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결정은 목요일 오전에 나왔다.한세라 명의 오피스텔 보증금 반환채권 2억 원. 정태성 회사의 거래처 매출채권 4억 3천만 원. 유령 법인 계좌에 남아 있던 7천만 원.전부 가압류됐다.본안 판결은 아니었다. 그래도 태성과 세라가 돈을 다른 곳으로 옮길 통로 하나는 닫혔다.결정문을 받은 지 10분쯤 지나 정태성에게서 전화가 왔다.“지안아, 지금 통화 돼?”평소보다 호흡이 빨랐다.“무슨 일이야?”“회사 매출채권에 이상한 게 걸렸어. 경쟁 업체가 억지로 신청한 것 같아.”아직 송달 서류를 끝까지 읽지 못한 모양이었다. 수화기 너머로 직원들이 계좌와 납품대금을 다급하게 확인하는 소리가 들렸다.“그래서?”“며칠만 급한 자금이 필요할 수도 있어. 당신 예금 중에 바로 움직일 수 있는 돈 있어?”지안은 입술 안쪽을 깨물었다.자신의 돈을 훔쳐 회사에 넣은 사람이, 그 돈이 묶이자 다시 손을 벌렸다.“센터 자금은 못 움직여.”“회사 돈 말고 당신 개인 자산.”“그것도 어려워.”태성은 한 번 더 물었다.“어머니 건물에서 임대보증금이라도 빼면 안 돼?”그 건물은 이미 그가 몰래 담보로 잡은 재산이었다. 지안은 대답 대신 통화 녹음 표시를 확인했다. 하경의 조언대로 모든 연락을 원본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다.잠깐의 침묵 뒤, 태성은 익숙한 목소리로 돌아왔다.“알겠어. 부담 주려던 건 아니야. 내가 해결할게.”오후에는 한세라에게서 메시지가 왔다.[소장님, 혹시 우진이 검사에서 이상한 결과가 나온 건가요?]세라는 아이의 상태보다 ‘이상한 결과’를 먼저 물었다. 동의서에서 읽은 혈연관계 문구가 마음에 걸린 듯했다.[왜 그렇게 생각하죠?]답장은 한참 뒤에 왔다.[대표님이 회사 일 때문에 예민하셔서요. 우진이까지 아플까 봐 걱정돼서 여쭤봤습니다.]지안은 대화를 캡처해 보관했다.밤 9시가 가까워 태성이 들어왔다. 넥타이는 풀려 있었고, 얼굴에는 억지 미소가 걸려 있었다.“별일 아니었어. 거래처 쪽 오해 같아.”그는 재킷도 벗지 않
Dernière mise à jour : 2026-08-1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