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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첫 번째 화면

Author: 6jay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18 10:57:18

별실의 웅성거림이 잦아들었다.

스크린에는 숫자 아래로 두 이름이 나타났다.

[정태성 — 정우진]

[부권 긍정 확률 99.99%]

정태성의 손에서 펜이 떨어졌다. 한세라는 숨을 들이켠 채 굳었다. 김명숙만은 스크린보다 며느리의 얼굴을 먼저 살폈다.

가벼운 금속음이 유난히 크게 울렸다.

“이게 무슨 뜻이야?”

정재국이 아들에게 물었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서지안이 마이크를 들었다.

“우진이는 죽은 친척 부부의 아이라고 들었습니다. 저 역시 그렇게 믿고 3년 전 입양했습니다.”

화면이 바뀌었다. 검사 일자와 검체 종류, 분석기관이 표시됐다. 우진의 질환명과 세부 유전정보는 모두 가려져 있었다.

“가족 유전자 분석 과정에서 남편과 생물학적 부자관계가 확인됐습니다. 혈액과 구강 상피세포로 재검했고, 외부 공인기관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태성이 단상 쪽으로 다가왔다.

“꺼.”

갈라진 목소리였다.

“이건 검사 오류야. 지안이가 지금 충격받아서 판단을 못 하는 겁니다.”

그는 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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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자 불일치 0%의 비밀   18화. 서명이 가짜였다

    가압류 결정 후 3주가 지나자 수사는 은행과 정태성의 회사, 대출 브로커 사무실로 번졌다.서지안이 3년 5개월 전 난자 채취를 위해 입원해 있던 기록과 휴대전화 위치, 수면마취 투약 시간이 확보됐다. 은행에서 본인 확인 영상이 촬영된 시각, 지안은 회복실에서 수액을 맞고 있었다.그 옆에는 정태성이 있었다.보호자 확인란의 서명도 그의 것이었다.“동시에 두 곳에 있을 수는 없죠.”수사관이 두 기록을 나란히 놓았다.은행 영상 시각 오후 2시 18분. 회복실 간호기록 오후 2시 16분.[보호자 정태성 동반. 환자 어지럼증 호소.]지안은 그 문장을 한동안 바라봤다.그날 태성은 침대 옆에 앉아 물을 먹여 줬다. 손등의 주삿바늘을 보며 “이번에는 꼭 잘될 거야”라고 말했다. 같은 시간 다른 여자는 지안의 이름으로 15억 원을 빌리고 있었다.필적 감정 결과도 나왔다.[서명 ‘서지안’은 본인의 평소 필적과 상이하며, 비교자료상 정태성의 필기 습관과 다수의 공통 특징이 확인됨.]지안이 모아 둔 꽃다발 카드와 택배 수령 서명이 비교자료로 쓰였다. 마지막 획의 방향, 자음 사이의 간격, 펜을 누르는 힘까지 태성 쪽에 가까웠다.위임장과 인감증명서도 위조였다.태성의 회사 서재에서 압수한 스캐너에는 지안의 신분증과 인감도장 이미지가 남아 있었다. 대출 실행 전날 출력한 흔적도 복구됐다.본인 확인 영상 속 여자는 한세라로 특정됐다. 뱀 모양 팔찌와 검지의 흉터, 당시 휴대전화 기지국 위치, 은행 주차장에 들어온 차량 번호가 모두 일치했다.세라는 조사실에서 고개를 숙였다.“대표님이 지안 씨가 동의한 일이라고 했어요.”“동의한 사람이라면 왜 서지안 씨인 척했습니까?”수사관의 질문에 세라는 입을 열지 못했다.

  • 친자 불일치 0%의 비밀   17화. 역고소

    정태성의 반격은 다음 날 시작됐다.[유전자 검사기관 소장의 사적 검체 이용 의혹]익명 제보 글이 의료계 커뮤니티와 기자들에게 동시에 퍼졌다. 질투에 눈먼 아내가 남편과 직원의 유전자 정보를 무단으로 조회하고, 미성년자의 검사 결과를 가족들 앞에서 공개했다는 내용이었다.글에는 서지안의 이름과 GENE ONE 로고까지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센터 전화가 쉴 새 없이 울렸다. 오랫동안 거래하던 대학병원 한 곳은 신규 의뢰를 잠정 보류했다. 접수대에서는 같은 질문이 반복됐다.“여기 결과, 믿어도 되는 겁니까?”“소장이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거 아니에요?”지안은 통화를 듣다 운영회의실로 들어갔다. 연구원들의 얼굴이 굳어 있었다. 막내 연구원 하나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소장님. 저희가 낸 결과까지 의심받고 있어요.”그 말이 가장 아팠다.태성이 노린 건 이혼 싸움의 우세가 아니었다. 지안이 12년 동안 쌓은 이름과, 함께 일한 사람들의 손까지 더럽히는 일이었다.“그래서 내가 먼저 빠질 거야.”지안은 사원증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조사 끝날 때까지 해당 검사 승인권과 원자료 접근 권한을 중지해 주세요. 내 결혼 문제 때문에 여러분 결과까지 의심받게 두지 않을 겁니다.”최민석 팀장이 곧바로 검체 이력 화면을 띄웠다.우진의 첫 검사는 담당 병원이 의뢰한 가족 유전자 패널이었다. 태성과 우진은 신분 확인 뒤 검체를 제공했고, 지안은 이해관계 충돌을 이유로 분석 과정에서 빠져 있었다.최초 결과가 뜬 시각. 원자료 잠금 명령. 재검 지시. 외부 기관 인계번호.손댈 수 없는 기록이 분 단위로 이어졌다.“서지안 소장 계정에서 결과 수정이나 삭제는 없습니다.”민석의 목소리는 단호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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