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전생에는 분명 아버지와 오라버니들에게 사랑받는 존재였던 온사, 하지만 아버지가 동생을 데려온 뒤로 모두의 사랑을 빼앗겼다. 새 여동생에게 뺏긴 사랑을 되찾고자 했지만 오라버니들은 그녀를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할 뿐. 큰오라버니는 사람들 앞에서 무릎을 꿇게 했고, 둘째 오라버니는 두 손 두 발을 잘랐고, 셋째 오라버니는 모진 고문을 했으며, 막내 오라버니는 체면을 구기고 악명을 떨치게 했다. 심지어 아버지마저 그녀를 쫓아내고, 결국 온사는 아버지와 오라버니들의 손에 죽게 된다.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녀는 포기하기로 하고 집을 나와 연을 끊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오라버니들이 후회하고 그녀에게 무릎 꿇고 빌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온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미타불, 온씨 가문? 온사? 사람을 잘못 보셨군요.”
더 보기신왕의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졌다.란사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그는 금지구역 흑석성과 전체 백족 부족에서 만인지상의 어엿한 신왕으로서, 지금까지 누구도 감히 그의 명을 거역하지 않았다.하지만 여기는 흑석성이 아니고 백족 부족도 아니고, 선지였다.선지에서 가장 지위 높은 사람은 3대 족장, 그리고 소족장과 대사제였다.신왕은 선지 부족들 입장에서 눈에 차지도 않으니 당연히 그의 명을 따를 리가 없었다.선지 부족들은 물론 란사를 따른 충도인마저 명을 따르지 않았다.게다가 처음으로 명령을 거역당하고 조롱까지 받은 신왕은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그는 당장이라도 이 사람들을 죽일 것처럼 눈에 쌍불을 켰다.“아주 좋다. 짐이 너희들을 똑똑히 기억하겠다.”신왕이 심호흡하고는 가슴에 맺힌 분노를 억지로 쓸어내렸다.진짜 몸이 여기 있었다면 반드시 그들에게 지옥을 맛보게 했을 것이다.지금은 시간이 얼마 없었다.사제 악담라가 후수를 뒀는지 시체 통제술을 익힌 사람의 혼백은 생각보다 다루기 까다로웠다.“사제야, 이자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거라. 너의 다른 보배는 내가 먼저 데려가겠다.”신왕의 말이 떨어지자 유성의 목소리가 란사의 머릿속에 울렸다.[주인님, 발밑을 조심하세요!]그때 발밑에서 지진이라도 일어난 듯 흔들리더니 무언가 갑자기 튀어나왔다.쿵! 펑!란사가 당황하는 동시에 은백색 거대 구렁이가 지면을 뚫고 나타나면서 그녀를 향해 시뻘건 입을 쫙 벌였다.“성녀 전하!”“성녀 대인!”아연실색한 충도인이 곧바로 돌아서서 란사를 향해 달려가고, 기성 일행도 뒤를 따라갔지만 거리가 멀어서 따라잡지 못했다.오직 란사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능운이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팔을 잡아당겼다.그런데 은백색 구렁이가 미리 대비한 것처럼 란사가 끌려갈 때, 긴 꼬리로 능운을 힘껏 내쳤다.위험을 감지한 능운은 순간 융통성 있게 손을 놓고 그녀의 등을 힘껏 밀어냈다.란사를 밀어내자마자 곧바로 구렁이의 커다란 꼬리가 정면으로 그에게
그래도 속으로 은근히 뿌듯했다.역시 녀석은 단점은 있어도 정의로운 아이였다.기성도 능운을 다시 보았다.전에 소족장이 철없고 큰일을 맡을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방금 한 말을 듣고 오히려 과소평가했던 것 같았다.“우리 소족장은 역시 최고입니다.”아쿤과 아달은 산만한 덩치에 눈물까지 글썽거리며 존경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러다가 감정이 북받쳐서 껴안으려고 달려갔는데 능운이 징그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사정없이 발로 차버렸다.“꺼져. 징그럽게 오지 마!”부하들은 혐오하면서 자신을 감상하듯 쳐다보는 란사의 눈빛과 마주쳤을 때 이내 배시시 웃었다.“성녀 대인, 걱정 마세요. 나는 절대 저 영감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아요. 백수족에 성녀 대인이 있는데, 나 능운은 당신한테만 충성하고 선인의 보물도 당신한테만 드릴 거예요.”“고마워요. 하지만 소족장이 말한 선인 보물은 백수족의 것이니 굳이 내게 선물할 필요 없어요. 내가 원한다면 다른 물건과 바꿀 테니, 바꾸기 싫어도 괜찮아요.”란사는 선인의 보물에 대해 신왕처럼 집착하지 않았다.물론 한 번 봐도 무방하지만 말이다.그보다 지금은 눈앞에 닥친 일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했다.악담라, 정확히 말해서 신왕의 안색이 굳어졌다.자신이 이리 매혹적인 미끼를 던졌는데 애송이가 전혀 동요하지 않을 줄이야.‘하, 고향을 떠나지 않는다는 건 다 거짓말이야. 내 조건이 부족한 거겠지.’“선지를 떠나면 짐의 백족에 갈 수 있다. 짐은 신왕이니 너를 양아들로 삼고 내 아들과 똑같은 왕자 신분을 하사할 테니,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권력을 누릴 수 있다.”‘이 조건이면 충분하겠지.’“급하게 거절하지 말고 잘 생각해 보아라. 필경 이런 조건은 짐 외에 누구도 줄 수 없다.”이것은 신왕만의 자신감이었다.하지만 그의 자신감은 오늘따라 먹히지 않았다.“본 소족장은 본래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신분이다. 아니지, 백만지상의 신분이다. 백수족 전체가 본 소족장의 것인데 내 부족을 버리고 너희 부족에 가라고? 당신 머리가 이상한
악담라가 험상궂은 표정을 짓더니 가늘게 뜬 황금 눈동자에서 살의가 스쳤다.그러다 한참 뒤에 천천히 입을 열었다.“젊은이, 짐에게 알려주면 네가 원하는 물건은 무엇이든 줄 것이다. 예를 들어 선지를 떠나게 도와줄 수 있다.”“선지를 떠난다고?”능운이 미간을 찌푸렸다.“맞다. 이 세상은 이미 부패시왕의 손에 망가졌어. 너희들이 살아남아도 부패시왕이 죽지 않는 한 모든 사람과 야수들은 언젠가 다시 부패시독에 중독되어 썩어갈 것이다.”“유일한 방법은 부패시왕을 죽이는 것이지만 안타깝게도 3대 부족이 합쳐도 죽이지 못한다.”그 말에 란사가 눈썹을 꿈틀거렸다.마치 신왕이 부패시왕에게 대해 뭔가 아는 눈치였다.아니면 3대 부족도 부패시왕을 죽이지 못한다는 큰소리를 치지 않을 것이다.“부패시왕을 죽이지 못하면 너희들은 죽는 것밖에 없어. 하지만 지금은 선택할 여지가 있지.”악담라에게 빙의한 신왕이 빙그레 웃었다.“짐이 다시 선지의 문을 열어서 외부와 연결할 것이다. 그때면 너희들도 선지 문을 통해 밖으로 나갈 수 있다.”그의 말에서 란사가 예리한 두뇌로 한 가지 사실을 발견했다.신왕은 능운에게 말하는 것 같지만 실은 몇 번이나 ‘너희’들이라면서 백수족과 만고족을 선동하고 있었다.란사가 힐끗 주변을 둘러보았더니 두 부족에서 적지 않은 사람들의 눈빛이 흔들리거나 생각에 잠겼다.유독 족장, 기성, 만고족의 무명 대사제만 동요하지 않고 악담라를 보는 시선이 서슬처럼 차가웠다.“이 조건이 어떠냐?”악담라에 빙의한 신왕은 이 조건이면 충분히 그들을 유혹할 수 있다고 자신감 있게 말을 이어갔다.“잘 생각해 보거라. 너희들에게 있어 둘도 없는 기회다. 네가 선인이 남긴 보물을 짐에게 준다면 반드시 여기서 벗어나게 도와줄 것이다. 그러면 더 이상 부패시독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신왕의 마지막 말에 확실히 수많은 사람들이 동요했다.“정말 나갈 수 있습니까?”“여기를 떠난다고요?”“선지를 떠나면 살아남을 수 있습니까?”누구는 두려워하고, 누구는 기대
“성녀 대인도 선인이 남긴 보물에 관심이 있습니까?”“…”란사가 대뜸 흘겨보자 능운이 배시시 웃었다.“정말이에요. 나한테 선인이 남긴 보물이 있어요. 게다가 백수족에은 나한테만 있는데 할아버지가 물려주신 거예요. 아버지가 할아버지한테 달라고 했는데도 할아버지는 나한테만 줬거든요!”족장이 눈치 없는 아들을 흘겨보았다.‘멍청한 놈! 외부인과 다른 부족 앞에서 이런 말까지 하다니!’만약 성녀 대인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서 불효자의 엉덩이가 터질 때까지 매를 쳤을 것이다.비록 족장이 매일 불효자라고 욕하지만 능가에 후손은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능운은 족장의 외아들이고 차기 족장이라 묵인했기 때문에 전에 오만하게 굴었던 것이다.그런데 최근 참교육을 많이 받아서인지 란사는커녕 충도인 앞에서도 얌전히 행동했다.소족장인 능운은 백수족에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데, 란사가 의술과 영기를 이용해 번마다 타고난 능력으로 백수족을 구해주었기 때문에, 그녀에게 대한 태도가 전보다 확실히 달라졌다.게다가 성녀 대인은 능력이 대단할 뿐만 아니라 기품이 넘치는 절세미인이니 어떤 사내가 마음이 흔들리지 않겠는가?지금도 란사가 가볍게 손짓하자 능운은 즉시 눈을 반짝이며 쪼르르 달려갔다.신나서 껑충껑충 뛰는 모습은 마치 주인을 보고 좋아서 꼬리를 흔드는 개와 같았다.“성녀 대인, 정말이에요. 원한다면 저 영감한테 안 주고 성녀 대인한테 드릴게요.”충도인이 눈을 희번덕거렸다.사실 그보다 원하는 사람은 따로 있었다.“젊은이, 너한테 정말 선인이 남긴 보물이 있느냐?”귀에 익은 목소리는 바로 신왕이었다.란사가 고개를 들어 목소리가 들리는 곳을 보았더니 악담라가 서 있었다.‘방금 그 목소리는 누구야?’란사가 자세히 살펴보았더니 맞은편에 있는 악담라가 어딘가 수상해 보였다.지금 온옥지 곁에 있는 악담라는 마치 무엇에 묶인 것처럼 눈을 질끈 감고 온몸을 떨면서 발버둥치는 것 같았다.“꺼져… 내 몸에서 당장 꺼져라!”악담라가 눈을 번쩍 뜨자 황금 눈동자가 반짝거렸다.
북진연은 싸늘한 표정을 짓고 대꾸하지 않았다.란사가 빙그레 웃었다.“창왕 전하든 아니든 무슨 상관이에요? 설마 방금 약조한 것을 부인하는 거예요? 그렇다면 방금 떠난 왈패를 부를 것도 없이 제 손으로 두 분을 황천길로 보내줄게요.”그녀의 말에 백월유의 안색이 조금은 굳어졌다.‘협상’할 여지가 있을 줄 알았는데 눈앞의 어린 아가씨가 보통내기가 아니었다.하지만 백월유도 만만치 않았다.란사 일행과 말이 통하지 않자 바로 자세를 낮추고 온화한 말투로 말했다.“죄송해요. 신첩과 부군도 은인처럼 사람을 찾고 있어요. 금지구역 밖으
볼일을 보러 간다는 것은 진짜 볼일이 급해서가 아니었고 술기운도 진짜 취한 것이 아니었다.지금의 온모는 산송장인 몸이니, 진짜로 생리적 현상을 느낄 리가 없었다.그러나 연기는 아니었다.그녀가 마신 술에 든 환각제의 주요 작용이 바로 그러했다. 머리가 어지럽고 배가 아픈 증상이 동반된 것이다.이는 란사가 온모를 대상으로 특별히 제작한 약물이었다.산 사람은 술을 마신 후에 별다른 느낌을 느끼지 못할 테지만 온모와 같은 산송장은 그런 증세를 동반했다.그리고 증상은 온모가 술향기가 가득한 관람대를 떠날 때까지 지속되다가 향기가
가슴에서 극심한 통증이 전해질 때까지 길도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고 있었다.그는 강인한 의지로 버티고 서 있었다.그는 완강하게 북진연의 창을 가슴에서 뽑아내고는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부하의 부축을 잡으며 중심을 잡은 그가 갑자기 나타난 무림고수의 얼굴을 확인하려고 고개를 든 순간, 특유의 눈부신 은발이 시야에 들어왔다. 순간 길도는 가슴에서 전해지는 통증보다 더한 공포를 느꼈다.“다… 당신이 왜… 그럴 리가 없어! 당신이… 이곳에 나타날 리가 없는데!”길도는 충격에 빠진 표정으로 북진연을 바라봤다.그는 부하의 팔
하지만 막 목적지에 도착하자, 갑자기 나타난 거미떼가 일행의 앞을 막아섰다.고양은 이 거미들이 란사의 독충임을 한눈에 알아보았다.이 녀석들이 나타났다는 것은 누군가 앞길에서 막고 있다는 의미였다.수정 거미 한 마리가 재빨리 고양의 어깨로 기어오르자, 익숙한 음성이 그의 귀에 전해졌다.“이 거미들을 따라 화원으로 돌아가게.”그쪽으로 돌아간다면 뒤에서 추격하는 추격병들과 부딪치게 될 것이다.의구심이 들었지만, 고양은 성녀의 판단을 믿기로 했다.그는 입을 틀어막은 온모와 부하들을 데리고 화원으로 이동했다.물론 란사는 그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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