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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3화

Author: 은광수
“아니면 너 이제 여자가 너무 많아서 나는 아예 떠오르지도 않아?”

나는 다급히 해명했다.

“아니에요. 어제 금방 돌아왔고 오늘 하루 종일 너무 바빠서 연락할 시간이 없었어요.”

“그런데 애교한테 연락할 시간은 있고?”

그 질문에 나는 할 말을 잃었다.

하지만 솔직하게 대답할 수는 없었다. 여자를 대할 때 남자는 가끔 어르고 달랠 필요가 있다.

때문에 나는 뻔뻔하게 말했다.

“애교 누나가 먼저 연락한 거예요. 진짜예요. 못 믿으면 대화 기록 보여줄게요.”

나는 핸드폰을 꺼내 내 결백을 증명하려고 했다.

그러자 남주 누나는 아예 내 핸드폰을 빼앗아 옆으로 던져버렸다.

“안 봐. 관심 없어. 아무튼 오늘 저녁에는 시간 없어.”

“그렇게 나랑 헤어지기 아쉬우면 같이 고객 만나러 가든가. 고객 다 만나고 나면 같이 천천히 어울려줄게.”

나는 바로 진지하게 대답했다.

“좋아요. 그런데 지금 무슨 일 해요?”

“광고 회사 차려서 다른 회사를 위해 홍보해 주고 있어.”

나는 신속히 옷을 차려입고 남주 누나와 함께 밖으로 나갔다.

“누나 그런 것도 할 줄 알아요?”

“사람 너무 무시한 거 아니야? 나 공무원 되기 전에 광고 디자인을 전공했어.”

“그럼 광고 찍으려면 모델 필요하겠네요.”

“왜? 소개해 주게?”

“제 친구가 프로 모델이거든요. 사람도 예쁘고 가격도 합리해서 누나가 말하면 소개해줄 수 있어요.”

나는 그 순간 하정현을 떠올렸다.

어찌 됐든 나한테는 한마디만 하면 되는 일이니 둘을 연결해 줄 수만 있다면 서로에게 좋은 일이다.

남주 누나 역시 내 말에 시원하게 대답했다.

“좋아. 연락처 줘봐. 내가 직접 연락할게.”

나는 얼른 하정현의 연락처를 누나에게 건네고 하정현에게 따로 말해두었다.

그러자 하정현한테서 곧바로 고맙다는 문자가 날아왔다.

그걸 본 나는 얼른 핸드폰을 호주머니에 넣었다.

남주 누나는 나더러 자기 차를 운전하게 하고 본인은 조수석에 앉았다. 하지만 내가 운전하는 내내 자꾸만 나에게 손장난을 치는 게 몹시 수상했다.

“아까 호텔에 있을 때 다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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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말에 형수도 의심하지 않았다.나와 고수연은 함께 형수를 애교 누나의 집으로 옮겼고, 남주 누나는 형수가 옮겨진 뒤에야 나타났다.“누나,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남주 누나는 차가운 얼굴을 한 채 눈에서 분노의 불길을 내뿜었다.“태연이가 저렇게 된 것도 불쌍한데, 아버지란 작자가 딸을 팔다니. 절대 가만두지 않아. 그리고 그 황 사장인지 뭔지 하는 양반은, 흥. 40살 넘는 나이에 애 둘 딸린 이혼남이 감히 태연을 넘봐? 이따가 오기만 하면 제대로 혼내줄 거야.”“너희 둘이 방법을 생각해서 그 황 사장이란 사람만 방에 들여보내.”그 말을 들으니 나는 걱정이 앞섰다.“남주 누나, 제가 어디 숨어서 도와주기라도 할게요.”남주 누나는 손을 휘휘 저었다.“필요 없어. 그딴 쓰레기 처리하는 건 나 혼자서도 거뜬해.”남주 누나는 자신만만하게 말하면서 나와 고수연 중 그 누구도 집에 남아 있지 못하게 했다.결국 우리는 할 수 없이 남주 누나의 뜻을 따랐다.그로부터 30분도 안 되어 고태식은 얼굴도 못생긴 데다 딱 봐도 중년으로 보이는 남자를 데리고 나타났다.고수연도 황 사장을 처음 보는지 일그러진 얼굴로 말했다.“헐, 정말 40살도 훨씬 넘었잖아. 왠지 우리 아빠보다 더 늙어 보이는데.”“와 얼굴 어디 가서 빻았나?”남자인 내가 봐도 이건 심한 정도였다.하지만 고태식은 싱글벙글 웃으며 그 황 사장이 자기 친아들이라도 되는 것처럼 친근하게 굴었다.두 사람은 웃음꽃을 피우며 엘리베이터에서 나왔다.“움직여요.”고수연은 곧장 밖으로 뛰쳐나가 우연한 만남을 가장했다.“아빠, 여긴 왜 왔어요?”“뭔 당연한 소리를 하고 그래? 황 사장을 데리고 네 언니 보러 왔어.”“언니는 안에 있어요. 아빠, 황 사장님 혼자 들여보내고 아빠는 잠깐 이리 와 봐요. 할 얘기 있어요.”고수연은 고태식을 또다시 엘리베이터 안으로 끌어당겼다.그 순간 혼자 남게 된 황 사장은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하. 재밌네. 나 혼자 장애인 있는 곳에 들여보낸다고? 그럼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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