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구준의 안색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지만 마음속에는 이미 사나운 파도가 일었다. 그의 생부였던 염진은 그의 어머니가 남긴 옥패가 세상에서 유일한 것이 아니며 총 6개 혹은 8개가 있는데 어머니의 가족이 지키던 신비한 무덤와 상관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흑풍존주는 줄곧 옥패의 행방을 찾고 있었다. 염구준은 평정시의 광구에 옥패가 존재할 가증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흑풍조직의 직원이 이곳에 있을 수 없을 테니까. “가자!” 여기까지 생각한 염구준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손을 들어 임영철의 어깨를 두드리고 말했다. “너희 집으로 가서 임씨 아저씨와 이야기를 해봐야겠어.” 임영철은 감히 지체하지 못하고 재빨리 염구준과 손가을을 데리고 평정시 서남쪽의 구시가로 향했다. 20여 년이나 넘게 광부의 일을 했던 그의 아버지가 바로 거기에 살고 있었다. ……. 평정시중심병원, VIP특호병실. 이엄웅과 진강규는 병상에 누워 온몸에 붕대를 감고 손에는 수액을 맞고 있었다. 진통주사를 맞아서 그런지 안색이 아까 보다 많이 좋아졌다. “이엄웅.” 병상 옆, 얼굴에 살이 덕지덕지 붙은 대머리 남자가 허리춤에 검은 금속 채찍을 꽂고 두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너 뭐라 그랬어? 염구준과 손가을이 평정시에 도착했다고? 그것도 제9광구에?” 이엄웅은 온몸을 떨며 몸부림치며 병상에서 일어났다. 그는 이 대머리 남자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그는 별명은 “독표”였고, 20년 전 평정시 모든 광구의 책임자였다. 그땐 40대 초반이었으니 지금은 이미 60세가 넘었을 텐데 여전히 정정했다. 그러니 무도가 얼마나 대단한지 짐작할 수 있었다. “모두 임영철 그 자식 때문이에요!” 이엄웅은 이를 악물고 원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가 광부 두 명을 데리고 몰래 청해시에 가서 염구준과 손가을을 데려왔어요!” “어르신, 걱정 마세요. 그들은 조만간 청해시로 돌아갈 거예요. 그들이 돌아가면 제가 다시 광구를 통제할 겁니다. 절대로 어르신의 계획을
“존주님의 대계와 관련된 일이니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아.” 독표는 채찍을 거두고 고개를 돌려 평정시 서남쪽 구시가를 바라보며 이엄웅과 진강규의 시체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황천길에서 외롭지 않게 해 줄 테니. 지금 임천복을 찾아가서 너희와 동행하게 해 줄게.” 말을 마친 그는 10여 층높이의 병실 창문에서 뛰어내려 어두워지는 날씨를 틈타 서남쪽 구시가를 향해 쏜살같이 달려갔다. 쳥정시, 서남쪽 구시가, 항도광산 직원안치주택. 50평도 안 되는 낡은 집에는 침대 하나와 큰 텔레비전 한 대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솥과 그릇들이 옆에 아무렇게 놓여있었고, 절인 채소가 담겨 있는 항아리가 있었다. 이게 바로 임영철 가족의 거처였다. “귀분아, 넌 아이와 나가 있어.” 염구준과 손가을이 임영철의 집으로 들어가자 임영철은 아내와 7살밖에 안 되는 딸을 밖으로 내보냈다. 그리고 작은 침실로 들어가 몸이 구부정한 아버지를 모시고 나왔다. 이 사람이 바로 20여 년 전부터 광부의 일을 해왔던 임천복이었다. “이 두 분은 손씨 그룹의 염 부장과 손 대표님 부부입니다.” 임영철은 바삐 염구준과 손가을에게 물을 따라드리고, 가져온 트렁크를 열어 가지런히 놓인 돈을 아버지에게 보여주며 격분된 말투로 말했다. “아버지, 보세요. 10개월간의 임금 외에도 1억의 보너스가 있어 모두 1억 3000만 원입니다.” “염 부장과 손 대표님은 좋은 사람이에요. 우리 광부들을 지지하러 온 거예요!” ‘좋은 사람?’ 임천복은 손에 담뱃대를 잡고 불을 붙인 후 한 모금 피우고 조심스럽게 염구준과 손가을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저희는 모두 일반 백성들이라 귀객들에게 대접할 것도 없어요. 밀린 임금과 보너스를 줬으니 이젠 볼 일이 없는 거 아닌가요? 그럼 멀리 나가지 않을게요.” 말을 마친 임천복은 몸을 돌려 침실로 돌아갔다. ‘어르신의 경계심이 강하군.’ “어르신, 잠깐만요.” 염구준은 광부들이 선거하던 일을 말하고 임천복의 눈을 쳐다보
“염 부장, 손 대표님, 내가 사실대로 말할게요. 광정아래에 정말 이상한 기운이 있으니 절대로 내려가지 말아요. 그땐 독표도 감히 광정으로 내려가지 못했어요. ‘무전기마저 사용할 수 없다니…….’ 염구준은 임천복 말속의 정보를 정확하게 포착하고 손가을과 눈빛 교류를 했다. ‘자장!’ 무전기로 통화를 할 때 이용하는 건 무선 전파였다. 그런데 무전기에 영향을 끼친다면 광정밑에 어떤 특수한 자장이 존재하는 게 틀림없었다. 그리고 직원들이 계속 몸이 아픈 것도 자장의 영향을 받은 것일지도 몰랐다. 자장을 멀리 하면 인체의 거부반응이 사라져서 몸이 회복되는 것이었고.“보아하니 광정에 가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 염구준은 천천히 숨을 내쉬며 임천복과 임영철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어르신, 당신의 정보는 나에게 아주 중요했어요. 그러니 나도 약속을 지켜 당신 가족의 안전을 보장할게요.” “그리고 광부들이 당신이 제9광구의 새로운 책임자를 맡았으면 하는데…….” 염구준은 갑자기 말을 멈추었다. 순간, 약 200 메터 떨어진 곳에서 살기가 가득한 굵은 목소리가 울렸다. “임천복 집이 어디야? 당장 말해.” “머리 묶은 계집애, 너 임천복 알지? 그리고 옆에 있는 여자…… 내가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넌 임천복의 며느리 아니야?” 항도광산안치주택단지 앞엔 순간 시끌벅적해졌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광산에서 일하는 직원의 가족 혹은 광산에서 퇴직한 늙은이들이라 이 목소리의 주인에 대해 너무 익숙했다. 20년 전, 평정시 19개 광구의 총책임자, 눈도 깜짝하지 않고 사람을 죽이는 악인, 바로 문신이 있는 “독표”라고 하는 사람이었다. “쉽게 찾을 수 있겠어.” 대머리는 웃으며 아파트 입구 옆의 작은 광장으로 달려가 임영철 아내의 목을 조르며 사나운 눈빛으로 말했다. “너희 집으로 안내해, 어서!” 임영철의 아내는 갑자기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온몸을 떨었다. 그녀의 이름은 양귀분이고 올해 40세도 되지 않았다. 방금 임영철이 딸을
20년 전에 독표는 이미 무도종사였다, 최근에 왕자에 절반 정도 도달했다. 손바닥에서 한줄기의 힘이 일렁이더니 임소금의 머리를 그대로 강타했다.탁하는 소리와 함께 형체를 알 수 없는 그림자가 나타났다.저격 소총이 쏜 고속 탄알처럼 공중에서 번쩍이더니 독표의 오른손목을 부서뜨렸다. 하늘에서 부서진 뼈가 흩날리며 피와 살점이 사방으로 튀었다. 오른 손 전체가 완전히 부러졌고 살갗이 찢겨 바닥에 떨어졌다.염구준이다"네가 독표야?"그는 임영철의 집 앞에 서 있었다. 훌쩍 날아오라 가볍게 독표의 몸 앞에 착지했다. 얼굴이 창백해진 임소금을 바라보며 낮게 중얼거렸다. "무서워하지 마." 그가 말을 이었다. "내 생각이 맞다면 살인을 하려고 온 건가?""20여 년 전, 흑풍 존주가 너에게 옥패의 행방을 알아보라고 했었다. 보아하니 넌 아직도 찾지 못한 것 같구나!"'이 사람이 염구준이야!'독표의 부러진 오른손이 심하게 떨렸다. 그의 얼굴이 험상궂게 변했다. "이미 알고 있었나 봐. 임영철이 알려준 거지? 염구준, 네가 아무리 날고뛰는 사람이라도 존주님의 계획을 무산시킬 궁리는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네 실력이 대단한 것은 알지만, 난 두렵지 않다. 나한테 인질이 있다! 네가 경거망동하면... 악!"처절한 비명이 울려 퍼졌다.인질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순간, 염구준은 무표정한 얼굴로 오른손 검지를 맞대고 손가락을 살짝 튕겼다. 그러자 보이지 않는 기운이 뭉툭한 왼쪽 손목을 부쉈다.두 손을 아예 쓸 수 없게 되었다.사진 한 장 때문에 무도왕자는 평정시에서 20년 이상 행패를 부려온 독표의 손을 아작냈다."인질 구출은 내 강점이야."염구준이 손가락을 접더니 덤덤하게 독표를 바라보았다. 그의 목소리는 고요했다. "네 실력이 고작 이 정도라니, 흑풍 조직에서도 고위층이겠지?""고위층이면 흑풍 존주의 행방을 알고 있을 건데.""어디에 있는지 당장 말해."'존주님을 찾는다고?'독표는 두 팔을 부들부들 떨었다. 팔목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그는
휴대폰만 있으면 충분하다.그는 휴대폰을 쥐고 자신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스크린에 번호가 찍혔고 그는 재빨리 문자를 보냈다.수신자는 현무다.[통신기록 검색해서 흑풍 존주의 은신처를 찾아내!]시간이 빠르게 흘러 어느새 어둡게 변했다.광부 동네의 소란도 점차 사그라졌다. 멀리서 구경하던 광부들과 가족들이 속속 돌아왔다. 앙상한 시체들도 정리되어 온 동네가 다시 평화로워졌다.손가을만 제외하면."구준 씨."동네에 서서 염구준의 팔을 꼭 붙잡고 약간 긴장한 얼굴로 그녀가 말했다. "항도광산의 실제 책임자의 이름은 주호연인데 흑풍 존주의 수하야.""그는 북방 가문에서 보내온 대표야. 흑풍 조직에 들어가 옥패를 찾고 있었어. 흑풍 존주는 왜 옥패를 찾는 걸까? 옥패라는 게 과연 뭘까?"그것은 어머니가 남긴 증표다. 여러 번 염진의 목숨을 구해줬다.염구준은 더는 설명하지 않았다. 멀리 번쩍이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전신전의 전자 기술로 독표의 통화 기록을 해킹했을 것이다. 청룡과 주작도 이미 도착했을 것이다.용하국의 북부는 전신전의 본거지다."후!"청흑전갑을 입은 현무 전존이 키보드를 빠르게 두드리며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화면에는 특수코드가 떠올랐다. 간혹 몇 개의 문자도 보였다. 대부분 아무 의미 없는 문자 조각들이다. "현무, 어떻게 됐어?"옆에는 청룡, 백호, 주작 3대 전존이 숨죽여 지켜보고 있었다. 화면에 적힌 문자만 쳐다보았다. 염풍도... 가 어디지? 서북광구와 무슨 관계일까?"현무가 키보드에서 손을 떼고 고개를 들어 3명의 전존을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흑풍 조직이 간단한 조직은 아니네!"그는 컴퓨터를 종료한 뒤 무겁게 말했다. "흑풍 조직에는 여러 개의 조직원이 있다. 통신 내용에는 암호화가 되어 있고 통화가 종료되면 즉시 파기된다. 내가 해독한 것 중 일부만 복원이 가능해." "염풍도...는 아마도 옥패와 관련 있어 보입니다. 흑풍 존주가 늘 찾던 그 옥패이다. 옥패가 한 조각만 있는 것은 아닐 것 같고
"선생님!"세 명의 전존은 나오자마자 손가을을 발견했다. 염구준의 진짜 신분을 티 내지 않았다. 간단하게 인사말을 주고받은 뒤 정중히 보고했다. "우린 독표의 통신 기록을 해킹해 일부 정보를 알아냈습니다. 흑풍과 독표가 염풍도에 관한 얘기를 했습니다. 아마 그곳에 옥패가 있는 모양입니다.""흑풍 존주의 행방은... 암호화된 정보가 워낙 많아 상세한 위치를 알아낼 수 없습니다. 국내에 있는 것만 추정할 수 있습니다."'염풍도?'염구준은 손가을의 손을 잡고 눈살을 찌푸렸다.섬의 이름이 결코 낯설지 않았다. 이 섬은 태평양 해역에 자리 잡고 있다. 성조국으로부터 800해리도 안 된다. 유명한 유향지다. 매년 백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 많은 커플들이 웨딩사진을 찍기 위해 방문한다.흑풍과 독표가 이 섬을 언급한 거로 보아, 옥패와 연관이 있거나, 흑풍 조직과 연관이 있다."더블 작전!"잠시 고민에 잠겼던 염구준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주작, 백호 너희 둘은 염풍도로 가 흑풍조직의 행방을 추적한다.""청룡 너는 지하 탐사팀을 데리고 나랑 함께 제9광구로 향한다. 자기장이 매우 특이한 곳이라 옥패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쏴, 쏴, 쏴!세 명의 전존이 동시에 경례를 했다. 주작과 백호는 망설임 없이 몸을 돌려 전투기로 향했다."잠깐만!"염구준의 옆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손가을이 입술을 살짝 깨물리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흑풍이 국내에 있다면 염풍도는 위험한 곳이 아닐 거야. 나도 주작, 백호와 함께 가고 싶어.""우리 웨딩촬영도 안 했잖아. 거기 가서 찍으면...""그리고 당신도 전존들에게 좀 예의를 갖춰. 군에서는 저분들이 상관 아니야? 당신이 염씨 가문의 자제라도 너무 건방지게 굴면 안 돼. 예의를 차려야 해."'예의를 차리라니?'세 사름은 혀를 내두르며 어쩔 줄 모른 체했다.손가을이 염구준보다 한 수 위인 것 같았다. 그의 정체도 모르고 그에게 훈수를 둔다. 사실 염구준은 누구에게도 예의를 갖출 필요가 없는 위
한편, 평정시 도심의 항도광산의 본사."주작호!"펜트하우스에서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 검은 그림자의 남자가 손에 야간 투시 망원경을 들고 밤하늘의 붉은 빛줄기를 바라보고 잠시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다. "전투기는 전신전으로 가지 않고 동쪽으로 가고 있다.""동쪽이면... 내 예측이 맞았네. 염구준은 틀림없이 독표로부터 무언갈 알아낸 거야. 주작의 전투기는 태평양 해역의 염풍도로 향하고 있다!"염풍도에 옥패가 있는지 없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흑풍은 20여 년 전에 사소한 정보를 수집했을 뿐이다.옥패로 추정되는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것이다.20여 년이 넘은 지금, 북서광구와 염풍도에 대한 탐사를 멈춘 적이 없었지만 어떤 결과도 얻지 못했다. 이 때문에 그는 많은 인력과 물자를 투입했지만, 안타깝게도 두 곳에서 옥패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존주님."흑풍의 뒤로 항도광산의 실질적인 책임자 광업그룹의 주호연이 한쪽 무릎을 꿇고 무거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염풍도는 중요한 곳입니다. 절대 전신전이 먼저 올라가서는 안 됩니다.""염구준은 이미 광구를 탐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염풍도를 차지하면 존주님의 오랜 계획이 무너집니다. 그래서 건의를..."흑풍은 부하의 건의 따위가 필요하지 않았다."계획이 있다."흑풍이 천천히 몸을 돌려 무표정하게 주호연과 옆에 있는 두 명의 검은 옷을 입은 남자를 바라보았다. 낮게 가라앉은 쉰 목소리였다. "염구준은 당대 최고의 전신이다. 그러나 그에게 대적할 수 없다고 그를 죽일 수 없다는 것을 대표하지는 않는다.""난 이미 흑살과 연락해 염구준이 흑풍 조직의 내막을 알아내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가 주작호를 타고 오든 난 절대 한 명도 무사하게 못 돌려보낸다!"흑살?주호연은 살짝 당황했다, 그러나 이내 만감이 교차했다.흑풍 조직은 뿌리가 깊어 어디에나 존재하며 뻗어있다. 전 세계적으로 적어도 30여 개의 선진국에는 흑풍에서 키운 스파이가 있다.흑살은 바로 이 스파이 중 한 명으로 현재 세계 5대 강국 중의 하나인
갑자기 들려오는 외침 소리에 현무는 정신을 차렸다. 그의 곁에 단정하게 앉아 있던 위성 관측관이 소리를 지른 것이다. "적이 습격하고 있습니다!""주작호가 미사일 공격을 받아 본부와 교신이 끊겼습니다!" "주작호가... 격추당했습니다!"'뭐?'현무는 온몸에 솜털이 곤두섰다. 빠르게 몸을 돌려 전방의 위성 감시 스크린을 한사코 쳐다보았다. 눈앞이 캄캄해지고 머릿속이 빙글빙글 돌았다.'사라졌어!'스크린에서 주작 전투기의 행방을 표시하던 선홍빛 점이 완전히 사라졌다. 오직 한 줄기의 빛의 물결만이 스크린에서 빠르게 확산했다. 미사일 공격을 받은 뒤 발생한 전자기파를 전신전 위성이 정확히 포착해 만든 위성운도 패턴이다.손가을, 주작, 백호...전투기가 폭파되면서 세 사람이 추락했다. '큰일이야!'새벽 4시경, 항도광산 제9광구는 등불이 환하게 밝았다!청룡과 지하 탐사팀은 전신전의 최첨단 탐지설비를 가지고 갱도 바닥을 빠르게 수색하여 '특이한 자기장'이 발견된 위치를 찾고 있다.그러나 쉽게 찾을 수 없었다.최첨단 탐지 장비조차도 자기장의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 기기 화면이 심하게 진동하고 지글지글 전류 소리가 계속 울려 수색 진도가 비정상적으로 느려졌다."흑풍이 20년 동안 옥패의 정확한 위치를 찾지 못한 이유가 있었네."염구준은 광산 출구에 서서 휴대폰을 바라보다가 눈살을 찌푸렸다.지하 환경이 너무 복잡했기 때문이다.만약 옥패가 있는 정확한 범위를 확정하지 못하고 수색을 시작하면 융단식 발굴을 할 수밖에 없었다. 스승을 동원하여 사람들을 동원할 뿐만 아니라, 탄갱의 붕괴를 쉽게 일으킬 수 있었다.자기장 GPS는 옥패를 찾는 가장 좋은 수단이다. 그러나 시간이 소요되었다.지잉-손바닥에서 아주 미세한 진동 소리가 분명하게 들렸다. 진동은 오랫동안 멈추지 않았다. 분명히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현무?"염구준은 전화를 받고 담담하게 말했다. "무슨 일이야?"현무가 오랫동안 침묵했다.'뭐야?'염구준의 눈동자가 살짝 움츠렸다.
스스로 조소하던 로사는 카트 아래에서 가운을 꺼내 몸을 감쌌다.상대방이 이런 취향이 아닌데 계속 이러고 있으면 오히려 반감만 생긴다.솔직히 처음으로 당당하게 남자를 유혹하려 하는데 단번에 거절당해서 매우 부끄러웠다.한참이 지나도 말을 하지 않자 염구준이 소녀의 생각을 추측했다.“내가 대신 복수해줘? 탈출시켜줘, 아니면 무공을 알려줘?”“전부 다요!”로사는 그가 전부 맞힐 줄은 상상도 못했다.염구준은 별로 놀라는 기색이 없이 미리 쓴 원고를 던지며 말했다.“거기에 적힌 대로 하면 무공을 터득할 수 있어. 나머지는 너를 도와줄 의무가 없어.”그가 이렇게 호의를 베푸는 것은 소녀가 정말 무공을 배우기에 적합한 인재이기 때문이었다.로사는 실망을 감추지 못했지만 그래도 강요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시도했다.“그럼 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어요?”“말해.”마침 염구준도 시간이 있기에 로사의 말을 들어주고 나중에 복수하는 것을 포기시킬 생각이었다.그러면서 음식을 먹는 것을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로사는 일단 생각을 정리하고 조리 있게 말하기 시작했다.“난 고아예요. 아주 어릴 때 고아원에 들어갔었죠. 그곳은 낙원일 줄 알았는데 원장이 나를 신비한 조직에 팔아버렸어요. 나랑 함께 그곳에 간 아이들은 혹독하고 잔인한 훈련을 받으면서 피비린내 진동하는 살인 도구로 살았어요.”“그러다 반 년 전에 내가 조직의 두목을 죽이고 도망쳤어요. 그곳을 이가 갈리도록 원망해요. 선배님은 실력이 강한 무술인이란 걸 처음 봤을 때부터 알았어요. 나를 가엽게 여기고 옆에 하인으로 있게 해주면 안 돼요?”예상하지 못한 말에 염구준은 흠칫 놀라더니 젓가락을 내려놓았다.“만약 네 말이 사실이라면 사정이 딱하긴 해. 그렇다고 난 도와주지 않아.”그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겠지만 로사는 용하인이 아니기에 더더욱 도와줄 이유가 없었다.그리고 곁에 하인을 두면 귀찮은 일만 생기기에 그럴 필요가 없었다.무공 수련법 한 장을 준 것도 의리를 다한 셈이었다.“그래도 나를 구
염구준은 육신이 극한에 도달한 이후로 공격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너… 악!”촤아악!바다의 유령은 말도 제대로 못하고 비수를 든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순식간에 뒷목에 서늘한 것이 스치는 것을 느끼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버렸다.나머지 여섯 명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른 채, 피바다에 고꾸라졌다.“내가 준 기회를 소중히 여기지 않은 자신을 탓해.”염구준은 검을 한바퀴 돌려 피를 털어버리고 검갑에 집어넣었다.그 동작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깔끔했다.“다… 당신 사람을 죽였어.”먼 발치에서 사람이 죽는 장면을 본 선장은 너무 놀라 주저앉았다.로사는 그나마 무덤덤하고 나머지 선원들도 많이 놀랐는지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솔직히 일곱 명의 무술인이 어떻게 죽었는지 제대로 보지 못했다.“은혜도 모르는 놈들 죽어 마땅하지 않아요?”염구준은 의아해하며 되물었다.이런 악당들이 죽으면 아무도 자신들을 해치지 않아서 기뻐해야 할 마당에 선장은 바닥에 쓰러진 시체를 보고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그… 그래도 사람이잖아요.”이제 보니 선장은 그동안 잔인하게 고래를 잡았으면서 사람에게 관대했다.만약 염구준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로사는 비참하게 당했을 거고, 선장 일행은 비참하게 죽었을 것이다.그때 독수리가 기회를 잡고 맞장구를 쳤다.“저 사람들은 당신을 노리고 왔어요. 그러니까 오히려 우리가 억울하게 당한 거라고요. 당장 우리 선박에서 내려요!”“…”독수리의 말에 선원들은 경악하며 쳐다보았다.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정말 멍청하다고 해야 할지 용감하다고 해야 할지 적당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았다.촤아악!염구준이 인상을 찌푸리며 날카로운 검기를 내리치자 다들 너무 무서워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안 돼요. 아직 아이란 말이에요.”분위기가 살벌해지자 로사가 반쯤 드러난 가슴을 감싸고 독수리의 앞을 막았다.구자검의 검기는 소녀의 옆을 스쳐 바다 표면에 물보라를 일으켰다.염구준은 공격하지 않고 협박투로 말했다.“또 나한테
드디어 구명보트를 탄 일행이 선장의 도움으로 선박으로 올라왔다.모두 여덟 명으로 그동안 먹지를 못했는지 몸은 수척해지고 탈수 증상이 있었다.“주방에서 음식들 갖고 와. 그리고 링겔을 놔줘.”선장은 일행은 관찰한 후 응급처치를 하기 시작했다.“그런데 음식은 그분한테 줘야 하는데요.”염구준을 무서워하는 선원 한 명이 작은 소리로 일깨워주었다.그러자 선장이 엄숙한 표정으로 손사래를 쳤다.“일단 이 사람들 주고, 다시 만들어서 보내면 돼.”만약 염구준이 있었다면 일행을 전부 알아보았을 것이다.두 시간의 응급처치를 거쳐서 여덟 명은 드디어 혈색이 돌아왔다.아직 몸이 많이 허약하지만 그래도 목숨을 부지해서 참 다행이었다.“큰일은 없으니까 한동안 쉬면 괜찮아질 겁니다.”선장은 웃으면서 선원들에게 안으로 모셔서 쉬게 하라 일렀다.모두 마음이 어진 어부들이라 바다에서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보고도 구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지금이야!”바로 그때, 돌변상황이 발생했다.구조된 일행 중에서 누군가 소리치자 여덟 명이 동시에 기운을 끌어올려 선원들을 공격했다.평범한 선원들은 저항하지도 못하고 단번에 제압당하고 말았다.“악!”로사는 모두가 방심한 틈을 타 종사지경에도 도달하지 못한 무술인의 목을 베었다.그런데 방금 공격으로 이미 기진맥진했다.“대장, 여자가 있어.”“가만히 있어. 내가 상대할게.”그들은 동료가 죽은 것도 개의치 않고 모두 로사의 몸매만 쳐다보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쿵!대장이라는 무술인이 기운을 폭발시키더니 갑자기 덮쳐서 로사를 제압했다.“발버둥쳐. 반항해 봐. 그럴수록 더 흥분되니까. 하하하.”이렇게 혈기왕성한 모습이라니, 방금 전에 죽을 것처럼 시들시들하던 인간 같지 않았다.그 장면을 본 선장은 가슴이 칼로 에이는 것 같았다.지금까지 어부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이런 악당들을 만났다.“너희들 뭐하는 짓이야? 방금 우리가 너희를 살렸어.”선장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 놈들의 행위가 이해되지 않았다.“우리를 구했다고?
“맞아.”염구준은 소녀의 몸에서 악한 기운을 느꼈지만 덤덤하게 말했다.기운만 보아도 사람 몇 명을 살해한 것 같았다.“날 잡으러 왔어요?”로사는 비수를 꽉 쥐고 또 물었다.“아니야. 길이나 안내해.”염구준이 그 사이 소녀를 관찰한 결과, 무술을 배우기에 좋은 재목이었지만 아쉽게도 인도할 스승이 없었다.두 사람은 오늘 처음 만났으니 더는 소녀의 일에 상관하지 않기로 했다.“휴, 무례하게 대해서 죄송해요.”그제야 로사는 비수를 넣으며 사과했다.소녀는 앞장서 가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방금 싸우려는 자세만 봐도 건장한 남자를 상대하는 것은 문제없어 보였다.선장 침실에 도착하자 로사는 이불을 바꾸고는 한마디만 하고 떠났다.“쉬세요. 음식이 되면 여기로 가져다 줄게요.”“그래. 볼일 봐.”쿵!염구준은 문을 닫고 침대에 쓰러져서 잠들었다.이런 포근함을 오랜만에 느끼는 것 같았다.그리고 머릿속에 그동안 발생했던 일들을 정리했다.황계웅에게서 옥패의 단서를 발견하고, 유동심연에 도착했을 때 나머지 세력이 따라온 덕에 비슷한 정보를 얻었다는 것을 알아냈다.이 정보는 어쩌면 같은 사람이 흘렸을 수도 있다.그리고 심해에서 봤던 가짜 옥패는 흑풍의 표식을 남긴 것을 보아 틀림없이 그놈의 짓이다.이 모든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상황은 이랬을 것이다.몇 년 전에 흑풍이 심해에서 진짜 옥패를 찾았는데 위험한 곳이란 걸 알고 적을 죽이려고 함정을 판 것이다.마침 강적을 만난 그는 시기가 되자 일부러 고대 옥패의 단서를 남겨 죽이려고 했는데, 계획과 다르게 적의 육신이 극한 경지에 도달하게 만들었다.…이런 생각을 하다가 염구준은 잠에 빠졌다.밖에 날씨가 화창하고 바람도 적게 불어 항행하기 딱 좋았다.이번은 선장이 직접 나서서 전속으로 달리고 있었다.지금 그는 빨리 부두에 도착하여 염구준의 돈을 받는 즉시 선박에서 내보낼 생각이었다.어쩐지 그는 사람이 아니라 핵폭탄 같았다.조종석에서 할 일이 없는 몇몇 선원은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잡
그의 재력이라면 대형 수영장을 만들어 향유고래를 키울 수도 있지만 바다가 고래의 고향이라 그러지 않았다.“선장, 고래가 엄청난데 잡지 않아요?”갑판에서 몸이 건장한 흑인 선원이 불만을 토로했다.눈앞에서 헤엄치며 돌아다니는 것이 전부 돈이니 그럴만했다.“독수리, 주둥이 닥쳐!”선장은 아직도 누군가 향유고래에 미련을 두자 버럭 화를 냈다.염구준이 어디 출신인지 모르겠지만 그가 발산하는 기운은 보는 사람이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독수리가 염구준을 힐끗 보고는 어쩔 수 없이 옆에 쭈그리고 앉았다.나머지 선원들도 감히 반박하지 못하고 선장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저기, 아직 볼일이 남았어요?”선장은 염구준이 조용히 앉아 있자 조심스럽게 물었다.“여기서 가까운 부두로 데려다줘요.”염구준은 끝없는 바다를 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이곳은 바닷가와 멀리 떨어져 있어 일단 상륙한 후에 어떻게 할지 계획을 세울 생각이었다.“그게…”선장은 난처한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어려우면 말씀하세요. 그렇다고 폭행을 휘두르면서 강요하지 않으니까.”염구준은 선장의 태도가 이상한 걸 눈치채고 분명하게 말했다.선박은 어부들 것이니 강제로 빼앗지 않을 것이다.그의 말에 선장은 솔직하게 말했다.“우리는 고래를 잡아서 생계를 유지해요. 이제 나와서 한 마리도 잡지 못했는데, 이대로 돌아가면 손해가 엄청납니다.”그들은 염구준이 무섭지만 돈을 벌지 못해 가족들이 굶는 것이 더 무서웠다.“그런 거라면 어렵지 않아요. 얼마를 원하세요? 육지에 도착하면 내가 줄게요.”염구준에게 있어 돈으로 해결하지 못할 일은 없었다.“100만 달러.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선장은 믿지 않는지 거액의 가격을 부르면서 떠보았다.듣기에 높은 가격이지만 따져보면 수리비용, 연료, 인건비 등등 모두 제외하면 얼마 남지 않으니 합리적인 가격이었다.“이걸로 담보할게요. 어차피 당신네 선박에 있으니까 도망치지 않아요.”염구준은 상대방이 걱정하는 걸 알아차리고 딸에게 선물하려고 주은 주먹
이튿날, 미지의 바다에서 향유고래 한 마리가 헤엄치고, 등에 한 사람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그 사람은 바로 염구준이었다.사방에 온통 푸른 바다라 지금 어느 곳에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지금은 고래가 바닷가로 데려가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었다.“고래야, 잘 부탁한다.”“우웅!”둘은 서로의 말을 이해했는지 모르겠지만 수시로 교류했다.염구준이 눈을 감고 운기조식하다가 배고프면 심해의 눈물로 에너지를 보충했다.신기한 것은 한 방울만 먹어도 하루를 버틸 수 있었다.뿌우우우웅!그때 멀리서 선박 소리가 들렸다. 염구준은 눈을 번쩍 뜨고 소리를 질렀다.“저기요! 여기 사람 있어요!”목소리에 기운을 담았더니 쩌렁쩌렁한 소리를 지를 때마다 수면이 음파에 진동하는 것 같았다.어디선가 나타난 선박에 그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슥!그런데 선박에 다가간 순간, 상대방이 고래를 잡는 쇠고랑을 발사하는 것이었다.염구준은 재빨리 검기로 밧줄을 잘라버렸다.선박은 그를 구하러 온 것이 아니라 향유고래를 잡으러 온 것이었다.생각하지 않아도 고래의 용연향을 얻기 위함일 것이다.스스슥!선박에 있는 사람들은 고장난 줄 알고 이번에 작살을 던졌지만 역시 염구준에게 잘려서 바다 밑으로 들어갔다.상대방과 가까워지자, 염구준은 그들의 선박에 번쩍 뛰어올라 엄숙하게 경고했다.“멈춰. 아니면 무력으로 대응할 거야.”선원들은 대부분 기운이 없는 평범한 어부였다.그들은 염구준이 먼 곳에서부터 뛰어올라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는지,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여기서는 고래를 잡는 걸 허락해요.”한참 뒤, 선장은 국제 감독기관에서 온 줄 알고 시큰둥하게 대답했다.“이 고래는 내 친구예요. 어떻게 할지 잘 알겠죠?”염구준은 선장을 노려보며 차갑게 되물었다.“알았어요. 이 사람 말을 못 들었어? 당장 작살을 내려놔!”선장은 상대방이 보통이 아니란 걸 눈치챘는지 바로 선원들에게 지시했다.그러자 당황한 선원들은 정신을 차리고 지시대로 작살을 내려놓았다.염구
감히 그의 전우나 다름없는 고래를 잡아먹으려고 하다니, 절대 용서할 수 없었다.만약 향유고래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지금쯤 심해 밑에서 죽었을 것이다.“염 선생님, 안 돼요!”당황한 노신기 일행이 다급히 나서서 말렸지만 염구준은 듣지 않았다.그는 요트를 타고 서해충에게 다가가 검을 휘둘러 공격했다.“당장 토해!”염구준은 두 손으로 검을 들고 번쩍 뛰더니 위에서 서해충을 자르려고 했다.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고래를 살려낼 것이다.“하악!”뿔난 서해충이 나지막하게 울부짖더니 커다란 입을 벌이고 염구준을 통째로 삼키고는 물속으로 들어갔다.그 장면을 본 사람들은 모두 경악하고 말았다.심지어 천기문의 고위층들도 진정할 수 없었다.“염 선생님!”“안 되겠어. 모든 음성탐지기를 던져!”노신기는 당황한 마음에 맞서 싸우려고 명을 내렸다.유동심연의 사방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이번에 오면서 대량의 음성탐지기를 챙겼었다.그러나 워낙 위력이 강한 무기라 함부로 사용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었다.‘염 선생님, 제발 잘 버텨줘요.’촤아악!이제 막 음성탐지기를 내려놓고 가동하려고 할 때 눈앞에서 거센 물보라가 솟구치는 것이었다.해저 지진으로 거센 파도가 밀려오면서 일으킨 쓰나미였다.“다들 선실로 들어가!”위급한 상황에서 노신기는 어쩔 수 없이 먼저 가문을 지켜야 했다.선박 세 척은 쓰나미에 밀려 먼 곳까지 흘러갔다.한편, 바다 밑은 난리도 아니었다.서해충 체내에 들어간 염구준은 선사 시대의 바다 생물과 전력을 다해 싸우고 있었다.그가 공격할 때마다 서해충은 심한 고통을 느꼈는지 커다란 몸집을 꿈틀거렸다.실은 서해충이 삼킨 것이 아니라 그것이 도망칠까 봐 염구준이 스스로 잡혀 먹힌 것이었다.한참 공격하면서 돌진했더니 드디어 향유고래가 있는 곳까지 다가갔다.“구자검법! 검일참공!”그는 기운을 폭증시켜 강력한 살술로 서해충의 몸에 길이가 10미터되는 상처를 냈다.잘린 부위에서 바닷물이 역류하여 들어올 때, 염구
동물의 감각은 때론 인간보다 훨씬 뛰어났다.특히 바다에서 자란 생물이라면, 웬만한 레이더보다도 훨씬 빨리 감지할 수 있었다.쿠쿵!혹시라도 싸울 수 있기 때문에 다들 몸에서 기운이 폭발하듯 뿜어져 나왔다. “아래쪽에서 뭔가 빠르게 올라오고 있어.”염구준은 날카로운 눈으로 바다밑을 바라보며 말했다. 작은 검은 점 하나가 눈에 보일 정도로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었다.아직 수면까지 오지도 않았는데, 그 그림자는 이미 성체 향유고래와 맞먹는 크기였다.‘설마, 진짜 서해충이 있는 건가?’“목표가 공격 범위에 진입했습니다. 모든 작살 준비 완료했습니다.”대원들은 지시가 떨어지고 나서 3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내에 모든 준비를 마쳤다.“쏴!”노신기는 참을성 없이 바로 명령을 내렸다.‘망했다!’염구준은 말리려고 했지만 결국 말리지 못했다.물속의 거대한 생물체는 어선보다도 커서 자칫하다간 오히려 배가 끌려갈 수도 있었다.슥! 슥! 슥!고래를 잡을 수 있을 정도로 큰 세 척의 어선에서 수십 발의 대형 작살이 물밑의 검은 그림자를 향해 발사되었다.타겟의 몸집이 컸기 때문에 대부분의 작살이 정확하게 꽂힐 수 있었다.“끌어 올려!”노신기는 고래 잡이를 할 때 쓰던 방식을 운용하며 숙련하게 명령을 내렸으나 기계를 최대치로 올려도 타겟을 끌어오리지 못했다.이에 조타실에서 다급하게 소식을 전했다.“큰일입니다. 어선이 저것에 의해 유동심연 쪽 소용돌이로 끌려가고 있어요!”배는 엄청난 속도로 끌려갔다. 배 자체가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속도였다.“밧줄을 끊어!”염구준은 노신기의 무전기를 낚아채고 지휘권을 넘겨받았다.“속도가 너무 빠른 탓에 꽉 감겨서 끊을 수가 없습니다.”조타실에서 절박한 답변이 돌아왔다.현대식 어선은 전부 인공지능 시스템이라 이 상황에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우웅!염구준은 결국 검기를 날렸고, 날카로운 검광이 연달아 번쩍이며, 단숨에 밧줄들을 잘라냈다.이에 배가 거대한 관성에 휘청이며 흔들렸고, 균
오늘 만약 염구준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그들은 전부 물고기들의 먹이가 되었을 것이다.“빨리 항행하라고 하세요. 뭔가 이상합니다.”염구준의 갑작스러운 말에 사람들은 이해가 되지 않아 어리둥절해졌다. “네, 말하고 오겠습니다!”그러나 눈치가 생긴 사람들은 염구준의 뜻을 알지 못해도 그대로만 하면 된다는 걸 알고 있어 곧바로 달려갔다.그들은 염구준을 한치도 의심하지 않았다.염구준은 흡족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수면을 바라보며 물었다.“스텔라성의 성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으십니까?”이번에 스텔라성의 성주는 두 개의 판을 짰는데, 하나는 겉면으로 보이는 부성주 베르였고, 다른 하나는 오랫동안 숨어있던 노대영이었다. 다른 걸 다 따지고 나서 판을 짠 것만 본다면 정말 훌륭한 계획이었다.그랬기에 염구준은 그를 중시했다.노신기와 아타는 미간을 찌푸리고 서로를 바라본 뒤, 늙은 아타가 입을 열었다. “성주의 이름은 노세입니다. 압도적인 실력의 소유자로, 진 적이 없습니다.”“하지만 지난 20년간, 외부에서는 그의 모습을 본 이가 없습니다. 폐관 중이라는 소문도 있고, 이미 사망했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지요.”“그의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라, 저희도 아는 게 많지 않습니다.”이야기를 들은 염구준은, 오히려 흥분한 듯한 웃음을 지었다.“흐음, 전부 사실이라면 꽤 괜찮은 상대가 되겠군요.”방금, 막 육체의 극한을 돌파한 염구준은 적당한 시험 상대가 필요했다.‘대단해.’주변 고위 간부들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염구준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다만 약간 이해가 되지 않을 뿐이었다.스텔라성 성주 같은 괴물은, 대부분 기겁하며 피하려 하는데, 정면 승부를 기대한다니까 말이다.“그나저나 염 선생님, 전에 올라오실 때, 인원이 적던데, 혹시 아래에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노신기는 다른 걸 얘기하기 위해 화제를 돌렸다.“아, 이거 아십니까?”그의 손에는 투명한 비닐에 담긴 작은 물방울이 들려 있었는데, 외부에는 진기가 감돌았다.‘어라?’조금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