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막대에 나타난 선은 처음부터 2개였다. 서윤은 사용 설명서에 적힌 시간을 다 채운 뒤에도 그것을 한동안 세면대에 놓아두었다. 남은 포장지를 접다가 다시 펴고, 약국 봉투에 함께 넣었다. 버리려고 든 봉투가 아니어서 입구는 묶지 않았다.3월 24일 오전, 병원 접수 창구에서 마지막 생리일을 묻자 바로 답이 나오지 않았다. 휴대전화 달력을 열었더니 남편 원고의 마감일과 수정 요청이 날짜마다 차 있었다. 그 사이에서 작은 점을 찾은 뒤에야 날짜를 말할 수 있었다.대기실 텔레비전에서는 소리 없는 요리 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옆자리 여자가 화면을 보다가 동행한 남자에게 저녁에 저걸 먹자고 했다. 남자는 무슨 음식이었는지 보지 못해 다시 물었고, 여자는 이미 다음 장면으로 넘어간 화면을 가리키며 웃었다.서윤은 무릎에 올린 가방의 지퍼를 열었다. 아까 넣어 둔 검사 막대가 다른 물건에 눌릴까 봐, 안쪽 주머니로 옮겼다.초음파 화면은 혼자 알아볼 수 없었다. 의사가 위치를 짚어 주고 화면을 조금 확대했을 때, 검은 공간 안에서 아주 작은 움직임이 보였다.“여기 보이시죠. 지금 심장 움직이는 겁니다.”서윤은 대답 대신 화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무엇이 보이는지 알아들은 다음에도 쉽게 다른 곳을 볼 수 없었다. 의사가 임신 초기라고 설명하는 동안, 그녀는 그 움직임을 놓치지 않으려고 눈을 크게 떴다.“다음 진료 때 크기와 경과를 다시 볼게요. 불편한 데는 없으셨어요?”“속이 자주 답답해요. 조금 먹어도 많이 먹은 것 같고요.”“언제부터 그러셨어요?”생리가 늦어진 걸 알기 전부터였다. 겨울 끝무렵에도 비슷했던 것 같다고 말하자, 의사는 시기를 더 물었다. 서윤이 가리킨 곳은 아랫배보다 위였다.의사는 임신 중에도 여러 이유로 속이 불편할 수 있지만, 임신 전부터 이어진 증상은 따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진료 중인 곳이나 복용한 약이 있는지도 물었다.서윤은 기억나는 것을 차례로 답했다. 검사 막대의 선을 봤을 때는 그동안 불편했던 것들에 한꺼번에
Huling Na-update : 2026-10-27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