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바다가 보이는 자리문은 세 번쯤 밀어야 열렸다.두 번째까지 꿈쩍도 않던 것이 세 번째에는 바닥을 길게 긁으며 움직였다. 하루는 문고리를 붙든 채 어깨로 문을 받치고 안으로 들어섰다. 어제와 같은 마른 나무 냄새에, 밤사이 식은 실내의 서늘한 공기가 섞여 있었다.창문을 가리고 있던 선반을 치운 덕분에 오늘은 입구에서도 바다가 보였다. 얼룩진 유리 너머로 낮은 방파제가 길게 뻗어 있었고, 그 끝에는 낚싯대를 든 사람이 하나 앉아 있었다. 하루는 문이 다시 닫히지 않도록 벽돌을 받친 뒤 한동안 그 풍경을 바라봤다.“오늘도 잘 부탁합니다.”빈 건물에 건넨 인사가 생각보다 크게 돌아왔다. 괜히 헛기침을 한 하루는 가방을 내려놓고 소매를 걷었다.예전에는 작은 식당이었다고 했다. 벽에는 메뉴판을 떼어 낸 자국이 남아 있었고, 주방과 홀 사이에는 빛바랜 나무 선반이 붙어 있었다. 식당이 문을 닫은 뒤 한동안 창고로 쓰이다가, 그마저도 그만둔 지 몇 년이 지난 건물이었다.부동산 중개인은 다른 매물도 보여 주겠다고 했었다. 주차하기 편한 곳도 있고, 설비를 이만큼 손보지 않아도 되는 곳도 있다며 열쇠 꾸러미를 뒤적였다.하루는 그때도 창문 앞에 서 있었다. 유리 아래로 들어온 햇빛이 바닥 한가운데까지 닿아 있었고, 창을 조금 열자 어디선가 배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 중개인이 다음 건물의 위치를 설명하는 동안에도 하루는 창밖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휴대전화가 짧게 울렸다. 어머니가 잘 도착했느냐고 보낸 메시지였다.하루는 창문을 향해 사진을 찍었다. 화면으로 보니 바다보다 유리의 얼룩이 더 선명해서, 소매 끝으로 한 군데를 문질러 보다가 그만두었다.도착했어. 오늘 설계 담당자 만나.답장을 보내고 시간을 확인하니 약속까지 십오 분쯤 남아 있었다. 하루는 오는 길에 산 캔커피 두 개를 가방에서 꺼내 창가의 낮은 턱에 세웠다. 하나는 우유가 든 것, 하나는 블랙이었다. 상대의 취향을 모르니 두 가지를 준비하는 편이 낫겠다 싶었다.그 옆에 건물 도면과 메모장을
Última atualização : 2026-11-05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