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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Author: 골든잉크
둘째 오빠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나는 코웃음을 치고 그를 지나쳐서 욕설을 내뱉고 있는 검은색 차 운전자에게 다가갔다.

“기사님한테 물어줄 돈은 나중에 오빠한테 보내 줄게.”

둘째 오빠는 주먹을 꽉 움켜쥐면서 눈가가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나는 의아했다가 이내 그 이유를 알아차렸다.

“아, 백씨 가문 돈은 안 썼어. 내가 직접 번 돈으로...”

“지수야!”

둘째 오빠가 더는 참지 못하고 내 말을 끊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의 얼굴에는 서운한 기색이 살짝 비쳤다.

“넌 백씨 가문의 하나뿐인 딸이야. 백씨 가문 재산을 전부 네가 가져간다고 해도 나는 아무 불만도 없어!”

나는 왠지 우스워서 둘째 오빠의 눈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래?”

둘째 오빠의 몸이 움찔했다. 이제야 뭔가를 깨달은 듯했다.

지금 명목상 백씨 가문의 딸은 윤시아였다.

반면 진짜 백씨 가문의 아가씨인 나는 온갖 악명만 뒤집어쓴 망상증 환자에 불과했다.

나는 웃음을 터뜨렸지만,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예전에는 둘째 오빠와 늘 붙어 다녔다.

오빠는 촬영장에도 나를 데리고 다녔다.

하지만 지금의 둘째 오빠는 차가운 얼굴로 무슨 일이든 윤시아에게 양보하라고 나를 윽박지를 뿐이었다.

둘째 오빠는 나를 잡아끌어서 차에 태운 뒤 나직이 말했다.

“시아가 이번 물리학상을 받고 나면, 네가 백씨 가문의 진짜 딸이라고 우리가 밝힐게... 그동안 있었던 일은 전부 오해였을 뿐이야...”

나는 상대하기도 귀찮아서 고개를 돌려 차창 밖을 바라봤다.

창밖의 풍경은 끊임없이 뒤로 밀려나며 순식간에 스쳐 지나갔다.

이 세계로 넘어오기 전, 나는 고아였다.

건강검진을 받던 중 골수암이 발견됐다.

나는 병상에 누워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다 의식을 잃었다.

다시 눈을 떴을 때, 시스템에 의해 이 세계로 보내진 여섯 살 아이가 되어 있었다.

머릿속에 한 목소리가 울렸다.

[백씨 가문 형제들과 남주 차은호의 호감도를 80까지 올린 뒤 차은호와 결혼하면, 상금 200억 원을 받고 현실 세계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고는 지지직거리는 잡음이 한바탕 이어졌다. 나는 하마터면 방금 들은 목소리가 착각이었다고 생각할 뻔했다.

그래도 한 번 더 살 수 있고 건강한 몸까지 얻었으니 나쁘지 않았다.

차는 조용히 도로 위를 달리고 있었고, 둘째 오빠는 내 손목을 꽉 움켜쥐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손끝으로는 내 손등을 살살 문질렀다.

예전에 잠 못 이루는 나를 달랠 때 하던 행동이었다.

고아였던 나는 한때 이 각별한 사랑을 놓지 못했다.

심지어 퀘스트를 포기하고 이곳에 남을 생각까지 했다.

하지만 내가 데려온 고아 윤시아가 나타난 뒤, 그 모든 다정함은 윤시아의 몫이 됐다.

나는 애교도 부리고 토라지기도 했지만, 결국 절망해서 악을 쓰기까지 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돌아온 건 이 말뿐이었다.

“그만 좀 해. 지금 네 꼴이 이게 뭐야?”

차가 백씨 가문 저택의 대문 앞에 멈추자, 나는 둘째 오빠의 손을 뿌리치고 차에서 내렸다.

둘째 오빠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나를 불러 세웠다.

“지수야, 나 다쳤어. 너 때문에 다친 거야...”

나는 무표정하게 둘째 오빠의 말을 끊었다.

“다쳤으면 병원에 가. 나한테 말해서 뭐 하게?”

백씨 가문 대문을 열고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소파에 앉아서 모두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윤시아였다.

큰오빠 백도진은 다소 심각한 표정이었다. 싸늘한 얼굴로 차은호의 어깨를 주먹으로 한 대 치면서 말했다.

“너 때문에 시아가 꼬박 사흘 동안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잠도 제대로 못 잤어! 대체 애를 어떻게 돌본 거야?”

윤시아가 황급히 말리러 나섰다.

“큰오빠, 작은 오빠, 나 정말 괜찮아. 다 오해였어. 얘기해서 풀렸으니까 됐어.”

나는 문 앞에 서서 그들의 돈독한 남매애를 가만히 지켜봤다.

[호스트님, 도파민 수치 저하가 감지되었습니다.]

시스템의 기계적인 목소리가 살짝 낮아졌다.

[혹시 호스트님, 지금 슬프신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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