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연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소매에서 옥비녀 하나를 꺼내 내게 건네며 사과의 뜻을 보였다."그만 울어라. 내년에는 반드시 공을 맞혀 너와 혼인하마. 그러니 한 해만 더 기다려라."또 같은 말이었다.예전의 나는 그 말을 믿었다. 하지만 계례를 치른 뒤부터 스무 살이 될 때까지 기다렸건만, 그는 단 한 번도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나는 손에 들린, 윤월이 고르고 남은 옥비녀를 바라보았다.모두가 놀란 눈으로 바라보는 가운데 나는 눈물을 닦고 옥비녀를 힘껏 바닥에 내던져 깨뜨렸다."필요 없습니다, 세자. 이제 더는 기다리지 않겠습니다."옥비녀뿐만이 아니었다.나는 허리에 차고 있던 평안 부적을 풀고 손목의 비취 팔찌를 벗은 뒤, 소매에서 미리 준비해 둔 파혼서를 꺼냈다.모조리 그의 앞에 던졌다.하지만 다음 순간, 고연이 내 손을 꽉 붙잡았다."윤정, 그 부적은 네가 계례를 치르던 해에 내가 일보일배를 하며 영은사에 가서 빌어 온 것이다. 게다가 그 비취 팔찌는 너와 나의 정표가 아니냐! 네가 어찌 이것들을 버릴 수 있느냐?"그는 파혼서를 찢어 버리고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어차피 너와 나는 언젠가 혼인할 사이인데, 이번에 공을 맞히지 못했다는 이유로 꼭 이리 고집을 부려 양가 모두를 언짢게 해야겠느냐?"윤월은 서둘러 내 팔을 붙잡고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달랬다."언니, 이렇게 여러 해가 지났는데 어찌 고연 오라버니께 이리 화를 내십니까."아버지와 어머니마저 미간을 찌푸리고 못마땅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그동안 우리가 너를 너무 오냐오냐 키웠구나. 파혼을 장난으로 여길 줄은 몰랐다.""윤정, 어서 고연에게 사과하거라. 오늘 일은 없던 일로 하겠다."두 사람은 마치 철없는 사람은 언제나 나이고, 이 모든 일을 벌인 자신들은 아무 잘못도 없다는 듯 당당하게 말했다.오라버니가 찔린 듯 시선을 피하는 모습이 그저 우스울 따름이었다.나는 윤월의 손을 힘껏 뿌리치고 차분히 고연과 눈을 마주했다."저는 고집을 부리는 것이 아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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