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희가 의자에 앉아 있자, 미나가 바로 물병을 따서 건넸다.
“고마워요!”
소희가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말했다.
“이지민 감독님을 어떻게 하고 싶은 거야? 나를 지키기 위해서 이씨 집안과 맞서길 원해요?”
“만약 이기지 못한다면, 온 드라마 팀이 영향을 받는데, 감독님이 혼자서 그 책임을 질 수 있을까요?”
“이지민 감독님의 입장에서는 드라마 팀을 생각하는 게 맞아요. 그래서 처음부터 나는 원망한 적이 없고요. 내가 집에 머무르겠다고 제안했던 거야.”
미나가 소희에게 엄지를 치켜세우며 말했다.
“소희, 난 네 의견에 동의하는 바야.”
하지만 정남은 마음에 안 들었는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냥 이 상황이 너무 답답해!”
“뭐가 답답한데?”
미나가 손에 들고 있던 물병을 정남에게 던지며 말했다.
“이선유도 우리 소희 때문에 경성으로 돌아갔는데, 이게 얼마나 대단한 업적인지 알아? 전체 드라마 팀 승리했다고 느끼는데, 어디가 답답해? 게다가.”
미나는 피식 미소를 지으며 목소리를 낮췄다.
“소희가 온라인에서 공격받던 날, 이지민 감독님이 온라인에서 소희를 옹호하는 글을 몇 개나 썼어.”
“그날 나는 감독님 사무실에 물건을 전달하러 갔을 때, 감독님이 시나리오 아래에 둔 핸드폰에서 장문을 고치고 있는 걸 봤어.”
“모두 소희가 일에 진지하고 능력이 있다고 칭찬하는 내용이었어. 그러니까 감독님도 소희 편인데, 그저 이씨 집안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그런 거야.”
그러자 정남이 흥분해서 말했다.
“그건 다행이네!”
“어쨌든 대감독이야, 너 좀 보라고, 그 마음씨가!”
미나가 비웃자 정남이 화를 내며 말했다.
“누구? 넌 어제 내가 산 아이스크림 먹을 때는 왜 그런 소리 안 했어? 너 이 아이스크림 하나에 만원이나 써놓고!”
“그 돈으로 밥 한 끼를 먹고도 남겠어.”
“그냥 대충 골랐을 뿐인데, 누가 그렇게 비쌀 줄 알았겠어?”
소희가 의자에 앉아 두 사람의 다툼을 보고 있었다. 소희가 없는 며칠 동안 둘의 관계가 상당히 가까워진 것 같았다. 이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