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두 시가 넘어가자 넓은 집 안은 완전히 고요해졌다.거실에 남아 있던 술병과 접시는 이미 치워진 뒤였고, 서희가 내준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사라는 손님방 침대에 엎어진 채 깊이 잠들어 있었다. 낮부터 제대로 먹지 못한 데다 저녁 내내 술까지 마신 탓인지 베개에 머리를 대자마자 잠든 참이었다.그렇게 모두가 잠든 줄 알았던 시간.끼익―고요한 안방에서 낮은 소리가 새어 나왔다.“하흣…….”서희가 급하게 입술을 깨물었다. 흐트러진 머리카락이 하얀 베개 위로 흩어지고 가쁜 숨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바로 곁에 있는 강수의 넓은 어깨를 붙잡은 손에도 힘이 들어갔다.끼익, 끼익―침대가 다시 낮게 울었다.“오빠…….” “왜.”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강수의 낮은 목소리와 달리 서희의 목소리는 잔뜩 흐트러져 있었다. 서희는 그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가 겨우 고개를 들었다.“살살해줘…… 집에 사라 있어.”강수는 별로 신경 쓰이지 않는다는 얼굴이었다.“자잖아.”“그래도…… 하, 들으면 어떡해.”“방 멀어.” “오빠는 진짜…….”서희가 민망한 듯 그의 어깨를 살짝 밀었다. 그러나 강수는 그런 서희의 손을 잡아 제 쪽으로 당겼고, 금세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다시 사라졌다.결혼한 뒤에도 강수와 서희의 관계는 나쁘지 않았다.오히려 좋은 편이었다.강수에게 서희는 자신이 살아온 세계와는 전혀 다른 여자였다. 피와 폭력이 당연했던 사뇌파의 보스에게 아무 조건 없이 웃어주고, 얼굴의 흉터를 보고도 무서워하기보다 아프지 않았느냐고 먼저 물었던 여자. 처음에는 그 부드러움이 낯설었고, 나중에는 그 따뜻함을 놓치고 싶지 않아 결혼했다.서희 역시 그런 강수를 사랑했다.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1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