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log in전생에는 분명 아버지와 오라버니들에게 사랑받는 존재였던 온사, 하지만 아버지가 동생을 데려온 뒤로 모두의 사랑을 빼앗겼다. 새 여동생에게 뺏긴 사랑을 되찾고자 했지만 오라버니들은 그녀를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할 뿐. 큰오라버니는 사람들 앞에서 무릎을 꿇게 했고, 둘째 오라버니는 두 손 두 발을 잘랐고, 셋째 오라버니는 모진 고문을 했으며, 막내 오라버니는 체면을 구기고 악명을 떨치게 했다. 심지어 아버지마저 그녀를 쫓아내고, 결국 온사는 아버지와 오라버니들의 손에 죽게 된다.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녀는 포기하기로 하고 집을 나와 연을 끊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오라버니들이 후회하고 그녀에게 무릎 꿇고 빌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온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미타불, 온씨 가문? 온사? 사람을 잘못 보셨군요.”
view more백수족 결투장.사면팔방에 관전하는 사람들로 꽉 찼는데 9할은 백수족이고 나머지는 겨우 구석을 차지한 만고족 일행이었다.물론 무명은 만고족 대사제로서 특별한 대우를 받았다.그는 기성과 함께 가운데 자리에 앉았다.본래 상석에 족장이 앉아야 하는데 족장은 올라가자마자 아래 자리에 앉고, 란사에게 상석을 양보했다.“성녀 대인께서 응원하신다면 성녀 대인의 부하도 더욱 자신감이 생길 겁니다.”족장은 충도인을 하인이라 부르지 않고 부하라고 존경스럽게 불렀다.역시 경험이 많은 어른 답게 접대에 노련했다.“족장님의 호의에 감사드립니다.”란사는 속으로 족장을 좋게 평가하고는 걸상 앞으로 다가갔다.그리고 몸을 돌려 모두를 쳐다보고는 자리에 앉았다.그녀가 앉자마자 결투장 아래에 앉은 백수족이 일제히 한쪽 무릎을 꿇었다.“성녀 대인, 만복을 누리십시오!”“성녀 대인, 만복을 누리십시오!”이들은 구호로 자신들의 성의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만고족 무명 대사제가 속으로 ‘뻔뻔한 놈들’이라 욕하면서 자기 일족에게 눈짓을 보냈다.다행히 일행이 눈치가 빨라서 그의 눈빛을 보자마자 즉시 무릎을 꿇었다.“성녀 대인, 만복을 누리십시오!”‘쯧! 역시 늙은 여우 따로 없어.’란사가 속으로 혀를 찼다.하지만 그녀가 방금 온 며칠을 제외한다면 나중에 백수족은 확실히 편안할 정도로 잘해주었다.란사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청아한 목소리가 결투장에 울려 퍼졌다.“여러분도 해마다 평안하고 건강하길 바랍니다!”그녀는 작은 세상 속에 갇힌 것도 모자라 부패시독에 감염되어 목숨이 위태로은 사람들에게 최고의 축복을 내렸다.백수족이든 만고족이든 그들이 원하는 것은 아마 이것뿐일 것이다.“성녀 대인, 감사합니다!”모든 사람이 기쁜 마음으로 이구동성으로 호응했다.이 장면을 본 악담라는 온모가 란사를 대체하려는 계획을 실현할 수 있을지 의심했다.‘온모가 무슨 자격으로 대명 성녀를 대체할 수 있을까? 란사는 본인의 진정한 능력으로 성녀가 되었는데, 온모는 안하무인인 자신감을
기성이 눈치도 안 보고 직설적으로 발언했다.“오늘은 왜 선뜻 대답하는 겁니까?”그러면서 걱정이 가득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란사가 대답했다.“대사제, 걱정 마세요. 내게도 생각이 있어요.”그녀가 이렇게 말하니 기성도 더는 설득하지 않았다.사실 기성이 주의를 주지 않아도 악담라가 무엇을 하려는지 짐작하고 있었다.기껏해야 그녀의 해독약을 가져가서 처방을 연구하여 싶었을 것이다.안타깝게도 그녀의 처방은 평범한 물건이 아니었다.해독약에 영수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었다.영수가 없어도 약액으로 해독할 수 있지만, 악담라가 백수족에서 본 것만큼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다.그렇기 때문에 란사는 전혀 두렵지 않았다.“충도인, 겨루고 싶으면 결판을 내세요. 나도 당신이 어떻게 원수를 이기는지 보고 싶어요. 절대 봐주지 말고 최선을 다해야 해요.”란사가 빙그레 웃으면서 신뢰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러자 충도인이 공수하며 자신감 넘치게 대답했다.“반드시 전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습니다.”그는 돌아서서 악담라와 마주 보았다.“이제 시작하지.”지금까지 시간을 오래 끌었으니 곧바로 시작해도 되었다.모두가 드디어 시작한다고 생각할 때, 갑자기 악담라가 손을 들었다.“잠깐만.”충도인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또 뭐야?”‘뭐겠어. 수작을 부리려는 거지.’본래 란사가 내기로 해독약을 약조해서 악담라는 무지 기뻤다.그런데 그녀가 너무 통쾌하게 대답해서 오히려 의심이 들었다.“먼저 말해두는데 난 동굴에 있는 해독약만 원하지, 나중에 만든 것은 싫습니다.”그는 란사가 손을 쓸까 봐 동굴에 미리 만든 해독약을 원한 것이었다.란사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죠.”그녀가 다시 시원시원하게 대답하자 악담라는 더욱 의심했다.‘설마 대명 성녀가 약액에 무슨 짓을 한 건 아니겠지? 아니면 이렇게 쉽게 대답할 리가 없어!’악담라가 의심하면서 자기 속내를 간파하려고 들자 참으로 어이가 없었다.란사가 눈동자를 굴리더니 무언가 생각났는지 무덤덤하게 말했
모두가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거기에 악담라가 잔뜩 인상을 굳히고 핏줄이 선 눈동자로 노려보았다.말투는 불쾌하지만 신왕의 통제에서 벗어났어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 같았다.“충도인, 나와 겨루는 결과가 어떤지 잘 알 거다. 우리가 핏줄이라도 절대 봐주지 않을 것이다.”신왕의 함정에 놀아나면서 하마터면 죽을 뻔한 악담라는 지금 기분이 최악이었다.그는 짜증이 가득하여 지금 누군가를 잡아 죽여야 손이 풀릴 것 같았다.게다가 맞은편에 이복동생이 있었다.기분이 최악일 때 제일 싫어하는 아우가 보였으니 벌써 죽이고 싶어서 손이 근질거렸다.“웃기네. 나라고 너를 봐줄 것 같으냐?”충도인이 코웃음을 치며 시큰둥하게 받아쳤다.“내기는…”악담라가 란사를 힐끔 보다가 이 사람들이 허락할 것 같지 않아서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어쨌든 대명 성녀는 언젠가 그의 손에 들어가겠지만, 조건을 내세우지 않으면 왠지 내키지 않았다.그의 입장에서 충도인과 겨뤄도 반드시 이긴다고 확신했다.충도인의 하찮은 독충술은 자신을 이길 수 없었다.예전에도 이기지 못했는데 하물며 지금 가장 완벽한 산송장까지 있는데 더욱 이길 리가 없었다.갑자기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악담라가 눈을 가늘게 뜨고 조건을 말했다.“내가 이기면 성녀 대인은 백수족에게 해독약을 주세요.”란사가 조금 당황하더니 충도인을 넘어 뒤쪽에 있는 동굴을 보았다.왠지 그녀의 동굴에서 약병을 발견한 것 같았다.하지만 이상했다.‘악담라는 중독되지 않았는데 해독약으로 무엇을 할 생각이지? 설마 만고족에게 주려는 건가?’이번에 란사는 무명 일행을 쳐다보았다.그녀가 쳐다보자 만고족과 가짜 성사가 결탁했다고 오해할까 봐 무명이 고개를 가로저었다.만고족도 아니고 백수족도 아니라면 천시족밖에 없었다.‘천시족은 꼭두각시를 다룬다고 했지.’순간 무언가 깨달은 란사가 가볍게 웃음을 쳤다.“역시 눈치를 챘군요. 대명 성녀 답게 영리합니다.”악담라는 란사의 표정이 변하는 것을 관찰하다가 그녀가 피식 웃
소란스러운 소리에 란사가 고개를 돌렸더니 온모가 무릎을 꿇고 앉았던 곳이 텅 비었다.그녀를 제압했던 만고족 두 명은 무슨 일인지 쓰러져 있었다.란사가 미간을 찌푸렸다.“유성,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눈앞에서 멀쩡하게 살아 있는 사람이 소리 없이 사라졌다.유성은 주변에 매복한 벌레들을 통해 재빨리 정보를 전달받더니 이를 악물며 대답했다.[주인님, 독충들 말로는 온모가 사라지기 전에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답니다. 아마도 신왕이 독충의 감시를 차단하는 고충을 이용해 그 여인을 빼낸 것 같습니다.]“고충왕이구나.”유성의 보고를 들은 란사는 확신했다.고충왕 외에 다른 고충은 이런 능력이 없었다.그녀의 독충들의 감시뿐만 아니라 유성의 눈앞에서 한 사람을 소리 없이 빼낼 수 있는 것은, 고충왕이거나 특별한 능력을 가진 고충왕 외에 짐작 가는 것이 없었다.[주인님, 유성이 무능한 탓합니다. 소홀한 틈을 타서 그 여인이 도망치게 만들었어요. 부디 벌을 내려주세요!]유성은 마음속으로 너무 미안하고 괴로웠다.란사를 주인으로 모신 순간부터 모든 것이 순탄했다.게다가 주인이 특별히 키워준 덕에 실력이 크게 향상되었는데 지금까지 이렇게 좌절한 적이 없었다.처음으로 주인의 일을 망쳐서 원수가 도망치게 내버려두었으니, 이런 실수를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괜찮다. 신왕은 워낙 교활하기 짝이 없는 능구렁이니 만단의 준비를 하고 왔을 것이다. 너는 말할 것도 없고 나라도 그 영감을 상대할 수 없을지도 몰라.”진실을 알게 된 란사는 유성을 탓하지 않고 오히려 위로해 주었다.아마도 신왕의 손에 두 가지 고충왕이 있을 것이다.뱀왕을 조종하는 고충왕이나 온모를 구해간 고충왕은 전혀 본 적이 없으니, 신왕의 신출귀몰하는 작전에 방심한 것도 당연했다.그래도 유성은 납득할 수 없었다.그의 입장에서 주인의 기대를 저버렸으니 이것은 아주 큰 수치였다.절대 다시 이런 수치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주인님, 걱정 마세요. 제가 땅을 파서라도 반드시 그 여인을 찾아오겠
란사가 곁눈질로 흘겨보았다.저 늙은이가 무슨 꿍꿍인지 모르겠지만 태연한 척 입꼬리를 올려 빙그레 웃었다.“스님이 동행한다면 영광이지요.”갑작스러운 그녀의 겸손한 태도에 다른 사람들은 어리둥절했다.란사가 악담라에게 앞장서라는 공손한 손짓까지 하다니, 뒤에 있던 북진연이 눈썹을 치켜 올렸다.악담라는 의미심장하게 쳐다볼 뿐, 거절하지 않고 앞에서 저벅저벅 걸어 나갔다.란사가 이내 뒤를 따라가다가 백월유 부부를 스칠 때 두 사람의 의아한 표정을 보더니 그저 웃어넘겼다. 보아하니 이틀 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너무 도도하게 행동한
그녀가 손을 뻗자 뒤에 있던 북진연이 바로 약상자를 들고 다가왔다.란사가 그를 향해 빙그레 웃고는 약상자를 열고 몇 가지 물건을 꺼냈다.먼저 얼굴에 가리개를 쓰고 장갑을 낀 후에 소매를 걷어 올리고는 마지막에 머리를 정수리에 틀어 올렸다.모든 준비를 마친 후 작은 칼과 굵은 은침 몇 개를 꺼내서 세심하게 시체를 부검하기 시작했다.일전에 금지구역 밖에서 학살당한 마을에서는 창청람 일행이 있고 시간이 촉박했기에 독충으로 시체를 검사했을 뿐, 그녀가 직접 나서서 살펴보지 못했었다.이번에는 시체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겉과 속을 구석
오늘 모임은 홍문연(鸿门宴, 손님을 모해할 목적으로 부른 모임)이라는 것을 깨닫고 다들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란사는 오히려 태연했다.어쨌든 그녀에게 묻지 않으면 그만이었다.이미 ‘화독’이라는 해결 방도를 내놓았으니 사용하든 말든 그건 신왕의 선택이라 생각했다.정말 신왕과 말을 섞는 것이 귀찮았다.지금 그녀는 겉으로 듣는 척만 하고 머릿속에는 저녁에 움직일 계획을 세웠다.일행은 틀림없이 신왕에게 방법을 제시하여 오늘 밤에 길을 재촉할 것이다.그렇다면 그녀와 북진연의 암살 계획은 진행하기 어려웠다.이제 와서 암살을 포기하
악담라와 란사가 쓴 종이에는 각각 ‘독과 물’만 적혀 있었다.이 답은 일전에 이족 의원들이 말한 전염병과 전혀 일치하지 않았다.만약 둘 중에서 한 사람만 ‘독’이라 적었다면 의심했을 텐데 지금은 확신했다.남도 아닌 자기 사제인 악담라가 적은 것이고 그의 실력을 잘 알기에 이 결과는 틀림없다고 생각했다.그러나 결과가 나왔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라 두 사람이 적은 전파 경로 ‘물’이 가장 심각했다.란사가 예상한 것처럼 신왕도 물을 떠올렸다.왜냐면 대열이 시냇가에서 주둔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신왕! 보고합니다!”드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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