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의 배신 vs 10년의 순애보

3년의 배신 vs 10년의 순애보

By:  크레용 소원Updated just now
Language: Korean
goodnovel4goodnovel
Not enough ratings
30Chapters
8views
Read
Add to library

Share:  

Report
Overview
Catalog
SCAN CODE TO READ ON APP

재벌가 천재 소녀, 서희주. '개천에서 용 난 남자', 차도윤에게 반해 7년을 쫓아다닌 끝에 결혼에 골인한다. 하지만 3년의 결혼 생활은 처참한 기만이었다. 남편의 마음속엔 잊지 못할 첫사랑이 있었다. 그가 결혼을 선택한 이유는 단지 예물을 팔아 첫사랑을 유학 보내기 위해서였다. 이제 그 첫사랑이 갓 태어난 아이와 함께 귀국해 한 달에 수천만 원이 넘는 산후조리원에 들어앉았다. “그 사람, 방금 애 낳아서 몸도 제대로 못 추스른 상태야. 너 요리 솜씨 좋잖아. 그러니까 가서 영양식 좀 챙겨주라고.” 뻔뻔한 남편의 요구에 시어머니는 한술 더 뜬다. “우리 아들같이 잘난 사람은 살다 보면 여자 몇 명쯤 옆에 둘 수도 있는 거지. 그게 뭐 대수라고 난리니? 자고로 안사람이라면 모름지기 마음이 넓어야 해.” 시누이까지 비아냥거렸다. “알도 못 낳는 암탉 주제에 우리 오빠랑 결혼한 걸 조상님 은덕으로 알고, 감사한 마음으로 시댁 수발이나 들어야지.” 상간녀의 산후조리 수발까지 들라는 시댁의 압박 속에서 서희주는 마침내 각성한다. 이 집안의 모든 것을 무너뜨리기로. 파렴치한 인간들을 하나하나 처단해 나가는 복수의 길. 그 험난한 과정마다 누군가 묵묵히 그녀의 뒤를 지킨다. 정체를 드러낸 조력자는 뜻밖에도 과거의 앙숙이자 현재는 모두가 경외하는 윤씨 가문의 막내 도련님, 윤승하였다. “왜 나를 돕는 거지? 의도가 뭐야?” 의구심에 찬 물음에 남자는 그녀를 침대로 거칠게 밀어붙였다. 그리고 붉게 충혈된 눈으로 속삭였다. “서희주, 나 10년 동안 너 하나만 보고 버텼어. 그 긴 세월을 어떻게 견뎠는지... 단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 있어?”

View More

Chapter 1

제1화

“뭐? 지금 나더러 당신 내연녀 뒷바라지를 하라는 거야?”

채소를 썰던 서희주의 손이 멈칫했다.

그녀는 식칼을 도마 위에 살며시 내려놓고 고개를 들어 차도윤을 바라보았다.

눈빛은 싸늘하기 그지없었다.

살기 어린 시선에 차도윤의 눈동자에 당혹감이 스쳤다. 하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

그는 서희주의 앞치마에 붙은 생선 비늘 조각을 내려다보더니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설아는 내연녀가 아니야.”

서희주는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사생아까지 만들어 놓고, 지금 그게 할 소리니?”

그 말에 차도윤의 얼굴이 순식간에 험악해졌다.

이내 목소리마저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내 아이 아니라고 몇 번을 말해. 이제 막 귀국해서 갈 데도 없는 사람이야. 나밖에 믿을 친구가 없어서 찾아온 거라고.”

“출산한 지 이제 하루 지났는데 조리원 음식이 입에 안 맞는다잖아. 너 요리 잘하니까 보양식 좀 챙겨달라는 게 뭐 그리 어려운 부탁이야? 그냥 하루 세끼 가져다주면 돼. 어차피 집에서 놀아서 한가하지 않아? 내가 할 일 만들어 주면 너도 보람차고 좋지.”

서희주는 눈앞의 잘생긴 남자를 바라보았다. 실망감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고등학교 3년 내내 짝사랑하고, 대학교 1학년 때 먼저 고백해서 졸업하자마자 결혼에 골인한 남편.

그녀는 차도윤을 위해 커리어도 꿈도 다 포기한 채 살림에만 전념했다.

둘이 알고 지낸 지도 어느덧 10년이다.

서희주는 그저 남편이 불우한 가정환경과 지독한 가난 속에서 자라 성격이 차갑고 무뚝뚝해진 줄로만 알았다.

그래서 지난 10년 동안, 스스로 작은 태양이 되어 온 힘을 다해 그를 비추고 따뜻하게 감싸 안았다.

어떻게든 차갑고 외로운 세상 밖으로 끌어내고 싶어서.

하지만 그를 변화시키기는커녕 자신이 가진 빛만 모두 꺼져버렸다.

차라리 원래부터 정이라곤 모르는 냉혈한이었다면 포기하기 쉬웠을 것이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비극은 원래 무뚝뚝한 사람이 아니라 그 온기를 전해줄 대상이 그녀가 아니었을 뿐이라는 사실이었다.

서희주 역시 며칠 전에야 알게 되었다. 차도윤의 마음속에 10년 동안 품어온 ‘첫사랑’이 있었다는 것을.

“당신 눈엔 내가 매일 집에서 놀고먹는 것처럼 보여? 내 시간, 내 노력이 그렇게 가치 없고 우스워?”

짜증 섞인 차도윤의 얼굴에 귀찮은 기색이 역력했다.

“희주야, 제발 억지 좀 부리지 마. 그냥 밥 몇 끼 해달라는 거잖아. 어차피 매일 요리하지 않아? 장 볼 때 재료 좀 더 사서 하면 되는 건데 뭘 그렇게 유세를 떨어. 우리 집에서 조리원까지 고작 5분 거리야. 잠깐 갔다 오는 게 뭐 그리 대수라고, 시간 얼마나 잡아먹는다고 이래?”

“내가 평소에 너한테 뭐 어려운 걸 시키기나 했어? 직장 나가서 돈 벌어오라는 것도 아니고, 카드도 마음대로 쓰게 해주잖아. 남들 부러워하는 사모님 소리 들으면서 호의호식하면 됐지, 대체 뭐가 그렇게 불만이야? 고작 이까짓 일, 그냥 좀 도와줄 수 있잖아. 꼭 내가 무릎이라도 꿇고 빌어야겠어?”

서희주의 마음은 이미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이런 말다툼이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지난 세월 그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얻어보겠다고 끊임없이 헌신해 온 시간이 마치 스스로를 가둔 집착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이 순간,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긴장의 끈이 툭 하고 끊어져 버렸다.

서희주는 화를 내는 대신 다시 도마 위의 식칼을 들고 감자를 채 썰기 시작했다.

목소리는 오히려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나 바빠. 그 여자한테 밥 해다 바칠 일없으니까 알아서 해.”

“전업주부가 바쁘면 얼마나 바쁘다고. 밥하는 거 말고 할 줄 아는 게 또 있어?”

차도윤은 무의식중으로 이 말을 내뱉었다.

그러나 입 밖으로 튀어나온 순간, 자신도 아차 싶은 표정이었다.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에 후줄근한 잠옷과 슬리퍼 차림. 허리에는 앞치마를 두르고 손에는 식칼을 든 채 생선 비린내까지 풍기고 있는 서희주를 보고 있자니, 일주일 전 자신을 찾아왔던 윤설아의 모습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예고도 없이 사무실 문 앞에 나타난 그녀는 완벽한 메이크업에 화사한 의상과 더불어 10cm 킬힐을 신고 있었다.

만삭의 임산부였음에도 뼛속까지 우아하고 청초한 느낌은 지금 눈앞의 여자와 사뭇 달랐다.

그 생각이 들자, 아주 잠깐 스쳤던 죄책감마저 깨끗이 사라졌다.

이때, 서희주가 들고 있던 식칼을 도마 위에 거칠게 내리찍었다.

예상치 못한 기세에 차도윤은 내심 움찔했다.

서희주는 성큼성큼 다가와 그의 앞에서 멈춰 섰다.

“전업주부? 당신 눈엔 내가 줄곧 집에서 노는 여자로만 보여? 잊었나 본데, 나 졸업하자마자 국가 포토닉 칩 프로젝트에 합격한 사람이야. 그때 당신이 뭐라고 했어? 사업 시작하겠다면서 도와달라고 애원했잖아. 그래서 내 앞날 다 포기하고 투자금이나 끌어오고, 일 하나라도 더 따오려고 사방팔방 뛰어다니면서 온갖 무시당했던 거 벌써 잊었어?”

“그렇게 회사가 겨우 자리 잡으니까 이번엔 또 뭐라 그랬어? 힘들다면서, 시어머니랑 아가씨가 시골에서 올라오면 집안일 돌봐줄 사람 필요하다고 나보고 들어앉으라며. 현장보다 든든한 뒷바라지가 더 중요한 법이라고, 세상에서 믿을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와서 밥 차리는 거 말고 할 줄 아는 게 없는 전업주부로 취급해? 매일 아무것도 안 하고 놀고먹는 팔자 좋은 사모님이라고? 차도윤, 잊지 마. 당신 만나기 전에도 난 부족함 없이 살았어. 누군가한테 매달려야만 살 수 있을 정도로 무능하지도 않았어. 설도 테크의 핵심 기술, 그거 원래 내가...”

“그만해! 대체 그놈의 케케묵은 옛날이야기는 언제까지 우려먹을 거야?”

차도윤은 치부를 들킨 듯 되레 화를 버럭 냈다.

“네가 서씨 가문 귀한 딸이라는 거 나도 알아. 3대째 내려오는 재벌가에서 금지옥엽으로 자랐잖아. 하지만 지금은 내 아내고, 우리 차씨 가문 사람이야. 로마에 왔으면 로마법을 따라야지, 안 그래? 난 그 못된 공주병 받아줄 생각 추호도 없어. 어디서 집안 배경 내세워서 남편을 찍어누르려고 들어? 내가 고작 권력 앞에서 비굴하게 머리를 조아릴 것 같아?”

“창업 초기에 조금 거들어준 거 부정 안 해. 하지만 네가 회사 떠난 지도 벌써 2년이야. 지금 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기나 해? 기술은 자고 일어나면 바뀌는데, 언제까지 옛날 공 운운하며 유세 떨 생각이야? 본인이 생각해도 좀 우습지 않아?”

“우리 회사 곧 상장 앞두고 있어. 내가 몸값 수조 원대 유니콘 기업 의장 자리에 앉으면 네 체면도 같이 서는 거라고. 그러니까 지금은 군소리 말고 분수 지키면서 괜히 폐나 끼치지 마. 알겠어?”

고개를 떨구고 있는 서희주를 보며 차도윤은 더욱 강압적으로 몰아붙였다.

“설아 보양식, 저녁 6시까지 조리원 888호로 보내.”

이내 몸을 돌리며 싸늘하게 덧붙였다.

“싫으면 그땐 이혼해.”
Expand
Next Chapter
Download

Latest chapter

More Chapters

To Readers

굿노벨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굿노벨에 등록하시면 우수한 웹소설을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완벽한 세상을 모색하는 작가도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로맨스, 도시와 현실, 판타지, 현판 등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읽거나 창작할 수 있습니다. 독자로서 질이 좋은 작품을 볼 수 있고 작가로서 색다른 장르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어 더 나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성한 작품들은 굿노벨에서 더욱 많은 관심과 칭찬을 받을 수 있습니다.


No Comments
30 Chapters
제1화
“뭐? 지금 나더러 당신 내연녀 뒷바라지를 하라는 거야?”채소를 썰던 서희주의 손이 멈칫했다.그녀는 식칼을 도마 위에 살며시 내려놓고 고개를 들어 차도윤을 바라보았다.눈빛은 싸늘하기 그지없었다.살기 어린 시선에 차도윤의 눈동자에 당혹감이 스쳤다. 하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그는 서희주의 앞치마에 붙은 생선 비늘 조각을 내려다보더니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설아는 내연녀가 아니야.”서희주는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사생아까지 만들어 놓고, 지금 그게 할 소리니?”그 말에 차도윤의 얼굴이 순식간에 험악해졌다.이내 목소리마저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내 아이 아니라고 몇 번을 말해. 이제 막 귀국해서 갈 데도 없는 사람이야. 나밖에 믿을 친구가 없어서 찾아온 거라고.”“출산한 지 이제 하루 지났는데 조리원 음식이 입에 안 맞는다잖아. 너 요리 잘하니까 보양식 좀 챙겨달라는 게 뭐 그리 어려운 부탁이야? 그냥 하루 세끼 가져다주면 돼. 어차피 집에서 놀아서 한가하지 않아? 내가 할 일 만들어 주면 너도 보람차고 좋지.”서희주는 눈앞의 잘생긴 남자를 바라보았다. 실망감이 물밀듯이 밀려왔다.고등학교 3년 내내 짝사랑하고, 대학교 1학년 때 먼저 고백해서 졸업하자마자 결혼에 골인한 남편.그녀는 차도윤을 위해 커리어도 꿈도 다 포기한 채 살림에만 전념했다.둘이 알고 지낸 지도 어느덧 10년이다.서희주는 그저 남편이 불우한 가정환경과 지독한 가난 속에서 자라 성격이 차갑고 무뚝뚝해진 줄로만 알았다.그래서 지난 10년 동안, 스스로 작은 태양이 되어 온 힘을 다해 그를 비추고 따뜻하게 감싸 안았다.어떻게든 차갑고 외로운 세상 밖으로 끌어내고 싶어서.하지만 그를 변화시키기는커녕 자신이 가진 빛만 모두 꺼져버렸다.차라리 원래부터 정이라곤 모르는 냉혈한이었다면 포기하기 쉬웠을 것이다.전혀 예상치 못했던 비극은 원래 무뚝뚝한 사람이 아니라 그 온기를 전해줄 대상이 그녀가 아니었을 뿐이라는 사실이었다.서희주 역시 며칠 전에야 알게 되었다. 차도
Read more
제2화
결혼 생활 3년 만에 차도윤의 입에서 처음으로 ‘이혼’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왔다.진심으로 갈라서고 싶어서가 아니었다. 그저 오늘따라 평소와 다르게 구는 서희주의 태도가 너무 거슬렸을 뿐이다.지난 몇 년간 서희주는 늘 고분고분했다. 그가 뭘 원하든 군말 없이 받아주는 순종적인 여자였다.그런데 오늘, 뜻밖의 강경한 태도에 차도윤은 내심 당황하면서도 이번 기회에 반드시 기세를 꺾어놓아야겠다고 생각했다.물론 속으로는 서희주가 절대 이혼하지 못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지난 10년 동안 그녀는 마치 거머리처럼 딱 붙어 떨어질 줄 몰랐으니까.이번에도 결국 예전처럼 무조건 타협하고 고개를 숙일 게 뻔했다.차도윤은 서희주의 얼굴을 빤히 응시했다. 이혼이라는 소리를 들으면 혼비백산하여 겁에 질릴 줄 알았다.하지만 예상과 달리 자신을 쳐다보기만 할 뿐, 표정은 너무나 평온했다.소름 끼칠 정도로 무덤덤했다.이때, 시어머니 장혜란이 방문을 열고 말했다.“희주야, 들어와서 혈당 좀 재 줘.”지난 2년 동안 당뇨가 있는 시어머니의 혈당을 체크하는 것은 서희주의 일과가 되었다.아침, 점심, 저녁 세 번, 식후 2시간마다 체크하는 혈당 모니터링은 하루에 총 여섯 번이나 이어졌다.별일 아닌 듯 보여도 이 굴레에 묶인 지난 2년 동안, 그녀는 아침잠 한 번 달게 자본 적이 없었고 여행도 마음 편히 떠나보지 못했다.시어머니에게 스스로 혈당 재는 법을 가르쳐보려 했으나, 노인네는 번번이 피를 보면 어지럽다는 핑계를 대며 발을 뺐다.서희주의 서슬 퍼런 눈빛에 차도윤은 등골이 오싹했다.이내 황급히 입을 열었다.“얼른 가서 엄마 혈당부터 재 드려. 난 회사 먼저 갈게.”말을 마치고는 서둘러 뒤돌아서 떠났다.그사이 장혜란이 또다시 재촉하자 서희주는 그제야 걸음을 옮겼다.방에 들어선 다음 아무 말 없이 침대맡 수납장에서 혈당 측정기를 꺼냈다.오히려 옆에 있던 장혜란이 잔소리를 늘어놓기 시작했다.“희주야, 내가 널 나무라려는 건 아닌데 윤설아 때문에 도윤이랑 싸우고 그
Read more
제3화
전다은은 서희주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합의서 내용도 그녀에게 최대한 유리하도록 작성했다.단 한 가지만 제외하고.서희주가 입을 열었다.“이 부분 수정해 줘. 그 사람 회사 지분은 안 받을래.”전다은이 깜짝 놀라며 되물었다.“너 바보야? 이혼하는 마당에 무슨 자존심을 세워! 설도 테크 지금 완전 잘 나가잖아. 상장만 하면 주식이 수백 배로 뛸 텐데. 네가 평소에 돈 욕심 없는 건 알지만, 여기 네 피땀 눈물 다 들어갔어. 근데 왜 그냥 포기해? 그 개자식 좋은 일만 시키게?”서희주의 눈동자에 서늘한 기운이 스쳤다.“어차피 상장 못해. 주식이 돈이 되기는커녕 곧 빚더미로 변할 거야.”서희주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맑고 냉철했다.“그리고 내가 지분을 요구하면 차도윤이 순순히 주지도 않을 거야. 결국 이혼 소송까지 가야 할 텐데, 난 번거로운 건 딱 질색이거든.”전다은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끄덕였다.그 말엔 동감이었다.차도윤이 지분 절반을 내줄 리 없으니, 결국 지루한 진흙탕 싸움이 될 게 뻔했다.다만 서희주가 나중에라도 후회할까 봐 걱정될 뿐이었다.전다은이 서둘러 합의서 내용을 수정했다.서희주가 합의서를 챙겨 차 안으로 돌아오자마자 차도윤의 전화를 받았다.잠시 망설인 끝에 결국 통화 버튼을 눌렀다.연결되기가 무섭게 수화기 너머로 날 선 비난이 쏟아졌다.“서희주, 우리 엄마한테 대체 뭐라고 한 거야? 너 왜 이렇게 몰상식하게 굴어? 명문가 딸이라는 애가 교양이라곤 눈 씻고 찾아봐도 없네.”서희주도 지지 않고 차갑게 맞받아쳤다.“그래, 당신 만나기 전엔 나도 곱게 자랐어. 근데 결혼하고 나서 이 지경이 됐네? 대체 누구 문제일까?”순간 말문이 막힌 차도윤은 더 큰 분노를 터뜨렸다.“뭘 잘했다고 대드는 거야? 우리 엄마 지금 너 때문에 뒷목 잡고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라고! 당장 집으로 기어들어 와서 제대로 사과해. 그럼 이번 일은 더 이상 따지지 않을 테니까.”여전히 오만하기 짝이 없는
Read more
제4화
차도윤은 기분이 상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왔으면 노크할 줄도 몰라?”서희주는 망설임 없이 방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오붓한 세 식구의 단란한 시간을 방해할까 봐 그랬지.”차도윤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다.“말조심해. 설아랑 난 하늘에 맹세코 결백하니까.”서희주가 피식 웃으며 쏘아붙였다.“그게 사실이라면 지나가던 개가 다 웃겠다.”“서희주, 너 왜 이렇게 상스럽게 변했어?”서희주는 몸을 돌려 차도윤을 똑바로 응시했다.입가엔 조소가 걸려 있었지만, 눈빛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당신이 알던 서희주는 이제 없어. 고분고분하게 말 잘 듣고, 바보같이 한 남자만 바라보면서 다 이해해 주던 그 여자는 방금 죽었다고.”서슬 퍼런 눈빛을 마주한 순간, 차도윤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때, 침대 쪽에서 가느다란 목소리가 들려왔다.“희주 언니, 뭔가 단단히 오해하고 계신 것 같아요. 저랑 오빠, 정말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서희주의 시선이 윤설아를 향했다.아이를 낳은 산모였음에도 그녀는 화장한 상태였다.자연스러운 메이크업은 무척이나 청순하고 무해해 보였다.하얀 실크 잠옷 차림의 여자는 볼륨감 넘치는 몸매와 대조적으로 허리는 한 줌만 했고, 이른바 ‘청순 섹시한’ 분위기를 풍겼다.윤설아의 눈에 금세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더니 억울함을 해소하려는 듯 당혹스러운 기색으로 입을 열었다.“언니, 저 귀국한 지 얼마 안 됐잖아요. 의지할 사람도, 친구도 없어서 도윤 오빠한테 도움을 청한 것뿐이에요. 언니가 애 아빠를 오빠로 오해하실 줄은 정말 몰랐어요.”그리고 당장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듯 눈을 커다랗게 뜨고는 가련한 표정을 지었다.“정 기분 나쁘시다면, 지금 당장 도윤 오빠를 돌려드릴게요.”서희주가 헛웃음을 터뜨렸다.“하, 진짜 기가 차서. 돌려준다고? 애초에 윤설아 씨 사람이라도 됐던 것처럼 말하네요?”이내 윤설아에게 바짝 다가가 매섭게 쏘아붙였다.“의지할 데가 없다고? 윤씨 가문 장녀 대접받고 살 때는 언제고, 피 한 방울 안 섞였
Read more
제5화
차도윤이 떠난 뒤 서희주는 이혼 합의서를 들고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다.이때, 등 뒤에서 다시금 가식적인 달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언니.”몸을 돌리자 의기양양한 미소가 걸린 윤설아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조금 전까지 청순가련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그제야 본색을 드러낸 것이다.윤설아는 성큼성큼 걸어가 서희주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정식으로 인사하죠. 전 윤설아라고 해요. 설도 테크 신임 기술팀 책임자이자 그쪽 남편의 ‘소울메이트‘이기도 하죠.”서희주는 악수하는 대신 평온한 눈빛으로 그녀를 응시했다.마치 물건의 가치를 매기듯 위아래로 훑으며 말했다.“어머, 요즘은 상간녀라는 말을 ‘소울메이트’라는 치졸한 수식어로 포장하는 게 유행인가 보지?”윤설아의 입꼬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하지만 목소리만큼은 전보다 더 기고만장해졌다.“그쪽이 뭐라 할 처지는 아닌 것 같은데? 도윤 오빠 옆자리, 애초에 내가 버리고 간 거예요. 안 그랬으면 서희주 씨 차례까지 오지도 않았겠죠.”“설도 테크가 무슨 의미인지 생각해본 적 없죠? 나랑 오빠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왔어요. 도윤 오빠가 창업할 때 이미 서희주 씨랑 결혼한 상태였지만, 회사명에 굳이 내 이름을 넣고 싶어 하더라고. 그것도 모르고 그 집 안주인 노릇을 하는 게 꼭 광대 같다는 생각 안 들어요?”“아, 맞다. 하나 더 알려줄까요? 도윤 오빠가 서희주 씨랑 결혼한 이유. 다름 아닌 예물도 바라지 않는 ‘가성비 좋은’ 부잣집 딸내미였기 때문이죠. 그동안 혼수품들 내다 팔아서 나 유학 자금 대줬거든요. 지금까지 내가 해외에서 쓴 돈, 전부 오빠가 보내줬어요.”윤설아는 마치 전유물을 자랑하듯 말을 이어갔다.“나한테 쓴 돈만 못해도 20억은 될걸요?”그러고는 팔짱을 낀 채 서희주의 수수한 옷차림을 바라보았다.“그쪽은 여태껏 가방 하나 받은 적 없죠?”서희주는 제자리에 선 채 손가락 마디가 하얘질 정도로 주먹을 꽉 쥐었다.사실 ‘윤설아’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부터 그 의미를 짐작하고 있었다.차도윤
Read more
제6화
서희주는 휴대폰 화면을 들여다보며 냉소를 지었다.지금 그녀가 긁고 있는 것은 차도윤의 가족 카드였고, 모든 결제 내역은 실시간으로 전송될 터였다.예전이라면 한 끼에 백만 원을 쓰는 일은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었다.하지만 차도윤의 집안 형편이 좋지 않고, 어린 시절 가난하게 자라 본성이 검소하다는 것을 알았기에 결혼 후 마음껏 쓰라며 건네받은 카드로 명품 하나 사본 적이 없었다.그저 식자재나 생필품을 사는 게 전부였다.덕분에 지난 몇 년간 부부 사이에 소비 문제로 딱히 얼굴 붉히지는 않았다.명절이나 기념일마다 차도윤은 에르메스 백이라도 하나 사라고 호기롭게 말하곤 했다.그녀는 이제야 깨달았다. 만약 진심으로 선물하고 싶었다면 진작에 사다 주었을 거라는 사실을.어차피 안 살 걸 알았기에 내뱉을 수 있었던 생색이었다.윤설아에게 몇억이 넘는 가방을 선물했다는 사실을 떠올리자, 서희주는 문득 결심을 굳혔다.이내 차도윤의 문자를 가뿐히 무시하고 뒤돌아서 백화점 1층으로 향했다.이곳은 명품들의 천국이다.서희주는 고민하지 않고 매장을 하나씩 돌며 물건을 쓸어 담기 시작했다.가방, 옷, 화장품까지 닥치는 대로 결제했다.유일한 아쉬움이라면 주얼리 매장이 없다는 것뿐이다.결제 내역이 차도윤의 휴대폰으로 연달아 전송되자, 회의 중이던 그는 즉시 회의실을 빠져나와 서희주에게 전화를 걸었다.서희주는 화면에 뜬 익숙한 번호를 확인하고는 가차 없이 휴대폰 전원을 꺼버리고 다시 쇼핑을 이어갔다.하지만 5분 뒤, 결제를 시도하려는 순간 매장 직원은 카드가 정지되었다는 소식을 전했다.물론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남자가 마음껏 쓰라며 카드를 건네는 건, 상대가 결코 그러지 못할 사람임을 확신하기 때문이다.하지만 막상 돈을 쓰기 시작하면 그들은 금세 평정심을 잃고 비겁하게 그 권리마저 회수해 버린다.서희주의 마음속에는 복수의 쾌감 대신 서글픔만이 차올랐다.결혼 전 그녀 역시 쇼핑을 즐기고 예쁜 옷과 액세서리를 좋아했다.꾸미는 걸 싫어하는 여자는 없으니까.하지
Read more
제7화
두 사람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차윤지가 벌떡 일어나 서희주를 삿대질하며 고래고래 외쳤다.“여기가 어디라고 뻔뻔하게 발을 들여요? 내가 오늘 교문 앞에서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요?”서희주가 무심하게 입을 열었다.“선생님께 전화해서 오늘 도시락 못 가져간다고 전했어. 너도 들었을 텐데.”물론 전달받긴 했지만 결국엔 가져올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지난 1년간, 서희주는 어떤 이유로든 제 소임을 거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설령 몸이 아픈 날일지언정.“내가 학교 급식 안 먹는 거 몰라요? 도시락도 못 쌀 만큼 대단한 일이 있었어요? 나 수능 한 달 남은 고3이에요. 공부 망치면 새언니가 책임지려고?”서희주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그녀를 응시했다.“내가 왜 널 돌봐줘야 하지? 오늘부터 밥 차려줄 일도, 공부하라고 잔소리할 일도 없을 거니까 알아서 해.”차윤지는 어안이 벙벙했다.오빠 집에 얹혀살기 시작한 이후, 서희주가 이토록 서늘한 말투로 대꾸한 적은 처음이었다.평소엔 까다로운 입맛에 맞춰 진수성찬을 차려내고, 비위를 맞춰가며 공부시키고, 철마다 예쁜 옷과 신발을 사다 바쳤다.온갖 짜증을 부리고 제멋대로 대들어도 허허실실 다 받아주던 ‘호구’ 같던 새언니가 지금은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낯설기만 했다.장혜란이 서희주의 코앞까지 달려들어 화가 난 표정으로 몰아세웠다.“네가 밥 안 해주고 공부 안 봐주면 누가 해? 이렇게 나 몰라라 하는 게 어디 있어!”“낳은 사람더러 챙기라고 하세요. 전 머리 검은 짐승 거둘 생각 없거든요.”“지금 누구더러 짐승이래요? 감히 날 모욕해요? 우리 오빠 오기만 해봐, 당장 손 봐주라고 할 거니까!”차윤지가 날뛰며 대들었지만, 장혜란은 오히려 딸을 가로막았다.방금 자기들끼리 나눈 대화를 서희주가 듣고 심술이 난 것이라 짐작했기 때문이다.비록 속으로 제 아들보다 한참 모자란다고 생각했으나, 사실 며느리로서는 흠잡을 데 없었다.부지런하고 영리한 데다 요리 솜씨도 일품이고, 딸아이 공부까지 책임지면서 돈
Read more
제8화
서희주의 기세에 눌린 장혜란은 연신 뒷걸음질을 쳤다.텅 빈 서랍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에 당혹감과 죄책감이 스쳐 지나갔다.하지만 그것도 잠시, 파렴치하게도 깜짝 놀란 척 연기를 시작했다.“보석이라니? 내가 그걸 어떻게 아니?”예물이 어디로 갔을지는 불 보듯 뻔했다. 다름 아닌 장혜란의 소행이었다.평소 치장에는 관심도 없던 사람이 그 보석들을 걸치고 동네 할머니들 앞에서 아들이 효도 선물로 사준 거라고 자랑하는 꼴을 몇 번이나 목격했기 때문이다.한때는 시어머니라고, 남편의 체면을 생각해서 모르는 척 눈감아주었다.하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단 하나도 남김없이 되찾아올 생각이다.서희주는 두말없이 휴대폰을 꺼내 112를 눌렀다.“여보세요? 신고 좀 하려고 하는데요...”경찰에 신고하는 서희주를 보자 장혜란은 넋이 나갔다.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냅다 뛰어가 서희주의 휴대폰을 뺏더니 강제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장혜란은 화가 나는 반면 덜컥 겁을 먹기도 했다.“하다 하다 이젠 경찰까지 불러? 집구석을 아주 풍비박산 내야 속이 시원하겠어?”서희주의 얼굴은 오히려 평온하기까지 했다.“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보석들이 없어졌는데 당연히 신고해야죠. 경찰이 도둑 잡는 건 당연한 일이잖아요.”“너 지금 누구더러 도둑이래?”“어머님한테 얘기한 거 아닌데요? 전 보석을 훔쳐 간 도둑놈을 욕한 거죠. 설마... 제 보석을 훔치기라도 하셨어요?”장혜란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오늘 일은 절대로 잡아뗄 수 없으리라는 걸 직감하고 결국 실토할 수밖에 없었다.“말을 참 섭섭하게 하네. 훔치긴 뭘 훔쳐? 그냥 좀 가져다 쓴 거지. 네가 맨날 서랍 구석에 처박아두고 착용하지도 않길래 아까워서 구경이나 하려고 잠깐 꺼냈어.”“그리고 한집안 식구끼리 네 거 내 거가 어디 있어. 같이 쓰면 덧나니? 내가 죽을 때 이 보석들을 관 속에 싸 들고 갈 것도 아니잖아. 어차피 나중에 다 너희들 건데 뭘 그리 따져.”서희주는 살다 살다 이런 파렴치한 사람이 다 있나 싶었다.그녀가
Read more
제9화
평소에도 시골 출신이라며 은근히 무시당해 왔던 터였다.만약 시어머니가 며느리의 예물을 훔쳐 경찰까지 출동했다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평생 고개도 못 들고 살 게 뻔했다.서희주가 당장이라도 전화 받을 기세로 휴대폰을 낚아채자 장혜란은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준다, 줘! 싹 다 가져가. 내 아들이 번듯한 대기업 회장인데, 이 늙은이가 네까짓 예물 몇 푼에 눈독 들였을까 봐? 평소에 통 하질 않길래 그냥 두기 아까워서 꺼내 본 게 죄네. 지금 가져다줄게, 됐지?”잠시 후, 장혜란은 방 안에서 주얼리 몇 개를 가지고 나왔다.하지만 그 안에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비취 팔찌는 없었다.서희주도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지 않았다.“이게 전부는 아닐 텐데요.”장혜란은 이를 악물고 또다시 방에 들어가 보석을 들고 나왔다.서희주가 냉소를 지으며 덧붙였다.“진짜 끝이에요?”장혜란은 어금니를 꽉 깨물고 부들부들 떨며 몇 개를 더 내놓았다.서희주는 담담히 말을 이어갔다.“제 보석함에 있던 주얼리, 총 12점이었어요. 지금 내놓으신 건 고작 7개고, 나머지 5개는 어디다 흘리셨을까. 옐로 다이아몬드 선플라워 반지랑 카슈미르 사파이어 목걸이, 그리고 에메랄드빛 비취반지와 팔찌, 마지막으로 천연 진주 목걸이까지.”장혜란의 안색이 까맣게 타들어 갔다.서희주가 그 많은 보석들을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전부 기억하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더는 몰래 빼돌릴 방법이 없다는 걸 깨닫자 결국 다시 방으로 발길을 돌렸다.이번에는 거실에 있던 차윤지까지 끌고 갔다.잠시 후 다시 나타났을 때 장혜란의 손에는 비취반지와 팔찌가, 나머지 보석들은 전부 차윤지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보아하니 장혜란이 서희주의 보석들을 제멋대로 차윤지에게 선물로 준 모양이었다.차윤지는 손에 쥔 보석들을 차마 놓지 못한 채 미련 가득한 눈으로 훑었다.특히 알이 굵고 고른 데다 영롱한 광택을 내뿜는 진주 목걸이는 누가 봐도 최상품이었다.그녀는 이 목걸이를 걸고 고등학교 졸업식장에 나타나 모두의 시선을 싹
Read more
제10화
화가 머리끝까지 차오른 차윤지가 욕설을 내뱉으려 했다.하지만 입을 열기도 전에 엘리베이터 문이 매정하게 닫혔다.씩씩거리며 집으로 돌아오자 소파에 주저앉아 망연자실해 있는 장혜란이 눈에 들어왔다.어머니 역시 그 보석들을 돌려준 게 아까워 죽겠다는 기색이 역력했다.“엄마, 우리가 사는 이 집도 새언니 혼수래요. 빨리 방 빼라는데, 사실이에요?”장혜란이 고개를 들었다.“그년이 정말 그렇게 말하더냐?”차윤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얼굴에도 전과는 다른 불안함이 서려 있었다.장혜란은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다.“이 집이 서희주 혼수였던 건 맞다만, 그게 무슨 상관이냐? 우리 집안에 시집을 왔으면 몸도 마음도, 심지어 그 계집이 가져온 물건까지 차씨 가문 소유가 되는 법이지. 그러니 쓸데없는 걱정하지 마. 네 오빠 말로는 그냥 한 번 튕겨보는 거라더구나. 조만간 제 발로 기어들어 와서 싹싹 빌 게 뻔해.”“게다가 네 오빠가 요즘 성남구에 있는 청운재를 알아보고 있다고 했어. 머지않아 우리도 번듯한 별장으로 이사하게 될 거다.”차윤지의 얼굴이 금세 환해지더니 감탄을 금치 못했다.“청운재? 해성시 최고 부촌이라는 거기?”청운재는 차윤지도 알고 있었다. 윤시우가 바로 그곳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윤시우와 윤설아는 비록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사이였지만, 엄연히 친척 관계였다.또한, 그녀가 윤설아와 가깝게 지내는 이유이기도 했다.장혜란의 얼굴에도 자부심이 서렸다.“해성시에 청운재가 거기 말고 또 어디 있겠니.”차윤지는 가슴이 세차게 뛰었다.원래 윤시우를 따라 같은 대학에 합격하는 것이 가장 큰 꿈이었는데, 이제는 이웃사촌이 되어 매일 얼굴을 마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그러다 보면 정이 드는 건 시간문제였다.장혜란이 말을 이었다.“나중에 우리 별장으로 이사하고 나면 네 오빠랑 상의해서 이 집을 명의 이전해줄게. 나중에 시집갈 때 혼수로 가져가렴.”차윤지는 장혜란의 목을 덥석 껴안았다.“우리 엄마 최고!”로열 더 팰리스를 나온 서희주는
Read more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