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바람이 찻집 안으로 불어들자 버들개지가 청자 찻잔 가장자리에 내려앉았다.어머니는 내 오른편에 앉아 계셨고, 맞은편에는 조씨 집안의 안주인과 두 아들이 자리했다.장남 조휘겸은 달빛처럼 흰 비단 도포를 입고 반듯하게 앉아 있었다.막내 조진유는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 호두를 굴리고 있었다.윤기 나는 호두 한 알이 그의 손끝에서 빙글빙글 돌다가 탁자에 닿을 때마다 톡톡 가벼운 소리를 냈다.내 말이 떨어지자 찻집 안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어머니가 나를 바라보셨다."채령아, 그게 무슨 말버릇이니?"윤연화가 고개를 들고 내게 웃어 보였다."언니, 부끄러우신 것이오?"그 웃음은 전생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전생에도 저렇게 웃고 나서는 말했다."오라버니, 이 글씨 좀 봐 주십시오."그러면 그는 그 곁으로 다가가 바싹 붙어 서서는 차 한 잔이 반쯤 식을 만큼 오래 글씨를 들여다보곤 했다."큰아씨께서는 제 형님이 마음에 들지 않으십니까?"조진유가 고개를 기울여 나를 보았다. 사람을 재는 기색은 없었다. 아직 막도 오르지 않은 구경거리를 바라보는 듯한 눈빛이었다.조 부인의 낯빛이 살짝 굳었다."진유야! 무슨 소리를 하는 게냐...""제가 틀린 말이라도 했습니까?"그가 나를 가리켰다."큰아씨께서는 들어오신 뒤로 제 형님을 두 번, 창밖을 세 번, 찻잔을 다섯 번 보셨습니다. 그런데 제 형님을 정면으로 한 번도 보지 않으셨습니다. 이게 마음에 둔 사람을 보는 태도입니까?"조휘겸이 찻잔을 들던 손을 멈칫했다.나는 조진유를 바라보았다.그도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눈에는 짓궂은 빛이 어렸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내가 어떻게 받아칠지 기다리는 듯했다.어머니가 어색하게 웃으셨다."둘째 도령은 농담도 참 잘하는군..."나는 웃지 않았다."도령 말씀이 맞습니다."찻잔을 들어 올렸다."어머니, 저는 마음이 없습니다."찻집 안은 이제 숨소리조차 들릴 만큼 고요해졌다.조진유가 탁자에 내려놓은 호두 위로 버들개지 하나가 내려앉았다.그가 고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