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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Author: 골든잉크
시스템의 한마디에 하마터면 눈물이 쏟아질 뻔했다.

나는 황급히 눈가에 맺힌 물기를 닦아 냈다.

둘째 오빠가 내 곁으로 다가와서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윤시아가 놀란 목소리를 내며 달려왔다.

“둘째 오빠, 어떻게 이렇게 심하게 다쳤어? 오빠...”

윤시아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내가 앞으로 나서면서 뺨을 때렸다.

윤시아는 붉게 부어오른 한쪽 뺨을 감싸 쥔 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나를 바라봤다.

거의 동시에 손바닥이 날아들었고, 나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큰오빠가 분노로 가득 찬 얼굴로 나를 가리켰다.

“백지수! 우리가 널 너무 오냐오냐 키웠어! 시아한테 사과해!”

나는 바닥에 쓰러진 채 입안에 고인 피를 뱉었다.

“내가 사과하라고? 대체 내가 뭘 잘못했는데? 결혼했다가 또 버림받은 이혼녀 신세가 됐는데, 불륜녀 뺨 한 대도 못 때려?”

큰오빠의 분노는 더욱 거세지면서 목소리까지 한껏 높아졌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시아랑 은호는 원래 이어질 사이였어. 네가 억지로 끼어든 거잖아!”

“내가 어떻게 너 같은 뻔뻔한 동생을 뒀지?”

나는 기가 차서 허 웃었다.

“뻔뻔해? 차은호는 내 약혼자였어. 그런데 이제 와서 내가 끼어든 사람이 됐네!”

차은호가 차갑게 나를 노려봤다.

“우리 약혼은 진작 깨졌어! 차씨 가문은 너처럼 평판이 바닥인 여자는 절대 받아들이지 않아!”

막내오빠 백우진이 바닥에 쓰러진 나를 잡아끌면서 일으켰다.

“백지수! 사과해!”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눈앞의 사람들을 차례로 훑어봤다.

큰오빠의 눈빛은 차갑기만 했고, 막내오빠의 얼굴에는 혐오의 기색이 가득했다.

차은호는 내가 죽기라도 바라는 듯했다.

둘째 오빠는 미간을 찌푸린 채 입술을 달싹였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1년 전에도 지금과 똑같았다.

둘째 오빠와 자주 어울리던 윤시아를 팬들이 사생팬으로 오해한 적이 있었다.

둘째 오빠는 그 모습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는지, SNS에 윤시아가 백씨 가문의 딸이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정작 진짜 백씨 가문의 아가씨인 나는 윤시아 대신 온갖 욕을 뒤집어써야 했다.

“넌 어딜 가든 경호원이 따라다니잖아. 시아는 혼자라고!”

나는 억울해서 반발했고, 울고불고 소란까지 피웠다.

그때 모두가 나를 바라보던 눈빛도 오늘과 똑같았다.

이제는 말로 표현하기도 힘들 정도로 지쳐 있었다.

변명하고 따질 힘조차 남지 않았다.

나는 막내오빠의 손을 뿌리치고 거실로 뛰어 들어가서 테이블 위에 있던 과도를 집어 들었다.

둘째 오빠가 겁에 질려 달려오려고 했지만, 윤시아가 그의 팔을 끌어안았다.

“지수야, 너 뭐 하려는 거야?!”

나는 윤시아를 바라보며 웃었다.

“사과하려고!”

잔뜩 경계한 큰오빠와 막내오빠, 차은호는 더 이상 쳐다보지도 않았다.

나는 손을 들어 망설임 없이 칼을 가슴에 찔러 넣었다.

사방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나는 웃으면서 동시에 울었다.

“내 목숨으로 갚으면 충분하지? 이제 만족해?”

따뜻한 피가 순식간에 옷을 적셨다.

피를 많이 흘린 탓에 어지러워서 제대로 서 있을 수도 없었다.

누구의 것인지조차 구분되지 않는 절규가 들려오는 가운데, 점점 어두워지는 시야 너머로 그들의 얼굴이 공포에 질려 일그러지는 게 보였다.

둘째 오빠가 달려와서 내 몸을 끌어안고 미친 듯이 절규했다.

“구급차 불러!”

...

짙은 소독약 냄새 속에서 나는 눈을 떴다.

시야 가득 들어온 하얀색에 가슴이 살짝 들떴다.

‘성공해서 돌아온 건가?’

그런데 고개를 돌리자 잔뜩 충혈된 큰오빠의 눈과 마주쳤다.

나는 짜증스럽게 눈을 감았다.

큰오빠의 갈라진 목소리가 이렇게까지 시끄럽고 귀찮게 느껴진 건 처음이었다.

“백지수! 누가 관심 끌려고 죽겠다고 난리 치는 법을 가르쳤어!”

짜증이 더욱 치밀었다.

뒷머리에 뭔가 딱딱한 게 배겨 불편했다.

손을 뻗어서 잡아당겨 보니 조금 낡은 부적이었다.

내가 12살이던 해, 꼬박 일주일 동안 고열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병원에서 세 번이나 위독하다는 말을 들었다.

막내오빠는 한 걸음마다 한 번씩 절을 올리며 천 개의 계단을 올랐고, 나를 위해 이 부적을 받아왔다.

그러다 나중에 윤시아가 다치자, 막내오빠는 이 부적을 가져다가 그녀에게 줬다.

그 부적이 지금 다시 내 손에 돌아와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저 거추장스럽게 느껴져서 밖으로 던져 버렸다.

마침 그때 막내오빠가 병실로 들어왔다.

그는 부적이 바닥에 떨어지는 모습을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봤다.

막내오빠가 고개를 들어 내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지수야, 그 부적을 버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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