共有

제438화

作者: 김원호
정태우의 말에 주세호는 머쓱해졌다.

소채은이 경국지색의 미모를 가진 건 맞지만 명문가라고 하기엔 애매했다. 주세호는 어떻게 대꾸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소씨 일가는 강성에서 눈에 띄지 않는 이류 가문이었기 때문이다.

화진 전체를 놓고 보면 먼지 한 톨만도 못했다.

그래서 주세호는 아주 머쓱했다.

“왜 그래? 얼른 말해 봐. 그분 아주 예쁘시지?”

정태웅이 작은 눈을 가늘게 뜨면서 물었다.

그가 입을 떼자마자 옆에 있던 천현수가 그를 힘껏 걷어찼고 그 바람에 정태웅은 비틀거리면서 하마터면 바닥에 넘어질 뻔했다.

“제기랄, 천현수, 난 왜 차는 거야?”

천현수에게 차인 정태웅이 고개를 돌리며 욕했다.

“멍청한 놈! 감히 저하의 약혼녀를 멋대로 품평하려 하다니, 당연히 처맞아야지!”

천현수가 화를 내며 말했다.

“하하하하! 잘했어, 천현수! 이 빌어먹을 돼지 새끼는 맞아야 해. 자기 입 하나 제대로 간수하지 못하고 멋대로 지껄이니 말이야!”

옆에 있던 박창용이 동의했다.

정태웅도 자신이 조금 전 말실수를 했다는 걸 깨달은 건지 차인 곳을 어루만지면서 중얼거렸다.

“난 저하가 걱정돼서 그냥 물어본 것뿐인데...”

“그만해. 궁금해서 그러는 거 아니야? 내가 알려주지!”

윤구주가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

“내 여자는 소채은이라고 해. 소씨 가문은 왕실 친척도 아니고 명문가도 아니야. 그저 강성시의 아주 평범한 가정이지!”

“평범하다고요?”

정태웅은 그의 말에 어이가 없었다.

과거 구주왕은 천하의 모든 여자를 홀렸었다.

10국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그들 나라의 많은 황실 공주가 윤구주의 선택을 받기 위해 화진으로 왔다.

그런데 윤구주가 갑자기 자신과 결혼할 여자가 강성시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여자라고 하자 정태웅은 믿을 수가 없었다.

“맞아! 채은이 집안은 아주 평범한 가정이야. 심지어 솔직히 얘기해서 지금까지도 채은이 집에서 우리가 만나는 걸 반대하는 사람들이 꽤 있어.”

세상에!

그 말에 정태웅은 펄쩍 뛰었다.

“장난이시죠? 화진의 그 어떤 사람이 감히 자
この本を無料で読み続ける
コードをスキャンしてアプリをダウンロード
ロックされたチャプター

関連チャプター

  • 구주, 왕의 귀환   제439화

    고개를 들자 윤구주의 마음속으로 소채은과 함께 했던 기억들이 물밀듯이 밀려왔다.윤구주는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이야기하기 시작했다.“10개국 간의 전쟁이 끝난 뒤 난 화독 때문에 죽음의 바다에 빠졌었어. 그러나 다행히도 내가 수련한 구양진용결 호신 공법 덕분에 깊은 바다에 빠져도 죽지는 않았어. 그리고 내가 바다에 빠져 실신했을 때 채은이가 바닷속에서 날 봤었어.”그녀에 관한 기억을 윤구주는 조금씩 얘기했다.그는 소채은이 자신을 구한 일, 그가 잠깐 기억을 잃었고 소채은이 그를 자동차 정비원으로 오해한 일, 소채은의 집안에서 돈 때문에 소채은을 억지로 중해그룹의 조성훈과 결혼시키려고 한 일, 소채은이 윤구주를 지키기 위해 집안에서 쫓겨난 일 등등을 얘기했다. 사소한 것까지 전부 말이다.지난 과거에는 웃음과 눈물이 있었지만 더욱 많은 건 사랑이었다.정태웅 등 사람들은 윤구주와 소채은의 만남과 오해, 그들의 사소한 일을 듣고 그것에 푹 빠졌다.특히 정태웅은 소채은이 사랑을 위해서 집안과 연을 끊으면서까지 윤구주를 지키려고 한 걸 알았을 때, 다시금 눈시울을 붉혔다.“정말 훌륭하신 분이군요! 전 비록 그분을 본 적이 없지만 그분은 제 마음속에 세상에서 가장 좋은, 가장 아름다운 여성이에요!”옆에 있던 박창용 또한 감탄을 금치 못했다.“맞아요. 평생을 함께할 동반자로서 자격이 충분하죠.”그들 중 주세호가 윤구주와 소채은의 사랑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이때, 윤구주와 소채은의 사랑 이야기를 들은 주세호는 흐뭇하기도 하고 개탄스럽기도 했다.윤구주가 평생 함께 할 동반자를 만났다는 것이 흐뭇했고, 자기 딸에게는 그런 복이 없다는 사실이 개탄스러웠다.“나 윤구주는 평생을 종횡무진하며 무적으로 살았어. 그러나 소채은은 그 사실을 전혀 몰라.”윤구주는 갑자기 감탄했다.“소채은의 눈에 난 그저 윤구주일 뿐이야. 기억을 잃은, 심지어 직장도 없는 바보일 뿐이지. 하지만 그럼에도 소채은은 여전히 날 사랑하고 날 지켜주려 해. 이런 바보 같은 여자를 내가

  • 구주, 왕의 귀환   제440화

    5일 뒤면 윤구주와 소채은의 결혼식이다.소씨 집안 대문 앞.민규현은 암부 부하들을 데리고 바짝 경계하며 그곳을 지키고 있었다.정태웅과 천현수가 강성에 도착했다는 걸 그도 알고 있었다.그는 자기 형제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그는 정태웅의 뻔뻔함과 천현수의 침착함을 알고 있었다.두 사람이 저하를 뵀을 때 얼마나 흥분할지 생각해 본 그는 참지 못하고 웃었다.“정태웅 아마 또 울고 있겠지?”정태웅을 떠올린 민규현은 웃음을 금치 못했다.소씨 저택 정원 안.소채은과 윤구주의 결혼식 날짜가 점점 더 가까워지자 소씨 집안 사람들은 바빠졌다.첫 번째는 소청하였다.그는 모든 친척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심지어 예전에 연락하지 않던 낯선 친척들에게도 전부 알렸다.이 때문에 천희수는 소청하와 싸우기까지 했다.천희수는 연락하지 않던 친척들에게는 왜 알렸냐고 면박을 줬고, 소청하는 우리 딸이 결혼하는 데 당연히 알려야지, 왜 알리지 말아야 하냐는 입장이었다.천희수는 왜 그래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기억을 잃은 데다가 직장도 없는 남자와 결혼하는데 소문이라도 났다가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니 말이다.소청하는 천희수의 말을 듣더니 그녀를 욕했다. 식견이 짧은 당신이 뭘 아냐, 윤구주의 험담을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면서 말이다.천희수는 그의 말에 어이가 없었다.그녀는 소청하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그가 왜 갑자기 이렇게 윤구주를 감싸고 도는지 말이다.심지어 그는 윤구주가 기억을 잃은 것도, 직장이 없는 것도 못마땅해하지 않았다.답답한 천희수는 입을 다물었다. 그녀는 소청하가 모든 친척에게 다 연락을 돌리는 걸 지켜만 봤다.심지어 아주 오래전에 해외로 갔던, 염치없는 친척 누나에게까지 연락했다.그 친척 누나는 소지영이었다.과거 그녀는 소청하와 큰아버지 집안의 재산을 빼앗으려 들었고, 그의 친아버지를 산 채로 굶겨 죽여놓고는 훌쩍 해외로 떠나서 살았다.요 몇 년 동안 해외에서 꽤 잘 지낸다고 들었다.10년 동안 연락이 없었던 그들은 이번

  • 구주, 왕의 귀환   제441화

    “윤구주 쪽에서 성대하게 하지 않는다면 우리 소씨 가문은 크게 망신당할 거야!”천희수가 말했다.엄마의 말에 소채은은 머리가 아팠다.윤구주의 친척들에 대해 소채은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그러나 문제는 윤구주가 기억을 잃었다는 점이다.그가 친척들을 기억할 리가 있겠는가?“너 설마 윤구주가 아직도 준비하지 않았다고 말할 건 아니지?”천희수는 소채은이 말이 없자 너무 화가 나서 눈을 부릅떴다.“엄마... 저랑 구주랑 결혼하는데 그런 것까지 신경 써야 해요? 저희 둘은 진심으로 서로를 사랑해요. 친척들이 얼마나 오는지, 성대한지 성대하지 않은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소채은이 말했다.그 말에 천희수는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었다.“장난해? 여자 결혼식이 성대하지 않으면 뭐가 성대해야 해? 소채은, 경고하는데 이번 결혼식을 윤구주가 성대하게 하지 않는다면 내가 가만두지 않을 줄 알아!”천희수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씩씩거리면서 말했다.“그리고 윤구주가 기억을 잃었든 말든 상관없어. 길거리에 나가서 아무나 붙잡더라도 꼭 친척들이 결혼식에 와야 해. 그렇지 않으면 걔도 가만두지 않을 거야!”화를 낸 뒤 천희수는 몸을 돌려 떠났다.소채은은 혼자 근심 가득한 얼굴로 그곳에 남아있었다.엄마의 말이 맞았다.결혼은 여자에게 있어 인생에서 아주 큰 일이었다.천희수가 부모로서 한 말은 틀린 말이 아니었다.부모라면 무릇 자기 딸이 성대한 결혼식을 치러서 집안 체면이 서길 바랄 것이다.하지만 윤구주의 상황은 좀 남달랐다.그는 기억을 잃지 않았는가!그런 생각이 들자 소채은은 참지 못하고 한숨을 쉬었다.그녀는 일단 윤구주에게 어떤 상황인지 물어볼 생각이었다.만약 친척과 친구가 정말 없다면 배우라도 고용할 생각이었다....용인 빌리지.윤구주가 형제들에게 소채은과의 사랑 이야기를 해준 뒤로, 박창용과 원성일, 주세호, 정태웅, 천현수 등은 다들 소채은을 인정했다.게다가 그들은 이미 소채은을 윤구주의 아내로 인정했다.“저하, 이제 며칠 뒤면 결혼식이네

  • 구주, 왕의 귀환   제442화

    형제들이 윤구주의 결혼 준비에 관해 묻고 있을 때 윤구주의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휴대전화를 확인해 보니 소채은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쉿!”그는 형제들을 향해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한 뒤 전화를 받았다.옆에 있던 박창용과 정태웅, 천현수, 원성일, 주세호는 똑똑한 사람들이었기에 윤구주가 조용히 전화를 받기를 원하자 누가 전화한 건지 단번에 눈치챘다.그래서 그들은 숨을 죽이고 마치 도둑처럼 윤구주의 곁에 붙어서 엿들었다.“구주야, 뭐해? 나 안 보고 싶었어?”전화 건너편에서 소채은의 듣기 좋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당연히 보고 싶었지!”윤구주가 웃으며 말했다.그 말에 정태웅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박창용은 정태웅을 걷어찼고 정태웅은 찍 소리 내지 못했다.“어머, 구주야, 너 옆에 다른 사람 있어?”전화 너머 정태웅의 기척을 들은 소채은이 서둘러 물었다.“아니, 아니.”윤구주는 그렇게 말하면서 정태웅을 향해 눈을 흘겼다.“그래? 구주야, 이제 5일 뒤면 우리 결혼식이잖아. 흥분되지 않아?”소채은이 전화 건너편에서 말했다.“흥분되지!”“정말? 그거 알아? 나 매일 밤 너무 들떠서 잠이 오지 않아. 눈을 감으면 앞으로 우리가 얼마나 행복하고 달콤하게 살지 머릿속에 떠올라. 헤헤!”소채은이 말했다.윤구주는 그 말을 듣자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참, 구주야. 너한테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소채은은 잠깐 고민한 뒤 말했다.“무슨 얘기?”“저번에 내가 너랑 결혼식에 참석할 친척에 대해 얘기했었잖아!”소채은은 망설이다가 결국 입을 뗐다.“넌 잘 모를 수도 있는데 우리 아빠가 우리 결혼한다는 걸 알고는 미친 듯이 우리 집안의 모든 친척과 지인들에게 얘기했어. 심지어 십 년 넘게 연락하지 않았던 친척들에게까지 연락을 돌렸어! 그래서...”소채은은 거기까지 말한 뒤 멈췄다.눈치 빠른 윤구주는 소채은의 말을 듣고 곧바로 상황을 파악했다.“채은아, 혹시 아주머니, 아저씨께서 내가 친척들을 좀 불러서 본인들의 체면을 세워주길

  • 구주, 왕의 귀환   제443화

    “그래도 너무 힘들게 하지는 마. 그냥 대충 하면 된다고 해. 난 그렇게 요구가 높지 않으니 말이야. 참, 너 돈 모자라지 않아? 돈 모자라면 내가 회사 통장에서 돈 꺼내서 너한테 보내줄게!”소채은이 전화 건너편에서 말했다.돈이라는 말에 윤구주는 서둘러 사양했다.“아냐, 아냐. 모자라지 않아.”“정말?”“응!”“그래. 혹시나 뭐 부족한 게 있으면 바로바로 나한테 얘기해!”소채은과 잠깐 얘기를 나눈 뒤 윤구주는 전화를 끊었다.전화를 끊자마자 정태웅이 첫 번째로 펄쩍 뛰었다.“정말 좋은 분이시네요! 정말 좋은 여자예요! 저하, 전 비록 그분을 뵌 적은 없지만 전 이미 그분의 선량함에 깊이 감복했어요!”주세호는 웃으며 말했다.“맞아. 그분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아주 선량해. 우리 저하가 돈이 부족하지는 않은지 걱정하시잖아. 하하하하! 그분은 우리 저하가 가장 부족하지 않은 게 바로 돈과 권력이라는 걸 모르는 거야.”“하하하하! 확실히 그렇지!”박창용이 갑자기 크게 웃으며 말했다.“그러니까 너희들 다 잘 들어. 조금 전에 소채은 씨께서 그러셨잖아. 소채은 씨 부모님께서 결혼식을 성대하게 하길 원한다고 말이야. 그렇다면 그들을 만족시킬 수 있게 우리 저하의 결혼식을 가장 성대하게 꾸며서 화진에 이름을 널리 떨치게 하자고!”“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천하회는 반드시 그렇게 할 것입니다!”“저도요!”...1일 뒤, 강성국제공항 출구.두 명의 낯익은 사람이 그곳에 서 있었다.“아빠, 고모 진짜 해외에서 온대요?”말하는 사람은 재킷을 입은, 눈에 핏발이 가득 선 남자였다.그는 안색이 핏기 하나 없이 창백하고 머리카락이 엉망이었다. 그는 공항 픽업 게이트에서 목을 움츠린 채로 연신 하품하며 출구 쪽을 바라보았다.“당연하지! 게다가 네 고모 말로는 해외에서 꽤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 네 고모 남편이 다국적 기업에서 해외 매니저를 맡고 있는데 연봉이 수백만 달러래!”낡은 정장에 안경을 쓰고 있는 중년 남성이 말했다.“그래요? 정말 좋

  • 구주, 왕의 귀환   제444화

    소천홍 부자는 소씨 일가에서 쫓겨난 뒤 DH그룹이 전에 SK 제약에서 인수했었던 100억을 들고 도망쳤다.그러나 그들은 정말로 강성을 떠난 건 아니었다.그들은 처음에 희망을 조씨 일가에 걸었고, 심지어 두 부자는 조씨 저택 앞에 무릎 꿇고 그들이 소씨 일가의 대권을 빼앗을 수 있게 도와주기를 바랐다.그러나 뜻밖에도 조씨 일가가 곧 망했다.중해그룹의 도련님 조성훈이 갑자기 죽고, 조씨 일가마저 강성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이러한 상황에 소천홍 부자는 절망에 빠졌다.비록 그들에게는 100억이 있었지만 소진이 강성의 양아치들과 자주 어울리면서 마약에 빠졌다.그리고 반년도 되지 않아 그들은 100억을 전부 다 써버렸다.지금 소천홍 부자는 빈털터리였다.결국 막다른 길까지 몰린 소천홍 부자는 소씨 일가로 돌아가서 대권을 빼앗을 생각이었으나, 갑자기 소채은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다.심지어 해외로 나갔던 소청하의 친척 누나가 돌아온다는 소식도 알게 되었다.그래서 두 부자가 이곳에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 지독한 친척 누나를 맞이하기 위해서 말이다.“아버지, 고모가 정말로 저희를 도와 소씨 일가의 대권을 빼앗고 가업을 빼앗을까요?”눈에 핏발이 가득 선 소진이 하품을 하면서 물었다.“아마도 될 거야. 잊지 마. 당시 난 네 고모를 도운 적이 있어!”“헤헤,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소채은, 이 빌어먹을 계집애. 딱 기다려. 우리가 소씨 일가의 대권을 장악하게 된다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 말이야!”소진의 눈동자에서 살기가 번뜩였다.시간은 일분일초 흘렀다.십여 분 뒤, 로앤에서 강성으로 오는 국제 항공편이 도착했다.잠시 뒤, 많은 외국인과 출국했던 사람들이 크고 작은 짐들을 챙겨 밖으로 나왔다.그러다 짙은 화장에 선캡을 쓰고 화려하게 차려입은 늙은 여자가 시야에 들어왔다.그 여자는 머리에 웨이브를 넣었다.목에 반짝반짝 빛나는 진주 목걸이를 했는데 손이 더 과했다. 그녀는 거의 모든 손가락에 번쩍거리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끼고 있

  • 구주, 왕의 귀환   제445화

    소천홍은 소지영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었기에 웃으며 말했다.“누나 말이 맞아요. 참, 제가 누나를 위해 호텔을 예약해 뒀는데 우선 호텔로 가요!”“그래!”소천홍 부자는 소지영을 데리고 공항을 떠났다.BMW 안, 소천홍은 운전하고 있었고 해외에서 돌아온 소지영은 뒷좌석에 앉아있었다.그녀는 미간을 구기면서 차창 밖을 바라보며 말했다.“정말 구질구질하네. 공기도 탁하고 말이야. 저것 좀 봐. 거리가 아주 더럽고 지저분해. 역겨워 죽겠어!”소지영이 계속 투덜대도 소천홍은 대꾸하지 않고 말없이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누나, 이번에는 국내에 얼마나 있을 생각이에요?”“내가 왜 여기서 지내? 여기처럼 구질구질한 곳에는 1분이라도 더 있을 생각이 없어!”소지영이 불평했다.“그러면 누나는 이번에 소채은의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돌아온 건가요?”소천홍이 물었다.“소채은을 위해서라니? 말도 안 돼! 솔직히 얘기할게. 이번에 내가 돌아온 건 네 형부 쪽의 한 협력업체가 국내에 투자를 하고 싶다고 해서 내가 우선 상황 좀 알아보려고 온 거야. 그렇지 않으면 내가 이곳에 왜 왔겠니?”소지영이 같잖다는 듯이 말했고 그 말에 소천홍은 미소를 지었다.“누나, 누나가 떠난 10년 동안 우리 소씨 일가가 많이 달라졌어요.”소천홍이 갑자기 감개하며 말했다.“달라졌다고? 뭐가 어떻게 달라졌는데?”소지영이 냉소했다.“휴, 말하자면 긴 얘기예요. 누나는 모르겠지만 우리 소씨 일가는 지금 외부인에게 점령당했어요. 심지어 저도 쫓겨났어요!”소천홍은 말하다가 갑자기 울먹거렸다.“뭐? 네가 쫓겨났다고? 무슨 뜻이야?”소지영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소천홍은 억울한 척하면서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솔직히 얘기할게요. 저랑 소진이 지금 소씨 일가에서 쫓겨나서 길거리에 나앉았어요.”“응? 그럴 리가 없잖아. 넌 소씨 일가 장남이잖아. 그런데 네가 왜 집안에서 쫓겨나?”소지영은 의문 가득한 얼굴이었다.“제가 소씨 일가 장남이기 때문에 절 집안에서 내쫓은 거죠

  • 구주, 왕의 귀환   제446화

    “기억을 잃은 남자? 소진, 하나도 빼먹지 말고 똑바로 얘기해!”소지영이 매섭게 다그쳤다.소진이 말했다.“소채은 그 계집애가 올해 중해그룹 아들이랑 정략 결혼하기로 했었거든요? 우리 소씨 일가의 발전에 도움이 되니까요. 그런데 결혼하기 며칠 전에 그 계집애가 갑자기 다른 남자랑 놀아난 거예요. 심지어 우리에게 딱 걸렸죠! 그뿐만 아니라 소채은은 결혼 약속을 어겼고 심지어 그 남자를 소씨 일가로 데려왔어요. 그 빌어먹을 놈은 싸움을 아주 잘해요. 그래서 우리는 차마 건드리지를 못했어요. 그리고 결국... 결국... 저랑 저희 아빠는 집안에서 쫓겨났어요.”소진의 말에 소지영은 화가 울컥 치밀었다.“젠장! 아주 나쁜 놈들이네! 소청하, 정말 대단한 딸을 뒀네. 감히 이렇게 우리 집안에 먹칠하는 뻔뻔한 일을 하고 말이야. 소진, 이번에 소채은이랑 결혼한다는 사람이 설마 걔랑 만난다던 그 자식은 아니지?”소지영이 호된 목소리로 물었다.“맞아요. 그 남자예요.”소진이 말했다.“고모, 그 남자는 심지어 기억을 잃었어요. 예전에 범죄를 저지른 적은 없는지, 사람을 죽인 적은 없는지 알 수도 없다고요!”소진이 불난 집에 부채질했다.소지영은 화가 단단히 났다.“뻔뻔하네! 정말 뻔뻔해! 소청하가 이렇게 수치도 모르는 딸을 뒀을 줄이야. 심지어 나한테 결혼식에 참석하라고 연락을 해? 소천홍, 지금 당장 방향 돌려. 지금 바로 소씨 저택으로 가야겠어! 난 그 뻔뻔한 계집애가 대체 어떤 빌어먹을 놈이랑 만나는 건지 봐야겠어!”소천홍은 그 말을 듣더니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네, 누나 말대로 할게요.”말을 마친 뒤 그는 갑자기 급커브를 돌았고, 곧 소씨 저택으로 달렸다.처량한 처지의 두 부자는 드디어 소망을 이루었다.그들은 외국인인 척하는 소지영이 본인들을 대신해 소씨 일가의 산업을 빼앗아와 주길 바랐다.하지만 과연 그럴 수 있을까?...소씨 저택.마당에 있던 소청하는 갑자기 소지영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소지영이 비행기에서 내려 그곳

最新チャプター

  • 구주, 왕의 귀환   제2032화

    “저하,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그를 죽여야 합니까? 저자의 기운이 이토록 흉악한데 성수의 혈기로 진압할 순 없습니까?” 백호는 이미 싸우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안 된다. 너희 네 명이 함께라면 잠시나마 억누를 수는 있겠지만, 너희는 그저 성수의 정혈을 가졌을 뿐이니 마인을 완전히 없애려면 성수가 직접 나타나야 한다. 지금 이 세상에 성수가 존재하는지조차 의문스럽다.”윤구주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말을 마친 윤구주는 곧장 진요탑 쪽으로 향했다.백호와 임정설, 청해가 함께 가서 돕고자 했으나 장인 대진인이 그들을 가로막았다.“이 마인은 오직 구주만이 상대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다른 중요한 임무가 있습니다. 국주님, 곧 전투가 시작될 터인데 서요산의 진법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이 호법의 중임을 몇 분께 맡기겠습니다.”장인 대진인이 임정설에게 경건하게 예를 갖추며 말했다.“좋다. 오늘 이 자리에서 목숨을 바친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저 마인을 죽이고야 말겠다.” 임정설은 단호한 표정을 지으며 황자의 위엄을 한껏 드높였다.화진의 존망이 걸린 일이라면 임정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하지만 마기가 몰려와 서요산 전체를 뒤덮고 세상이 오직 흑백 두 가지 색깔만으로 변해버리며 그 끔찍한 살기가 강림했을 때 임정설마저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 떨렸다.“이 마인의 기운이 이렇게까지 무서울 줄이야.” 임정설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은 마기로 가득 찼고 윤구주마저 그 기세에 눌리고 있었다.진요탑에서 흘러나온 마기는 실체가 되어 넘쳐흘렀다. 마기가 나타나자 서요산을 지키는 모든 검종 제자의 얼굴이 어두워졌고 어떤 제자는 순간적으로 십여 년을 늙어버렸다.수련이 부족하면 수명으로라도 채워야 하는 참혹한 상황이었다.웅웅.하늘에는 먹구름이 밀집했고 그 안에서 요괴의 번개가 끊임없이 터졌다.“이젠 영기조차 요기로 변하고 있다. 풍수 비술로 보건대 머지않아 이곳에서 요마가 출현하겠구나.” 임정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서요산 외부에서 짙은 요기

  • 구주, 왕의 귀환   제2031화

    도가는 인연이라는 두 글자를 대단히 중히 여긴다.그의 한 번의 인연, 한 번의 생각은 곧 만백성의 생사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윤구주가 정상에 오르자 앞서 온 다른 이들과는 달리 서요산 검종의 모든 이들이 일제히 허리를 숙여 깊은 존경을 표했다. 그들이 경배한 대상은 단순한 한 인간이 아니라 구주의 저하, 화진의 인황, 오방 천지의 주재자였다.“모두 일어나십시오. 제가 오늘 서요산에 온 이유는 오직 진요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입니다. 진요탑 안의 마인을 제거하지 않는 한 문 씨 세가의 역심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오직 마인을 죽여야만 문 씨 세가의 야심도 함께 근절할 수 있습니다.”윤구주는 서요산 검종의 모든 제자를 향해 엄숙하게 말했다.이번 서요산 행차의 목적은 바로 문 씨 세가의 역심을 뿌리째 뽑는 것이었다.검종 제자들이 앞장서 일행을 이끌었고 모두가 금정을 지나 뒷산으로 향했다.뒷산에 막 들어서자마자 음산한 기운이 얼굴을 스쳤다.후산 중앙에는 높이 오백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산이 서 있었는데 그 산은 무려 구백구십구 개의 쇠사슬로 단단히 봉인되어 있었다.이 쇠사슬은 그저 평범한 사슬이 아니었다. 절반은 땅속의 지맥과 연결되어 있었고 나머지 절반은 하늘 높이 떠올라 천지의 영기를 끌어모으고 있었다.이런 수준의 봉인이라면 설령 윤구주 자신이 여기에 갇혀 있다고 해도 빠져나가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이처럼 견고한 고진마저 지금은 마인의 사기로 조금씩 부식되어 가고 있었다. 본래는 영기가 흘러넘치는 명산이었으나 지금은 온 서요산이 마인의 기운에 물들어 음침하고 괴이한 분위기를 자아냈다.이 강렬한 악기운을 바라보며 서요산 검종의 제자들은 모두 얼굴을 찌푸렸다.솟구치는 사기를 바라보며 서요산 검종의 검객들은 하나같이 얼굴을 찌푸렸다.최근 몇 대에 걸쳐 입종한 서요산의 제자들은 이런 마인의 사기와 요마의 위협 속에서 수련해야 했다.천지의 영기조차 마인의 기운에 오염되어 수련에 큰 지장을 주었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남은 현

  • 구주, 왕의 귀환   제2030화

    이 말을 듣자 모든 이들은 천 년 전 마지막으로 나타난 그 성인이 바로 서요산 검종에서 나왔음을 깨달았다.“짐은 서요산 검종의 선대 종주께서 우화등선하셨다고만 들었는데 그저 떠도는 신화 속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더니 은 성인의 경지에 이르신 것이었군.” 임정설이 깊은 감탄과 함께 말했다.구백 계단 윤구주는 이미 전설을 써 내려가고 있었다.하지만 그 전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구백삼십 계단 사십 계단을 오르면서 윤구주의 발걸음은 오히려 더욱 가벼워졌고 그가 세우는 기록은 사람들의 상식을 계속해서 뒤흔들었다.구백팔십 계단을 지나 정상까지 겨우 십여 계단만 남은 그 순간 윤구주의 발걸음이 점점 느려지기 시작했다.구백구십구 계단에 이르러 결국 완전히 멈추었다.드디어 한계에 도달한 것인가?모두가 숨을 죽이고 윤구주를 지켜봤다. 이 마지막 한 걸음은 분명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힘든 시험일 터였다.윤구주는 미간을 찌푸린 채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십여 분을 견뎌냈다. 사람들은 그가 언제 다시 계단을 오를지 초조하게 기다렸다.마침내 윤구주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됐습니다. 이 마지막 한 걸음은 넘지 않겠습니다. 여기서 시험을 포기하지요.”말을 마치고 계단에서 내려서는 순간 청석 계단 아래에서 강력한 영기가 하늘을 찌를 듯 솟구쳤고 곧바로 서요산을 감싸던 어둠의 기운을 깨끗이 몰아냈다.오랫동안 음울했던 서요산 상공은 순식간에 환해졌고 수백 킬로미터에 걸쳐 맑은 하늘이 펼쳐졌다.서요산의 모든 이들은 충격에 빠져 넋을 잃었다.그제야 그들은 윤구주가 왜 그토록 여유롭게 올라올 수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그는 처음부터 서요산의 청석 계단이 가진 진법의 힘을 계속해서 억누르고 있었다.“참으로 대단하신 신위군요! 우리 서요산의 청석 진법마저 제압하셨다니! 마지막 한 걸음을 분명 넘으실 수 있었을 텐데 혹시 강제로 넘었다가 진법이 견디지 못해 영기가 새 나가고 진법이 무너져 진요탑까지 영향을 미칠지 걱정하신 건 아닌가요?” 장인 대진인이

  • 구주, 왕의 귀환   제2029화

    도법의 깊이는 워낙 심오해서 임정설조차 제대로 가늠할 수 없었다.“쉽게 말씀드리자면 구주는 천지의 운기를 완전히 장악한 데다가 하늘이 직접 영광을 내리신 거죠.” 장인 대진인이 말했다.임정설은 이 말을 듣고 비로소 이해한 듯 말했다.“대진인의 말은 윤구주가 바로 하늘이 점지한 사람이라는 뜻인가?”“맞습니다. 우리 화진 사람들은 운명의 갈림길에 서면 본심에 따라 도법을 선택하고 나머지는 하늘에 맡깁니다. 이것이 바로 '인간사는 다하고 하늘의 뜻을 따르라는 말의 의미입니다. 윤구주는 분명 큰 복을 타고났지만 그 엄청난 복을 감당할 힘도 필요합니다.”대진인이 설명했다.말이 끝날 무렵 윤구주는 이미 육백삼십 계단을 거뜬히 올라와 있었다.한 걸음도 멈추지 않고 더욱 확고한 걸음으로 계속 전진했다.그의 발걸음마다 천지의 기운이 응축되었다.어느 순간 서요산의 계단조차 윤구주의 기세를 가두지 못했다. 그는 마치 천지를 밟으며 오르는 듯했다.곧이어 그는 칠백 계단마저 돌파했다.칠백 계단이란 천 년 전 서요산의 전성기에도 극소수만이 도달할 수 있었던 경지였다. 지금 만약 윤구주가 구주왕이 아니라 일반 수련자였다면 이 기록만으로 서요산 전체가 들썩였을 것이다. 만일 윤구주가 서요산에 입문을 원했다면 서요산은 모든 자원을 쏟아부어 그를 키웠을 것이며 서요산 검종의 다음 종주 자리는 당연히 그에게 돌아갔을 것이다.그러나 이미 칠백 계단에 이르렀음에도 윤구주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칠백오십 계단 팔백 계단 팔백오십 계단!그는 끊임없이 정상의 기록을 깨며 전설을 써 내려갔다.서요산 검종의 제자들은 윤구주 앞에 당장이라도 무릎을 꿇을 것 같았다. 이쯤 되자 장인 대진인조차 감히 그를 함부로 평가할 수 없었다.왜냐하면 자신도 과거에 겨우 칠백 계단에 그쳤으니 팔백 계단을 오른 사람을 감히 평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윤구주는 멈추지 않고 계속 올라갔다. 마치 천지를 흔들어 이 강산을 뒤엎어버리겠다는 기세였다.그리고 마침내 구백 계단에 이르렀다.“구백

  • 구주, 왕의 귀환   제2028화

    하지만 한 계단씩 갈수록 더욱 어려워지는 난관들도 이 평범한 사람에게는 전혀 위협이 되지 않았다.만약 윤구주와 맞서야 하는 적의 입장이었다면 지금 이렇게 차분히 계단을 오르는 윤구주는 마치 깊은 심연 그 자체였을 것이다.그의 강력함은 도무지 가늠할 수 없었고 오히려 그가 올라올수록 위에 있는 사람들은 엄청난 압박감에 휩싸였다.검종의 검객들이 잠시 정신을 놓은 사이 윤구주는 이미 사백 계단까지 올라와 있었다.하지만 사백 계단쯤으로는 아무도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화진의 또 다른 황자 구주왕의 후계자였으니까.윤구주가 오백 계단을 밟는 순간 모든 이들은 숨을 죽이고 그를 응시했다.눈길을 떼지 못한 채 그의 오름을 지켜보았다.오백일…… 오백이십! 오백오십! 오백구십구!“마침내 구구관에 도달했다.”“칠구는 수겁이요 구구는 극히 넘기기 어려운데.”진정한 고수들은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과연 윤구주가 이 한 걸음을 쉽게 넘을 수 있을지 모두가 궁금해했다.윤구주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산 아래를 바라보았다.그가 본 것은 단순한 산이 아니라 마치 화진의 온 세상 같았다.한눈에 화진의 대지와 산천이 모두 담겼다.눈앞에 펼쳐진 화진의 아름다운 대지는 숨 막히는 광경이었다.하지만 동시에 이 끝없는 강산 곳곳에 묻혀 있는 수많은 해골도 함께 보였고 그의 마음은 순식간에 비장함과 슬픔으로 가득 찼다.윤구주의 내면을 감지한 서요산 검종 종주의 법신이 곧바로 그의 곁에 나타났다.“구주야 화진의 산천을 잘 살펴봐! 천하의 용맥은 모두 화진에서 비롯되었고 이 한 획 한 획은 백성의 척추와 같다! 눈에 비치는 물의 맑고 흐림은 중요하지 않아. 지나치게 눈 부신 빛은 우리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고 너무 어두운 밤은 희망을 앗아가기 마련이지. 하지만 어떤 변화가 있더라도 화진의 이 산천은 영원히 굳건히 서 있을 거야. 왜냐하면 푸른 산마다 묻혀 있는 충신의 뼈와 넋들이 이 나라를 지켜주고 있으니까.”서요산 검종 종주는 윤구주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그 온

  • 구주, 왕의 귀환   제2027화

    진인들은 말했다. 임정설이 만약 집념을 내려놓는다면 육백 계단까지도 오를 수 있을 거라고.장인 대진인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하지만 그가 진정으로 집념을 놓는다면 더 이상 화진의 국주가 아니지. 바로 이런 끈질긴 의지가 있기에 그분이 화진 백성을 다스릴 수 있는 것이다.”다른 진인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운명이란 그런 법이다. 아마도 집념을 놓았다면 임정설은 오백 계단조차 오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이때 임정설은 아직 남아 있는 절반의 계단을 바라보며 씁쓸히 미소 지었다. “어쩌면 여기서 멈춰야겠구나.”임정설은 다시 뒤를 돌아 윤구주를 바라보았다. 그가 자기 자식이자 동료처럼 여기는 윤구주가 과연 몇 계단을 오를지 궁금했다.깊은 생각에 잠긴 임정설이 곧바로 말을 꺼냈다.“구주야 이제 네가 올라서 봐! 화진의 구주왕다운 실력을 보여줘! 적어도 나보다는 못하면 안 되지 않겠냐?”아래에 서 있던 윤구주는 고개를 살짝 저었다. 원래 그는 별 관심이 없었지만 국주의 바람이라면 흔쾌히 도전할 마음이었다.“명 받들겠습니다!” 윤구주는 말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계단을 밟아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기 시작했다.구주왕이 등천로에 도전했다는 소식에 서요산 검종 전체가 술렁였다.검객은 물론이고 잡일을 돕는 제자들까지 모두 금정에 모여들어 그의 모습을 보고자 했다.심지어 하늘 위 어둑한 구름 사이에서도 한 쌍의 법안이 열렸다. 바로 서요산 검종 종주의 법신 환영이었다.임정설이 먼저 정상에 올랐고 장인 대진인을 포함한 일곱 진인과 서요산의 모든 제자들은 화진의 황자를 향해 몸을 숙여 예를 갖추었다.“모두 일어나시오. 그대들이 없었다면 화진은 이미 혼란 속에 빠졌을 것이오. 진정 국가와 화진을 위해 헌신한 것은 바로 그대들입니다.” 임정설은 화진의 모든 백성을 대표할 순 없지만 왕실을 대표하여 임 씨 일족의 지도자로서 서요산 검종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표했다.“국주께서 과찬입니다. 우리는 그저 각자의 방식대로 묵묵히 힘썼을 뿐입니다. 화진의 백

  • 구주, 왕의 귀환   제2026화

    일곱 진인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그들은 국주가 이미 등황의 경지에 이르렀으니 사백 계단은 쉽게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과연 그들의 예상대로 임정설은 멈추지 않고 계속 오르며 오백 계단을 가볍게 밟아 올랐다. “오백 계단을 밟으면 등황의 경지에 오를 수 있습니다. 우리 일곱 진인 중에서도 오직 장인 대진인께서만 과거에 오백 계단에 오르셨고, 현재 서요산에 살아계신 유일한 오백 계단 수련자이십니다. ” 한 진인이 감탄하며 말했다.이 말을 듣자 옆에 있던 백호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선임 도사님 그러면 그 도사님도 황자란 말씀입니까? ”“하하! 우리 서요산에서는 외부의 그런 칭호를 쓰지 않아요. 우리 사이에서는 그를 반신이라고 부릅니다.” 진인들이 웃으며 말했다.청해가 옆에서 덧붙였다. “서요산 검종에서 말하는 반선이 황자를 뜻하는 거야. 근데 그 서요산 반선 진짜 어마어마하게 강한 인물이거든. 예전에 곤륜 구역에서 귀한 영약 찾으러 들어왔다가 우리 빙신전 전주랑 빙황 두 명이 같이 상대했는데도 둘 다 거의 죽을 뻔했어. 결국 아사 신전한테까지 도움 요청해서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지.”“뭐라고?”백호는 놀라서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진짜 그렇게 강한지 의문이 들었다.일곱 진인 중 가장 나이 많은 그 진인은 백호의 단순한 반응에 웃음을 터트렸다. 사실 그가 바로 그 반선이었다. 다만 백호가 워낙 세상 물정에 둔감하여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그저 놀라기만 하고 있었다.그사이 임정설은 이미 오백오십 계단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이 단계에 이르자 임정설도 거의 극한에 도달했다.“역시 직접 올라와 봐야 이 압력을 제대로 실감하는구나! 오백사십 계단까진 무리 없었는데 오백오십 계단에서 도저히 버틸 수가 없구나.”지금 임정설을 압박하는 것은 단순한 술도의 압력만이 아니었다.과거의 온갖 기억들이 마장이 되어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일곱 진인은 모두 임정설의 기운이 혼란스러워진 것을 느꼈다.“장인 사형, 국주님께서 심마에 걸리셨군

  • 구주, 왕의 귀환   제2025화

    청해의 눈길이 자주색 도포를 입은 진인에게로 향했다.서요산검종에서 종주를 제외한 나머지 일곱 명의 진인이 가장 높은 수련을 가지고 있으며 평소 종문 내의 모든 일은 이들 일곱 명이 책임지고 있다.기세는 마치 대강의 파도가 넘실대듯 깊고 끝이 보이지 않는 산과 숲처럼 무한히 이어져 있었다. 그의 수련은 깊이가 가늠할 수 없을 정도였다.“서요산 7대 진인의 수련이 극 신급 절정이라고 들었는데 지금 보니 그 말이 너무 가볍게 들리네요. 귀하의 수련은 적어도 극 신급 절정 후반에 다다랐군요.”청해는 세 명의 진인에게 경의를 표하며 몸을 굽혔다.“서요산의 전통은 천 년을 자랑하며 그 깊이는 변함없이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반면 곤륜 구역은 스스로 신을 자처한 이후로 계속해서 내분을 일으켰습니다. 수련을 통해 세상을 떠난 후 도를 깨닫는다는 말처럼 곤륜 구역은 천하의 영기와 천물을 흡수했지만 제 생각에는 도를 얻지 못한 곳입니다. 지금 당신이 화진에게 올바른 수를 두는 것은 맞습니다. 앞으로 열심히 노력하면 극 신급 절정 후반도 절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한 진인이 답례하며 말했다.그때 몇몇 사람들은 서요산 검객들의 함성에 이끌려 사방을 살폈다. 백호가 사백 계단을 올라갔다는 소식이었다.“대단한데요. 서요산이 전성기였을 때도 사백 계단을 오른 이는 드물었어요. 우리 몇몇 진인들도 입문 시에 사백 계단을 넘은 적은 없었죠.”몇몇 진인들이 칭찬했다.이는 백호가 미래에 매우 큰 가능성을 지녔음을 의미했고 적어도 극 진경 후반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극 진경 후반은 곤륜 구역에서 신전의 전주가 될 수 있는 실력이다.지금 사백 계단에 오른 백호는 거의 한계에 다다랐다. 완전히 의지로 버티며 강력한 정신력으로 계속해서 오르고 있었다.그러나 아무리 강한 운명을 지녔다 해도 천지의 이치를 막을 수는 없다.사백오십 계단에 도달했을 때 백호는 결국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의식을 잃은 것은 시험이 끝났다는 신호였고 백호는 곧 깨어났다.“겨우 사백오십 계단이라니

  • 구주, 왕의 귀환   제2024화

    서요산 검객들이 모두 그 무인의 정체를 궁금해하자 진인도 더 이상 뜸 들이지 않고 말했다.“저분은 구주왕 휘하의 화진 군신이자 국방부 대장 백호 장군이시다.”검객들은 모두 입이 벌어진 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군신의 명성은 당연히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나라를 지키고 백성을 보호하는 영웅이었으니까.“정말 구주왕 휘하의 군신이라니!”“역시 저런 굳센 의지가 그냥 나온 게 아니었어! 수많은 전장을 누빈 명장다운 모습이다!” 서요산 검객들은 백호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현재 백호는 이미 삼백이십 계단을 돌파한 상태였다. 백호가 혼자 주목을 독차지하는 걸 본 청해도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고 계단에 발을 내디뎠다.처음 백 계단은 청해도 육신의 힘으로 버텼다. 하지만 백 계단을 넘자 육체만으로는 견디기 어려워졌다. 그는 술법으로 대응하려 했지만 평소 쓰던 빙신전의 신술이 계단 위 술법에는 통하지 않았다.“역시 화진의 서요산 검종은 보통이 아니구나. 이 등천로에선 일반 술법이 먹히지 않으니 천지 영기에 대한 깨달음으로 맞설 수밖에 없겠어.” 청해는 몸을 감싸고 있던 현빙을 거두고 오로지 자신의 속성 영기로만 버티며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막상 올라 보니 이 등천로가 얼마나 어려운지 제대로 실감했다. 이백 계단쯤 오르자 벌써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계단마다 한계를 시험하는 느낌이었다. 올려다보니 백호는 여전히 계단 위로 나아가고 있었다. 청해도 질 수 없다는 마음으로 이를 악물고 버텼다.서요산 검객들도 청해의 수준을 알아보고 속삭였다. “저 이역인은 정말 대단한 내력의 소유자다! 기운이 이미 진인 급에 가까워! 극 신급 절정의 수련자임이 분명해!”이에 대해 진인은 신비롭게 꾸미지 않고 솔직히 말했다. “저자는 곤륜 구역 빙신전의 부 전주 청해다. 경지가 매우 높지. 지금 빙신전은 우리 화진에 귀속되었고 청해 역시 구주왕 휘하의 부하가 되었다. 얼마 전 서울 방어전에서 청현과 목숨까지 걸고 사투를 벌인 끝에 죽을 고비를 넘겼으

無料で面白い小説を探して読んでみましょう
GoodNovel アプリで人気小説に無料で!お好きな本をダウンロードして、いつでもどこでも読みましょう!
アプリで無料で本を読む
コードをスキャンしてアプリで読む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