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지나지 않아 나 때문에 수백억 원짜리 계약이 날아갔다는 소문이 회사 전체에 퍼졌다.심지어 엄마의 귀에까지 들어갔다.“하윤아, 너 대체 왜 그러니? 잘살다가 갑자기 무슨 이혼이야? 그것도 모자라서 회사에 수백억 원짜리 손해까지 입혔다며. 네가 이렇게 막무가내로 나오면 엄마도 네 편 못 들어줘!”“영훈이 좀 그만 괴롭혀. 영훈이가 아무리 고아라고 해도 열 살 때부터 우리 집에서 너랑 함께 큰 아들같은 애야. 엄마랑 아빠도 그때부터 쭉 지켜봤고. 게다가 어릴 때부터 네 말이라면 뭐든 다 들어줬잖아. 영훈이가 좋다고, 결혼하고 싶다고 먼저 나선 것도 너였어. 그런데 이제 와서 이혼이라니!”“철없는 애처럼 구는 것도 이제 그만해. 이혼 이야기도 그만하고. 영훈이한테 전화했더니 목소리에 힘이 하나도 없더구나.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어? 너 계속 이러면 엄마랑 아빠도 더는 가만있지 않을 거야!”나는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저 잿빛으로 흐린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엄마, 그래도 이혼은 꼭 할 거예요.”옆에서 듣고 있던 아빠가 결국 참지 못하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송하윤! 우리가 너를 그렇게 가르쳤어? 어쩜 이렇게 무책임해? 애까지 생겼는데 대체 뭘 어쩌겠다고 이혼이야! 잘 들어. 네가 정말 이혼하면 난 너 같은 딸 없는 셈 칠 거야!”아빠는 그대로 전화를 끊어 버렸다.다시 전화를 걸려던 순간, 조현우 변호사에게 메시지가 도착했다.[하윤 씨, 에덴 호텔 501호로 와요. 기다리고 있을게요.]메시지를 확인한 나는 서둘러 차를 몰고 호텔로 향했다.그런데 다음 날, 조현우 변호사와 내가 함께 호텔을 나서는 모습이 찍힌 사진이 회사 내부 단체 채팅방에 퍼져 있었다.급기야 그 사진은 부모님에게까지 전달됐다.곧바로 아빠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이 못된 계집애야! 남자 때문에 이혼하겠다는 거였어? 무슨 사정이라도 있는 줄 알았더니, 밖에 다른 남자가 있었던 거야?”아빠가 흥분해서 몰아붙이자, 엄마가 휴대전화를 빼앗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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