는 칸막이에 인기척이 나는 것을 발견한 남자가 농담을 하며 다가왔다.강유나는 이내 누군지 알았다. 바로 경영지원실 사람들이었다.이 사람들은 박선용이 그녀에게 해코지를 하려는 것을 알고 있었다.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강유나는 너무 억울해 당장 나가서 따지고 싶었다.하지만 문도현이 그녀를 변기 위에 눌러 앉혔다.“움직이지 마.”문도현의 목소리는 한껏 절제하는 기색이 담겨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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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하지만 몇 걸음 걷기도 전에 제자리에 멈춰 섰다.아니, 솔직히 앞으로 더 나아갈 수가 없었다.차지안은 다시 모퉁이로 물러났다.문도현은 차지안을 비행기에서 만난 여자로 알고 있었기에 그녀에게 책임을 지려고 곁에 두는 것이었다.하지만 여자친구라고 인정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심지어 자신은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아주 솔직하게 말했다.현재 문도현이 그나마 차지안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이유는 비행기에서 만난 여자라는 것 외에 하나가 더 있다면 아마도 차지안이 자기 분수를 잘 알기 때문이었다.그런데 갑자기 달려들어 따진다면 문도현에게 매달리는 다른 여자들과 똑같은 취급을 받을 것이다.거기에 강유나가 실수로 비행기에서 있었던 일을 폭로한다면 차지안에게는 손해일 뿐이었다.소문에 의하면 문도현은 여자라 해도 절대 봐주지 않았기에 좋은 결말을 본 여자가 거의 없다고 했다.하지만 적어도 지금의 차지안은 문도현에게 가장 특별한 존재였다.이 관계를 계속 유지한다면 문도현이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 수 있다고 확신했다.‘강유나는...’차지안은 멀어져 가는 강유나의 모습을 응시했다.강유나가 선후배 정을 무시하고 이 남자에게 들러붙는다면 철저히 끝장내 버릴 것이다. 그때 가서 울고불고해도 소용이 없을 것이다.몸을 돌려 휴대폰을 꺼내 어디론가 메시지를 보냈다.[선배님, 선배님 회사에서 강산 그룹과 협력한다고 들었는데 맞나요?][응.]...룸.강유나가 문도현을 따라 룸으로 들어가자 차지안이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했다.“강유나 씨도 왔네요? 밥은 먹었어요? 같이 먹어요.”말을 마친 뒤 눈짓으로 식탁 위의 돼지갈비찜을 가리켰다.돼지갈비찜을 본 강유나는 부끄러워서 차지안의 얼굴을 쳐다보지도 못했다.외국에 있을 때 그녀와 차지안의 식사는 그야말로 형편이 없었다. 그 때문에 강유나는 쓰러진 적도 있었다.차지안은 다음 날 아르바이트를 하던 식당에서 돼지갈비찜을 한 접시 가져왔다. 너무 달긴 했지만 그건 강유나가 먹어본 것 중 최고의 요리였다.하지만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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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문도현은 담배 재를 털며 고개를 들어 지배인을 바라보았다.“내 말 못 들었어?”“네, 지금 바로 데려가겠습니다.”박선용은 경비원들에게 끌려 나갔다.문도현은 다시 한번 연기를 내뿜은 뒤 천천히 피어오르는 연기 너머로 경영지원실 직원들을 훑어보았다.직원들이 목을 움츠리며 고개를 숙였다.차지안조차 얼굴이 창백해졌다.강유나는 이 광경을 보고 깜짝 놀랐다. 문도현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억눌린 분위기와 사람들의 표정으로 보아 이 남자의 손에 넘어가면 분명히 처참한 결말을 맺을 것이 분명했다.하지만 박선용은 당해도 싸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때 문도현이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게 강유나를 흘끗 보았다. 아른거리며 피어오르는 연기 너머의 갈색 눈동자에는 알 수 없는 감정이 소용돌이쳤다.박선용이 경찰에 연행된 것에 기뻐하는 속내가 들켰다고 생각한 강유나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고개를 숙였다.신발 끝만 응시하며 불안한 듯 발가락만 꼼지락거렸다.‘그런데 박 대리는 대체 누구에게 맞아서 저렇게 된 걸까?’문도현이 일어나 담배꽁초를 재떨이에 비벼 끄고는 냉담한 시선으로 건너편의 차지안을 스치듯 본 뒤 룸 밖으로 나갔다.죄책감에 잔뜩 주눅 든 차지안은 심장이 쿵쾅거렸다.사실 차지안이 강유나의 신분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박선용에게 흘렸다.오늘 아침 사무실에 들어가자마자 박선용이 하도 절실해 보이기에 그의 속내를 알아챈 차지안은 일부러 새로 온 비서에게 화제를 돌렸다.강유나가 전담 비서라는 특수성을 암시하면 이런 ‘여미새’는 분명히 참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꼬투리 잡힐 여지는 절대 남기지 않았다.‘그런데 문 대표가 왜 그렇게 쳐다본 걸까? 혹시 나를 의심하는 걸까?’“선배? 왜 그래요? 문 대표님과 다른 분들은 다 가셨는데 얼른 출발하셔야죠.”강유나는 차지안이 멍하니 있는 것을 보고 얼른 다가가 귀띔해 주었다.정신을 차린 차지안은 즉시 연기 모드로 돌아갔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방금 깜짝 놀랐어요. 박 대리가 강유나 씨한테 함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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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투명한 봉투 안에는 검은색 레이스 속옷이 들어 있었다. 태그는 일부러 가장 위에 눈에 띄는 곳에 선명하게 붙어 있었다.바로 ‘화끈' 브랜드의 일회용 잠옷이었다.무엇에 쓰는 것인지,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한눈에 알 수 있었다.강종철이 이런 것을 골라줄 리는 없을 터, 일부러 강유나를 불쾌하게 할 사람은 그 모녀뿐이었다.그때 강유나의 휴대폰이 다시 진동했다. 잠금을 풀고 채팅창을 열어보니 강종철이 김현숙의 카톡으로 메시지를 보내왔다.[오늘 밤 반드시 해내야 해, 사진 찍는 거 잊지 말고!][대체 무슨 생각인 거예요?]강유나는 분노에 몸이 떨렸다.하지만 강종철은 강유나의 물음에 답하지 않고 대신 영수증 한 장을 보내왔다.병원의 수술비용 납부 독촉장이었다.김현숙이 병원에서 제일 좋은 약을 쓰고 있다는 것이 표시되어 있었다. 각종 검사 비용을 합쳐, 단 며칠 만에 누적 비용이 2400만 위안에 달했다.최고의 시설을 갖춘 사설 병원이었기 때문에 이런 비용은 모두 자비로 부담해야 했다.하지만 강유나는 지금 600만 원도 낼 돈이 없었다.[내가 시키는 대로 해, 그럼 바로 서명하고 돈 지불할게. 네 엄마 가야금은 일부러 네 집에 가서 가져온 거야, 추억 삼아 간직해.]그야말로 병 주고 약 주고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행동이었다.가야금은 강유나에게 추억을 간직하라고 보낸 것이 아니라 엄마가 여전히 강종철의 손에 있다는 것을 수시로 일깨워 주기 위한 것이었다.휴대폰을 꽉 쥐다가 실수로 앨범을 눌렀다.해외에 있을 때 휴대폰을 바꿀 돈이 없었다. 게다가 휴대폰 용량이 너무 작아 엄마와의 사진과 어린 시절 사진 십여 장만 남겨두고 거의 다 삭제했다.그중 한 장은 그들의 세 가족이 함께 찍은 가족사진이었다.강종철이 강유나의 볼에 뽀뽀를 하며 칭찬했다.“유나는 정말 우리 집 복덩이야. 오늘 너랑 가족사진 찍으러 온다고 했더니 전화 한 통으로 큰 계약이 성사됐어. 앞으로 아빠가 널 이 세상 가장 행복한 공주님으로 만들어 줄게!”어린 강유나는 사업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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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강유나는 자신의 계획이 적어도 이틀 정도는 강종철을 속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강종철이 이틀도 기다리지 못하고 엄마의 약을 끊을 리가 없다고 여겼다.그때가 되면 차지안과 다른 방법을 상의할 생각이었다.어쨌든 절대로 섹시한 잠옷을 입고 문도현을 유혹하지는 않으리라 다짐했다.차지안 쪽에서 메시지를 입력하는 듯한 표시가 뜨더니 잠시 후 장문의 글이 전송되어 왔다.[유나야, 네 엄마의 목숨을 걸고 도박할 순 없어. 해외에서 그렇게 고생한 이유도 네 엄마와 다시 만나기 위해서잖아. 나를 믿는다면 내 말을 들어. 내가 문 대표님을 붙잡아 둘 테니까 너는 몰래 잠옷 입고 문 대표님 방에 가서 사진을 찍어. 네 아빠가 너와 문 대표님 사이에 뭔가 있었다고 믿게 되면 더욱 정성껏 네 엄마 병을 치료해 줄 거야.]메시지를 읽고 난 강유나는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차지안이 자신을 위해 이 정도까지 해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하지만 차지안이 자신에게 아무리 잘해준다고 해도 이런 일은 할 수 없었다.[안 돼요. 선배. 문 대표님은 선배의 남자친구잖아요. 저 절대 그렇게 할 수 없어요. 이건 선배한테도 죄짓는 거예요. 선배가 저를 위해서 이러는 건 알지만 저는 선배 마음에 걸림돌이 되고 싶지 않아요.]‘선배는 어떻게든 나를 도와주려고 이러는 거야. 급한 나머지 이런 제안을 한 거지만 나중에 냉정해지고 나면? 나를 볼 때마다 내가 섹시한 잠옷을 입고 선배의 남자친구 방에서 사진 찍은 모습이 떠오르면 어떡해?’여자라면 누구나 거슬릴 일이었다.강유나는 차지안이라는 좋은 ‘친구’를 잃고 싶지 않았다.그때 차지안이 또 메시지를 보내왔다.[유나야, 네 엄마 목숨이 더 중요해. 게다가 사진에는 문 대표님이 나오지도 않잖아. 나 그렇게 꽉 막힌 사람 아니야.]메시지는 정말 감동이었지만 강유나는 여전히 두려웠다.문도현의 사람을 삼킬 듯한 눈빛만 떠올려도 온몸이 오싹했다.‘만약 이 남자에게 들키면...’강유나가 거절하는 메시지를 타이핑하는 동안 차지안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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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문도현은 담배를 피우며 평온한 얼굴로 연기를 내뿜었다.아련히 피어오르는 연기 사이로 문도현의 표정이 보였지만 차지안은 그의 표정을 전혀 읽을 수 없었다. 그저 이를 악물며 말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사무실 사람들한테서 들은 건데... 오늘 오후에 박 대리가 강유나 씨를 괴롭혔다고 하더라고요. 강유나 씨를... 그런 쪽 여자로 생각하고 그랬다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아침에 출근할 때 박 대리가 저한테 새로 온 비서에 대해 물었어요. 그때 실수로 강유나 씨가 요리를 잘한다는 말이 나왔는데 저 보고 어디서 강유나 씨 요리를 먹었냐고 묻더라고요.”잠시 멈칫한 뒤 미안한 듯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대표님 집에서 한 끼 먹었다고 했어요. 그런데 박 대리가 오해할 거라고는 정말 생각하지 못했어요. 강유나 씨가 대체 무슨 말을 했길래 박 대리 같이 다 큰 어른이 강유나 씨를 괴롭혔는지... 하지만 대표님께 정말 죄송해요. 제가 좀만 더 조심했어야 했는데...”전담 비서 자리에 강유나 한 사람만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그 자리에 어떤 여자들이 있었는지 사무실 남자들은 다 알고 있었다.박선용은 차지안의 잘못된 정보로 인해 강유나가 만만하다고 생각했기에 손을 댄 것이었다.게다가 손뼉은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하지 않았던가? 강유나가 무슨 짓을 했는지 누가 알겠는가?차지안이 지금에서야 설명한 이유는 점심에 봤던 문도현의 그 시선 때문이었다. 이 남자는 마치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했다.하지만 바로 설명할 수 없었다. 정곡이 찔린 모습이 문도현에게 들킬까 봐 술기운을 빌려 입을 연 것이다.취중 진담이라는 말이 왜 있겠는가? 차지안은 문도현이 강유나를 오해하게 만들고 싶었다.눈을 가늘게 뜬 문도현은 눈빛이 조금 전보다 어두워졌다.“알았어.”차지안은 입술을 깨물며 문도현의 이 한마디를 여러 번 곱씹었다.문도현이 그녀의 말을 완전히 믿는지 확신할 수 없었지만 어차피 앞으로 벌어질 일은 이 남자가 직접 목격하게 될 것이기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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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강유나는 영상을 보며 만족스러워했다.“난 정말 천재야.”감탄하며 욕실에서 뒤처리를 했다.그런데 너무 급하게 움직인 탓에 누가 일회용 잠옷이 아니랄까 봐 찢어지는 소리가 났다.거울을 바라보니 가슴 쪽의 천이 아래로 쭉 찢어져 V라인이 깊게 패였다.재빨리 목욕 가운을 벗어 몸에 걸쳤다. 큰 가운을 땅에 질질 끌며 달려 나가다가 가운 허리끈에 걸려 바닥에 넘어졌다.딸깍.바로 그때 문이 열렸다.문도현이 팔에 정장을 걸친 채 안으로 들어왔다. 검은 셔츠의 단추가 절반 정도 풀려 있어 겉으로 드러난 가슴 근육이 은근히 긴장감을 자아냈다.문도현은 시선을 내려 옷이 흐트러진 채 바닥에 넘어진 강유나를 내려다보았다.그러더니 어둠 속에서 옷을 한쪽에 던져두고 무심코 담배에 불을 붙였다.연기가 피어올라 문도현의 눈빛을 가렸다. 희미한 연기 너머로 사나운 기운을 내뿜는 잘생긴 얼굴만 겨우 분간할 수 있었다.“하...”문도현이 비웃음을 내뱉었다.“강유나, 이제는 대놓고 들이대는 거야? 그렇게 급해?”“그게 아니라 전 그냥...”강유나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 입술만 깨물었다.한쪽에는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차지안이 있었고 다른 한쪽에는 엄마의 목숨으로 협박하는 아빠가 있었다.하지만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기에 혼자 묵묵히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문도현은 강유나에게 설명할 기회도 주지 않은 채 담배를 든 손가락을 휘저으며 말했다.“꺼져. 여기 다시는 들어오지 마.”차가운 목소리는 마치 고요한 밤에 얼음물을 끼얹은 것처럼 사람을 오싹하게 했다.강유나는 온몸을 움츠리며 바닥에 떨어진 패딩 점퍼를 집어 들고 뛰쳐나갔다.계단을 내려가던 중 움직이던 걸음이 멈칫했다.이대로 갈 수 없었다. 가면 엄마를 살릴 수 없기 때문에...주먹을 꽉 쥔 뒤 패딩 점퍼를 잘 여미고 문도현의 방으로 되돌아갔다.그러고는 용기를 내어 문을 두드렸다.“대표님, 죄송합니다. 저, 앞으로는 다시 안 그러겠습니다.”“꺼져.”강유나는 옷을 꽉 쥐며 진지하게 말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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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유나야, 미안해. 전부 내 탓이야, 도와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아니에요. 선배는 이런 일까지 기꺼이 도와주려고 했잖아요. 이게 어떻게 선배 탓이에요? 하지만 우리 아빠가 선배의 존재를 알게 됐어요. 그러니 선배도 꼭 조심하세요.]차지안은 이제 막 귀국한 데다 문도현과의 ‘연애’도 아주 조심스러웠다.강유나는 강종철이 어떻게 차지안의 존재를 알게 되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갔다.하지만 강종철이 어떤 사람인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극도로 위선적인 이 인간은 겉으로는 온화한 척하지만 뒤에서 무슨 짓이든 저지르는 사람이었다.그해, 강종철은 강유나의 엄마 김현숙을 빈손으로 쫓아내기 위해 직접 사람을 보내 강유나를 납치했다.강종철이 강유나의 친아빠였기 때문에 김현숙이 경찰에 아무리 신고해도 강종철은 그저 아이 엄마가 이혼 문제로 거짓 신고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자신은 그저 강유나를 휴가 보내기 위해 산으로 데려간 것뿐이라고 했다.휴양지에서 강종철이 투숙한 기록을 확인한 경찰은 오히려 김현숙을 훈계했다.사실 강유나는 산속의 버려진 오두막에 갇혀 3일 밤낮을 먹지도 마시지도 못했다.김현숙이 빈손으로 나가겠다는 계약서에 서명한 후에야 강종철이 비로소 강유나의 위치를 알려주었다.김현숙이 도착했을 때 강유나는 산비탈에 떨어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강유나는 그날을 잊을 수 없었다. 어둠 속, 몸 아래 흙에서 스며드는 축축함과 차가운 느낌, 그리고 뱀이 몸 위로 기어가는 그 감각...강종철과 김현숙이 이혼한 다음 날, 강종철은 다른 사람들에게 김현숙이 강유나의 양육권을 위해 빈손으로 나갔다고 말했다.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차지안이 보낸 메시지가 눈에 들어왔다.[나도 별일 없을 거야, 문 대표님이 보호해 주실 거니까. 너도 걱정 마, 문씨 가문을 떠난 후에도 내가 네 일자리는 책임지고 소개해 줄게. 우리 함께 네 엄마를 구할 방법을 생각해 보자.]차지안이 여전히 자신을 걱정하는 모습에 강유나는 눈시울이 시큰해졌다.[고마워요. 선배.]한편.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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