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연우가 아무 말 없이 문 앞에 서 있었다.그의 몸에는 눈이 하얗게 내려앉아 있었고, 어둠 속에 가려져 그의 모습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기설윤은 화들짝 놀라더니, 순식간에 다시 연약한 모습으로 되돌아갔다."폐하, 드디어 저를 보러 오셨군요."그녀는 일부러 기운이 없는 척하며 몸을 일으키려 했다."제가 무능하여 폐하께 건강한 큰아들을 무사히 낳아드리지 못했습니다."배연우는 무표정한 얼굴로 다가가 그녀를 부축했고, 기쁨도 슬픔도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로 말했다."큰아들을 낳지 못하면 공략 임무를 완수하지 못해 죽는다고 하지 않았느냐?”기설윤의 눈동자가 흔들렸다.한참 뒤,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듯 조심스레 말했다."안내자가 저를 가엽게 여겨 다시 한번 기회를 주었습니다. 폐하께서 저를 황후로 책봉해 주신다면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고 합니다."배연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기설윤은 다시 한발 물러서는 척하며 오히려 원하는 바를 얻으려 했다."폐하, 제가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압니다. 서화와 다툴 생각도 없으니, 폐하께서는 저를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설령 임무를 완수하지 못해 죽게 되더라도, 저는 조금도 원망하지 않겠습니다.”"그래, 알겠다."배연우가 고개를 끄덕이자, 기설윤의 눈동자 깊은 곳에 환희가 스쳤다.그녀가 감사를 표하려던 찰나, 목에 갑작스러운 통증이 느껴졌다.배연우는 그녀의 목을 세게 움켜쥐었고,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웠다."그럼 그냥 죽거라."기설윤은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몸부림치며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폐하, 왜 이러십니까? 저는 설윤입니다.”하지만 그녀가 한마디씩 내뱉을 때마다 배연우의 눈은 점점 더 붉게 충혈되었다.기설윤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고, 숨이 막히기 직전이 되어서야 배연우는 마치 더러운 것을 내던지듯 그녀를 힘껏 바닥에 내팽개쳤다.기설윤이 계속 기침을 내뱉는 동안, 배연우는 몸을 숙여 그녀의 머리채를 움켜잡아 들어 올렸고, 그의 두 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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