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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7화

Penulis: 잔영
잠자는 호랑이의 코털을 건드린 것은 천무산이다. 이렇게 된 이상 염구준은 직접 그들이 도대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확인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한탄.

물가에 짙은 녹색을 띤 꽃봉오리가 서서히 피어오르고 있었다. 바로 독용초의 꽃이었다. 그리고 그 주변으로 열 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이 모습을 주시하고 있었다.

“지금 몇 시간째인데,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합니까?”

한 사람이 눈을 비비며 소좌에게 물었다. 오랜 시간 한 곳만 주시하고 있자니, 눈이 건조했다.

소좌가 독용초를 바라보며 답했다.

“곧. 꽃이 완전히 피면 바로 수확하면 돼.”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그는 확신이 없었다. 하지만 위에서 지시가 떨어진 이상 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 근처에 있는 큰 바위 뒤, 염구준과 수안이 도착했다.

“오라버니, 지금 나설까요?”

수안도 독용초가 필요했다.

“조급해하지 마. 우리가 아니어도 누군가는 먼저 움직일 거야.”

염구준이 멀리 시선을 두며 말했다. 아니나 다를까 낯선 기운 몇몇이 접근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독용초 정보, 둘에게만 흘러 나간 것이 아니었다. 전쟁은 불가피해 보였다.

그렇게 잠시 뒤, 몇몇 사람들이 한탄 근처에 모습을 드러냈다.

“소좌, 한밤중에 잠도 안 자고 여기서 낚시라도 하고 있는 거야?”

“반시, 천무산이 하는 일이다. 함부로 나서지 마라.”

소좌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몸을 돌렸다.

“천무산의 이름으로 나를 협박하면, 내가 겁먹을 것 같아? 웃기지 마.”

반시가 계속해서 소좌 쪽으로 다가가며 말했다.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선, 이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설사 그 천무산을 적으로 돌리는 일일지라도 상관없었다.

독용초의 만개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소좌가 갑자기 출현한 불청객들을 바라보며 굳은 표정을 지었다.

“공격해! 저놈들 다 죽여!”

이번 임무에 실수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었다. 독용초가 완전히 꽃피우기 전에 반드시 변수들을 제거해야 했다.

“죽여!”

함성이 울려 퍼지며, 전투가 시작되었다. 양측 모두 한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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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신의 귀환   제2551화

    물약을 파는 반보천인은 잠시 생각에 잠기고는, 곧 시커먼 알약을 바라보았다. 반보천인에게 돈은 그다지 유혹력이 큰 존재가 아니었다.“그 물약, 제가 사겠습니다.”그 순간, 염구준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며 모두의 시선을 끌었다.‘대놓고 빼앗겠다는 건가?’상대방의 단호한 태도에 물약을 파는 반보천인은 표정이 굳어졌다.“이건... 규칙에 어긋나는 거 아닌가요?”그는 염구준과 정면으로 따질 용기가 없었다. 만약 상대방이 정말 원한다면, 기꺼이 물약을 바치기까지 해야 했다.물약이 아무리 귀중하다 해도 목숨이 더 귀중하니까 말이다.“심해의 눈물, 한 방울을 드리죠.”염구준은 옅은 푸른빛의 액체 한 방울이 들어 있는 병을 꺼내며 말했다. “좋습니다.”판매자는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물약을 염구준 손에 쥐여줬다. 혹시라도 그가 마음을 바꿀까 봐 두려워서였다.사실 가치로 따진다면 둘 다 큰 차이는 없지만, 심해의 눈물이 더 희귀하고 구하기 힘들었다.당연히 물건은 희귀할 수록 더 비싼 법이었다.“어머, 이렇게 비싼 걸 당신은 나한테 이틀에 한 방울을 먹인 거야?”손가을은 물약을 보고는, 그동안 자신이 이미 몇 방울을 먹었다는 걸 떠올렸다.돈으로 환산하면 하루에 750억 원짜리 물약을 섭취한 셈이었다.사실 염구준이 이 물약을 산 이유는 다른 약물에 섞기 위해서였다. 같은 약을 너무 많이 먹으면 내성이 생기니까 말이다. ...반면, 이 말을 들은 주변 무인들은 바로 멍해졌다.‘도대체 어떤 집안이길래 이렇게 사치스럽게 사는 거야?’‘염구준은 역시 보통이 아니야!’그들은 모두 생각했다. 현장에 있던 여자 무인들 중 몇몇은 이 말을 듣자마자 염구준의 정인을 하고 싶은 충동까지 들었다.다만 받아줄지가 문제였다.“염...”이때, 구석에 앉아 있던 공무적이 조심스럽게 손을 들며 입을 떼었으나 곧 말끝을 흐렸다.살면서 단 한 번도 누구에게 무언가를 부탁해 본 적이 없던지라 도무지 말을 꺼낼 수가 없어서였다.이윽고, 거의 모든 무인들이 염구준

  • 군신의 귀환   제2550화

    무술인들은 염구준이 악의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계속 볼일을 보았다.그러나 방금보다 목소리가 한결 작아지고, 시위하던 무술인들도 기운을 거두었다.염구준이 나타난 순간부터 모두 주눅이 들어서 온몸이 불편했다.그래도 모두가 무술인이니 실력이 강하든 약하든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염 선배님, 안녕하세요.”“만나서 반갑습니다.”“이렇게 예쁜 아내와 결혼하시다니 정말 부럽습니다.”용하의 무술계에서 전설 같은 그의 업적을 모르는 무술인은 없었다.“다들 반가워요.”염구준은 오자마자 거만한 선배처럼 굴지 않고 편하게 인사를 받아주었다.무술인 사이의 물물교환에 처음 참여했지만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다.이런 교환 행사는 은세가문에서 주최한 거라 괜히 나쁜 이미지를 남길 필요가 없었다.염구준은 은세가문에 속하지 않고 누구의 초대도 받지 않았으니, 무술인들 입장에서 갑작스럽고 당황스러운 심정을 모르는 게 아니었다.딴 세상에 온 손가을은 호기심에 천천히 보고 싶었지만 명색이 청해 상업계의 여왕이라 추태를 보여주지 않으려고 차분하게 둘러보았다.이렇게 남편이 사는 세계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갔다.그러다 염구준 부부는 공무적의 앞에 이르렀다.“축하합니다. 드디어 일극 경지에 먼저 도달했네요.”그의 눈가에 부러움과 슬픔이 가득했다.소봉산에서 패배한 후, 염구준을 목표로 미친듯이 수련했는데 결국 사람도 귀신도 아닌 꼴이 되어버리고 실력 차이는 여전히 줄어들지 않았다.지금 상태로 얼마나 더 살 수 있는지도 장담할 수 없었다.염구준은 그를 보고 탄식했다.“장기적으로 지수화정화로 육신을 강화하면 어떡해요. 정말 사서 고생을 하네요.”지수화정화를 통해 극한 육신을 돌파하려다 화독에 중독되었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챘다.애초에 염구준도 시도해 보았지만 리아성전의 육신을 강화하는 방법을 얻지 못해서 바로 중단했었다.“나도 어쩔 수 없어서 이 방법을 택한 거예요.”공무적도 힘에 대한 갈망은 염구준보다 뒤지지 않았다.“부디 무사히 이겨내길 바라요.”염구준은 그의

  • 군신의 귀환   제254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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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신의 귀환   제2548화

    염구준은 아내에게 그것도 다이아몬드 반지를 대놓고 선물하자, 속에서 천불이 일기 시작했다.일반인들 사이에서 손가을의 명성은 염구준을 훨씬 초과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맙지만 사양할게요. 이만 가보세요.”손가을은 싸늘한 태도로 단번에 거절했다.한 남자의 아내로서 절대 부부 관계를 파괴하는 짓을 하지 않고 용납하지도 않았다.“여사님, 제발 받아주세요.”제이크는 손가을의 손을 잡아당겨 손등에 입까지 대려고 했다.“뭐 하는 거예요?”그러자 손가을이 버럭 화를 내며 재빠르게 손을 거두었다.탕!참다못한 염구준이 벌떡 일어서 남자의 뺨을 후려쳤다.“감히 내 아내를 희롱해? 죽고 싶어?”아내가 없었다면 진작에 남자의 대가리를 박살냈을 것이다.남들 보기에 흔한 뺨치기지만 남자는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보스를 지켜!”돌발 상황에 경호원들이 몽둥이를 쳐들고 염구준에게 달려들었다.“흥.”그런데 손가을이 먼저 나서서 그들을 쓰러트렸다.상대방은 무술인이 아닌 깡패들이라 단진 무성의 상대가 아니었다.손가을의 무술 실력은 염구준만큼 대단하지 않아도 자신의 앞가림 정도는 할 수 있었다.“잠깐… 이건 우리 고향에서 인사하는 방식이에요.”겨우 의식을 회복한 제이크가 어눌한 소리로 해명했다.“여기서는 이런 인사치레가 없어.”어느 나라의 예의든 말든 염구준은 절대 받아주지 않았다.그동안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이런 인사법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봤었다.하지만 서로 친한 사이에만 가능했지 처음 보는 사람의 손을 잡고 입을 맞추지는 않았다.“우리 문화를 무시하고 양쪽 나라의 우정을 파괴하는 겁니까?”제이크는 부하들까지 쓰러진 마당에 우아하게 문화로 따지고 들었다.“용하에는 어떤 곳에 가면 그곳의 풍습을 따라야 한다는 속담이 있어. 너부터 우리를 존중하지 않았어.”염구준은 차갑게 노려보며 한치의 양보도 없이 반박했다.시끄러운 소리에 주변을 지나던 행인들이 모여들더니 전부 제이크에게 비난을 던졌다.“이 사람 알아요. 젊고 예쁜 여자만 보면 다가가

  • 군신의 귀환   제2547화

    본래 혼자 오려고 했는데, 손가을이 보석 박람회에 와보고 싶다기에 어쩔 수 없이 같이 온 것이다.솔직히 박람회에 참석하는 것은 핑계이고 자신의 곁에 있고 싶어하는 아내를 차마 거절하지 못했다.“지난번 일은 정말 고마웠어.”조수석에 앉은 오씨 족장은 기회만 나면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염구준의 환심을 사려고 정말 애를 쓰는 것이 눈에 보였다.솔직히 그들도 진작부터 오승을 제거하고 싶었으니, 실력이 강한 무술인이 오씨 가문을 대신해 가문의 수치를 제거해주겠다는데 굳이 척을 질 필요가 없었다.“보석은 오늘 확실히 나타나는 거 맞죠?”염구준은 지난 일을 넘기고 화제를 돌렸다.지난번에 서로 실력만 시탐했으니 원수라고 단정짓기도 애매했다. “확실해. 우리가 받은 소식에 의하면 오늘 나타날 가능성이 커.”오씨 족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엄숙하게 대답했다.두 사람이 말한 보석은 오승을 가리켰다.손가을은 진작에 수상한 점을 발견했지만 모른 척하고 있었다.남편이 검갑까지 메고 왔는데 보석을 찾는 것처럼 쉬운 일은 아니란 걸 단번에 알아챘다.“염 선생, 편하게 둘러봐. 마음 같아선 함께 있고 싶은데 볼일이 있어서 가야겠어.”오씨 족장은 염구준 부부를 쇼핑몰까지 데려다 주고 서둘러 떠났다.쇼핑몰은 원래 오병수와 오수희 담당이었는데 지금은 두 사람이 죽고 없어서 오씨 족장이 직접 관리하고 있었다.“여보, 마음에 있는 게 있으면 얼마든지 말해. 오늘 다 사 줄게.”염구준은 진주, 마노, 비취로 만든 액세서리를 보며 통이 크게 말했다.생각해 보니 아내와 쇼핑을 안한지도 꽤 되었다.이번 보석 박람회 규모가 어마어마해서 그동안 못해준 것을 보상하고 싶었다.“됐어. 집에 있는 것도 하고 다닐 시간이 없어. 그냥 같이 돌아다니면서 보자.”손가을은 방긋 웃으면서 남편의 팔짱을 끼며 어깨에 기대었다.벌써 적지 않은 사람들이 청해 상업계의 여왕인 그녀를 알아보고 뒤에서 수근거리기 시작했다.그래도 손가을은 신경 쓰지 않고 당당하게 구경했다.염구준의 곁에서는 손

  • 군신의 귀환   제2546화

    뺨을 두 번이나 맞은 남자는 머리가 윙윙 울렸지만 당 가주 앞에서 감히 불평하지 못했다.“끌고 가. 가서 나랑 얘기하자.”군부대까지 나서서 자신을 잡아가니, 남자는 너무 무서워서 반항조차 하지 않았다.그 장면을 본 다른 학부모들은 얼른 태도를 바꾸고 멀리 떨어져 있었다.당씨 가주까지 나서서 편을 들어주는데 누가 감히 염구준에게 따지겠는가?“휴, 염 선생. 번거롭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추첨을 기다리던 학부모들은 염구준의 정체가 알 수 없어 혼란스러웠다.용하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아무리 제경의 명문가라도 교장에게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죄송할 거 없어요. 난 볼일이 있어서 먼저 갈게요.”염구준은 여기 학부모들만 보면 혐오감이 느껴져서 더는 있고 싶지 않았다.대부분은 권력에 빌붙어 이득을 챙기고, 약자를 우습게 보고 강자를 두려워하는 소인배들이었다.그들은 염구준과 윤시아의 아버지가 평범해 보여서 이 기회를 이용해 이득을 보려고 수작을 피우더니 제경의 명문가 앞에서 감히 불평소리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일단 명문가에 찍히면 자식이 용하초등학교에 입학할 수 없고 제경에 살아갈 수조차 없다는 것을 잘 아는 것 같았다.염구준 일행이 나간 뒤, 교장이 사무실 내부를 둘러보며 분노를 터트렸다.“감시 카메라를 조사해서 방금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 전부 추첨 자격을 취소해!”학부모들은 자기 이득만 챙길 뿐, 염구준이 자신의 목숨으로 입학 자격을 얻은 사실은 꿈에도 모를 것이다.염희주의 입학 수속을 마치고 염구준은 바로 청해로 돌아왔다.손씨 그룹, 대표 사무실.손가을은 염구준이 들어오자 하던 일을 내려놓고 다급하게 물었다.“구준 씨, 입학 수속은 잘 끝냈어?”딸의 일이라 그녀는 매우 신경이 쓰였다.“다 처리했어. 금요일에 돌아오고 일요일에 가면 돼.”염구준은 여유롭게 말하며 아내에게 물을 따라주었다.“다행이다.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려면 희주 본인이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해. 우리는 보조 역할만 할 뿐이야.”딸이 걱정되었지만 서두른다고 해결될 일은

  • 군신의 귀환   제2545화

    학부모들은 다음 학기 입학을 신청하기 위해 추첨하러 온 것이다.총 학생수에서 3분의 2는 명문가와 용하의 고위층 자식들이고 나머지는 추첨에서 당첨된 학생들만 학교에 다닐 수 있었다.주의해서 살펴볼 점은 용하 고위층에서도 대부분 공로가 있는 사람들의 자식들에게만 배정되었다.염구준은 그의 명의로 매년 세 명을 입학시킬 수 있는데 전부 전신전을 위해 싸운 희생자들의 자식들에게 기회를 주었다.“순서를 지키고 한 명씩 나오세요.”그때 담당자가 태만하게 앉아 있더니 벌떡 일어서서 고개를 숙였다.“염 선생님, 오셨네요. 서류는 다 준비했어요. 입학 신청서만 작성하면 바로 입학할 수 있어요.”“알았어요.”염구준은 윤시아의 서류까지 받아 윤시아의 아버지에게 건네고 빠르게 신청서를 작성했다.미리 연락을 했으니 지금은 서류 절차만 밟으면 되었다.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염구준이 행정실에서 나가려고 할 때, 누군가 앞을 가로막았다.“당신들은 왜 추첨하지 않고 바로 입학하는 거야? 너무 불공평하잖아.”그 말에 줄을 서서 추첨을 기다리던 학부모들이 눈을 부릅뜨고 쳐다보더니 우르르 몰려들어 언쟁을 벌이기 시작했다.“이거 분명 뒷배를 통해서 순위를 빼앗은 거예요.”“우리도 입학하게 해줘요! 아니면 오늘 안 갑니다!”“불공평해요!”학부모들이 이러는 것은 자식들에게 입학할 기회를 얻어주기 위해서였다.추첨에 당첨될 확률은 복권과 같아서 정말 하늘의 별 따기와 다름없었다.일행이 불공평을 호소하며 따지고 들자 염구준은 가슴속에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담당자는 사태를 걷잡을 수 없게 되자 도움을 청하러 갔다.염구준의 목소리가 사무실에 싸늘하게 울려 퍼졌다.“하, 불공평하다고 생각하세요?”“네, 불공평해요!”사무실 입구를 막은 남자가 단호하게 대답했다.비싼 정장을 입고 도수가 높은 안경을 건 남자는 당당하게 말했다.“좋습니다. 그럼 대답해 보세요. 용하의 발전에 헌신한 사람들, 용하의 안위를 위해 전사한 사람들은 어디 가서 공평을 따져야 합니까?”“난

  • 군신의 귀환   제2544화

    염구준은 가벼운 옷차림에 가방에 딸이 좋아하는 물건만 담아서 왔는데, 윤시아의 아버지는 크고 작은 트렁크를 챙기고 나왔다.워낙 집안 살림이 넉넉하지 못해서 물가가 비싼 제경에서 될수록 지출을 줄이기 위해서였다.윤시아의 지출도 염구준이 대주겠다고 말했지만 윤시아의 아버지가 모두 거절했다.사람마다 자신의 원칙과 고집이 있으니 염구준도 더는 설득하지 않았다.그리고 두 노인은 염희주가 제경에 안착되면 모셔올 생각이었다.“염 선생.”“오빠.”네 사람이 공항 밖으로 나오자 일행이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것이었다.당씨 가주, 홍시연 그리고 군부대에서도 나와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염구준이 제경에 올 때마다 항상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받고, 어떤 가문에서는 괜히 엮일까 봐 조신하게 지냈다.지난번에 용하의 재무 총관리자를 선거할 때 그의 손에 조씨 가문이 멸망한 사실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살면서 이런 장면을 처음 보는 윤시아의 아버지는 돌처럼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이 사람들이 누군지 몰라도 그들이 갖고 온 고급차는 평생 벌어도 살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다들 물러가세요. 차 한 대만 남겨서 용하초등학교에 태워줘요.”염구준은 일행을 둘러보며 휙휙 손을 흔들었다.대부분 사람들은 자신을 중심이 되는 걸 즐기지만 염구준은 오히려 싫어했다.왜냐면 그의 신분와 실력으로 다른 사람이 들러리해줄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그 때문에 조용하게 일반 좌석을 탔는데도 결국 행적을 들키고 말았다.“구준 오빠, 내 차에 타.”홍시연이 다가와 염희주의 손을 잡고는 리무진 차 앞으로 다가갔다.“알았어.”염구준은 윤시아의 아버지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차에 올라탔다.이제 공항 앞은 텅 비고 행인들이 부러운 시선으로 떠나는 차를 쳐다보았다.염구준이 돌아가라고 말했는데도 어떤 거물들은 기어코 뒤를 따라왔다.차에서 염희주는 홍시연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언니, 너무 예뻐요.”“이모라 불러.”염구준은 촌수가 엉망이 될까 봐 호칭을 정정해주었다

  • 군신의 귀환   제2543화

    염구준이 제안한 곳은 용하에서 가장 높은 교육 수준을 자랑하는 초등학교였다.용하의 고위층과 큰 가문의 자식들이 총 학생수 3분의 2를 차지했고, 학생 한 명당 입학금이 몇 억이나 되었다.“제경은 좋은데 너무 멀어서 주말에만 집에 돌아올 수 있잖아요.”염희주는 말하면서 계속 손가을을 쳐다보았다.이것은 어머니의 의견을 묻는 것이었다.손가을은 그런 딸이 귀여워 빙그레 웃었다.“네 마음이 가는 대로 해. 나머지는 엄마 아빠가 처리할게.”딸이 인터넷 폭력 트라우마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면 어떤 대가를 치러도 기꺼이 할 것이다.“그럼 제경에 용하초등학교로 갈게요.”염희주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다시는 학교에 들어서자마자 친구들이 악마라 놀리고 돌을 던지는 대우를 받고 싶지 않았다.이번 일로 학교에서 맞은 적이 있지만 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말하지 않았다.집안에 삼촌이며 아저씨들이 워낙 힘이 세서 친구들을 해칠까 두려웠다.“우리도 한가하면 제경으로 가서 희주를 돌볼게.”지금까지 조용히 침묵을 지키던 두 노인이 입을 열었다.손태석과 진숙영은 이번 일로 손녀를 잃을까 봐 얼마나 노심초사했는지 모른다.“제경에 친구들도 있어서 희주를 돌봐줄 거예요.”염구준은 두 노인이 안심하도록 이렇게 말했다.이제 결정을 내렸으니 입학 수속을 진행하면 되었다.딸이 투신할 때 다친 상처는 심해의 눈물 한 방울 마시고 완전히 나았고 지금은 마음에 상처만 남아서 언제든지 퇴원할 수 있었다.그때 어린아이가 과일 바구니를 들고 병실에 뛰어들었다.“희주야, 너 괜찮아?”어린아이는 염희주의 가장 친한 친구 윤시아였다.윤시아는 염희주가 인터넷 폭력에 시달릴 때도 함께 놀아주었다.그 뒤로 윤시아의 아버지도 함께 들어왔다.“염 선생, 정말 멋진 아버지입니다.”“여기 와서 앉으세요.”염구준은 예의를 갖추며 의자를 내주었다.아이들이 사이가 좋아서 양쪽 부모도 친숙하게 지내게 되었다.절친이 병문안을 오자 염희주는 해맑게 웃으면서 함께 놀기 시작했다.“희주가 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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