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rt
편애하는 엄마

편애하는 엄마

Por:  무명Completo
Idioma: Korean
goodnovel4goodnovel
8Capítulos
33visualizações
Ler
Adicionar à biblioteca

Compartilhar:  

Denunciar
Visão geral
Catálogo
ESCANEIE O CÓDIGO PARA LER NO APP

동생이 나를 절벽 아래로 밀었다. 목숨마저 위태로운 상황이었지만, 구조대장인 엄마는 손목을 삔 동생만 챙겼다. 나는 희미해져 가는 목소리로 제발 살려 달라고 애원했다. 하지만 엄마는 차가운 얼굴로 나를 내려다볼 뿐이었다. “동생이 다쳤는데 왜 지켜 주지도 않았어! 어디서 약한 척을 해? 혼자 여기 남아서 제대로 반성해!” 엄마는 곧바로 구조대원 전원에게 철수하라고 명령했고, 아무도 나를 구조하지 못하게 했다. 결국 나는 아무도 없는 외딴곳에서 홀로 숨을 거뒀다. 하지만 뒤늦게 내 죽음을 알게 된 엄마는 이미 썩어 버린 내 시신을 끌어안으면서 내 이름을 미친 듯이 계속 불렀다.

Ver mais

Capítulo 1

제1화

죽은 뒤, 내 영혼은 엄마 곁을 떠돌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내게 차갑기만 했던 엄마는 동생의 손을 붙잡고, 걱정스러운 얼굴로 손목을 주물러 주고 있었다.

“시우야, 엄마가 지금 바로 병원으로 데려가 줄게. 손은 분명 괜찮을 거야.”

엄마가 윤시우를 데리고 떠나려던 순간, 한 구조대원이 두 사람을 막아섰다.

잠시 망설이던 그 구조대원이 입을 열었다.

“지우가 아직 절벽 아래에 있습니다. 먼저 구조해야 하지 않을까요?”

엄마의 표정이 단번에 싸늘해졌다.

“걔를 왜 구해요? 동생 하나 제대로 지키지도 못했는데, 나도 따질 게 많아요. 그냥 혼자 아래에 있게 둬요. 아무도 구하지 마세요.”

말을 마친 엄마는 바닥에 침까지 뱉었다.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나를 힘껏 밀어서 절벽 아래로 떨어뜨리다 손목을 삔 건 윤시우였다.

그런데 엄마에게 잘못한 사람은 오히려 동생을 지키지 못한 나였다.

구조대원은 차마 발길을 떼지 못하고 다시 말했다.

“지연 씨, 그래도 지우가 아까부터 꼼짝도 안 합니다. 정말 잘못된 걸 수도 있으니 일단...”

엄마는 눈을 흘기며 귀찮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

“신경 쓰지 마요. 내가 혼낼까 봐 일부러 저러는 게 뻔해요. 나는 안 속아요. 그 정도 높이에서 떨어졌다고 무슨 일이 생기겠어요?”

“실컷 누워 있다가 알아서 걸어오라고 해요. 이번에는 제대로 버릇을 고쳐 놔야지. 보기만 해도 속이 터져 죽겠다니까요.”

엄마의 말을 듣고 있자니 죽은 뒤인데도 가슴 한구석이 아파왔다.

엄마는 구조대장이었다.

크고 작은 구조 현장을 수도 없이 겪어 왔다.

야외에서는 작은 변수 하나로도 목숨을 잃을 수 있고, 다친 사람은 최대한 빨리 구조해서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었다.

엄마가 별것 아니라고 생각한 절벽 아래에는 뾰족하게 튀어나온 바위가 있었다.

하필 나는 그 위로 떨어졌다.

날카로운 바위가 등을 깊숙이 파고들면서 큰 상처가 났다.

그런데도 엄마는 살려 달라는 내 애원을 외면했다.

손목을 삔 동생만 걱정하며 내게 모진 말까지 내뱉었다.

“너는 그렇게 큰데도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있어? 동생 하나 지키지도 못하고. 내가 널 왜 낳았나 몰라!”

그래도 화가 풀리지 않았는지 엄마는 모든 대원들에게 당장 철수하라고 지시했다.

누구도 나를 구조하지 못하게 했다.

그 말에 끝까지 붙들고 있던 희망마저 사라졌다.

‘엄마, 내가 그렇게 싫었어요?’

‘죽어 가는 나한테 줄 사랑은 조금도 없었던 거예요?’

‘그럼 이 목숨, 엄마한테 돌려줄게요.’

구조대원이 다시 엄마를 설득하려던 그때, 윤시우가 갑자기 아프다며 신음했다.

“엄마, 손목이 너무 아파요. 혹시 부러진 거 아니에요? 무서워요.”

엄마의 얼굴에서 짜증이 순식간에 사라지면서 걱정하는 기색이 번졌다.

엄마는 곧바로 구조 장비를 차에 실었다.

“걱정하지 마, 시우야. 엄마가 아무 일 없게 해 줄게. 지금 바로 병원으로 가자.”

그러고는 다른 대원들을 향해 소리쳤다.

“빨리 출발해요! 시우 치료가 늦어지면 가만 안 있을 거예요!”

대원들은 서로 얼굴만 바라보다 한숨을 내쉬고 차에 올랐다.

이렇게 대놓고 차별받는 건 이미 익숙한 일이었다.

그런데도 왜 아직 가슴이 아픈 걸까?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아야 하는데...

Expandir
Próximo capítulo
Baixar

Último capítulo

Mais capítulos

Para os leitores

굿노벨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굿노벨에 등록하시면 우수한 웹소설을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완벽한 세상을 모색하는 작가도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로맨스, 도시와 현실, 판타지, 현판 등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읽거나 창작할 수 있습니다. 독자로서 질이 좋은 작품을 볼 수 있고 작가로서 색다른 장르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어 더 나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성한 작품들은 굿노벨에서 더욱 많은 관심과 칭찬을 받을 수 있습니다.


Sem comentários
8 Capítulos
제1화
죽은 뒤, 내 영혼은 엄마 곁을 떠돌았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내게 차갑기만 했던 엄마는 동생의 손을 붙잡고, 걱정스러운 얼굴로 손목을 주물러 주고 있었다.“시우야, 엄마가 지금 바로 병원으로 데려가 줄게. 손은 분명 괜찮을 거야.”엄마가 윤시우를 데리고 떠나려던 순간, 한 구조대원이 두 사람을 막아섰다.잠시 망설이던 그 구조대원이 입을 열었다.“지우가 아직 절벽 아래에 있습니다. 먼저 구조해야 하지 않을까요?”엄마의 표정이 단번에 싸늘해졌다.“걔를 왜 구해요? 동생 하나 제대로 지키지도 못했는데, 나도 따질 게 많아요. 그냥 혼자 아래에 있게 둬요. 아무도 구하지 마세요.”말을 마친 엄마는 바닥에 침까지 뱉었다.나는 쓴웃음을 지었다.나를 힘껏 밀어서 절벽 아래로 떨어뜨리다 손목을 삔 건 윤시우였다.그런데 엄마에게 잘못한 사람은 오히려 동생을 지키지 못한 나였다.구조대원은 차마 발길을 떼지 못하고 다시 말했다.“지연 씨, 그래도 지우가 아까부터 꼼짝도 안 합니다. 정말 잘못된 걸 수도 있으니 일단...”엄마는 눈을 흘기며 귀찮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신경 쓰지 마요. 내가 혼낼까 봐 일부러 저러는 게 뻔해요. 나는 안 속아요. 그 정도 높이에서 떨어졌다고 무슨 일이 생기겠어요?”“실컷 누워 있다가 알아서 걸어오라고 해요. 이번에는 제대로 버릇을 고쳐 놔야지. 보기만 해도 속이 터져 죽겠다니까요.”엄마의 말을 듣고 있자니 죽은 뒤인데도 가슴 한구석이 아파왔다.엄마는 구조대장이었다.크고 작은 구조 현장을 수도 없이 겪어 왔다.야외에서는 작은 변수 하나로도 목숨을 잃을 수 있고, 다친 사람은 최대한 빨리 구조해서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었다.엄마가 별것 아니라고 생각한 절벽 아래에는 뾰족하게 튀어나온 바위가 있었다.하필 나는 그 위로 떨어졌다.날카로운 바위가 등을 깊숙이 파고들면서 큰 상처가 났다.그런데도 엄마는 살려 달라는 내 애원을 외면했다.손목을 삔 동생만 걱정하며 내게 모진 말까지 내뱉었다
Ler mais
제2화
엄마는 곧장 병원으로 달려가서 윤시우를 응급실로 데려갔다.의사가 손목을 삔 것뿐이고 큰 문제는 없다고 말한 뒤에야 엄마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때 아빠도 숨을 헐떡이며 병원으로 달려왔다.“시우는 어때? 손목은 괜찮아? 뼈는 안 다쳤대?”엄마가 다행이라는 듯 말했다.“그냥 삔 거래. 뼈는 안 다쳤다니까 정말 다행이야. 다 지우 때문이야. 동생 좀 제대로 지키라고 했는데 그것도 못 하고. 내가 걔를 왜 키웠나 몰라.”내 이야기가 나오자 엄마의 목소리는 금세 차가워졌다.어릴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말이었다.동생을 지켜야 한다.하지만 나도 윤시우보다 겨우 한 살 많을 뿐이었다.나 역시 어린아이였다.게다가 윤시우는 늘 부모님의 사랑을 등에 업고 나를 괴롭혔다.내가 지켜 줘야 할 동생과는 거리가 멀었다.아빠가 인상을 찌푸리며 화를 냈다.“그 자식은 대체 제대로 하는 게 뭐야! 개도 주인은 지킬 줄 아는데, 먹이고 입혀 키워 놨더니 동생도 하나 못 지켜?”가슴 한구석이 쓰렸다.아빠가 윤시우의 다친 손목을 보면 나부터 탓할 거라는 건 알고 있었다.그래도 아빠에게 내가 개보다도 못한 존재일 줄은 몰랐다.윤시우가 부모님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엄마, 아빠. 형한테 너무 뭐라고 하지 마세요. 형 아직 절벽 아래에 있잖아요. 우리 데리러 가요.”엄마는 흐뭇한 얼굴로 윤시우를 품에 안았다.“시우야, 넌 너무 착해서 탈이야. 이번에는 형이 자기 잘못을 확실히 알게 해야 해.”아빠도 옆에서 맞장구를 쳤다.“그래. 이번엔 제대로 혼내 줘야지.”윤시우는 뭔가 말하려다 망설이는 표정을 지었다.부모님은 그런 모습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곧바로 다정하게 물었다.“우리 아들, 엄마 아빠한테 하고 싶은 말 있어? 무서워하지 말고 말해.”“무슨 일이든 엄마 아빠는 네 편이야.”윤시우는 금세 눈시울을 붉혔다.억울해서 견딜 수 없다는 얼굴이었다.“엄마, 형은 왜 저를 그렇게 싫어해요? 제가 빨리 피하지 않았으면 지금 절벽 아
Ler mais
제3화
문득 내가 여섯 살이 되기 전 일이 떠올랐다.그때도 부모님은 동생을 더 예뻐했지만, 그래도 나까지 완전히 외면하진 않았다.그러던 어느 날, 나는 우연히 집 앞에서 아빠가 다른 여자와 끌어안고 있는 모습을 봤다.어렸던 나는 그게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그대로 엄마에게 달려가서 말했다.엄마는 아빠와 크게 싸웠다.나는 옆에 멍하니 서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그저 아빠가 엄마에게 잘못한 것 같다는 생각만 들었다.그래서 엄마 앞을 막아선 채 나름대로 잔뜩 화난 얼굴로 아빠에게 말했다.엄마를 괴롭히지 말라고.반면 동생은 울면서 두 사람에게 달려가 안겼다.엄마 아빠가 헤어지는 건 싫다고 울며 매달렸다.세 사람은 서로를 끌어안고 한참을 울었다.그러더니 거짓말처럼 다시 화해했다.그리고 그 뒤부터 모든 화살은 나를 향했다.엄마는 괜히 일을 키웠다며 나한테 손가락질을 했고, 아빠는 내 뺨을 때리며 집안을 망치는 애라고 했다.나중에 커서야 알게 됐다.엄마는 이미 오래전부터 아빠에게 다른 여자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저 모른 척하고 있었을 뿐이었다.엄마는 아빠와 이혼하고 싶지 않았으니까.내가 그 일을 입 밖에 내는 바람에, 두 사람이 애써 덮어 두던 문제를 더는 모른 척할 수 없게 됐다.엄마는 자존심이 센 사람이었다.그래서 알면서도 계속 못 본 척할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아빠 역시 밖에 여자가 있었지만, 아내와 아이를 버린 남자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 하진 않았다.이혼할 생각도 없었다.결국 윤시우는 두 사람이 다시 한발씩 물러설 수 있는 구실이 됐다.그리고 나는 이미 금이 갈 대로 간 두 사람의 관계를 계속 떠올리게 하는 존재가 됐다.그날 이후 나는 집안 분위기를 망치는 아이가 됐고, 점점 없는 사람 취급을 받게 되었다.반대로 윤시우는 가족을 지켜 낸 착한 아이가 됐다.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귀한 아들이 됐다.그 뒤로 동생은 점점 더 거리낌 없이 부모님 앞에서 내 험담을 했다.결국 나는 부모님이 가장 싫어
Ler mais
제4화
엄마의 입가에 걸려 있던 웃음이 그대로 굳었다.엄마는 핸드폰 화면을 다시 확인했다.분명 손우빈이었다.그러자 곧 불쾌한 목소리로 말했다.“우빈 씨, 혹시 윤지우가 그쪽으로 찾아가서 이런 말로 나 속여 달라고 한 거예요?”“오늘이 동생 생일인데 이런 재수 없는 말로 관심을 끌려고 하다니. 걔 돌아오기만 해 봐요. 그냥 안 넘어갈 테니까.”엄마가 끝까지 믿지 않자, 손우빈의 목소리가 한층 높아졌다.[지연 씨! 내가 이런 일로 거짓말할 사람으로 보여요?][지우도 당신 아들이잖아요. 세상에 어떤 엄마가 그래요? 그날 내가 구조하자고 했는데 당신이 막았잖아요.] [그런데 이제 애가 죽었다는데 그것도 못 믿어요? 지우가 정말 친아들 맞아요?][지우 시신은 지금 제일병원에 안치되어 있습니다. 직접 와서 확인하세요!]엄마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손우빈의 목소리가 워낙 컸던 탓에 가까이 있던 친척들도 통화 내용을 들었다.주변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사람들은 복잡한 표정으로 엄마를 바라봤다.엄마는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더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사람들을 챙겼다.“다들 계속 드세요. 지우가 원래 다른 사람까지 끌어들여서 우리 속이는 걸 좋아해요. 저희는 익숙해요.”하지만 나는 봤다.핸드폰을 쥔 엄마의 손이 살짝 떨리고 있었다.엄마는 아빠를 한쪽으로 끌고 갔다.눈가도 살짝 붉어져 있었다.“우빈 씨가 지우가 죽었다고 하잖아. 혹시 정말 무슨 일 생긴 거 아닐까? 지우가 이렇게 며칠씩 집에 안 들어온 적은 없었잖아.”아빠는 짜증 난 얼굴로 엄마의 손을 뿌리쳤다.“남이 하는 말을 다 믿어? 이것도 시우한테 쏠린 관심을 뺏으려고 꾸민 짓인지 누가 알아?”엄마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렸다.“맞아. 지우는 늘 시우랑 경쟁하려고 했잖아. 우리가 시우 생일 파티 해 주는 걸 보고 일부러 우빈 씨한테 그런 말을 해 달라고 한 거야.”“어디 숨어서 우리 반응 보고 있을지도 몰라. 내가 속으면 안 돼.”
Ler mais
제5화
엄마의 눈빛이 크게 흔들렸다.엄마는 곧바로 간호사의 팔을 붙잡고 다급하게 물었다.“제가 찾는 사람은 윤지우예요. 혹시 동명이인 아니에요? 잘못 확인하신 거 아니죠?”간호사는 귀찮다는 듯 엄마의 손을 떼어 냈다.“맞아요. 윤지우 씨입니다. 절벽 아래에서 발견됐고, 과다 출혈로 사망했어요.”엄마는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몇 걸음이나 뒤로 물러났다.순식간에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말도 안 돼요. 그 정도 높이에서 떨어졌다고 어떻게 사람이 죽어요?”“등 쪽에 큰 상처가 있었어요. 뾰족한 물체가 몸을 관통한 것 같더라고요.”간호사가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며칠 동안 아무도 발견하지 못해서 시신 상태도 많이 안 좋고요.”그 말에 엄마가 끝까지 붙잡고 있던 희망마저 사라졌다.엄마는 비틀거리며 영안실로 향했다.하지만 문 앞에 도착한 뒤에는 한동안 꼼짝도 하지 못했다.끝내 문을 열지 못했다.나는 그런 엄마를 바라보며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내가 죽어 가던 날에는 절벽 아래에 쓰러진 나를 두고도 매정하게 돌아섰으면서, 이제 와서 내 시신을 보는 건 무서운 걸까?대체 왜 그러는 걸까?엄마는 한참 뒤에야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문을 밀어 열었다.안에는 뜻밖에도 손우빈이 있었다.그는 잔뜩 지친 모습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문 여는 소리에 고개를 든 손우빈은 엄마를 보자 핏발이 가득 선 눈으로 물었다.“이제야 믿겠어요? 내가 점심때부터 지금까지 여기서 기다렸어요. 당신이 언제까지 모른 척하나 보려고요.”“오늘도 안 왔으면 내일 내가 지우를 화장하려고 했습니다. 어차피 당신 부부는 지우를 아끼지도 않잖아요.”“다음 생에는 차라리 내 아들로 태어났으면 좋겠네요.”눈시울이 뜨거워졌다.아무 관계도 없는 손우빈조차 내 죽음을 이렇게 안타까워하는데, 정작 부모님은 내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도 아무렇지 않게 지냈다.하지만 엄마는 손우빈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했다.그저 내 시신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그리고 형체조차 제대로 알아보기 힘
Ler mais
제6화
윤시우의 눈에 순간 짜증이 스쳤다.하지만 얼굴에는 여전히 억울한 기색이 남아 있었다.“엄마, 저도 모르겠어요. 저는 그냥 형이 제가 있는 집에서는 살기 싫다고 했다고만 했어요. 형이 집을 나갔다고 한 적은 없잖아요.”“아마 저를 밀어 놓고 집을 나가려고 했던 것 같은데, 자기가 죽게 될 줄은 몰랐겠죠.”죽고 나서까지 나를 모함하는 윤시우의 말에 화가 치밀었다.그러더니 윤시우는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눈물이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형, 미안해. 그때 내가 피하지 않았으면 절벽 아래에 떨어진 건 나였을 텐데. 그랬으면 형도 죽지 않았을 거야.”사과하는 척했지만, 결국 자기가 아니라 내가 죽은 건 내 잘못이라는 말이었다.부모님이 가장 아끼는 아들이 저렇게 울고 있으니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엄마는 정신을 차린 듯 눈물을 닦고 윤시우를 일으켜 세워 품에 안았다.“네 잘못이 아니야, 우리 아들. 다 지우가 나쁜 마음을 먹어서 그런 거야.”아빠도 내 죽음에 잠시 넋을 잃은 듯했지만, 늘 뒷전이었던 나보다 윤시우가 더 중요한 건 변함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세 사람은 다시 서로를 다독이며 끌어안았다.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윤시우의 가면을 벗겨 내고 싶었다.어떻게 저렇게 뻔뻔할 수가 있을까?손우빈도 내 시신 앞에서까지 내 탓을 하는 세 사람을 보고는 참지 못했다.화가 난 얼굴로 세 사람을 노려보며 말했다.“난 지우가 그런 애였다고 믿지 않습니다. 언젠가는 분명 후회하게 될 겁니다.”그 말을 끝으로 손우빈은 더는 못 보겠다는 듯 돌아섰다.지난 며칠 동안 내가 받은 유일한 위로였다.적어도 이 세상에 나를 걱정해 주는 사람이 한 명은 있다는 걸 알게 됐다.부모님은 내 시신을 장례식장으로 옮겨 화장한 뒤 유골함을 집으로 가져왔다.그 뒤로도 세 사람의 생활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다만 엄마가 가끔 내 유골함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을 뿐이었다.그러던 어느 날, 엄마는 아빠 핸드폰에서 오래전 그 여자의 연락처를 다시 발견했다
Ler mais
제7화
쾅!밖에서 천둥소리가 울리고 번개가 번쩍였다.그 순간 윤시우의 얼굴이 환하게 드러났다.늘 착하고 사랑스럽게만 보였던 얼굴이 엄마에게는 처음으로 낯설어 보이는 듯했다.엄마가 멍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하지만 네 형은 그때...”엄마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윤시우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끊었다.“그때 형이 엄마한테 말했잖아요.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요? 결국 엄마 아빠 둘 다 형을 없는 사람처럼 취급했잖아요.”말을 내뱉고 나서야 윤시우도 조금 심했다 싶었는지, 다시 평소처럼 부드러운 표정을 지었다.“엄마, 아빠가 엄마랑 이혼하지 않는 이상 엄마는 계속 아빠의 아내잖아요. 밖에 있는 여자가 엄마 자리를 뺏을 수도 없고요.”윤시우는 다정한 손길로 엄마의 눈물을 닦아줬다.“엄마도 잘 생각해 봐요. 결국 아빠를 용서하게 될 거예요.”그 말을 끝으로 윤시우는 다시 헤드폰을 쓰고 방문을 닫았다.엄마는 한동안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었다.그러다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내 유골함 위에 놓인 사진과 눈이 마주쳤다.사진 속 나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그 순간 엄마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목 놓아 울기 시작했다.아마 그제야 떠올랐을 것이다.십 년 전, 어린 몸으로 엄마 앞을 막아서며 아빠에게 엄마를 괴롭히지 말라고 했던 나를.하지만 그 아이는 이제 다시 돌아올 수 없었다.그날 이후 엄마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다만 더는 아빠의 외도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아마 그냥 받아들이기로 한 모양이었다.대신 밥을 먹을 때면 식탁에 수저를 한 벌 더 놓았다.내 유골함을 품에 안고 혼잣말을 하는 일도 많아졌다.나는 알고 있었다.엄마가 후회하고 있다는 걸.내가 죽고 나서야 엄마는 비로소 내가 어떤 아들이었는지 떠올린 듯했다.이제 와 이런 식으로라도 죄책감을 달래려는 거겠지.나는 아무 감정도 들지 않았다.뒤늦은 후회는 아무 소용도 없었다.죄책감 때문인지 엄마는 내 장례식을 다시 제대로 치러야 한다고 고집했다.장례식 날, 아빠는 틈만
Ler mais
제8화
엄마는 떨리는 손으로 바닥에 떨어진 사진을 한 장씩 주워들었다.사진에는 윤시우가 나를 절벽 아래로 미는 장면이 그대로 찍혀 있었다.나를 밀친 뒤 미처 거두지 못한 두 손까지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손우빈은 애초부터 내가 윤시우가 말한 그런 아이일 리 없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주변 주민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목격자를 수소문했다.그러다 사고 당일 지질 탐사대가 절벽 근처의 나무 아래에 촬영 장비를 설치해 뒀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그 장비에는 윤시우가 나를 밀어 떨어뜨리는 과정이 고스란히 기록돼 있었다.며칠 사이 수염이 잔뜩 자란 손우빈을 바라보며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꼈다.내 죽음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이렇게까지 애써 준 사람이었다.다음 생이 있다면 꼭 보답하고 싶었다.엄마는 몸을 돌리더니 윤시우의 뺨을 거세게 때렸다.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왜 그랬어? 네 친형이잖아. 어떻게 네 손으로 형을 죽일 수가 있어!”뺨을 맞은 윤시우의 고개가 옆으로 돌아갔다.금세 얼굴이 붉게 부어올랐다.윤시우는 수갑을 들고 다가오는 경찰들을 바라봤다.더는 빠져나갈 수 없다는 걸 알았는지, 갑자기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엄마 아빠가 그랬잖아요. 이 집에 있는 건 전부 내 거라고. 윤지우가 가진 것도 다 내 거고, 평생 나한테 맞춰 살아야 한다고!”“내가 특별전형 자격 좀 달라고 한 게 뭐가 그렇게 잘못됐어요? 그런데 형이 감히 거절하잖아요. 그럼 죽이는 수밖에 없죠!”나는 어릴 때부터 늘 성적이 좋았다.반대로 윤시우의 성적은 평범했다.나는 이 집에 내 자리가 없다는 걸 깨달은 뒤부터는 공부밖에 답이 없다고 생각했다.그래야 부모님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나는 2년 동안 대회를 준비했고, 마침내 특별전형 자격을 얻었다.그동안 들인 노력을 윤시우가 달라고 한다고 순순히 넘겨줄 수는 없었다.게다가 내가 포기한다고 해도 윤시우가 그 자격을 대신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하지만 윤시우는 그런 말은 들으려고 하지도 않았다.그저 내가 자기 부탁
Ler mais
Explore e leia bons romances gratuitamente
Acesso gratuito a um vasto número de bons romances no app GoodNovel. Baixe os livros que você gosta e leia em qualquer lugar e a qualquer hora.
Leia livros gratuitamente no app
ESCANEIE O CÓDIGO PARA LER NO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