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第085話はぁ。珠葉は深いため息をついた。最悪。いったい、どこから間違えたんだろう。そう考えてみても、いつからだったのかなんて分かるはずもなかった。顔にほだされている自覚ならあった。けれど、心まで許すつもりは絶対になかった。だって、自分みたいな大学生なんて、あの男にとってはただの遊びに決まっているから。傷つくのは自分だけだと、珠葉はそう思っていた。今になって考えてみれば、道赫とセックスするのが怖い理由も、彼を好きになってしまったからなのかもしれない。一度寝てしまったら、あんなに従順な男が別人になってしまうんじゃないか。そして何事もなかったように、この関係が終わってしまうんじゃないか。もう好きになってしまったものを、いったいどうすればいいんだろう。珠葉は机にゴンッと額をぶつけ、そのまま突っ伏した。とりあえず、この気持ちを悟られないことが大事だった。いつも軽薄そうに振る舞って(少なくとも初めて会ったときは、あんな感じじゃなかった。)本心を隠している男に、こんな気持ちを知られるわけにはいかない。絶対に弄ばれる。よく分からないことは多くても、珠葉とセックスしたくてたまらないことだけは確かだった。だったら、それをどうにか利用してみるほうがいいんだろうか。「……」珠葉は目を閉じた。逃げるつもりはなかった。かといって、彼を落としてみようなんて考えているわけでもない。今は考えなければならないことが多すぎた。バレないように、このまま維持しよう。それが珠葉の出した結論だった。課題と論文のために、あの家にはあと何度か行くことになっている。口実としては十分だった。写真もまだ足りないし、全体の構造も把握しきれていない。それにヌマルもまだ気になっている。しかも指導教授からも、もう一度現地を見てくるように言わ
Terakhir Diperbarui: 2026-08-28
Chapter: 第084話「客の迎え方があれだったのに、何のご褒美があるの?」とっさに口から出た言い訳だった。通用するかどうかも分からない、苦しい言い訳。今日はどうしても、その先へ進む勇気が出なかった。これで二度目の逃げだ。それを分かっていながら、珠葉はまた逃げることを選んでしまった。「あ……」珠葉が苦し紛れに言ったことなど、道赫には知る由もない。彼にとって大事なのは、ご褒美がなくなるかもしれないという事実だけだった。どう言えば取り消してもらえるのか。それしか頭になかった。「それは……俺が悪かったですけど……」未練がましすぎるだろうか。道赫は途中まで口にして、そこで言葉を飲み込んだ。あの件なら、もう罰は受けた。だからご褒美とは別じゃないですか――そう言えばよかったのかもしれない。けれど、口は動かなかった。珠葉が一度決めたことを覆す人ではないと、もう知っていたから。だったら今まで通り、素直に従っていたほうがいい。そうすれば、また次の機会が来る気がした。「……分かりました」道赫があっさり引き下がると、珠葉は気づかれないよう小さく息をついた。こんなふうに素直にされると、最後までしてあげてもいいような気もする。それでも、今日は無理だった。まだ心の準備ができていない。さっき門前払いを食らったことだって、まったく影響がないわけではない。あれだけ緊張して来たのに、腹を立てたまま引き返すことになって、そんな気分はすっかり吹き飛んでしまっていた。沈黙が部屋を包む。道赫は、自分のベッドに腰掛ける珠葉を静かに見つめた。ご褒美をくれるわけでもないのに。期待させるだけ期待させて、人のベッドに平然と座っている。今日一
Terakhir Diperbarui: 2026-08-27
Chapter: 第083話「ボスより怖ぇんだ」「は?」「何言ってんだよ」「そんな奴、この世にいるわけねぇだろ」萬植は「人間じゃない」と付け加えかけて、やめた。何気ない一言が、どこで誰の耳に入るか分からない。軽々しく口を滑らせて痛い目を見るのは、ごめんだった。そう考えると、今まで誰も口にしなかった理由も理解できた。この世界じゃ、舌一つで人生が終わることもあるのだから。「とにかく逆らうな。目が合ったらすぐ目を伏せろ。何か言われたら『はい、分かりました』。それだけだ。いいな?」「からかってんだろ」「あっ、そういうことっすか。危うく信じるところでしたよ」萬植は頭を抱えたくなったが、それ以上説得するのはやめた。自分だって、実際に味わったことのない話を信じろと言われても難しいだろう。「命が惜しかったら、骨の髄まで――」「絶対、朴基燦のやつ何か知ってるって」「ボスに女ができたかもって最初に言い出したのも、あいつだったしな」噂をすれば何とやら。そんな話をしているところへ、基燦が息を切らしながら飛び込んできた。萬植は嫌な予感に、全身の毛が逆立つ。「ボスが……三分以内に……っ、はぁっ……屋敷から全員出ろって……!」基燦が言い終えるより早く、萬植は正門へ向かって駆け出していた。今の道赫は珠葉と一緒にいる。つまり、その命令がボスの命令なのか、それとも珠葉の命令なのか分からないということだ。道赫にとって「三分」は、ただ「急げ」という意味かもしれない。だが珠葉が言った時間なら――絶対に守らなければならない。だから萬植は「できるだけ急ぐ」のではなく、「何が何でも三分以内に屋敷を出る」と決めた。「えっ?」事情が分からず戸惑う組員たちも、萬植が本気で走り出したのを見ると
Terakhir Diperbarui: 2026-08-26
Chapter: 第082話「ああ、まあ……今度機会があったら呼んでよ」「必要でしたら、いつでも言ってください。一本電話をくだされば、今からでも来ると思います」あまりにも魅力的な提案だった。今すぐ電話して呼んでほしい――そう言いたくなるくらいに。権力というものが、これほど人を誘惑するものだとは思ってもみなかった。珠葉は慌てて視線をノートへ落とす。平然としていなければならない。「うん」自分はそこまで学問に熱心な人間ではないと思っていた。けれど実際に韓屋を目の当たりにし、自分の好みにぴったりな内装を見ていると、次から次へと知りたいことが湧いてくる。卒業論文を書いている最中だから、なおさらなのかもしれない。「お昼でも食べてから、続きを見ませんか?」「あ、ご飯食べなきゃね。外に行く?」「いえ。ビョルチェに食堂があります」食堂?珠葉は聞き返さず、おとなしく道赫の後について歩いた。その途中で、なぜアンチェを本棟と呼ぶのか、韓屋はいつ完成したのか――気になっていたことを次々と尋ねる。道赫は一度も言葉に詰まることなく答え、その様子が珠葉は少し気に入った。建物同士の距離がかなり離れていたため、ビョルチェまで歩くだけでも相当時間がかかったが、その道のりは少しも退屈ではなかった。「ここは?」三十人は軽く座れそうな長いテーブルと椅子が並ぶ空間だった。ちょっとしたレストランにも負けないほど立派だ。研究室の人たちを連れてきて、そのまま議論でも始められそうなほど、興味をそそられる場所ばかりだった。「韓国料理を用意しましたけど、大丈夫ですか?」食堂では二、三人が食事をしていたが、やはり道赫と一緒に現れた珠葉を見るや、挨拶もできないまま慌てて席を立ってしまった。「そのまま食べてていいのに」そう言う暇もなく、男たちは姿を消していく。珠葉は食器だけが残された食堂を眺め、それ
Terakhir Diperbarui: 2026-08-25
Chapter: 第081話珠葉は、そそくさと頭を下げて去っていく男たちを見送り、それからようやく辺りを見回した。建築に詳しくない人が見ても、一目で立派だと分かる韓屋だった。「サランチェも見ていい?」「ご主人様が入れない場所はありませんよ。少なくとも、この家では」ただの学生にすぎない自分へ、道赫はあまりにも大きな権限を当たり前のように与えてくる。こんな人にさっきまで懲罰を与えていたのに、今さらそんなことを考えるのも遅い気はした。それでも、この広い韓屋をまるで自分の家のように歩き回れることが少し嬉しくて、珠葉はそんなことは気にしないことにした。「普段はどこで過ごしてるの?」「まずは本棟をご覧になりますか?」今日だけでは、とても全部は見切れないだろう。門まで来るだけでもかなり歩いたし、建物も多い。中まで隅々見ようと思えば、もっと時間がかかる。今日は見る場所を絞ったほうがいい。少し考えた末、珠葉はまずサランチェを見ることにした。本棟は、あとで自然と目にするだろうと思ったからだ。「サランチェって、今は何に使ってるの?」「今は会議室ですね。応接室もあります」門を一つくぐると、すぐサランチェが見えた。「ヌマルがあるんだ」「ええ。富の象徴だとか。祖父がよく言っていました」ほとんどの人員は外へ出していたが、サランチェは仕事場でもあるため、数人だけ残っていた。彼らは道赫と珠葉の姿を見た瞬間、その場で石のように固まり――道赫の視線を受けると、慌てて姿を消していく。――嘘だろ。ボスが女を連れてきた……!声にならない悲鳴が屋敷中に広がっていく。だが珠葉は韓屋に夢中で、そんなことにはまるで気づいていなかった。いつの間にかノートとペンを取り出し、さらさらと何かを書き留め始める。道赫はそんな珠葉の後ろをのんびり歩きながら、人払いを続けた。そして彼女が投げかける質問に
Terakhir Diperbarui: 2026-08-24
Chapter: 第080話「今からでもちゃんと座らないなら、あんたたちのボス、この土の上に頭までつけてもらうよ。それでもまだ口答えするなら、今度は下着まで全部脱がせるから。裸で叱られるところでも見たいみたいだし」「ひ、膝をついて……座っています……!」「ちゃんと……座っています……!」「しっかり見ています……!」この場で白道赫を“全部”脱がせられる存在。どれだけ懇願しても、それ以上の罰となって返ってくるだけの人。表情ひとつ変えず、淡々と不機嫌そうに口にするだけなのに、背筋が凍るほど恐ろしかった。さっき道赫が走っていったあと、基燦が「あの人は人じゃない何かを見ているみたいだった」と言っていた。あんな小柄な女の子相手に、大げさだと思っていたのに。今なら、その意味がよく分かった。「じゃあ始めて、坊や。さっき考えてた回数の倍ね」「一。ご主人様、申し訳ありませんでした」珠葉の言葉に従い、道赫は腕立て伏せを始める。数を数えながら、言われた通り反省の言葉も口にした。この程度は、彼にとって何でもない。部下たちも、それくらいは分かっている。衝撃を受けているのは、自分たちのせいでボスが罰を受けているという、その事実だった。珠葉が来るまでは、この場所で絶対だったのは道赫だ。唯一無二の存在と言ってもよかったのだから。「うっ……」「二。ご主人様、申し訳ありませんでした」「ひっ……」「三。ご主人様、申し訳ありませんでした」淡々と罰を受ける道赫の声に混じって、すすり泣く声が何度も聞こえてくる。「……っ」「さっきから泣いてるの、誰?」
Terakhir Diperbarui: 2026-08-23
Chapter: 128.그날 이후, 주하는 조금씩 원래대로 돌아가는 듯 행동했다. 그러니까 그건 어디까지나 계산된 행동이었다. 예전처럼 편하게 대한다면, 그가 마음을 열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은."애기야.""네, 주하 님."여전히 주인님이라는 호칭은 허락받지 못했지만, 도혁은 기쁘게 대답했다. 주하는 꽤 예전처럼 그를 대하고 있었다."이거 가방 좀. 아, 책도.""네."잦은 심부름만 봐도 그랬다. 그냥 심술이 아니라, 필요해서 부르는 심부름. 그게 얼마나 좋은지, 그는 신나게 가방과 책을 받아서 들었다. 하나도 무겁지가 않았다."저녁은 뭐야?"자주 묻는 말이라 미리미리 파악해 두고 있었기에 도혁은 막힘없이 대답해 냈다. 주하는 아무렇지 않게 고개를 끄덕이며 앞서 걷기 시작했다. 아무거나 준비하라고 해놓고 되돌려보내던 심술도 이제는 끝이 났다. 그녀는 평소처럼 주는 대로 먹었다. 물론, 그 사이에 이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그녀의 취향을 제법 파악하긴 했지만.아무튼 모든 것이 거의 다 제자리였다. 주하가 편하게 대해줘서, 도혁은 그런 주하의 기분을 망치지 않기 위해 충실하고 완벽하게 그녀의 명령에 대응했다. 혹시나 자신이 선을 넘어버렸다가 이 평화가 깨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대표님, 누님, 오셨습니까. 편하게 식사 하십시오.""네. 잘 먹을게요."두 사람이 식당으로 들어서니 다들 척척 일어나 자리를 정리했다.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했는데, 이것만큼은 잘 고쳐지지 않았다. 주하는 익숙하게 인사를 건네고 늘 앉던 자리로 갔다. 더 익숙하게, 도혁이 꺼내주는 의자에 앉았다. 도혁은 짧게 고갯짓으로 모두에게 인사하고 주하의 건너편으로 갔다. 옆자리가 탐났지만 감히 탐내지 않았다.조직원들은 식당을 나가며 너도나도 도혁의 표정이 좋다고 한마디씩 덧붙였다. 그렇게 말하는 걸 도혁도 주하도 몰랐다. 그들은 평범하
Terakhir Diperbarui: 2026-08-28
Chapter: 127.어느새 4주가 흘렀다. 주하가 처음 집에 돌아왔을 때를 생각해 보면, 지금의 도혁은 너무나도 멀쩡한 모습이었다. 주하가 집을 나갔을 때 거의 시체처럼 야위어가던 남자는 다시 규칙적으로 밥을 먹고 있었고, 매일 빼놓지 않고 운동을 했다. 핏기가 돌지 않던 얼굴에는 조금씩 생기가 생겼고, 가끔은 입꼬리를 슬그머니 올리며 작게 웃는 일도 늘었다. 그 사이의 주하는 여전히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졸업 작품 마감과 기말고사가 다가오면서, 밤을 새우는 일도 많아졌다.새벽 2시. 주하의 작업실엔 초침 소리만 가득했다. 주하가 숨소리도 내지 않고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녀는 며칠째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해 뻐근해진 목덜미를 주무르며 칼을 내려놓았다. 눈앞에 놓인 과제물은 슬슬 완성되어 가고 있었지만, 머릿속은 복잡하게 얽혀 빙글빙글 돌 지경이었다. 새벽 2시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밝은 조명이 아니었다면 더 피곤했을 터였다. 잠시 멍하니 있던 주하는, 문득 근처에 있을 도혁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는 하루 종일 단 한 번도 주하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위치에 서 있었다. 허리를 곧게 편 단정한 자세,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는 눈빛. 마치 주하가 불쾌해할까 봐 숨소리조차 죽인 채, 오직 그녀의 동선만을 살피고 있는 모양새였다. 그것도 한 달이 다 되어가니 제법 익숙해져 있어서 주하는 잠시 입꼬리를 올렸다. 그건 자조적인 웃음에 가까웠다. 뭐라고 해보겠다는 패기는 어디로 갔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바쁘기도 했고, 그를 보면 늘 의욕이 꺾여버리곤 해서. 이제 정말 시간이 얼마 없는데. 주하는 그런 생각을 하며 텁텁해진 입안을 혀로 한 번 쓸었다. 이제, 그녀가 꺼낼 수 있는 카드도 얼마 없었다."애기야."일부러 담담한 목소리를 꺼낸 거였다. 어쩌면 나른하기까지 할 정도로 느긋한 목소리였다. 그러나 여유 있다기보단 평소처럼 무심한 목소리. 꾸며낸 목소리지만 최대한 평소처럼 보이도록 노력한 거였다. 부르자마자 작업실 안의 공기가 얼
Terakhir Diperbarui: 2026-08-27
Chapter: 126.한편, 주하는 공부를 하다가 목이 뻐근해져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혁은 반사적으로 허리를 펴며 그녀를 따라가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주하의 손에는 책이니 뭐니 잡다한 것들이 가득 들려있었다. 당장이라도 들어드리겠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는 참았다. 그저 그녀의 반보 뒤로 따라붙었다. 문을 열자 꽤 차가운 바람이 스쳤다. 주하의 어깨가 조금 움츠러들었다. 도혁은 하루 종일 들고 있던 담요를 얼른 내밀었다."공기가 많이 차가워졌는데 이거라도...""됐어. 걷기 불편해."오늘도 돌아온 것은 차가운 거절이었지만 도혁은 눈 하나 깜짝이지 않았다. 이 정도는 시련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대답이라도 해주는 건, 아주 관대한 처사였기에. 도혁은 담요를 쳐다도 보지 않고 앞서 걷기 시작하는 그녀의 뒤로 걸으며 묵묵히 뒤를 지켰다.물론 그녀는 그를 의식하고 있었다. 차가운 공기였지만 뒤로 따라붙은 그에게서 따뜻한 온기가 느껴져서 견딜만했다. 뒤에서 부는 바람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것도, 그가 막아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머릿속이 복잡해져 발걸음이 조금 꼬였다. 그녀의 품에 있던 두꺼운 책이 미끄러지며 바닥으로 떨어지려 했다."아!""!"도혁은 빠르게 손을 뻗어 책이 떨어지기 전에 받쳐 들었다. 커다란 몸이 순식간에 자신의 앞으로 다가오며 향기를 풍겨댔다. 너무나도 익숙한 향이었다. 며칠 전, 제 아래에서 사정 허락을 구하던 그가 갑자기 생각이 났다. 별것도 아닌 접촉에 이런 생각을 한다니. 주하는 고개를 저으며 무의식중에 입을 열었다."고마워, 애기야."그러니까 이건, 그냥 습관 같은 거였다. 늘 그를 그렇게 부르던 습관. 고맙다는 인사가 생각하지 않고도 나오는 것처럼, 그 뒤에 붙은 호칭도 익숙하게 나와버린 것에 불과했다. 의식적으로 부르지 않으려고 노력해 왔는데 마음을 놓자마자 저도 모르게 불러버린 것이다. 부
Terakhir Diperbarui: 2026-08-26
Chapter: 125."아직도 저러고 계셔?""용서 못 받으셨나 봐."태규와 성철은 멀리서 도혁을 보고 고개를 저었다. 주하가 집을 나갔을 때보다야 사람 꼴이긴 하지만, 안쓰러운 건 여전했다. 주하가 마지막 학기를 보내며 바쁜 동안 도혁은 그 옆에 서서 자리만 지키고 있었으니 부하들이 보기에는 영 안쓰러웠던 것이다. 사실 도혁은 제법 행복한 눈치였는데 그 소박한 마음이 부하들에게는 더 마음에 걸렸다."누님도 대단하시네..."하루종일 자리를 지키는 사람을 보고도 용서할 마음이 안 드시는 건지. 그런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들 하니까. 아무리 도혁의 명령에 따라 주하를 모시고 있어도, 두 사람은 영원히 도혁의 사람이었다."나였으면 바로 용서해 줬을 것 같은데.""...그래도 너무하긴 하셨잖아. 자존심 지킬 걸 지키시지, 참."태규와 성철은 '대참사'가 일어났던 그날, 그 자리에 없었다.(조직원들 사이에서 대참사의 날이라고 불렸다) 만약 있었다면 두 사람은 목숨을 걸어서라도 도혁을 말렸을 것이다. 주하에게 그 어떤 소리를 듣는다고 해도 그런 일이 일어나게 두지 않았을 터였다. 물론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은 그런 소리를 들으면 억울해했다. 절대 주하를 눈앞에 뒀다면, 그러지 못했을 것이라고. 애초에 주하를 1순위라고 말한 것도 도혁이고. 게다가 그들은 최선을 다해서 도혁을 말렸다. 진짜로."근데 너무 오래됐어...""누님 안 계실 때보다 얼굴은 훨씬 좋잖아.""그땐 진짜..."두 사람은 그날을 생각하며 얼굴을 굳혔다. 몸이 점점 야위어가서 병원에 가보자든가 주치의를 부르자고 해도 도혁은 거절만 했다. 그럼 밥이라도 먹으라고 설득해 봤지만 잠시뿐이었다. 번번이 쫓겨나기만 했던 기억에 아찔해지는 건 어찌 보면 당연했다."나 진짜 전 보스라도 찾아가야 하나 생각했었다니까."
Terakhir Diperbarui: 2026-08-25
Chapter: 124."다행...이에요."도혁은 다른 말을 덧붙이지 않았다. 얼마나 고민했는지, 얼마짜리 물건인지, 어떻게 구했는지. 그는 주하가 마음에 들어 했다는 사실만을 기쁘게 받아들였다. 자신이 준비한 선물이 거절당하지 않았다는 게, 그저 기뻤기에."잘 쓸게."도혁은 입을 열지 못하고 꾹 다물었다. 그 말이 너무 좋아서, 주하가 자신이 준 선물을 '쓰겠다'라고 말해준 게 조금 믿어지지 않아서, 괜히 입을 열었다간 웃음을 숨기지 못할 것만 같았다. 그는 그저 다문 입술 끝을 올린 채 고개를 숙였다. 방 안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가 봐."주하는 노리개에서 시선을 떼며 말했다. 도혁이 흠칫 고개를 들었다. 아직은, 이 정도가 전부구나. 섹스를 끝내고 나란히 누워 이야기하던 때를 떠올리니 아쉬웠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아직은 조심을 해야 할 때였다. 그녀의 기분이 다 풀렸는지 어떤 지도 확신할 수가 없었으니까. 그는 금세 마음을 가다듬고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네."그는 문을 열다가 문득,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하지 못한 게 생각이 나서 얼른 뒤로 돌았다. 주하는 그의 뒷모습을 훔쳐보다가 조금 놀라 저도 모르게 눈가를 찌푸렸다. 그러지 않으면 놀란 티가 날 것 같았다. 그 얼굴에 도혁이 흠칫 했지만 그는 얼른 입을 열었다."그, 생일... 축하드립니다..."갑작스러운 전개에 가장 중요한 말을 하지 못했다. 방 안이 다시 거짓말처럼 조용해졌다. 주하는 잠시 입을 열지 않았다가 '그래.'하고 짧게 대답했다. 딱히 특별할 것도 없는 생일 인사인데 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조심스러워서. 다행스럽게도 짧은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도혁이 다시 고개를 숙였다. 자신의 진심이 전달되었다는 생각인지."푹 쉬세요."달칵. 문이 조용히 닫히고 도혁이 사라졌다. 주하는 한동안 그가 사라진 문을 바라보며 그대로 있었
Terakhir Diperbarui: 2026-08-24
Chapter: 123.허락 없이 사정하지 않으려고 허벅지를 파르르 떨며 참아내는 도혁의 얼굴이 안쓰러우면서도 야했다. 그러나 다정하게 그를 풀어줄 생각은 없었다. 그저, 솔직하게 구는 그를 마냥 괴롭힐 만큼 막되어 먹지도 못했을 뿐. 주하는 한 손에 다 들어오지도 않는 그의 골반을 최대한 단단히 쥔 채, 내벽 제일 깊은 곳을 가차 없이 내리꽂았다."싸. 참지 말고.""아, 흐윽! 감, 감사합니다......! 주, 하님...!"허락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도혁은 긴 신음을 토해내며 침대 시트 위로 무너지듯 사정했다. 허벅지와 등줄기를 파르르 떨며 페니반을 꽉 조이는 그의 애널을 내려다보고, 주하도 가쁜 숨을 내뱉었다. 그녀의 허리짓이 천천히 멈추었다. 방 안에는 거친 숨소리가 엉킨 채로 가득 차 있었다.사정이 끝난 후에도 도혁은 엉덩이를 내리지 못하고 베개에 얼굴을 묻으며 가만히 있었다. 조금 훌쩍거리는 소리가 나는 것 같기도 했다. 하여튼 덩치에 안 맞게. 그 훌쩍거림이 슬프거나 아파서 나는 소리가 아니라는 것쯤은 알았다. 그는 분명히 기분 좋은 열기에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을 테니까.도혁은 주하가 갑자기 섹스하자고 한 이유에 대해 여전히 모르고 있었지만, '상'이라는 단어에 불안을 조금 잠재우고 여운을 느끼고 있었다. 잠시 그대로 있으니 척추를 따라 느릿하게 쓸어내리는 손가락이 내려앉았다. 그는 커다랗고 단단한 몸을 살짝 굳혔다."쿡..."그가 긴장하는 것을 즐기기라도 하듯, 그녀가 작게 웃었다. 도혁은 그 작은 소리가 너무 좋아서 숨을 죽였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주하가 천천히 몸을 뒤로 뺐다. 안쪽을 가득하게 채우고 있던 단단한 존재감이 빠져나갔다. 도혁은 짜릿한 떨림과 함께 움찔 떨었다. 주하는 말없이 페니반을 벗어 바닥에 던지듯 내려두고, 협탁 위의 물티슈를 몇 장 뽑아 주변을 대충 닦아냈다. 그 사이 도혁은 여전히 엉덩이를 들고 얼굴을 묻은 자세 그대로 있었다
Terakhir Diperbarui: 2026-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