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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93화

Penulis: 고능비
하예진이 웃으며 농담했다.

“아니요. 차에서 더 주무세요. 해가 뜰 때까지 푹 자고 일어나셔도 돼요.”

그녀는 이내 부드럽게 덧붙였다.

“집에 도착했어요. 들어가서 씻고 주무셔야죠. 며칠 뒤면 곧 설인데 날씨가 이렇게 따뜻하니 실감이 안 나네요. 일기 예보를 보니까 설날 당일에는 보슬비가 내리고 기온도 조금 내려간다던데.”

노동명은 몸을 바로 세우더니 이마에 손을 가져갔다. 손끝에 맺힌 땀방울이 그대로 느껴졌다.

“정말 덥구나. 내가 땀까지 나다니.”

차 안의 공기는 애매했다. 히터를 켜면 금세 후끈거리고 끄면 곧 차가워졌다. 차로 달릴 때는 창문으로 바람이 스며들어 상쾌했지만 멈추어 서니 바람 한 점 없어서 그런지 답답했다.

하예진이 먼저 내려 조수석 쪽으로 돌아가 남편을 부축하려 했다. 그러나 노동명은 스스로 내리려고 했다.

“괜찮아. 스스로 내릴 수 있어.”

그는 하예진의 손을 잡고 느리지만 단단한 걸음으로 함께 집 앞 계단을 올라갔다.

집 안으로 들어와서야 노동명이 문득 말했다.

“아차, 깜빡했네. 너희 집에 내 옷이 없지?”

그는 누구보다 하예진을 사랑했지만 결혼 전에는 끝내 선을 넘지 않았다. 그녀를 존중하는 마음에 단지 손을 잡거나 안는 것, 혹은 가볍게 입맞춤하는 정도였다.

비록 자주 드나들었던 집이지만 그곳에서 하룻밤을 묵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러니 당연히 옷 한 벌 마련해 둔 것도 없었다.

하예진은 장난스레 말했다.

“제 옷을 입으세요. 제 파자마가 커서 대충 입을 만할 거예요. 아니면 제 원피스 잠옷을 드려도 되고요.”

노동명이 눈을 껌뻑였다.

하예진은 미소를 감추지 않고 덧붙였다.

“사실은 어머님께 미리 말씀드려서 생활용품이랑 옷을 이쪽으로 다 보내 달라고 했어요. 그러니까 걱정 마시고 얼른 씻으세요. 제가 남편을 알몸으로 지내게 할 것 같아요?”

노동명의 눈빛은 순간 환하게 빛났다. 늘 자신이 더 사랑하고 더 많이 쏟아붓는다고 여겼는데 이렇게 사소한 부분까지 그녀가 신경 쓴 것을 확인하더니 마음이 뜨겁게 차올랐다.

그는 하예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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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90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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