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이 된 채 허공에 떠 있던 나는 문 앞에 서 있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굳어 버리는 모습을 똑똑히 봤다.비틀거리며 달려온 둘째 오빠가 떨리는 손으로 내 손목의 상처를 꽉 눌렀다.얼굴은 핏기 하나 없이 새하얗게 질려 있었고, 목소리는 거의 쥐어짠 듯 겨우 흘러나왔다.“지수야... 오빠 놀라게 하지 마... 의사 불러. 빨리 의사 불러!”격하게 움직이는 바람에 다리의 상처가 다시 터졌지만, 둘째 오빠는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그저 어찌할 바를 모르는 눈으로 문 앞의 큰오빠만 바라봤다.그제야 정신을 차린 큰오빠가 문밖의 고용인들을 향해 악을 썼다.“주치의 당장 올라오라고 해! 얼른 지혈하라고 해!”황급히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의사가 두꺼운 거즈로 내 손목을 감쌌다.하지만 피는 금세 거즈 위로 배어 나왔다.의사는 이마에 땀이 흥건한 채 손을 뻗어 내 목을 짚어 보더니, 차마 말을 꺼내지 못하고 머뭇거렸다.“도련님, 아가씨는 이미...”큰오빠의 눈은 새빨갛게 충혈되어 있었다.그는 내 상처를 차마 보지도 못한 채 의사만 뚫어지게 바라봤다.“닥쳐! 차 준비해! 지금 당장 병원으로 가!”막내오빠는 완전히 넋이 나간 채 내 손목을 감싼 거즈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그러다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린 듯 그대로 무릎을 꿇고,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연기가 아니었어. 지수가 연기한 게 아니었어...”맨 뒤에서 무심한 얼굴로 서 있던 차은호는 방 안의 광경을 본 순간, 그대로 표정이 굳어졌다.윤시아의 눈에는 당황한 기색이 스쳤고, 곧 울음을 터뜨릴 듯한 얼굴로 방 안으로 뛰어들었다.“지수 언니... 어떻게 이런 일이... 다 내 잘못이야. 내가 조금만 더 일찍 언니한테 제대로 설명했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윤시아가 다가오려는 순간, 막내오빠가 갑자기 그녀의 목을 움켜쥐었다.“윤시아! 네가 시키는 대로 하고, 네 편을 들었어. 우리가 외면하면 지수가 퀘스트를 끝내지 못하고 여기 남기로 할 거라고 했잖아!” “그런데 왜 지수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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