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뒤, 내 영혼은 몸에서 빠져나와 허공을 떠돌았다.미처 봉합하지도 못한 배, 신장 하나만 남은 몸, 그리고 옆에 놓인 이미 사람의 형태를 갖춘 아이까지.내 상태는 처참하기 그지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내 몸은 흰 천에 완전히 덮였고, 시신은 수술실 밖으로 옮겨졌다.그때 보였다.내 남편 방지훈이 다른 수술실 앞을 지키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내가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초조함과 걱정이 가득했다.내 시신이 방지훈 곁을 지나갔지만 그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내가 대체 뭘 기대했던 걸까. 그가 걱정하는 사람은 따로 있었는데.그때 수술실 문이 열리자 방지훈이 잽싸게 달려갔다.“선생님, 유나는요? 괜찮습니까?”“신장 이식 수술은 아주 잘 끝났습니다. 마취에서 깨면 면회하셔도 됩니다.”의사는 환하게 웃으며 좋은 소식을 전했고, 방지훈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병실 안에서 장유나는 창백한 얼굴로 누워 있었다.그 모습을 본 방지훈은 금세 눈시울을 붉혔다.그는 다가가 장유나의 손을 꼭 붙잡았다.“유나야, 많이 힘들었지.”“난 괜찮아.”장유나는 천천히 손을 들어 방지훈의 뺨을 쓰다듬었다.잠시 머뭇거리던 그녀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지훈아, 여기 있으면 안 되잖아. 서연이 곁에 있어 줘야지. 나, 서연이한테 너무 미안해.”말을 마치자 눈물이 장유나의 뺨을 타고 흘렀다.방지훈이 곧바로 말을 끊었다.“이 와중에도 서연이 걱정을 해? 그 독한 여자만 아니었어도 네 수술이 이렇게까지 늦어지진 않았어. 다 허서연 때문이야. 괜히 너만 더 고생했잖아.”방지훈의 목소리에는 짜증과 원망이 가득했다.나는 숨이 턱 막혔고 심장이 꽉 조이는 듯 아팠다.허서연. 방지훈이 말한 그 독한 여자, 바로 나였다.사람은 죽을 때 지난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고 한다.하지만 서로를 꼭 끌어안은 두 사람을 직접 보고 있자니, 내 머릿속에는 방지훈에게 떠밀리듯 수술대에 올라갔을 때의 두려움과 끝없는 고통만이 떠올랐다.그날 방지훈은 내 손목을 움켜쥐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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