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혁은 말을 마친 후 임유진의 바로 앞으로 다가와 고개를 숙여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내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했어. 평생 내 곁에 있겠다고 약속했어. 그치 유진아?”
임유진은 그 말에 순간 숨이 턱 막혔다.
그에게 해줬던 말이 이런 식으로 돌아올 줄은 몰랐다.
임유진은 저도 모르게 손을 들어 불러온 복부를 쓰다듬으며 숨을 한번 고른 후 말을 내뱉었다.
“맞아.”
그러고는 바로 고개를 돌려 강현수를 바라보았다.
“나는... 혁이 곁을 떠날 생각이 없어요.”
임유진의 입에서 ‘혁이’라는 호칭이 나온 순간 강지혁의 눈빛이 반짝거리며 얼굴에 감출 수 없는 일말의 흥분이 일었다.
다시 혁이라고 불렀다는 건 용서해줄 마음이 생겼다는 증거가 아닐까?
과거의 안 좋은 기억들을 이제는 내려놓겠다는 말이 아닐까?
한편 임유진의 말에 강현수의 얼굴은 조금 가라앉았다. 솔직히 예상하지 못했던 건 아니었다. 임유진이라면 강지혁의 곁에 있겠다고 할 것 같았다.
하지만 그래도 마지막으로 확인해보고 싶었다. 정말 그 진실을 다 알고서도 강지혁의 곁에 있을 수 있는지 직접 그녀의 말로 확인해보고 싶었다.
“알겠어. 그게 네가 원하는 거라면... 더 이상 둘 사이에 끼어들지 않을게.”
강현수는 쓰게 웃더니 사람들을 데리고 진료실을 나갔다.
그리고 그가 나간 후 강지혁은 자신의 경호원과 임유진의 경호원에게 잠시 대기하라고 하며 밖으로 내보냈다.
그렇게 널찍한 진료실 안에 오직 임유진과 강지혁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
강지혁은 기대감으로 반짝이는 눈빛으로 임유진을 바라보며 물었다.
“정말 내 곁을 떠나지 않을 거야? 정말?”
“나는...”
임유진은 말을 하려다가 갑자기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들어 다시 입을 닫았다.
사실 그녀도 자신의 마음이 어떤지 확신할 수 없었다.
임유진은 요 며칠 줄곧 마음속으로 갖가지 핑계를 대며 그때는 강지혁과 알게 되기 전이었으니 그가 그녀에게 냉정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스스로에게 세뇌하듯 되뇌었다.
하지만 그렇게 했는데도 여전히 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