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안성 톨게이트.김익수는 자신의 롤스로이스에 앉아 밤길을 질주하고 있었다. 그는 지금 마음이 굉장히 설레었다. 지금 향하고 있는 곳이 바로 Koreana 그룹 셋째 아들 고예강이 있는 고려 병원이었기 때문이다. 고예강은 Koreana 그룹에서 비록 서열로 따지자면 최하위이고 실권은 없지만, 결국에는 Koreana 그룹의 상속자이기 때문에 재산이나 사회적 지위 모두 김익수 보다는 훨씬 낫다. 그래서 김익수는 필사적으로 그에게 아부를 했고, 그를 통해 자신이 이익을 조금이라도 얻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하지만 고예강이 조금 전 자신에게 직접 전화를 다 주다니..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이렇게 자신을 찾는다는 것 자체가 큰 발전이라고 생각하는 김익수다.20분 후.. 고려 병원에 도착했을 때, 고예강의 아들 고은광이 이미 병원 정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김익수를 보자 그는 앞으로 나와서 "김 대표님.. 맞으시죠??"라고 물었다.김익수는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지었다. "혹시..? 고예강 대표님 자제분이십니까..?”"맞습니다." 고은광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하.. 저와 함께 들어가시죠. 아버지와 큰 아버지께서 모두 기다리고 계세요.”라고 답했다.김익수는 화들짝 놀라며 물었다. "예에?!! 그럼 고우정 대표님도 계시다고요..?!!”"네, 기다리고 계십니다."김익수는 이 말을 듣고 갑자기 흥분했다. 사실 Koreana 그룹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회장 고선우가 중병에 걸렸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게다가 병이 악화되어 살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도 소문이 파다하게 났고.. 결국 Koreana 그룹의 둘째 아들 고우정이 차기 회장으로 선출될 것은 뻔한 일이었다. 그런 고우정이 회장이 되기 전, 김익수는 그와 이렇게 대면할 기회가 있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오늘 이렇게 기회가 오다니..? 김익수는 설레는 마음을 부여잡고 급히 고은광의 뒤를 따라 VVIP 병실로 향했다. 조금 뒤..
고예강은 형 고우정과 눈을 마주쳤고, 다른 질문을 했다. "그럼 김익수 대표, 왜 이런 일이 생긴 거요?”김익수는 난처한 표정으로 "음.. 대표님.. 왜 이런 문제에 관심이 이렇게 많으신 겁니까..? 솔직히 말씀드리기 싫은 건 아닌데, 저도 좀.. 쪽팔려서..”라고 답했다.그러자 계속 침묵을 지키고 있던 고우정이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김 대표님, 심리적 부담은 갖지 마시고.. 우리 두 사람이 당신을 찾은 건.. 환자들 간의 정보 교환 때문이랄까요..? 우리 모두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것이 있을 것 같아서요. 더 많은 단서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예에..??!" 김익수는 어안이 벙벙했다.‘환자 간의 정보 교환? 무슨 의미지..? 설마.. 아닐 거야..?! 이 두 사람은 Koreana 그룹의 상속자야! 그리고 그들 둘 다 나보다 조금 어리고, 이렇게 젊은데 불임이겠어?’ 그는 참지 못하고 "음.. 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라고 물었다.고우정은 손을 저으며 "김 대표님, 먼저 당신의 일을 이야기해주세요. 저는 당신이 우리 둘 앞에서 모든 사실을 말해주기를 바랍니다. 저는 당신이 겪은 이 모든 사건의 전말을 알고 싶거든요.”라고 말했다.김익수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이내 긴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이 일을 말씀드리려면.. 정말 길 텐데.." 김익수는 이전에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을 이루기 위해 고향을 떠나 WS 그룹 사람들을 만났으며, 그 뒤로 은시후를 만나 이렇게 된 것을 두 형제에게 모두 알려주었다.고우정과 고예강 두 형제는 처음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들었다가, 은시후라는 젊은이가 그를 이렇게 만들었다고 하자, 이 대목에서 고우정이 급히 물었다. "그 은..시후?라는 자식이 대체 누구죠? 설마 LCS 그룹 아들인가..?”김익수는 은시후를 떠올리며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어휴~ 그럴 일은 절!!!대!! 없습니다!! 은시후 그 자식은 WS 그룹의 데릴사위입니다! 빌어먹을 새끼!! 그 집안 별 것도 아닌 그 자식이 저
김익수는 충격을 받았지만, 뭔가 찝찝한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은시후라는 놈은 정말 이상한 놈입니다! 그 날도 그 새끼가 입만 한 번 놀렸을 뿐인데.. 저도 그 날 너무 당황스러워서..” 이쯤 되자, 김익수는 서울에서 겪었던 끔찍한 경험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먼저 은시후에게 몇 대 맞은 뒤, 성기능 까지 잃었으니.. 이건 너무 비참하지 않은가?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쪽팔린 건 화신 제약의 그 늙은이를 믿고 쓸데 없이 약을 먹고, 은시후의 말을 듣고 소변을 마셨던 그 날의 일이었다..! 결국 그는 은시후의 치료로 겨우 성기가 짓무르는 병에서 살아남았다. 이 일을 떠올리자 김익수는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아이고.. 두 분은 애초에 제가 서울에 있었을 때, 얼마나 이 자식에게 비참하게 당했는지 모르실 겁니다..!”고우정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그런데, 들어보니.. 이 새끼가, WS 그룹의 데릴 사위일 뿐인데.. 어떻게 우리 형님에게 줄을 섰지..?? 이건 너무 이상한 일이란 말이지..”시후의 부모님이 살해된 지 여러 해가 지났기에 고우정의 머릿속에는 시후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없었다. 따라서 그는 시후의 정체를 알 수 없었고, 아무리 생각해도 은시후와 같은 데릴사위가 어떤 이유로 큰형과 함께 할 수 있는지, 그리고 큰형이 그 자식을 집에 초대해 세 식구와 함께 식사를 할 수 있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알다시피, 맏형의 배경과 지위 정도라면, 전국에서 유명하다는 기업인들조차 함께 식사를 하지는 못할 일인데..김익수는 갑자기 뭔가 떠오른 듯 입을 열었다. "아! 맞아요! 은시후 그 자식은 서울에서 많은 사람들을 속였고, 지역의 명망 있는 많은 유명인들이 은 선생님이라고 존칭하면서 따르고 있습니다!”"은 선생님?" 고우정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에?? 무슨 선생님?? 어느 쪽으로 대가인데요?”"풍수나 사주 이런 것 같던데요? 풍수를 보는 데 일가견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보니까, 지방에 졸부들이나 갑
고우정은 "성동격서..? 그게 무슨 말이죠? 왜 그렇다고 생각하는 겁니까?"라고 물었다."대표님, 이게 마술을 하는 것과 비슷한 논리라는 거죠. 마술사는 눈속임 외에 성동격서의 트릭을 가장 많이 쓰죠. 보통 오른손을 가리키면 왼쪽 손에 있는 물건을 가리고, 모자를 가리키면 소매 속에 물건을 숨겨 두는 것처럼요.” 김익수는 살짝 들뜬 표정으로 말을 이어나갔다.고우정은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계속해 봐요.”김익수는 급히 말했다. "자, 은시후라는 애송이는 겉으로는 뭐 풍수인가 뭔가 이상한 수법을 쓴다고 하지만, 저는 이 녀석이 분명 은밀한 방법으로 우리에게 몰래 독을 넣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독을 넣을 때, 우리의 주의를 분산시켰기 때문에 몰랐던 거죠!”고우정은 뭔가 좋은 생각이 들었는지, 허리를 꼿꼿하게 펴더니 "일리가 있어요! 굉장히 일리 있는 말이야! 왜 내 부하들이 목을 졸렸는데, 전신근육 무력증에 걸렸을까 굉장히 고민했어...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몰래 독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잖아?!! 그렇지 않으면 그런 고수들이 어떻게 영문도 모른 채 저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아질 수 있겠어?”그러자 옆에 있던 고예강이 빠르게 끼어들었다. "형님, 정말 그 새끼가 우리에게 독을 먹인 거라면, 분명 해독제도 있을 거예요!! 그러니 우리가 해독제를 얻을 수만 있다면,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거 아니겠어요??""맞아! 그 자식은 분명 우리를 회복시킬 방법이 있을 거야!! 그러니 내일 이사회가 끝나면 해독제를 내놓으라고 하자!"김익수는 그 말을 듣자 갑자기 흥분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그는 성기를 치료하는 것에 골머리를 앓다가, 이제 너무 지치고 힘들어 포기해버렸다. 하지만, 이 상황은 그가 정말 이 상태를 받아들이겠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지쳤을 뿐이었다. 만약 자신의 성기를 고칠 수만 있다면, 그는 아무리 큰 대가를 치르더라도 기꺼이 할 것이다! 그러자 김익수는 무릎을 꿇고 큰절을 했다. "고우정 대표님! 사실 저도
갑작스러운 강추위로 밤사이 서울 경기권의 기온이 뚝 떨어졌고, 하늘에서는 다시 함박눈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시후의 휴대폰 화면에 오늘 밤부터 내일 낮까지 폭설 경보가 발령된다는 알림이 떴다. 얇은 겉옷만 걸치고 발코니로 걸어 나온 시후의 머릿속은 온통 부모님의 묘소를 찾는 일로 가득했다.이제 드디어 부모님의 묘소를 찾을 수 있다. 그에게는 18년 동안 해결하지 못한 숙제 같던 일이었는데, 시후는 이 일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목에 가시가 걸린 듯 불편했다.흩날리는 눈들을 멍하니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문득 뒤에서 은서의 목소리가 들렸다."시후 오빠~ 왜 이렇게 얇게 입고 발코니에 서 있는 거야? 감기 걸릴라~”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은서는 어느새 방에 들어와 발코니 입구에 와 있었다. 은서는 서둘러 설명했다. "아 참! 미안해 오빠. 아까 노크를 했는데 계속 대답이 없어서.. 그냥 문을 열고 들어와 버렸어.”시후는 빙긋 웃으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 괜찮아. 그런데, 왜 이렇게 나에게 공손하게 대하냐?”은서의 아름다운 얼굴에 갑자기 두 송이 붉은 꽃이 피어올랐다. 그녀는 시후에게 다가가 "시후 오빠, 방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어?"라고 물었다.“그냥.. 뭐.. 옛날 일들..?”은서는 시후의 손을 살짝 부드럽게 쓰다듬은 후, 놓지 않고 말했다. "시후 오빠.. 우리 아빠의 생명을 구해줘서 정말 정말 고마워.. 이건 다 오빠 덕분이야..!”시후는 진심으로 말했다. "은서야, 아저씨는 우리 아버지의 좋은 형제이자, 내가 존경하는 분이셔. 그러니 아저씨의 병이 심각해지는 걸 두고 볼 수만은 없었어. 내가 능력이 없었다면 어쩔 수 없지만, 능력이 있다면 당연히 도와야 하는 거지.”"응!" 은서는 다시 고개를 끄덕이며, "시후 오빠, 이번에 온 김에 여기에 며칠이나 있을 수 있어? 설마 내일 우리 아빠랑 이사회에 참석한 뒤에 부모님 성묘를 마치고 곧바로 돌아가는 건 아니지..?”라고 물었다."모레 개인적인 일
시후가 은서의 웨딩 슈즈를 찾아 직접 신겨주자, 곧바로 결혼식장에 들어서 있는 장면이 나타났다. 꿈속의 결혼식은 성대하기 그지없었다.시후의 부모님의 얼굴에는 즐겁고 인자한 미소가 지어졌다. 웨딩 행진곡이 흘러나오자 고선우는 은서의 손을 잡고 시후에게 다가와 웃으며 은서의 손을 건네 주었다. 이어 두 사람은 결혼 서약을 하고, 결혼 반지를 교환하고, 서로에게 키스를 했다.그런 뒤, 사회자는 은서에게 신부 들러리를 불러 등을 돌리고 꽃다발을 던져줄 것을 요청했다.그런데.. 부케를 받은 것은 바로 유나였다..! 유나는 손에 부케를 쥐었으나 전혀 기뻐하는 기색 없이, 오히려 매우 분노한 표정을 지었다.그녀와 눈을 마주친 시후는 어쩔 줄 모르다가 몸부림을 치며 문득 눈을 떴고, 이 모든 것이 단지 꿈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꿈속의 장면에 놀라 몇 분 동안 멍하니 앉아 있다가 점차 정신을 차렸다.날이 밝아오자, 시후는 한숨을 쉬고 일어나 씻고 방에서 나왔다.아래층에서 임지연은 파출부와 함께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다.고선우는 이미 일찍 일어나서 거실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들고 오늘 아침의 신문 기사를 보고 있었다. 요즘에도 종이 신문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고선우는 늘 종이 신문을 읽는 편이었다. 시후가 계단을 내려오자 그는 웃으며 손을 흔들며, "시후야, 이리 와라!"라고 말했다."네, 아저씨.” 시후는 대답한 뒤 소파에 있는 고선우의 옆으로 다가가 앉았다.고선우는 손에 든 신문을 건네 주며 웃었다. "자, 여기 1면을 한 번 봐.. 하하하!"신문을 받아 든 시후는 기사를 보며 " 이 기사.. 너무 무책임하게 말하는 것 아닌가요..?”라며 눈살을 찌푸렸다.고선우는 빙긋 웃으며 "우리 두 동생이 먼저 내가 위독하다는 소문을 퍼뜨린 뒤, 주식 투자자들과 시장에서 신뢰를 잃게 하고, 증권기관에는 그룹의 주가 및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라고 하면
고선우의 설명을 듣고서야 시후는 고선우의 동생들이 왜 언론을 통해 이런 뉴스를 내보내는 것인지 이해하게 되었다. 나중에 이사회에 갔을 때 이 고자 두 명이 젊고 건강해진 고선우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할지.. 시후는 생각만해도 기대가 되었다.조금 뒤, 은서도 방에서 내려와 아버지와 시후가 신문을 읽고 있는 것을 보고 궁금한 듯 질문했다. "아빠, 시후 오빠~ 무슨 기사를 보고 있어요?? 무슨 내용이길래 이렇게 재밌게 읽고 계시는 거예요??”고선우는 웃음지었다. "이 아빠가 오늘 헤드라인에 올랐거든~ 하하!!”"정말요?" 은서는 황급히 다가와 제목을 읽었다. "에?!! 이 기자 너무한 거 아니에요? 그동안 아빠의 병세가 심해졌지만, 그냥 다시 입원해야 할 뿐 위독할 정도는 아니었는데.. 언론에서 왜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 걸까요?”고선우는 하하 웃으며 답했다. "하핫핫!! 연예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아직도 이런 매체의 수법을 모르니..? 요즘 소위 기레기라고 하지 않더냐? 분위기 몰아가고, 제대로 기사에 대한 검증도 하지 않는 그런 기자들 말이다.. 특히 인터넷에 나오는 기사들은 그저 자극적인 제목들로 조회수만 높이려고 드니.. 심지어 내용은 없고 라고 제목만 붙여 나오는 기사들도 있다.. 이렇게 나오는 대로 지껄이니.. 분명 누군가가 이런 글을 쓰라고 부추겼겠지. 그렇지 않으면 이런 기사를 내보내지 않았을 거다.”은서는 뭔가를 깨달은 듯 잠시 생각하더니, "아빠, 그럼 혹시 작은 아버지 두 분이 한 일이에요??”라고 물었다.고선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둘 외에 다른 사람이 있겠어? 틀림없이 오늘 있을 이사회 때문에 그런 거겠지.. 내가 이런 기사들을 읽으면 더욱 소극적으로 행동할 거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야.. 내가 그 녀석들에 대해 잘 아는데.. 오늘 틀림없이 언론 기자들을 엄청나게 불러 모았을 거고, 내가 몹시 허약하고 병들어 있는 모습을 전 국민에게 보여주려고 할 거다.”“그건..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 거
이 구역은 총 1,000㎡에 달하며 회장실, 라운지, 개인 회의실, 피트니스 및 엔터테인먼트 룸을 포함하고 있다. 이 구역에는 일반인이 들어올 수 없기에 고선우는 지하주차장 차고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아무도 그를 방해할 수 없는 개인적인 공간으로 들어섰다. 이제 이곳에 올 수 있는 사람들은 모두 그의 측근들 뿐이다.고선우는 시후를 비롯하여 경호원들과 함께 자신의 집무 공간으로 오자마자, 책상 위의 수화기를 들고 조철완 비서실장에게 사무실로 올 것을 요청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사무실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리고, 마흔 살쯤 된 중년 남자가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고선우를 보자 놀라서 어안이 벙벙해 있었고, 한참 만에 정신을 차리고는 말을 이었다. "아.. 회장님!! 아니.. 안색이 이전보다 훨씬 좋아지셨는데요..?! 병을 앓기 전보다 더욱 더요..!”고선우는 고개를 약간 끄덕이며 웃음지었다. "의사 양반이 내 몸에 있던 암 덩어리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알려주더군요.”조철완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기뻐하며 소리쳤다. "정말입니까, 회장님?! 몸속에 암 세포가 다 사라졌다고요?""네, 맞아요." 고선우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제 난 건강을 되찾았어요!”“잘 됐네요~ 정말 기적입니다 회장님!"“나도 그렇게 생각해요.”그러자 조철완은 매우 흥분한 채로 말했다. "회장님, 고우정, 고예강 대표님과 다른 이사님은 모두 대회의실에서 회장님에 대해 토론하고 있습니다. 방금 주식 시장은 개장했고요.. 우리 그룹 산하의 모든 상장 회사의 주식이 모두 하한가를 쳤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만약 회장님께서 자리를 넘기지 않는다면, 내일 주식은 틀림없이 더 하한가를 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회장님을 뵈니, 아무래도 그럴 일은 없을 것 같군요. 그냥 회장님의 병이 완치되었다고 공식 석상에서 발표하면 되니까요.”"당연하죠. 그들은 내가 위독해지기를 바라고 있으니, 그들에게 완전한 실망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줄 요량입니다. 하하하.. 조철완 실장,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