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감성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이라면 'Deadly Premonition'을 빼놓을 수 없어요. 이 게임은 정말 이상할 정도로 매력적인데, 마치 저예산 호러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거든요. 캐릭터들의 과장된 연기부터 시작해서 뒤죽박죽인 스토리라인까지 모든 것이 부조리하지만 그런 점이 오히려 중독성이 강해요. 특히 게임 내에서 주인공이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거나 비가 오는 날 우산을 쓰는 디테일까지 신경 쓴 부분들이 묘하게 감동을 주더라구요.
그리고 'Goat Simulator'도 정말 재밌었어요. 이 게임은 말 그대로 엉망진창인데 목표는 그냥 산타클로스를 문에 처박는다든가 이런 것들이거든요. 하지만 이런 무계획성과 허접한 그래픽이 오히려 게임의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친구들과 함께 웃으며 플레이하기 정말 좋은 게임이에요.
B급 가이드에서 다뤄진 캐릭터들 중에서는 '케로로 중사'가 특히 눈에 띄네요. 이 작품은 본래 어린이 대상 애니메이션이었지만, 의외로 성인 팬층도 두터워요. 개구리 외계인들의 소동을 그린 내용이 유치해 보일 수 있지만, 은근히 사회풍자 요소가 담겨 있어서 더 재미있게 보여요.
특히 케로로 본인은 우스꽝스러운 모습과 진지함의 균형이 독특한 매력인데, 이런 캐릭터성이 오히려 B급 컨텐츠의 정수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다른 캐릭터들도 각자 개성이 강하지만, 케로로는 팬들이 가장 많이 패러디하고 커뮤니티에서 회자되는 것 같아요.
B급 컨텐츠의 매력은 그 자체로 가벼운 유머와 독특한 소재에 있는데, 요즘 유튜브에서 'B급 몰아보기' 같은 채널을 종종 발견하곤 해요. 특히 80~90년대 특촬물이나 저예산 괴작 영상들을 편집해 놓은 영상들이 대표적이죠. 일본의 '니코니코 동화'도 B급 감성의 보고인데, 자막과 합성 기술로 재탄생된 영상들이 압권이에요.
개인적으로는 로컬 극장에서 상영하는 메이저하지 않은 인디 영화를 찾아보는 걸 즐기는데, '부산국제영화제'의 미드나이트 상영회에서 본 '쥐덫' 같은 작품들은 진한 B급 오타쿠 향기를 풍겼어요. 이런 장르는 완성도보다는 창의성으로 승부보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B급 가이드에서 가장 웃긴 장면은 주인공이 실수로 악당의 본부에 들어가서 '우리 팀 복장'을 입고 있는 걸 눈치채지 못한 채로 회의에 참석하는 부분이었어. 주변 사람들 전부 검은색 정장인데 혼자 핑크색 트레이닝복을 입고서 진지하게 작전 회의를 주도하는 모습은 정말 빵 터졌다.
특히 악당 보스가 "오늘은 왜 저런 복장으로 나왔냐?"고 묻자 주인공이 "오늘은 캐주얼 데이잖아요"라고 대답하는 순간, 주변 인물들의 표정 변화가 압권이었어. 이 장면은 의도치 않은 상황에서 오는 유머와 캐릭터의 순수함이 절묘하게 조화된 명장면이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