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저녁, 펜트하우스 거실 테이블에는 도현이 꺼내둔 레드 와인과 크리스털 잔 두 개가 놓여 있었다. 서율은 첫 잔을 너무 빨리 비웠고, 도현이 말리기 전에 두 번째 잔까지 절반쯤 마셨다.목 안이 따뜻해지자 하루 종일 눌러둔 질문들이 더 선명해졌다. 도현은 멈추라는 말을 듣고 멈췄고, 과거의 개입은 숨기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데 계약서는 여전히 금고 안에 있었고, 두 사람은 같은 집에서 서로의 다음 행동만 살피고 있었다.“그렇게 빈속에 급하게 마시면 금방 취할 텐데.”샤워를 마친 도현이 검은 린넨 셔츠 차림으로 맞은편에 앉았다. 젖은 머리칼 끝에서 물이 한 방울씩 떨어졌다. 그는 서율의 잔보다 얼굴부터 살폈다.“취하기라도 해야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견딜 것 같아서 그래. 너한테 숨 막히게 감시당하는 이 비참한 현실을!”서율이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와인 잔을 쥔 채 날카롭게 쏘아붙였다.술기운이 오른 서율의 뺨이 붉었다. 셔츠 단추 하나가 느슨해진 것도 모르고 잔을 내려놓다 손끝이 미끄러졌다. 와인 한 방울이 입술 끝에서 턱선을 타고 쇄골 위로 떨어졌다.‘뚝-’붉은 점 하나가 흰 피부 위에서 번졌다. 도현의 시선이 그 자리에 멎었다. 잔을 쥔 손가락도, 호흡도 함께 멈춘 듯했다.그는 서율의 손에서 잔을 받아 테이블 멀리 내려놓았다. 서두른 동작이었지만 유리가 부딪치지는 않았다.“도, 도현아……?”서율이 놀라 뒤로 물러서자, 도현이 그녀의 양어깨를 붙잡아 소파 등받이에 기대게 했다.가죽 소파가 깊게 꺼지고 도현의 그림자가 서율 위로 내려앉았다.“네가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라는 건 아는데, 지금은 침착하기가 어렵다.”도현의 뜨거운 숨결이 입술 가까이 닿았다. 그가 쇄골 위 와인 자국으로 고개를 내리자 서율이 가슴을 밀었다.“하지 마.”도현은 즉시 멈췄다. 양어깨를 잡았던 손도 놓고 한 걸음 물러섰다.“정말 싫어?”서율은 답하지 못했다. 싫다는 말은 이미 했는데, 막상 그가 떨어지자 남겨진 거리가 이상하게 차갑게 느껴졌다.“무서워
Terakhir Diperbarui : 2026-08-28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