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자네는 우리 회사랑 안 맞아." 열정마저 무능으로 취급 받고 쫓겨난 말단 사원 강지훈. 모든 것을 잃은 그날, 그의 눈이 개안(開眼)했다! 입스에 걸린 천재 투수, 부상으로 은퇴한 레전드, 재능을 잃어버린 유망주까지. 세상이 포기한 모든 선수들의 숨겨진 문제점과 완벽한 해결책이 그의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감과 경험이 아닌, 압도적인 데이터로 기적을 증명한다. 그라운드 밖에서 모든 것을 지배할 단 한 사람, 그의 위대한 스포츠 제국 건설기!
View More“그러니까, 강지훈 씨. 내 말은 이제 그만 나오라는 소리야.”
글로벌 스포츠 매니지먼트(GSM)의 박 팀장은 값비싼 원목 책상에 팔꿈치를 기댄 채, 지독한 경멸이 깃든 눈으로 지훈을 쏘아봤다. 해고 통보였다. 아니, 해고라는 말도 사치였다.
계약 기간 만료 후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서류상으로는 아무 문제 없는 통보였으니까.
“팀장님, 제가 뭘 잘못했습니까? 이번 최현수 선수 재계약 건은…”
“시끄러워.”
박 팀장의 한마디에 지훈의 말은 공중에서 힘없이 흩어졌다.
“최현수 선수가 우리랑 재계약 안 한 게 네 탓이라고 하는 거 아니잖아. 애초에 너한테 그런 중요한 일을 맡기지도 않았고. 그냥, 강지훈 씨는 우리 회사랑 안 맞는 것 같다는 거지. 스포츠에 대한 열정? 그런 건 아마추어들이나 갖는 거고 이 바닥은 돈이야. 인맥이고.”
그는 서랍에서 봉투 하나를 꺼내 책상 위로 툭 던졌다.
“이달 월급이랑 위로금 조금 넣었으니까, 이걸로 맛있는 거나 사 먹고. 앞으로는 좀 더 네 주제에 맞는 일을 찾아봐. 이를테면… 편의점 알바 같은 거?”
조롱 섞인 웃음소리가 지훈의 귓전을 때렸다.
입술을 깨물었다. 피 맛이 느껴졌지만, 분노를 표출할 자격조차 없었다. 그는 GSM의 말단 사원, 아니, 1년짜리 계약직 인턴에 불과했다.
정직원이 되기 위해 지난 1년간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하고 선배들의 비위를 맞추며, 밤샘 야근도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주제에 맞지 않는 열정’이라는 비수와 함께 날아온 해고 통보였다.
지훈은 떨리는 손으로 봉투를 집어 들었다. 얇은 종이 쪼가리의 두께가 그의 1년의 무게였다. 더 이상 할 말도, 듣고 싶은 말도 없었다. 그는 꾸벅, 기계적으로 고개를 숙이고 팀장실을 나섰다.
사무실의 모든 시선이 그에게로 향했다. 동정, 호기심, 그리고 안도감. ‘내가 아니라 다행이다’라는 비겁한 안도감이 공기 중에 끈적하게 떠다녔다.
지훈은 제 자리에 놓인 얼마 안 되는 짐을 상자에 담았다. 그때, 동기인 민혁이 다가와 위로랍시고 어깨를 툭 쳤다.
“야, 너무 상심하지 마라. 박 팀장 원래 저런 사람이잖아. 더 좋은 데 가면 되지.”
그 말에 지훈은 대답 대신 희미하게 웃어 보였다. 더 좋은 곳?
고작 지방대 체육과를 졸업하고 선수 경력도 부상으로 허무하게 끝난 자신을 받아줄 곳이 있기나 할까. GSM에 들어온 것만으로도 기적이라 불렸다. 그 기적이 오늘로 끝장난 것이다.
“그래… 나중에 술이나 한잔하자.”
영혼 없는 대답을 끝으로, 지훈은 자신의 모든 것이었던 사무실을 등졌다.
회사를 나오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차가운 가을비가 쏟아져 내렸다. 우산도 없었다. 지훈은 무감각하게 빗속을 걸었다. 흠뻑 젖은 생쥐 꼴이 되었지만, 이상하게 아무렇지도 않았다. 심장이 이미 차갑게 식어버린 탓일까?
그의 꿈은 최고의 스포츠 에이전트가 되는 것이었다. 고등학교 시절, 촉망받는 야구 유망주였던 그는 불의의 어깨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접어야만 했다.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던 절망 속에서 새로운 목표를 찾았다. 내가 직접 뛰지 못한다면, 최고의 선수들을 발굴하고 그들이 최고의 무대에서 빛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 되자.
그 꿈 하나만 보고 죽어라 공부해서 대학에 갔고 졸업 후에는 수십 군데의 에이전시에 이력서를 넣었다.
번번이 고배를 마셨지만, 기적처럼 GSM에서 인턴으로 일할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학벌과 인맥이 없는 그에게 돌아오는 업무는 선배들 커피 심부름, 운전기사 노릇, 새벽같이 일어나 훈련장에 가서 스타 선수들의 기분을 맞춰주는 감정 노동뿐이었다.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았다. 언젠가 자신의 진가를 알아줄 것이라 믿었다.
선수들의 훈련 영상을 수백 번씩 돌려보며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 방안을 리포트로 작성해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 팀장은 그 리포트를 눈앞에서 찢어 쓰레기통에 처넣으며 말했다. “네가 뭘 안다고 설쳐? 네까짓 게 뭘 알아?”
그랬다. 자신은 아무것도 모르는 놈이었다. 재능도, 배경도 없는 주제에 열정 하나만으로 프로의 세계에 발을 들이려 했던 어리석은 놈이었다.
터덜터덜 걷던 지훈의 발걸음이 허름한 동네 야구 연습장 앞에서 멈췄다.
빗줄기 속에서도 ‘깡!’ 하는 경쾌한 타격음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텅 빈 연습장 타석에 한 소년이 서 있었다. 비에 흠뻑 젖은 채, 기계처럼 배트를 휘두르는 모습이 마치 과거의 자신을 보는 것 같았다.
지훈은 홀린 듯 연습장 안으로 들어갔다. 소년은 지훈을 의식하지도 못한 채, 오직 눈앞의 배팅 머신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폼이 엉망이잖아… 저렇게 허리 힘을 못 쓰고 팔로만 치다간 금방 부상 당할 텐데.’
오랜 선수 생활과 수많은 영상 분석으로 다져진 눈이 소년의 문제점을 단번에 파악했다. 안타까운 마음에 한마디 해주고 싶었지만, 오지랖이라는 생각에 입을 떼지 못했다. 그저 멍하니 소년의 스윙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소년이 열 번째 공을 받아쳤을 때였다.
‘퍼억!’
둔탁한 소리와 함께 소년의 배트가 부러지며 허공을 날았다. 소년은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손목을 부여잡은 채 주저앉았다.
“괜찮니?”
지훈이 저도 모르게 달려가 소년의 상태를 살폈다. 소년은 고통스러운 듯 얼굴을 찡그리며 붉게 부어오르는 손목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지훈의 눈앞에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띠링!]
투명한 푸른색 시스템 창이 홀로그램처럼 허공에 떠올랐다.
[선수 정보]
이름: 김민수
나이: 15세
종목: 야구 (타자)
포텐셜: B+ (A급으로 성장 가능)
[신체 상태]
근력: D
민첩성: C
지구력: C-
유연성: B
근육 밸런스: 불균형 (코어 근력 심각하게 부족, 상체 의존도 높음)
피로도: 82/100 (과훈련 상태)
부상 위험: 우측 손목 인대 미세 손상 (주의!), 좌측 허리 근육 긴장 (경고!)
[기술 분석]
스윙 메커니즘: 상체 위주의 회전으로 인한 파워 손실 발생. 하체 지지력 불안정. 임팩트 순간 손목이 과도하게 사용됨. 전형적인 부상 유발형 스윙.
[심리 상태]
자신감: 하락
집중력: 양호
승부욕: 매우 높음
문제점: 기술적 한계로 인한 조급함.
[솔루션]
긴급 처방: 즉시 아이싱 및 휴식 필요.
단기 코칭: 코어 근력 강화 훈련(플랭크, 버드독) 및 하체 중심 이동 훈련 집중.
장기 코칭: 스윙 메커니즘 전면 수정. 레그킥 타이밍 조절 및 골반 회전을 이용한 파워 증강 훈련 필요.
“……!”
지훈은 눈을 비볐다. 헛 것을 본 것이라 생각했다.
그 모든 소란이 끝나고, 텅 빈 기자회견장에 홀로 남은 지훈에게 최세연이 다가왔다. 그리고 그녀의 뒤에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인물이 함께 서 있었다.LA 다이스의 살아있는 신, 클레이 커쇼였다.그는 수십 명의 기자들을 뚫고, 성큼성큼 단상 위로 걸어 올라왔다. 그리고는, 아무 말 없이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지훈의 어깨를 단단히 감싸 안았다.그는 마이크를 잡고, 전 세계를 향해 선언했다.“나는 이 남자를 모릅니다. 그의 과거도,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나는 단 한 가지만은 확실하게 압니다.”그는 자신의 어깨를 가리켰다.“지난 10년간, 이 어깨는 나를 지탱해 온 영광이자, 나를 짓눌러 온 저주였습니다. 세상의 모든 의사들이 이 어깨를 보고 ‘끝났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 젊은이는, 단 한 번의 만남으로 지난 10년간 그 누구도 찾아내지 못했던 내 고통의 진짜 원인을 찾아냈습니다.”그는 지훈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한 시대를 풍미한 위대한 선배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후배에게 보내는 무한한 신뢰와 존경이 담겨 있었다.“나는, 이 남자를 믿습니다. 그의 말이 진실이고, 그의 방식이 미래라는 것을. 그래서, WADA의 그 위대한 검사에… 나 역시 동참하겠습니다.”“……!”그의 폭탄선언에, 기자회견장은 다시 한번 경악에 휩싸였다.“만약 이 남자를 의심하고 비난하려거든, 먼저 나를 넘어 보십시오. 이 클레이 커쇼의 모든 것을 걸고, 내가 그의 진실성을 보증하겠습니다.”신의 보증.그것은
한 시간 후. 캐멀백 랜치의 공식 프레스센터.강지훈은 JK 그룹과 다이스 구단을 통해, 자신의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긴급 기자회견을 소집했다. 기자회견장에는 그의 몰락을 취재하기 위해 모인 수백 명의 기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단상 위로, 강지훈이 홀로 올랐다. 그는 수많은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오늘 아침, 저에 대한 많은 기사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선수 시절부터 금지 약물을 사용했고, 그 약물을 제가 지도한 선수들에게도 사용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장내를 둘러봤다.“이에 대해, 저는 그 어떤 변명이나 해명도 하지 않겠습니다. 대신 제안을 하나 하려고 합니다.”그의 예상 밖의 태도에 기자석이 술렁였다.“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세계반도핑기구(WADA)에 저 자신에 대한 최고 수준의 도핑 테스트를 공식적으로 요청합니다. 소변 검사, 혈액 검사는 물론, 모발과 손톱을 이용한 과거 약물 복용 이력 추적까지. 현존하는 가장 정밀한 방식으로, 제 몸의 모든 것을 검증받겠습니다.”“……!”기자회견장이 충격에 휩싸였다. 보통의 선수들이라면 어떻게든 피하려고만 하는 WADA의 검사를 스스로, 그것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요청한 것이다.하지만 그의 폭탄선언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그리고 저 혼자만 받지는 않을 겁니다.”그의 등 뒤, 거대한 스크린이 켜졌다. 화면에는, 최강 라이온즈의 유니폼을 입은 이현성과 이하준, 박건우, 그리고 유도복을 입은 윤태웅, 다이스의 유니폼을 입은 리카도 리카
강지훈의 과거를 겨눈 최민석의 마지막 화살은, 그가 의도했던 것 이상으로 빠르고 치명적으로 날아갔다.[단독] ‘기적의 코치’ 강지훈, 선수 시절부터 금지 약물 투여 의혹… ‘각성’의 비밀, 결국 약물이었나?대한유도협회 스캔들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터져 나온 두 번째 폭탄은, 이전의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강력했다. ‘불법 의료 행위’는 해석의 여지라도 있었지만, ‘금지 약물’, 즉 도핑은 스포츠계에서 용납될 수 없는, 절대 악과도 같은 금기였기 때문이다.기사는 교묘했다. 강지훈이 GSM에서 해고당한 직후 약 한 달간 두문불출했던 시기를 ‘의문의 공백기’로 명명하고, 그 직후 갑자기 비범한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점을 의심스럽게 연결 지었다.그리고 결정적으로, 그와 함께 일했던 익명의 전 GSM 트레이너의 인터뷰를 실었다. ‘강지훈이 인턴 시절부터 정체불명의 영양제들을 섞어 마시며 무언가 실험하는 듯 보였다’는 식의, 증거는 없지만 대중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악의적인 증언이었다.여론은 순식간에 최악으로 돌아섰다. 그를 향한 찬사는 순식간에 배신감과 혐오로 바뀌었다.“결국 약쟁이었나? 어쩐지 능력이 비정상적이다 했다.”“자기 몸에 약물 실험하던 놈이, 다른 선수들 몸은 제대로 고칠 수 있겠어? 소름 돋네. 이현성, 이하준도 전부 약물로 만든 거 아니야?”“다이스는 당장 저 사기꾼을 해고해라! 메이저리그의 수치다!”미국 현지 언론까지 이 스캔들을 대서특필하기 시작했다.강지훈을 ‘미친 도박&rs
최민석의 눈이 번뜩였다.“강지훈이… 저런 곳에 있었다고?”“네. 6개월간, 환자가 아닌 연구원 자격으로 머물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저희가 확보한 당시 방문자 기록에 따르면, 강지훈은 그곳에서 단순히 재활만 한 것이 아니라, 허준이라는 의사와 함께 무언가… 아주 특별한 연구를 진행했던 것으로 보입니다.”정보원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강지훈이 가진 능력의 비밀. 어쩌면, 그 모든 것의 시작이… 바로 이곳일지도 모릅니다.”최민석의 입가에, 마침내 먹잇감을 발견한 포식자의 미소가 걸렸다. 그는 즉시 정보원에게 지시했다.“파. 그 허준이라는 놈의 과거, 의료 사고의 진실, 그리고 강지훈이 그곳에서 대체 뭘 했는지, 먼지 한 톨까지 전부 다 파헤쳐. 이 세상에 비밀은 없는 법이지.”그림자는, 마침내 강지훈의 가장 깊고 은밀한 과거, 그의 힘의 ‘근원’을 향해 손을 뻗치고 있었다.일주일 후, 커쇼의 개인 훈련장.일주일간의 호흡 훈련과 기초 재활을 마친 커쇼의 몸은, 미세하지만 분명한 변화를 보이고 있었다. 지훈은 그를 데리고, 훈련장 한쪽에 있는 작은 수영장으로 향했다.“오늘부터는, 물속에서 공을 던질 겁니다.”“물속에서요?”“네. 물의 부력은 어깨 관절에 가해지는 중력을 상쇄시켜, 가장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물의 저항은, 선수님의 근육들이 평소보다 훨씬 더 정교하게 움직이도록 강제할 겁니다. 우리는 오늘 닳아버린 브레이크를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새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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