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벽에 부딪히는 소리가 대기실을 울렸다. 소파 위에서 엉켜 있던 두 그림자가 경악에 질려 황급히 떨어져 나갔다.무대 메이크업을 곱게 마친 민채령은 립스틱이 번진 입술을 감싸 쥐며 바닥으로 주저앉았고, 셔츠 단추가 두 개나 풀린 류태하가 사색이 되어 고개를 돌렸다.“유, 윤세아……?”태하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굳은 건 잠깐이었다.그는 재빨리 셔츠 깃을 정돈하고 흐트러진 머리를 쓸어 넘기며 특유의 뻔뻔한 오만함을 드러냈다.“너 노크도 없이 남의 대기실에 불쑥 들어오는 버릇 언제 고칠래?”사과는커녕, 적반하장으로 눈살을 찌푸리며 쏘아붙이는 태하의 태도에 세아는 헛웃음조차 나오지 않았다.“남의 대기실? 류태하, 방금 네 입으로 뭐라 그랬어?”세아는 성큼성큼 걸어 들어가 소파 앞 유리 테이블 위에 손에 쥐고 있던 안무 수정안 서류철을 쾅 소리 나게 내리꽂았다.“내가 네 뒤꽁무니나 쫓아다니는 한심한 여자라고? 내 안무가 올드해서 해외 안무가로 갈아탈 생각이라고?”태하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문밖에서 자신들의 대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들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그는 결코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들었으면 됐네. 채령아, 너 먼저 나가 있어.”민채령이 눈치를 보며 엉거주춤 일어나 대기실 문밖으로 도망치듯 빠져나갔다. 문이 닫히자 태하는 바지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채 턱을 치켜들었다.“그래, 솔직히 말하자. 세아야, 우리 3년 만났잖아. 아이돌 바닥에서 3년 비밀 연애 해줬으면 나도 할 만큼 한 거 아니야?”“뭐?”“남자가 사회생활 하다 보면 후배랑 술도 마시고 스킨십도 좀 할 수 있지, 그걸 일일이 트집 잡아서 이렇게 방송국 한복판에서 난리를 쳐야겠어? 너랑 당장 결혼할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숨 막히게 굴어?”태하는 말끝마다 잘못을 세아에게 돌렸다. 3년 동안 자신의 청춘과 돈, 열정을 쏟아부어 만들어 놓은 남자가 눈앞에서 가장 추악한 본색을 드러내고 있었다.“결혼할 것도 아닌데……?”세아는 손바닥이 아릴 만큼 주먹을 쥐었다.
Terakhir Diperbarui : 2026-08-25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