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 임지연과 은서는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두 사람은 좌우로 고선우의 따뜻해진 손을 잡고 감격에 겨워 말을 잇지 못했다. 비록 고선우가 아직 어떠한 검사도 받지 않았고, 완치 여부에 대한 어떠한 판정도 듣지 않았지만 그들은 자신의 눈과 판단을 믿고, 그가 이제 완전히 완치되었다고 믿었다..!고선우는 회춘단의 효능을 직접 체험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상황을 더 잘 알고 있었으며 지금은 이미 병이 완쾌되었고, 마흔 살의 상태가 되었다는 걸 100% 확신하고 있었다. 이 사실은 정말 그를 미친 듯이 황홀하게 만들었다. 그는 이러한 황홀한 감정에서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고,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뒤에야 고개를 들어 시후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감사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곁에 있던 아내와 딸을 부드럽게 옆으로 비키게 한 다음, 다리를 구부린 채 시후 앞에 무릎을 꿇었다.시후는 고선우가 자신에게 무릎을 꿇을 줄은 몰랐기에 급히 손을 뻗어 그를 부축하며 자리에서 일으키려 했다.그러나 고선우는 계속 시후의 손을 밀쳐내며, 정중하면서도 경건하게 말했다. "시후야, 너는 이 아저씨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었다.. 그러니 이렇게 네게 절을 하는 걸 막을 수 없어!”"아저씨, 제 아버지의 형제나 마찬가지인 분이세요.. 그 말은 아저씨께서 제 삼촌과 같은 존재라는 말입니다.. 그러니 제가 어떻게 이런 인사를 받을 수 있겠어요? 이제 자리에서 일어나셔요!”고선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다 시후야..!! 너는 나에게 큰 은혜를 베풀었어!! 그러니 내 재산의 절반을 너에게 주어도 이 은혜의 만 분의 일도 갚을 수 없을 거다.. 그러니 너는 어쨌든 이 절을 받아야 해..!!”시후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옆에 있던 임지연이 이미 무릎을 꿇었고, 은서 역시 부모님을 보고 아무 생각 없이 무릎을 꿇었다.임지연은 울먹이며 말했다. "시후야.. 우리 집안 사람들에 대한 너의 큰 은혜는 평생 잊지 못할 거야.. 흐윽.. 정말 고마워..”
이윽고 임지연은 창고에서 와인 한 병을 가지고 부엌으로 돌아왔다.고선우는 와인을 받아 코르크 마개를 열면서 시후에게 말했다. "시후야, 우리 은서가 태어난 해부터 매년 생일에 나는 거금을 들여 살 수 있는 최고의 와인을 구매해두었어.. 하하.. 그래서 지금까지 지하실에 있는 와인 저장고를 가득 채웠지.. 모두 경매에서 최고급으로 치는 와인이야.. 원래는 은서가 시집가는 날 꺼내서 친척들과 친구들에게 대접하려고 했는데, 오늘 우리 두 사람이 먼저 먹어보자!!! 하하핫!!"임지연은 옆에서 웃으며 "시후야, 이 술은 이 사람에게 정말 귀한 술이야.. 저장 창고에 고급 와인들을 얼~마나 많이 넣어 뒀는지.. 어떤 술들은 20여 년 동안 저장해뒀다?! 그런데 한 병도 꺼내 마신 적이 없어~ 오늘 처음 따는 거야~”고선우는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사실 이 술은 원래 시후와 우리 은서의 결혼식을 위해 준비한 건데.. 일단 워밍업으로 먼저 지금 마시는 걸로 하지~”옆에 있던 은서는 갑자기 뺨을 붉혔다.시후는 당황했다. 결혼식..? 자신은 이미 기혼자인데.. 어떻게 은서와 다시 결혼할 수 있겠는가..?고선우도 시후의 표정에서 약간 어색함을 알아차리고 진지하게 말했다. "시후야, 너의 지금 상황은 알고 있다. 그러니 심리적 압박은 가질 필요가 없어.. 내 병이 다 나았으니, 20-30년을 더 사는 건 분명 문제 없을 거니까.. 그러니 내가 책임지고, 3년 동안 널 기다릴 것이다!" 고선우는 술을 따르면서 다시 말을 이었다. "일단 3년 동안, 시후 너는 지금 처한 문제를 잘 마무리하려고 한 뒤에 앞으로의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거다. 예를 들자면, LCS 그룹으로 돌아갈 것인지 아닌지와 같은 문제들을 정할 수 있겠지? 하지만 내게는 시후 네가 LCS 그룹에 돌아갈지 말지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 내 눈에 넌 그냥 우리 Koreana 그룹의 사위이거든.. 그리고, 우리 그룹의 모든 것은 다 네 거야! 그러니 너에게는 LCS 그룹이 없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고선우가 회춘단에 대해 묻자,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이 약은 회춘단이라고 하는데.. 마법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한 번 복용하면 적어도 짧은 시간 내에 빠르게 몸 상태가 좋아지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 약은 고대의 신의가 만들었다고 알려지는데, 저도 정말 우연히 얻은 것이에요.."고선우는 시후의 말을 의심하지 않았고, 진지하게 말했다. "이 약은 정말 기적이야..! 정말 현실 세계의 일반 약 같지 않아.. 조금 전에 약을 복용했을 때 그 느낌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우리 선조들이 내가 알지 못하는 신통력이 있었나 보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구현보감』이 누가 남긴 기록인지는 알 수 없지만, 구현보감이 들어 있었던 병의 연대로 추정한다면, 이건 굉장히 오래 전에 만들어진 것 같았다. 게다가 병에는 잘라 붙인 흔적이 전혀 없어 보였으니.. 아마 『구현보감』을 보관했던 나무상자는 그 병을 굽기 전에 진흙 안에 미리 넣어둔 것일 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나무상자와 『구현보감』의 재질도 굉장히 신기했는데, 불이 나지도 않았는데 시후가 책을 열어본 뒤에 순식간에 사라졌으니.. 다시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시후는 고선우의 말에 공감했다.술 잔이 부딪히기를 몇 차례.. 고선우는 점점 흥이 올랐고, 곧 두 사람은 와인을 한 병 다 마셨다.임지연은 그때 갑자기 뭔가 떠올랐는지 입을 열었다. "아, 여보~! 내일 이사회에 당신이 나타나면 많은 사람들이 놀랄 것 같은데요? 특히 둘째 도련님과 셋째 도련님 모두를 놀라게 할 것 같은데..?”고선우는 그들을 비웃으며 말했다. "맞아요! 내일, 이사회를 어안이 벙벙하게 만들어 버릴 거야! 이사회를 한 번 정리해야겠어요. 내가 아픈 동안에 고우정, 고예강이 너무 설치도록 놔뒀어.. 하지만, 이제 그들의 행복한 생활은 끝이야!”임지연은 서둘러 말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당신의 안전을 중시해야 해요. 그러니 그룹이든 집이든 경호원을 더 배치해 둘째, 셋째 도련님이 앞으로 우리 집
그래서 시후는 고선우를 도와 문제를 모두 해결해야만 다시 서울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선우는 시후가 승낙하자 또 다시 기뻐하며 술잔을 들어올렸다. "자, 시후야~ 이 아저씨가 한 잔 주마~”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와인 잔을 부딪쳤다.임지연은 두 사람이 즐겁게 술을 마시는 것을 보고 옆에 있는 은서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은서야.. 네 아버지.. 지금껏 이렇게 기뻐한 적이 없어~”은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어머니의 귀에 대고 말했다. "맞아요.. 시후 오빠의 아버님께서 사고를 당한 후 지금까지 이렇게 즐거운 모습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임지연은 식탁 아래에서 딸의 손을 살짝 잡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시후는 좋은 남자야~ 알겠지?! 그러니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해! 알겠지?”은서는 수줍어하면서도 어색하게 말했다. "엄마.. 그런데 어떻게 해요?! 시후 오빠는 이미 결혼했고.. 이혼한 것도 아닌데?!”임지연은 진지하게 말했다. "바보 같은 소리! 시후는 어렸을 때부터 정한 약혼자야..! 이건 다른 사람이 네 남편을 뺏은 것이지, 네가 다른 사람의 남편을 뺏은 게 아니라고!!" 잠시 말을 멈춘 뒤 임지연은 다시 말했다. "그리고 말이야, 우리 나라에서 시후와 어울리는 여자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난..!? 한국에서 최고 부자라고 해도 자격이 부족하다고! 시후와 어울리는 사람은 너 이외에 엘에이치 그룹의 딸? 그 정도 밖에 없을 걸? 그런데, 너는 그와 어렸을 때 정략 결혼을 한 상대이고 우리 두 집안은 오랜 세월 동안 친분도 있었으니, 네가 시후에게 시집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오래된 인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어! 그리고 그렇게 되면 너는 아빠에게 아들을 하나 낳아준 것이나 다름없어~ 그럼 네 아빠가 얼마나 기뻐하겠니?!”은서는 예쁜 얼굴에 수줍게 홍조를 띠었다. "엄마, 그럼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도 지금까지 이런 경험이 없어서..”임지연은 "나중에 엄마가 천천히 가르쳐 줄게!"라고 말했다.이
시후는 딱히 LCS 그룹이 어디로 조상들의 묘지를 이전했는지, 그들이 풍수를 신경 쓰는지에 관련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는 LCS 그룹의 일에 사실 별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룹과 관련된 것들 중 두 가지 사실에만 관심이 있는 시후였다. 첫째,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어디에 묻혔는지. 그리고 둘째, 부모가 누구에게 피해를 입어 돌아가신 것인지.. 과연 부모님을 돌아가시게 한 범인이 그룹 구성원인지의 여부.. 그 이외에 LCS 그룹의 다른 일에 대해서는 시후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고선우가 설명하는 구름산의 이야기를 들은 후 시후는 "아저씨, 구름산에 가서 제가 부모님께 인사를 드릴 수 있나요?”라고 물었다."구름산은 LCS 그룹에 굉장히 중요한 곳이기 때문에, 평소에 그룹에서 매우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고 외부인은 전혀 들어갈 수 없어. 그러니 나조차도 LCS 그룹에 미리 연락을 드리고, 시간을 약속해야 하지.. 그러나 시후 너는 LCS 그룹의 핏줄이니, 바로 갈 수 있을 거다.”시후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저씨.. 사실대로 말씀드리자면, 제가 아저씨와 만났다는 걸 그룹에 알리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당분간은 그룹과 많은 접촉을 하고 싶지 않고요..”고선우는 잠시 고민한 뒤 답했다. "그럼 시후야.. 이렇게 할까? 내가 이따가 네 큰아버지께 전화를 걸어 네 부모님의 묘지에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연락을 드리는 거야. 그리고 큰 아버지의 직원들에게 말을 좀 해 달라고 부탁한 뒤에, 시후 넌 변장을 하고 나와 함께 가는 거지.. 어쨌든 너는 네 아버지와 너무 닮았으니, LCS 그룹 사람이라면 널 분명 알아볼 거다.”시후는 급히 일어나 고선우에게 큰절을 했다. “아저씨.. 정말 감사합니다..!”고선우는 황급히 일어나 시후를 부축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시후야, 너.. 이게 무슨 짓이냐! 넌 우리 집안의 큰 은인인데, 이런 사소한 일로 나에게 큰절을 하다니..!"시후는 숙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저씨.. 돌아가신 부모님
시후의 부모님은 외모 역시 일반인들과는 달리 뛰어났다. 사진 속에 남아 있는 시후의 아버지는 굉장히 진한 눈썹에 마치 서양인 같은 높은 코를 가졌고, 어머니는 아름답고 세련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특히 시후 어머니는 임지연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미인이었다. 안타깝게도 두 사람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남은 것은 얼룩진 사진과 머릿속에 남아 있는 기억들 뿐이었다.당시 고선우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혼식 때는 시후 아버지의 하객으로 참석했고, 혼자서 두 사람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뒤이어 고선우와 임지연의 결혼식 사진이 있었다. 그의 결혼식에는 시후의 부모님이 모두 참석했고 축하하는 장면도 사진에 남아 있었다. 시후가 태어나자 사진 속 네 사람은 다섯 사람이 되었고, 시후는 포대기에 싸여 어머니 품에 안겨 있었다. 조금 뒤, 은서가 태어났다. 사진 속 사람들은 모두 여섯 명이 되었다. 두 아이는 사진 속에서 점점 커서 부모 옆에 설 정도가 되었고, 두 아이를 함께 찍은 사진도 있었다. 시후는 은서보다 키가 커서 마치 큰 오빠처럼 보였고, 은서는 시후의 곁을 바싹 따라다녔다. 재밌는 것은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 속에서 은서는 시후의 팔을 붙잡고 늘 즐겁고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는 점이다. 한편, 시후는 늘 뭔가 조심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며, 은서와 거리를 두려고 하는 게 보였다.고선우는 시후에게 사진들을 보여주며 "시간이 이렇게 빨라.. 눈 깜짝할 사이에 네가 벌써 이렇게 컸어.."라고 감탄했다..시후는 이렇게 많은 부모님의 옛 사진을 보고 눈시울이 붉어졌고, 몇 번이나 눈물을 흘릴 뻔했지만 눈물을 꾹 참았다.고선우는 이를 보고 "시후야.. 네 부모님께서 시후 네가 무사하다는 소식을 아셨다면 참 기뻐했을 거야..”라며 어깨를 두드려주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부모님을 대할 면목이 없어요.. 제가 이렇게 오랫동안 부모님의 묘를 가보지 못한 것이 부끄럽고.. 이렇게 오랫동안 별 달리 자랑스러운 업적을 못
지금 이 시각.. 고려 병원의 최상급 병동.Koreana 그룹의 둘째 고우정과 셋째 고예강은 환부 CT 촬영을 마치고 1차 치료를 받았다. CT 결과, 고우정은 손목이 부러졌고 고예강은 방광이 손상되었지만 두 사람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하지만 부상을 당한 두 사람은 한동안 치료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건 모두가 시후의 덕분이었다. 이 고려 병원은 Koreana 그룹이 직접 투자한 사립 고급 병원이다. 전체적인 실력은 LS 병원이나 삼성 병원, 아산 병원 같은 정상급 병원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시설 수준이 높아서 경기도에서는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었다. 사실 대기업들은 각자 개인병원을 가지고 있는데, VVIP 병동은 일반인들은 받지 않고, 기업 구성원들인 오너 가족들의 위한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었다.따라서 지금 고려 병원의 VVIP 병동은 고우정, 고예강 형제 외에 시후에 의해 고선우의 집에서 쫓겨나듯 도망친 직원들도 모두 어두운 얼굴로 대책을 논의하고 있었다. 오늘 일은 그들에게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엄청난 사건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들은 고선우의 집에 낯선 청년이 있을 줄은 몰랐고, 이 청년의 실력이 무섭도록 뛰어날 줄은 몰랐다. 고우정이 거금을 스카우트 해온 이정후와 박주경은 이미 병원에서 심각한 증상의 근력 약화 판정을 받았다.. 이런 증상은 의학계에서 도깨비병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런 병은 언제 걸렸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괴이했다. 일단 병에 걸리면 온몸의 근육이 점차 힘을 잃게 되는데, 가벼우면 골격근육이 매우 쉽게 피로 해지며 몸에 힘이 없고 쉽게 피곤해진다. 병세가 계속 악화되면, 청년이라도 페트병 하나조차 들지 못할 수 있다. 게다가 더 심해지면, 자신의 눈꺼풀도 들어올릴 수 없을 정도로 나약해진다.의사는 그 박주경과 이정후를 체계적으로 검사한 결과, 두 사람 모두 도깨비병의 전형적인 증상인 신경과 근육에 장애가 나타났다고 알려주었다. 전형적인 근무력 증상이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것은 모두 시후가 기를 통해 두
하지만, 은둔 고수라고 해도.. 왜 목을 졸랐는데 전쟁의 신과 경주마가 이처럼 무기력하게 되었을까..? 이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일 아닌가..!? 고우정과 고예강은 모두 괴로워하며 큰 형님네에 있던 그 젊은이에게 복수를 하고 싶었지만, 그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왜 그곳에 있었는지도 몰랐다. 사실 가장 중요한 건, 이정후와 박주경은 다른 사람들과의 싸움에서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던 고수라는 것이었다. 그러니 그들 조차 그 청년에게 지는 마당에.. 더 이상 누구를 스카우트해야 하겠는가?고우정은 이 사실을 생각하니 더욱 우울 해졌고, 이정후와 박주경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시후에게 손이 부러졌기에 큰 손해를 입었다고 할 수 있었다. 언제 이렇게 억울한 일을 당한 적이 있었던가..? 지금 이 순간, 그는 심지어 시후의 가족까지 알아내서 모두 죽이고 싶었지만, 안타까운 것은 어떻게 원한을 갚을지 알 길이 없다는 것이었다...옆에 있던 고예강은 은근히 아픈 방광을 부여잡고 있었는데, 둘째 형이 이를 악물고 있자 그를 위로했다. "형님, 사실 급하게 복수를 할 필요는 없지 않겠어..? 일단, 우리는 먼저 큰형이 가지고 있는 주식을 손에 넣은 후에 다시 이야기합시다!""그래요, 아버지!" 고우정의 아들 고수빈 역시 “작은 아버지의 말씀이 맞습니다. 지금은 주식과 재산을 모두 손에 넣는 게 더 중요할 것 같아요.”그러자 고우정은 차가운 목소리로 냉담하게 말했다. "그래 맞아.. 네 큰 아빠는 이제 며칠 못 살 거다.. 기껏해야 두세 달? 그러니 우리는 먼저 돈을 손에 넣은 다음에 그 놈을 찾아 결판을 내자!"고예강은 급히 물었다. "형님, 내일 이사회에서 할 무슨 좋은 계획은 없어요?”고우정은 냉소했다. "이미 다른 주주들에게 다 통지했어. 절반은 우리를 도와 권력을 쟁취하기를 원했고, 나머지 반은 비록 형님에게 우호적이기는 하지만 두려워할 필요는 없어. 왜냐면 지금 우리 쪽 지분이 과반수를 넘었으니까.”"그럼 내일 큰 형님에게 회장 자리를 내놓으라고 먼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