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지역은 거의 모든 곳이 유민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들은 스스로 나뭇가지와 마른 풀을 엮어 임시 거처를 지어 놓고, 여러 명이 한 움막 안에 다닥다닥 붙어 살고 있었다.
이런 움막들은 밤에 잠잘 때 잠시 몸을 뉘일 정도로만 쓸 수 있었고, 들어가려면 허리를 굽혀야 했다.
넓은 평지 곳곳이 이런 조잡한 거처들로 가득 덮여 있었고, 바람이라도 한 번 세차게 불면 그대로 날아가 버릴 것처럼 허술했다.
비라도 쏟아지면 이런 ‘집’들이 버텨낼 수 있을 리 만무했다.
봉구안도 이런 광경은 처음 보는 터라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곳 사람들은 마치 세상 누구에게도 버림받은 것처럼 보였다.
그 누구도 이들의 삶과 죽음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먹고 자고 용변을 보는 일까지 모두 이곳에서 해결하니 공기 중에는 역겨운 썩은 냄새가 진동했다.
봉구안은 자신과 소욱이 충분히 늙고 초라한 모습으로 변장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곳 사람들과 비교하니 그들은 오히려 지나치게 깨끗해 보여서 오히려 눈에 띄었다.
그래서 그들이 이곳에 들어서자마자 수많은 시선이 그들을 향했다.
그 눈빛들은 의아하거나 부러움이 섞여 있었다.
이곳 사람들은 모두 뼈만 남을 정도로 마르고, 두 눈에서는 빛이 사라져 흐리멍덩했다.
소욱의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그는 예전에 북연이 할지를 점령할 때 유민들과 산적들을 변방 도시로 몰아냈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저 소소한 내란 정도가 발생했으리라 생각했었는데, 이처럼 참혹한 상황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봉구안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곳에 최소 천 명은 있어 보여요.”
이들은 백성이라기보다 패전 뒤 갈 곳 없이 떠도는 패잔병 무리 같았다.
서로 모여 있는 것은 혹독한 겨울을 함께 견디기 위해서였다.
소욱은 봉구안의 손을 꽉 잡았다. 눈빛은 차갑고도 깊어졌다.
그때, 한 노인이 다가와 말을 건넸다.
“길을 잃으신 겁니까?”
소욱이 고개를 저었다.
“성 안에서 머물 곳을 찾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이곳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그의 말은 바로 이곳 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