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뒤, 내 영혼은 엄마 곁을 떠돌았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내게 차갑기만 했던 엄마는 동생의 손을 붙잡고, 걱정스러운 얼굴로 손목을 주물러 주고 있었다.“시우야, 엄마가 지금 바로 병원으로 데려가 줄게. 손은 분명 괜찮을 거야.”엄마가 윤시우를 데리고 떠나려던 순간, 한 구조대원이 두 사람을 막아섰다.잠시 망설이던 그 구조대원이 입을 열었다.“지우가 아직 절벽 아래에 있습니다. 먼저 구조해야 하지 않을까요?”엄마의 표정이 단번에 싸늘해졌다.“걔를 왜 구해요? 동생 하나 제대로 지키지도 못했는데, 나도 따질 게 많아요. 그냥 혼자 아래에 있게 둬요. 아무도 구하지 마세요.”말을 마친 엄마는 바닥에 침까지 뱉었다.나는 쓴웃음을 지었다.나를 힘껏 밀어서 절벽 아래로 떨어뜨리다 손목을 삔 건 윤시우였다.그런데 엄마에게 잘못한 사람은 오히려 동생을 지키지 못한 나였다.구조대원은 차마 발길을 떼지 못하고 다시 말했다.“지연 씨, 그래도 지우가 아까부터 꼼짝도 안 합니다. 정말 잘못된 걸 수도 있으니 일단...”엄마는 눈을 흘기며 귀찮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신경 쓰지 마요. 내가 혼낼까 봐 일부러 저러는 게 뻔해요. 나는 안 속아요. 그 정도 높이에서 떨어졌다고 무슨 일이 생기겠어요?”“실컷 누워 있다가 알아서 걸어오라고 해요. 이번에는 제대로 버릇을 고쳐 놔야지. 보기만 해도 속이 터져 죽겠다니까요.”엄마의 말을 듣고 있자니 죽은 뒤인데도 가슴 한구석이 아파왔다.엄마는 구조대장이었다.크고 작은 구조 현장을 수도 없이 겪어 왔다.야외에서는 작은 변수 하나로도 목숨을 잃을 수 있고, 다친 사람은 최대한 빨리 구조해서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었다.엄마가 별것 아니라고 생각한 절벽 아래에는 뾰족하게 튀어나온 바위가 있었다.하필 나는 그 위로 떨어졌다.날카로운 바위가 등을 깊숙이 파고들면서 큰 상처가 났다.그런데도 엄마는 살려 달라는 내 애원을 외면했다.손목을 삔 동생만 걱정하며 내게 모진 말까지 내뱉었다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