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 두 사람은 같은 일과를 반복했다.낮에는 횡령 로그를 복구했고, 밤에는 태혁의 신경 반응을 조정했다. 서우가 가까이 있을수록 파형은 안정됐지만, 그 이유를 단순한 수치로 설명하기는 어려웠다.문제는 태혁이 지나치게 많은 것을 안다는 데 있었다.첫날에는 침실 온도가 24도로 맞춰져 있었다. 과거 서우가 가장 좋아한다고 입력한 수치였다. 하지만 고시원에서 난방비를 아끼며 살다 보니 이제는 21도가 편했다.둘째 날에는 예전에 즐겨 듣던 재즈가 거실에서 흘렀다. 그 곡은 회사에서 쫓겨난 날 루시안과 밤새 반복해 들은 뒤로 다시는 재생하지 못했다.셋째 날, 비서실이 가져온 옷 중에는 기록 속 취향과 똑같은 연보라색 원피스가 있었다.하나하나는 호의였다. 모이면 자신보다 오래된 데이터가 이 집에서 먼저 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커피.”그가 책상 옆에 잔을 내려놓았다.헤이즐넛 시럽 한 번, 우유는 조금. 예전에 루시안에게 알려 준 취향과 정확히 같았다.“저 이제 시럽 안 먹어요.”태혁이 잔을 내려다봤다.“언제 바뀌었지?”“회사를 그만둔 뒤요. 단 게 싫어졌어요.”“새로 가져오지.”“잠깐만요.”서우가 그의 소매를 잡았다.“음식뿐만 아니에요. 옷, 음악, 잠드는 시간까지 예전 기록으로 맞추려 하잖아요.”“불편했나?”“무서워요.”태혁의 얼굴에서 표정이 사라졌다.“저를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하면서, 정작 지금의 저는 안 묻는 게요.”그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서우가 잡았던 소매를 놓았다.“루시안은 제가 원하는 답만 주는 AI였어요. 하지만 강태혁 씨는 그 AI가 아니잖아요. 저도 기록 속 사용자로만 남고 싶지 않고요.”“맞아.”태혁이 낮게 답했다.“내가 착각했군.”그날 오후, 그는 서우의 개인 기록이 저장된 암호화 장치를 가져왔다. 의료 데이터와 분리한 뒤, 모든 접근 권한을 서우에게 넘겼다.“복구된 대화 기록은 네가 결정해. 삭제해도 되고, 보관해도 돼.”“당신 기억까지 지워지는 건 아니잖아요.”“그건 못 지워.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30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