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방공 산업 회장의 외동딸, 이다정. 그녀의 일상은 늘 보호받고, 통제받고, 관리된다. 그리고 어느 날, 그녀의 앞에 한 남자가 앉는다. 말수 적고, 감정 없는 얼굴. 개인 운전 기사 김다온. 위협이 가까워질수록, 차 안의 공기는 숨 막히게 좁아지고 서로를 바라보는 눈은 더 깊어진다. 지켜야 하는 남자와 지켜지기만 하던 여자. 그들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언제나, 운전석과 뒷좌석 사이에 있었다. “기사님, 오늘은 저를… 어디까지 데려다줄 수 있어요?”
View More객실 안은 조용했다.너무 조용해서,조금 전 주차장에서 들었던 소리가오히려 더 또렷하게 남아 있었다.둔탁한 충격음.짧은 신음.그리고김다온의 침묵.이다정은 문이 닫힌 뒤에도 한동안 안으로 더 들어가지 못했다.현관 근처.그 자리에 선 채가방 끈만 쥐고 있었다.김다온은 조금 뒤에서 문 잠금장치를 다시 확인했다.체인.보조 잠금.센서.평소보다 더 오래.이다정은 그걸 가만히 보다천천히 소파 쪽으로 걸어갔다.힐을 벗었다.가방을 내려놨다.앉지는 않았다.그냥소파 끝에 손만 얹고 섰다.김다온이 돌아섰다.시선이 마주쳤다.짧게.하지만 이번엔둘 다 먼저 피하지 않았
주차장은 늦은 밤 특유의 냄새로 가득했다. 식어가는 엔진 열기. 눅눅한 콘크리트. 멀리서 한 번씩 울리는 차단기 소리. 사람은 거의 없었다. 천장 조명 몇 개가 간헐적으로 깜빡였고, 그 아래로 긴 그림자만 바닥에 눕고 있었다.이다정은 차에서 내린 뒤 잠시 걸음을 늦췄다.오늘 하루가 길었다.너무 길었다.회의실.한성.봉투.김다온의 눈.그리고 마지막.그 선 넘었습니다.그 말이 아직도 귀에 남아 있었다.김다온은 차량 문을 닫고 주변을 훑었다. 시선이 짧게 움직였다. 기둥. 사각지대. 맞은편 주차열. 출입구. 익숙한 루틴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다정은 이제 안다. 저건 습관이 아니라 계산이다. 숨 쉬듯 하는 경계다.이다정이 먼저 입을 열었다.“오늘은 좀 조용하네요.”김다온은 시선을 거두지 않은 채 답했다.“조용할수록
회의실 공기는 지나치게 차가웠다. 천장 조명은 밝았지만, 사람들 얼굴엔 그림자가 졌다. 긴 테이블. 정리된 자료. 미세하게 울리는 공조기 소리. 그리고 그 끝. 이다정이 앉아 있었다. 등은 곧았다. 손은 테이블 위에 가볍게 얹혀 있었다. 표정은 차분했다.김다온은 그 오른쪽 뒤에 서 있었다. 늘 그렇듯 한 발 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시선이 더 낮게 깔려 있었다. 움직임은 더 적었고, 대신 공기가 더 단단했다.회의실 문이 열렸다.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가 들어왔다. 뒤이어 비서 둘. 법무 담당으로 보이는 여자 하나. 상대 회사 쪽이었다. 한성. 이다정은 그 얼굴을 천천히 훑었다. 사십대 중반. 부드럽게 웃고 있지만, 눈이 웃지 않는다. 협상하러 온 얼굴이 아니라, 압박하러 온 얼굴이었다.남자가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대표님, 직접 뵙는 건 처음이네요.”이다정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늦으셨네요.”
복도 끝, 미팅룸 문 앞. 걸음이 멈춘다. 유리 너머로 안이 보인다. 이미 몇 명이 앉아 있다. 자료를 넘기는 손, 시선을 교환하는 눈. 겉으로는 아무 일도 없다. 이다정이 문을 한 번 본다. 그리고 옆, 김다온. 짧게 묻는다.“안쪽.”김다온.“정상입니다.”짧다.“외부만 움직입니다.”이다정이 고개를 아주 작게 끄덕인다.“그럼 들어가요.”문이 열린다. 공기가 바뀐다. 안쪽의 온도가 더 낮다. 사람들이 동시에 고개를 든다. 이다정, 그대로 걸어 들어간다. 시선이 쏠린다. 멈추지 않는다. 의자까지, 정확한 위치. 앉는다. 김다온, 바로 옆. 서 있다. 이번엔 한 발 뒤가 아니다. 의자 옆, 같은 선.회의가 시작된다. 자료가 넘어간다. 설명이 이어진다. 숫자, 조건, 일정. 모두 평소와 같다. 이다정의 손이 서류를 넘긴다. 멈춤 없다. 질문은 짧고, 대답은 정확하다. 흐름이 끊기지 않는다.하지만 김다온의 시선은 다르다. 테이블 위가 아니다. 문, 유리, 사람, 손. 미세한 움직임. 하나도 놓치지 않는다.그때, 문이 아주 미세하게 흔들린다. 누군가 지나간다. 멈춘다.김다온의 시선이 그 지점에 고정된다.이다정은 말을 끊지 않는다. 손가락이 서류 위에서 한 번 멈췄다가 다시 움직인다. 회의는 계속된다. 겉으로는 완벽하다.투명 유리 너머, 사람 하나. 서 있다. 움직이지 않는다. 시선, 안쪽. 정확히 이다정을 향한다.이다정은 끝까지 말한다.“그 조건으로 진행하죠.”짧다. 확정.상대가 고개를 끄덕인다. 회의는 흘러간다. 하지만 공기, 조금 더 무거워진다.김다온이 한 발 움직인다. 아주 자연스럽게. 이다정과 문 사이. 완전히 가린다.이다정이 그걸 느낀다. 펜을 내려놓는다.짧은 정적.이다정이 고개를 든다. 정면. 하지만 시선은 이미 밖을 짚는다.“밖.”짧다.김다온.“계속 있습니다.”이다정의 입꼬리가 아주 미세하게 올라간다.“들어오게 해요?”김다온.“아직 아닙니다.”이다정.“왜요.”김다온, 한 박자.“확인만 합니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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