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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5화

Author: 유진
한지영의 눈빛엔 깊은 절망과 체념이 담겨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아마... 이건 하늘이 정한 운명일지도 몰라. 이 타이밍에 사고가 난 것도... 어쩌면 이 기회를 빌려 아이를 지우라는 계시 일지도...’

어쩌면 이 아이가 그녀 곁을 떠나는 게 더 나은 결말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아이를 보내주고... 백연신과의 인연도 이제는 완전히 끝낼 수 있을 테니까.

잠시 뒤, 차가 병원에 도착했다.

연우진은 한지영을 품에 안은 채 서둘러 응급실로 달려갔다. 그는 의료진에게 최대한 간결하게 상황을 설명하며 말했다.

“지금 임신 중이에요. 무슨 일이 있어도 뱃속의 아이, 꼭 지켜주세요!”

의료진은 즉시 한지영을 이동형 침대에 눕히고, 응급구조실 안으로 밀고 들어갔다.

연우진은 응급실 밖 대기 의자에 앉아 불안한 표정으로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사실 사고 직후, 그는 바로 한지영의 부모님에게 연락을 넣으려 했지만...한지영이 안으로 들어가기 직전 단호하게 말하며 그를 말렸다.

‘그럼 백연신한테 연락해야 할까...?’

하지만 한지영은 백연신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연우진은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백연신에게 연락만 하면 분명 더 나은 의료진과 시설을 동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이 병원에서 아이를 지키지 못한다면, 그땐 분명 자신이 연락하지 않은 걸 후회할 테니...

그렇게 망설이고 있던 그때, 한지영의 가방 속에서 진동음이 울려 퍼졌다.

연우진은 차에서 그녀를 옮길 때, 조수석에 있던 가방도 같이 챙긴 터였다.

그는 서둘러 가방을 열어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발신자 이름은 없었고, 숫자만 떠 있는 상태... 아마 저장되지 않은 번호일 것이다.

잠시 망설인 끝에 연우진은 전화를 받았다.

“지영아... 지금 어디야?”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목소리... 낮고 허스키하게 쉰, 원래대로라면 청아했을 백연신의 목소리였다.

연우진은 숨을 고르며 침착하게 응답했다.

“백연신 씨죠? 저는 연우진입니다. 지영 씨는 지금 병원 응급실에서 진료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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