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구치소 미결수 독방의 차디찬 시멘트 바닥.푸른색 미결수 수의를 걸친 권도현은 무릎을 가슴까지 바짝 끌어안은 채 벽구석에 웅크려 있었다. 신경안정제와 향정신성 약물이 강제로 끊긴 지 겨우 하루 만에 지옥 같은 금단 증상이 전신을 사납게 덮쳤다.손가락 마디마디가 뻣뻣하게 굳어 경련을 일으켰고, 귓가에서는 수천 마리의 독벌레가 고막을 갉아먹는 듯한 날카로운 이명이 멈추지 않았다.뚝, 뚝, 뚝. 어두컴컴한 독방 천장에서 핏방울이 떨어지는 환청과 함께, 벽면 가득 전생에 수안이 폐쇄병동 벽에 남겼던 처절한 유서의 문장들이 붉은 피로 피어올랐다.“제발…… 제발 그만해…… 내가 잘못했어……!”도현은 피가 배어 나오도록 이마를 콘크리트 벽에 찧으며 비명을 삼켰다. 자신이 그동안 상담실에 가두고 조롱했던 수많은 환자의 공포를, 이제는 자신이 고스란히 겪고 있었다.덜컥-!육중한 철문이 열리며 교도관이 도현을 특별 접견실로 이끌었다. 투명한 아크릴 유리창 너머, 단정한 트렌치코트 차림의 윤수안이 얼음장처럼 차가운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도현은 미친 사람처럼 유리창으로 달려들어 두 손바닥을 철썩 부딪치며 매달렸다.“수안아! 수안아, 제발 살려줘…… 내가 다 인정할게. 내가 널 통제하고 망가뜨리려 했던 거, 전부 다 자백할게.”도현의 눈동자에 맺힌 것은 오만하던 의사의 자존심이 아닌, 영혼이 완전히 파괴된 정신병자의 처절한 공포였다.“여기 있으면 내가 진짜 미쳐버릴 것 같아…… 숨이 안 쉬어져. 제발 날 여기서 꺼내줘. 네가 시키는 대로 다 할 테니까……!”도현은 유리창 너머 수안의 손을 보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 손이 서류를 넘길 때마다, 전생에 자신이 상담 노트를 펴며 상대의 약점을 표시하던 손동작이 떠올랐다.이제 자리에 앉은 쪽은 수안이었고, 유리 너머에서 숨이 가빠진 쪽은 자신이었다.“여기서는 아무도 내 말을 믿지 않아. 약을 달라고 해도, 문을 열어 달라고 해도….”그는 끝내 말을 흐렸다. 살려 달라는 부탁조차 자신이 누군가에게 허
Terakhir Diperbarui : 2026-08-21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