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연은 얼음 창고에 갇힌 채 온갖 고초를 겪었다.추위와 굶주림, 공포가 조금씩 손아연의 의지를 갉아먹었다.그제서야 손아연은 내가 그때 얼음 창고에서 겪었던 고통을 뼈저리게 깨달았다.손아연은 후회하기 시작했다.자신이 나를 질투하지 않았더라면, 나를 번번이 모함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꼴이 되지 않았을 텐데.하지만 이제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었다.육승훈은 손아연을 놓아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매일 가사도우미를 시켜서 음식과 물을 조금씩만 보내며, 얼음 창고에서 간신히 목숨만 부지하게 만들었다.손아연은 육승훈에게 살려 달라고 애원했지만, 육승훈은 아예 만나주지도 않았다.육승훈의 마음속에는 나에 대한 죄책감과 손아연에 대한 증오만이 가득했다.며칠 후, 가사도우미는 손아연이 이미 숨을 쉬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얼어붙은 손아연의 몸은 굳어 있었고, 얼굴에는 공포의 표정이 아직 남아 있었다.육승훈은 그 소식을 듣고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손아연의 죽음은 그의 마음속 증오를 조금 덜어줄 뿐, 나에게 입힌 상처를 메워주지는 못했다.육승훈은 여전히 매일 내 무덤 앞을 지켰다.하루가 지나고, 또 한 해가 지나도.육승훈이 오랫동안 회사를 돌보지 않자 심각한 위기가 찾아왔다.주주들은 육승훈에게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고, 육씨 가문의 사업은 빠르게 쇠락했다.하지만 육승훈은 그런 것에는 전혀 신경도 쓰지 않았다.재산과 지위는 이미 육승훈에게 아무 의미가 없었다.육승훈이 유일하게 신경 쓰는 것은 나와 아이였지만, 우리를 영원히 잃고 말았다.육승훈은 자주 꿈에서 나와 아이를 만났다.꿈속에서 나는 웃으며 육승훈에게 다가갔고, 품에는 우리 아이를 안고 있었다.하지만 손을 뻗어서 우리를 안으려고 하면, 우리는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꿈에서 깨어날 때마다 남자의 얼굴은 눈물로 젖어 있었다.육승훈은 이것이 모두 환상일 뿐이며, 다시는 행복을 누릴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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