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민하윤은 하룻밤의 실수로 하도진의 아내가 되었다. 민하윤의 약혼자는 함정을 파놓아 민하윤이 다른 사람과 잠자리를 가지게 했고, 본인은 그 핑계로 민하윤의 동생과 결혼했다. 모든 사람들이 민하윤을 경멸하고 괴롭혔다. 그래도 민하윤은 하도진만큼은 다른 사람들과 다를 줄 알았다. 그러나 3년의 결혼 생활 동안 민하윤은 만신창이가 되었다. 그녀는 아이를 잃었고 하도진의 연인은 계속하여 민하윤을 도발했다. 민하윤은 더는 사랑 따위 하지 않으려고 마음먹었다. 하도진은 민하윤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존재라고 여겼다. 그래서 민하윤이 단호히 떠났을 때 하도진은 당황했다. “도진 씨, 정신 차려요. 우리는 이미 끝난 사이에요.” 하도진은 차오르는 눈물을 삼키며 말했다. “나는 너랑 끝내고 싶지 않아.” 이번에 민하윤은 마음 가는 대로 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더 사랑할 것이다.
View More‘설날에 할머니가 언급했던 그 산부인과 명의라는... 그 사람일까?’하지만 아이를 못 갖는 게, 어찌 민하윤의 문제일 수 있단 말인가.“얌전히 협조해.”하도진은 한숨을 내쉬며 다시 손을 뻗어 민하윤의 손끝을 건드리려 했다.딱 그 순간, 민하윤이 움찔하며 손을 확 빼버렸다. 하도진의 말이 속을 뒤집어 놓았다. 얌전히 협조하면, 하씨 가문 어른들이 바라던 대로 아이를 낳아 대를 잇게 해 줄 수 있다는 뜻인가?[제가 왜 협조해요? 우리 둘 중 대체 누가 아픈데요?][병원에 가야 할 사람은 제가 아니라 당신이에요.]민하윤이 고집스레 눈을 치켜들며 수어로 쏘아붙였다.하도진의 표정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처음에는 이해 못 한 듯 어리둥절하더니, 이내 뭔가를 깨달은 얼굴로 서서히 굳었다. 감정이 읽히지 않는 어둡고 가라앉은 눈빛이었다.하도진은 민하윤이 무슨 뜻으로 저 수어를 했는지 바로 알아들었다.“민하윤, 난 계속 참고만 있을 만큼 인내심이 크지 않아.”하도진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 민하윤이 왜 아직도 풀리지 않았는지, 심지어는 은근히 자신에게 그 방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듯 떠보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하도진은 이 일을 위해 꽤 많은 걸 감수했다. 유명한 한의사는 몇 년 전에 본가로 내려가 조용히 쉬고 있다는 소문만 떠돌았고, 하도진은 인맥을 거쳐 겨우 주소를 알아냈다. 하도진은 관계를 동원하고, 체면도 내려놓고, 몇 달을 공들여 한의사의 마음을 얻었다. 결국 그 노인은 설이 지나고 명원시로 올라가 민하윤을 봐 주겠다고 약속한 것이다.[그러면... 더는 참지 말아요. 어서 이혼...]민하윤이 수어로 그렇게 마무리하려던 찰나, 하도진은 그녀의 팔을 잡아 끊어냈다.하도진이 거칠게 민하윤을 끌어안았다.“내가 말했지. 그 단어, 다시는 네 입... 아니, 네 손에서라도 듣기 싫다고.”하도진의 거친 숨결이 민하윤의 귓가에 닿았다. 방금까지의 다정한 척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눈빛은 매섭고 차가웠다.민하윤은 순식간에 하도진의 품에 갇혀 어쩔 줄 몰랐다
[아마 사람을 착각하신 것 같아요.]민하윤이 수어로 또박또박 말했다. 겉으로는 침착했지만 속은 괜히 불안했다.백누리의 매니저는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었다. 웬만한 일에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 사람인데도 눈앞에서 조용하고 단정한 민하윤이 수어로 대화하는 걸 보자 순간 아쉬움이 스쳤다.‘저렇게 예쁜데 말을 할 수 없다니...’하지만 그 감정은 딱 한순간이었다. 나은지는 곧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표정을 추슬렀고 얼굴에는 깔끔한 미소를 지었다.“그럼 제가 잘못 봤나 보네요. 정말 예쁘시네요. 제가 업계에서 본 여자 연예인들 못지않아요. 미인은 다 비슷하게 닮았다더니... 맞는 것 같네요.”“언니 말이 맞아...”백누리는 마지못해 하고 대답하더니 얌전히 나은지를 따라 흰색 밴에 올라탔다.민하윤은 그 자리에 서서 바람에 머리카락이 흩날리는 걸 느꼈다. 차가 골목 끝으로 사라질수록 방금까지 완벽하게 유지하던 표정이 스르르 무너졌다. 요염한 얼굴 위로 비웃음이 떠올랐다.정말 어이없게도 하도진의 몇 마디에 또 흔들릴 뻔했다.민하윤은 다시 표정을 정리한 뒤, 앱으로 택시를 불렀다.그때, 검은색 벤틀리 한 대가 조용히 길가에 멈춰 섰다. 뒷좌석 창이 천천히 내려가자, 차 안의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셔츠에 은테 안경, 깔끔하게 손질한 헤어스타일의 남자가 깊은 시선으로 곧장 민하윤을 꿰뚫어 봤다.날카로운 시선에 민하윤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왜 답장 안 해?”하도진이 안경을 벗으며 차 문을 열었다.민하윤은 본능적으로 한 걸음 물러섰다. 하도진의 넓은 어깨와 잘록한 허리, 길게 뻗은 다리, 거의 완벽함에 가까운 비율이 맞춤 수트에 더 선명히 드러났다.‘왜 차에서 내리는 거지?’민하윤은 아무 말 없이 하도진을 바라봤다. 검은 셔츠 소매가 살짝 걷혀 있었고, 팔에는 핏줄이 도드라져 있었다. 하도진은 왼손으로 차체를 짚고 몸을 숙여, 오른손으로 문을 잡아 주었다. 묘하게 신사적이고, 또 다정한 척했다.“추워. 얼른 타.”하도진은 예전보
백누리는 찔리는지 고개를 푹 숙인 채, 투덜거리듯 중얼거렸다.“난 지금도 나름 만족하거든. 너무 뜬 것도, 인기가 너무 없는 것도 아니니 얼마나 좋아? 가끔 작품 하나 하고, 일 없을 땐 집에 박혀 있고, 가끔 가족들이랑 여행도 가고. 그 정도면 괜찮지 않아?”나은지는 코웃음을 쳤다.“백누리, 너도 이 업계에서 오래 일 했잖아. 신인으로 들어온 고은율 좀 봐. 성장 속도가 로켓이야! 너도 걔처럼 하 대표님의 기분만 잘 맞춰 줬어도 난 네가 뭘 먹든, 뭘 하든 눈감아 줬을 거야.”나은지는 민하윤을 처음 보는 얼굴이라, 백누리의 일반인 친구쯤으로 단정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말도 가리지 않았다.백누리는 종이봉투 안에서 고소한 냄새가 올라오는 꼬치를 힐끗거리며, 속을 긁듯 툭 내뱉었다.“흥! 난 하 대표님의 7년이나 사귄 전 여친도 아닌데. 나도 하 대표님의 빽을 좀 잡고 싶지. 근데 그게 잡히겠어?”나은지가 단호하게 받아쳤다.“네가 진짜 잡을 수 있었으면 지금 이 꼴이겠냐? 고은율은 회사 들어온 지 1년도 안 됐는데 설날 특집 무대까지 올라가잖아. 집안일만 아니었으면 그 자리에는 네가 갔을 것 같아? 꿈 깨. 하 대표님이 고은율의 앞길이 트이게 하려고 돈을 얼마나 쏟아붓는지 알아? 여주 자리까지 박아 넣어 줬어.”나은지는 숨도 안 쉬고 이어갔다.“지금 이 예능도 회사가 가장 힘주는 프로젝트야. 홍보를 시작하자마자 화제성이랑 조회수 벌써 플랫폼 1위 찍었잖아. 넌 진짜 돈 벌려고 이걸 하는 줄 알아? 다 고은율의 인기를 올리려고 판 깔아 준 거야.”백누리는 단어 하나를 놓치지 않았다. 그 순간, 백누리의 얼굴이 확 굳었다.“언니... 그럼 올해 설날 특집 무대는 내가 고은율의 자리를 뺏은 거야? 아니면... 고은율이 안 한다고 해서 내가 들어간 거야?”나은지는 결국 이를 악물고 못을 박았다.“맞아. 그래서 다른 연예인들은 몇 달 전부터 리허설 돌리는데, 네가 통보받을 때는 설 직전이었잖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어?”민하윤은 조용히 그
임형섭의 낮고 자석 같은 목소리가 핸드폰 너머로 흘러왔다. 임형섭은 부정하지 않았다.백누리는 의외라는 듯 눈썹을 올렸다. 가방 안에 넣어 둔 계약서를 힐끗 보더니 입꼬리를 비틀며 일부러 놀렸다.“하, 그럼 소문이 그냥 소문만은 아니었네요?”임형섭은 말싸움할 기분이 아니었다. 숙취에 절어 몸에서 술 냄새가 진동했다. 임형섭은 머리를 거칠게 쓸어 올리다가 화면에 뜬 발신 표시를 보고 조심스럽게 물었다.“백누리 씨, 하윤이는요? 옆에 있어요?”백누리는 전화를 민하윤에게 툭 넘기며 일부러 목소리를 키워 수화기 쪽으로 말했다.“옆에 있어요.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직접 하세요.”“하윤아...”임형섭은 말이 목에 걸린 듯 머뭇거렸다.“별일은 아니고. 나... 당분간 휴가 들어가. 그 예능 찍어야 해서.”임형섭은 숨을 한 번 삼키고 말을 이었다.“네가 지금 신용대출 부서를 맡았잖아. 예전처럼... 처리 안 되는 일 있으면 언제든지 나한테 물어봐.”수화기 너머로 한참 동안 정적이 흘렀다. 임형섭은 시선을 떨군 채 조용히 덧붙였다.“난 네 능력은 믿는데... 사람 마음은 모르는 거니까, 네가...”민하윤이 화면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렸다. 대답 대신 짧게 신호를 보낸 셈이었다.임형섭은 더는 못 이어가겠다는 듯 숨을 깊게 들이켰다.“그래. 나도 할 일이 있어서... 끊을게.”임형섭은 통화를 끊고, 켜진 휴대폰 화면을 멍하니 바라봤다. 똑같은 숫자 두 줄이 나란히 떠 있었다. 그리고 전화를 걸었던 시간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얼굴이 굳었다.새벽 한 시.어젯밤 임형섭은 민하윤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 시간은 1분 30초였다.‘저 1분 30초 동안, 내가 대체 무슨 말을 한 거지?’찬물로 샤워를 한 임형섭은 정신을 차리고 옷을 갈아입었다. 당장이라도 민하윤을 보러 가고 싶어 차 키를 집었다가 문 앞에 멈춰 섰다.휴대폰을 들어 문자 대화 창에 몇 글자를 쓰고, 지우고, 또 썼다.결국 직접 물어보기로 했다....흰색 승합차가 길가에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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