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스크린에는 화려한 그래프 대신 날짜와 계좌 번호가 정리된 타임라인이 나타났다.서우는 일부러 기술 용어를 줄였다. 코드를 모르는 사람도 돈이 언제, 누구의 승인으로 움직였는지 따라갈 수 있도록 한 화면에 한 사건만 배치했다.첫 번째는 인증서 복제.두 번째는 가짜 로그 삽입.세 번째는 해외 송금.각 단계 아래에는 원본 해시값과 외부 기관의 검증 도장이 붙었다.“이 자료는 지금 처음 공개되지만, 원본은 이미 법원의 증거보전 절차를 거쳤습니다. 화면을 끄거나 서버를 지워도 없어지지 않습니다.”그 말에 박진태의 어깨가 눈에 띄게 처졌다.서우는 마이크를 잡았다.“3년 전 9월 14일, 제 사번 인증서가 새벽 3시 12분에 복제됐습니다. 저는 당시 제주 학회에 있었고, 사내망 접속 기록도 없습니다.”다음 화면에는 복제 요청을 승인한 관리자 계정이 떴다.[승인자: PJT-DIRECTOR]박진태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복제된 인증서는 17개 거래를 승인하는 데 사용됐고, 총 500억 원이 두 개의 페이퍼컴퍼니로 빠져나갔습니다.”350억 원은 박진태가 관리하는 해외 법인으로, 150억 원은 강승현 측근 명의의 차명 계좌로 이동했다.서우는 원본 서버에 남은 AI 워터마크를 확대했다.“이 흔적은 제가 만든 감사 알고리즘에만 남습니다.”서우는 워터마크가 왜 위조하기 어려운지 짧게 설명했다. 정상 로그라면 시간값이 한 칸씩 이어지지만, 복제된 로그에는 원본에 없는 미세한 건너뜀이 생긴다.화면에는 그 건너뜀이 붉은 점으로 표시됐다. 점은 박진태의 관리자 계정이 사용된 43개 파일에서 똑같이 반복됐다.“사람이 거짓말을 해도 시스템은 작업 순서를 남깁니다. 박 상무님은 결과만 바꿨고, 과정까지 지우지는 못했어요.”행사에 참석한 태성 직원들이 그 문장을 듣고 서로를 바라봤다. 서우를 무능한 범인으로 몰았던 보고서가 한꺼번에 무너지고 있었다.“박 상무는 로그를 지우면서 출력값만 복사했고, 원본 모델의 미세 서명값까지 제거하지 못했습니다.”외부 전
Last Updated : 2026-09-0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