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시간 뒤, 비행기가 착륙했다.마중 나온 사람은 절친한 친구 신예림이었다.신예림은 나를 보자마자 와락 울음을 터뜨렸다."유나야... 너 어쩌다 이렇게 말랐어.""내가 진작 말했잖아. 정서준 같은 부잣집 바람둥이는 언젠가 다른 여자한테 눈 돌린다고."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아 등을 가볍게 토닥였다."그 얘기는 그만하자. 나 이제 즐겁게 살려고 온 거야."신예림이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다리 나으면 내가 술집 데려가서 신나게 놀게 해 줄게. 그 쓰레기는 잊어버리자!"우리는 웃고 떠들며 집으로 돌아갔다.나를 갉아먹던 관계를 벗어나자, 숨을 들이쉬는 것만으로도 새로웠다.저택에 도착하자 신예림은 갓 구운 서양식 디저트를 빨리 맛보라며 내게 권했다.느닷없이 날카로운 전화벨이 울려 포근하던 분위기를 깨뜨렸다.신예림이 의아한 표정으로 휴대전화를 꺼냈다."저장 안 된 번호인데. 국내 번호네..."눈꺼풀이 움찔해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화면에 뜬 번호를 보니, 정말 정서준이었다.말릴 틈도 없이 신예림이 먼저 전화를 받았다.가슴이 철렁했다. 휠체어 손잡이를 꽉 움켜쥐었다.내가 어디에 머무는지 이렇게 빨리 알아내다니, 대단한 사람이었다.'그런 사람이 수빈이가 날 어떻게 자극하는지는 정말 몰랐을까?'차갑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복잡한 생각을 끊었다.[서유나 바꿔.]"이 쓰레기야, 무슨 낯으로 전화까지 해?"신예림은 거침없는 성격인 데다 진심으로 나를 걱정했다. 정서준이 재벌가 후계자라는 신분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욕을 퍼부었다.[신예림, 네 집안이 조금이라도 소중하면 두 번 말하게 하지 마.]목소리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5 년을 곁에 있었던 나는, 지금 화가 났다는 걸 알았다.신예림은 아무 잘못이 없었다. 친구뿐 아니라 그 집안까지 끌어들일 수는 없었다.그래서 휴대전화를 받아 들고, 예의를 갖추되 거리를 두는 목소리로 말했다."정서준 씨."[우리 유나, 이제 제멋대로 하겠다 이거야? 그 호화로운 새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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