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주 공주님이시다! 웬일로 오셨지? 폐하의 노여움을 사서 다시 금족령을 받을까 두렵지 않나?""선 황후와 모녀의 정이 깊으셨으니, 와서 소란을 피우는 것도 이상하지 않지.""눈치가 있다면 궁에서 조용히 지내야지. 그래야 폐하와 태자에게도 체면이 남을 텐데, 그렇지 않으면..."문무백관이 수군거리며 나를 동정과 비웃음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았다.황제가 입을 열기도 전에, 허광이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현주, 궁에서 애나 보고 있을 것이지, 무슨 소란입니까?"그는 땅에 떨어진 머리를 흘낏 보더니 얼굴이 시퍼렇게 질렸다."가짜 머리까지 들고 와서 명월을 겁주려 들다니, 참 못됐네요!""당장 명월에게 사과하지 못하겠습니까?"나는 그의 정체를 알아보았다.현주의 부마였다.그는 자기 아버지와 무척 닮았다.옛날 그의 아버지는 첩을 총애하여 정실을 업신여기고, 서자를 적자로 삼았다. 허광은 그때 제대로 된 옷 한 벌도 없었다.그가 아버지에게 맞아 다리가 부러졌을 때, 현주가 의관을 불러주지 않았다면 지금 절름발이가 되었을 것이다.아직도 소년 허광이 내 앞에 무릎 꿇고 세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맹세하던 그 순간을 기억한다. "마마, 마음을 놓으소서. 제가 공주님을 저버린다면, 천벌을 받아 죽어 마땅하며, 저희 어머니께서도 땅에서 편히 쉬지 못하실 것입니다!"나는 믿었다.그래서 나는 그 어머니의 억울함을 풀어주었고, 그에게 세자의 자리를 주었다.그런데 불과 십 년 만에, 나한테 현주를 지켜주겠다던 그 사람은 나와 그를 위해 아이를 낳은 현주조차 구분하지 못하고 있었다.참으로 우스웠다.내가 입을 열기도 전에, 고명월의 눈물이 먼저 흘렀다.그녀는 목이 메며 말했다."그만두시죠. 저는 미천한 몸일 뿐인데, 폐하께서 궁중에 데려다 길러 주신 것만으로도 이미 천만다행입니다. 선 황후의 딸로 기록되는 것은 제게 너무 과분합니다. 현주 언니가 못마땅해하시는 것도 당연합니다."그 말에 허광의 얼굴색은 곧바로 어두워졌다.그는 고명월의 어깨를 감싸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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