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어서 돌아가요. 이 귀신 나올 것 같은 곳에 더 이상 있기 싫어요!”
온모는 허둥지둥 밖으로 뛰어갔다. 분명 마차가 기다리고 있길 기대했는데 대문 앞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불평을 늘어놓았다.
“아, 참. 큰 오라버니는 오늘 저희가 나오는 걸 모르고 계시나요? 마중도 안 나오고.”
뒤따라 나온 온권승은 그녀를 힐끗 쳐다보고는 담담히 말했다.
“셋째는 금족 중이고 넷째는 다리를 치료 중이고 장온이 역시 최근 건강이 안 좋은데 누가 마중을 나오겠어?”
그제야 온모는 말실수를 깨닫고 어색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 그걸 잊고 있었네요.”
마치 정곡이라도 찔린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제야 그녀는 예전에 온장온에게 주었던 화분에 꽃이 피었을 것이고 곧 발작할 시기가 다가온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돌아가면 어머니가 남겨주신 반 완성품 해독제를 꺼내 온장온의 목숨을 살려줄 생각이었다.
그렇게 되면 온씨 가문 삼형제는 모두 그녀에게 은혜를 입었으니 친동생이 아니라도 그들은 그녀의 말이라면 무조건 따르게 될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온모는 안 좋았던 기분이 조금 누그러들었다.
“아버지, 이만 돌아가요. 오라버니들도 저희를 많이 걱정하고 계실 거예요.”
온모는 웃으며 말했다.
반 시진 후, 온모와 온권승은 마침내 진국공부에 도착했다.
하지만 도착하자마자 온모는 저택 안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온권승도 눈살을 찌푸리며 먼저 서재로 갔다. 따뜻한 차로 우선 목을 축인 그는 그제야 시종을 불러 물었다.
“큰 공자와 다른 아이들은 어쩌고 있느냐?”
시종이 더듬거리며 답했다.
“나리, 큰 공자께서는 며칠 전에 피를 토하며 쓰러지셨는데 여러 의원을 불렀지만 다들…”
온권승은 음침한 얼굴로 대답을 재촉했다.
“말 더듬지 말고 빨리 말해. 의원이 뭐라고 했지?”
시종은 다급히 사실을 고했다.
“의원들은 하나같이… 후사를 준비하라고 하였습니다.”
쾅!
온권승이 들고 있던 찻잔이 바닥으로 떨어지며 뜨거운 찻물이 사방으로 튀었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